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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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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49 호)

 

은퇴 후 나를 위한 삶이 행복의 비결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여건, 즉 경제적 여건 등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조건으로 외적인 여건이 갖춰졌다고 해서 곧바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이는 ‘행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조금만 더 깊이 살펴보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행복은 객관적인 조건을 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성취물이 아니라, 각 개인의 느끼는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외적인 여건이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도 조사에서 경제적 여건이 좋은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코스타리카 등 한국보다 가난한 나라들이 한국보다 상위권에 올라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행복’이 주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행복을 논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개인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나’라는 주관적인 주체가 없이는 행복이라는 개념 자체가 있을 수 없는 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개인이 느끼는 감정이고, 행복하다는 감정은 ‘나’라는 개인이 없으면 느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동일한 외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에도 어떤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는 반면에, 또 다른 사람은 전혀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이 10억 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있을 때, 한 사람은 그 재산에 만족하여 행복감을 느끼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그 재산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감이 낮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행복은 외적인 여건이 아니라 ‘나’의 주관적인 느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행복을 논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즉 행복은 ‘나’를 위한 삶을 살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감정인데, 은퇴 후에는 ‘나’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에 은퇴 후에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은퇴 후에 행복도가 높아지는 가장 큰 이유로 은퇴가 ‘나’를 위한 삶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는데 반해, 한국인의 은퇴 후 행복도가 높아지지 않는 이유로 은퇴 후에도 ‘나’를 위한 삶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은퇴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 속에서 ‘나’를 옆으로 밀어놓고 살게 된다. 내 삶의 중심이 ‘나’가 아니라, 가족 내지는 사회의 기대 충족에 있는 것이다. 나이에 따른 행복도 조사에서 50대의 행복도가 가장 낮은 이유도 이 시기가 사회적인 부담이 가장 큰 시기이기 때문이다. 즉 50대가 ‘나’를 위한 삶을 살기가 가장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행복도가 가장 낮은 것이다. 하지만 은퇴를 하게 되면 이런 사회적 부담에서 벗어나 오직 ‘나’를 위해 살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한국인의 문제는 은퇴 후에도 이런 사회적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나’를 위한 삶을 되찾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은퇴를 하면서 느끼는 허전함은 바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았던 삶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삶으로 이제 방향을 돌려야 할 시기가 됐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이런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여서 ‘나’를 위한 삶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면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지만, 이런 신호를 무시한 채 여태까지 살아오던 가족 등 타인 중심의 삶의 방식을 고집하게 되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삶의 방향 전환은 이제까지의 외적 성장 위주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된다. 중년 위기의 징조로 거론되는 우울감은 바로 이런 내면 들여다보기가 필요해졌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신호다. 밖으로 바라보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라는 신호가 바로 우울감이기 때문이다. 은퇴, 즉 인생 후반부를 맞아 이런 내면으로의 방향 전환의 필요성은 계절의 비유를 통해 설명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일생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봄은 25세까지의 학창 시절, 여름은 50세까지의 사회(직장)생활 시절, 가을은 은퇴 후 75세까지의 인생 후반부, 겨울은 75세 이후의 인생 마무리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동양의 음양 사상으로 분석해 보자면 봄과 여름은 외적 성장을 상징하는 양의 기운이 왕성한 시기, 가을과 겨울은 내적 결실을 상징하는 음의 기운이 왕성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각 계절에 맞춰서 옷차림을 달리 하듯이, 인생의 각 시기에 따라 추구하는 삶의 가치도 달라져야 한다. 가을이 왔는데도 여름 옷차림을 고집한다면 감기에 걸리고, 추워서 고생을 할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다.

 

사계절이 각각 특징이 있지만, 크게 봐서 봄과 여름은 성장, 즉 양의 계절이고, 가을과 겨울은 갈무리, 즉 음의 계절이라고 볼 수 있다. 봄과 여름이 태양이라는 외부의 양의 기운을 받아 성장하는 계절이라면, 가을과 겨울은 여름까지의 성장의 결실을 바탕으로 내부 갈무리를 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봄에서 여름으로 변화하는 것은 같은 양의 기운이 더 강해지는 것이고, 가을에서 겨울로 변화하는 것은 같은 음의 기운이 더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를 따라가는 데 큰 무리가 없는데 반해, 여름에서 가을로 변화하거나 겨울에서 봄으로 변화하는 것은 각각 양이 음으로, 또 음이 양으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다시 말해 봄과 여름의 양의 기운이 가을이 되면서 음의 기운으로 바뀌는데 미처 이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감기에 걸리는 등 고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하게 살려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미리 대비를 잘 해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도 50세 이후가 되면 그 이전까지의 양적 성장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내적 성장의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다. 즉 인생 후반부에는 인생 전반부까지의 성장의 결실을 갈무리하면서 내적 충만감을 높이도록 해야 하고, 이를 통해 행복감이 높아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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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밴드 초대: <은퇴 후 함께 귀촌하기> 밴드를 개설했으니, 함께 귀촌에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밴드를 통해 함께 귀촌에 대한 의견을 활발하게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