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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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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회로에 의해 강점의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로 남녀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남자는 좌뇌가 발달해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반면, 여자는 우뇌가 비교적 발달해서 감성적이고, 직관적이다. 여기서 여자 뇌와 남자 뇌의 차이에 대해서 자세히 논하게 되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뇌 회로 차이와 강점의 연관성 면에서만 간략하게 살펴보겠다. 일예로 여자의 뇌에서는 커뮤니케이션과 정서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뇌가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에 훨씬 능하다. 실제로 남자들은 하루에 약 7,000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반면, 여자는 약 20,000개의 단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남자는 좌뇌만 비대칭적으로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한 가지 일밖에 못하지만, 여자는 남자에 비해 뇌량이 발달해서 좌뇌와 우뇌가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남자는 TV를 보는 동안에는 아내의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없지만, 여자는 설거지를 하면서 TV도 보고, 남편과 대화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녀의 차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원시사회부터 사람이 살아오면서 필요에 의해 갖게 된 자연적 현상일 따름이다. 즉 남자는 사냥을 위해 힘이 세야하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이 필요했던 반면, 여자는 아이를 돌보고 공동체 내의 여자들과 협력을 잘 해야 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다. 남녀평등의 시대라고 해서 남자와 여자가 동일시되는 것보다는 이러한 남녀의 뇌 회로 차이에 의한 각각의 강점을 알고 잘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사회적으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평하지만, 그것은 지금까지의 산업사회에서 유리했던 조건들이 힘, 논리 등이었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네트워크 사회가 되면 남자들의 강점인 힘이나 논리보다는 여자들의 강점인 감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필요한 세상이 되기 때문에 여자들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런 강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발견하고 계발해나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제5장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일단 자연스럽게 일을 하다보면 즐거운 일과 하기 싫은 일이 구별되게 되는데, 이때 하기 싫은 일은 멈추고, 즐거운 일은 계속하면 된다. 자신의 강점을 사용할 때는 자신감을 느끼게 되고 즐거움이 솟는다. 또 강점들은 스스로 강력해지기 때문에 내버려두더라도 드러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강점과 약점은 타고난 유전자와 열다섯 살까지의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된 시냅스 연결 상태에 의해 이미 결정되기 때문이다. 뉴욕대학교의 신경과학과 교수 조지프 르도가 추가된 시냅스 연결은 새로운 나뭇가지라기보다는 이미 있는 가지의 새눈과 같다.”라고 표현한 대로 강점, 즉 이미 연결된 시냅스를 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열다섯 살 이후의 성인기에는 이미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영역, 즉 시냅스 가지들이 이미 두껍고 튼튼한 영역에서 학습할 때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내가 하루에 10시간씩 그림 연습을 한다고 피카소 같은 위대한 화가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성보다는 성적에 의해 진로를 결정하다보니 학습 효율도 떨어지고, 사회 진출 이후에도 업무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까지 낮아진다는 점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시카고 대학교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만은 학업 성적이 보여주는 인지적 능력보다 사회적 성취와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인성적 자질과 같은 비인지적 능력이다.”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 강점의 계발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또 연세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성 검사를 실시한 안진훈 브레인OS 대표(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2년 전 중국 칭화대에서 250명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80퍼센트가 전공과 뇌 적성이 맞는 걸로 나왔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절반 정도가 뇌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매일경제 20161017일 기사 <대학생 50% 잘못된 진로 선택> 참조]. 사실 이런 적성검사는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실시하여 전공 선택에 참고가 되도록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런 인적성 검사가 기업의 입사 과정에는 반영이 되고 있는데 반해, 학교 교육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교육이 아직도 산업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물론 대학이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하여 선발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특별 전형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의 좋은 취지와는 달리 수능 점수가 낮은 학생들의 편법 입학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구설수에 휩싸이고, 최근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그 취지가 많이 변질되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실시 초기에는 특별한 강점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 합격을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조선일보 2011923일 기사 <파브르를 꿈꾼 소년, 내신 8등급에도 延大 수시뚫었다>를 보면 시신경 이상으로 성적이 저조했지만, 잘못 알려진 곤충 6종 찾아내 생물연구학센터에 신고하기도 한 차석호 군을 연세대가 시스템생물학과에 합격시켰다. 나도 서울 소재 모 대학의 입학사정관으로 수년 간 활동했지만, 입학사정관제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예를 들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차석호 군 같은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더라도, 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아직도 그런 학생들을 교육시킬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차석호 군이 연세대를 제대로 졸업했는지는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졸업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대학 교육 커리큘럼은 한 분야만 잘 해서는 졸업이 쉽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선전하기 위해 특별한 학생을 선발하기는 하지만, 그 학생이 강점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 대학의 교육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