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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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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라

 

앞에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강점을 찾아내어 계발하는 것을 제시했다. 그런데 자신의 강점을 찾으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좋은 점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외모의 경우에 강점이 있는 사람으로는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한 마디로 잘 생긴 사람을 쉽게 떠올린다. 하지만 코미디언의 경우에는 오히려 좀 이상하게 생긴 것이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심각한 얼굴보다는 얼굴만 봐도 그냥 웃음이 나오는 얼굴을 가졌다면 코미디언으로서는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코미디언 중에 고 이주일 씨가 바로 이렇게 자신의 독특한 얼굴을 제대로 활용한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비단 외모뿐만이 아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상당히 비판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술좌석에서도 토론이 벌어지면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관점에서 비판을 하곤 해서 너는 왜 꼭 어두운 면만 보느냐면서 주위의 빈축을 사곤 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계에 진출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다른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는 그의 능력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언론이라는 분야를 찾았기 때문에 그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혹시 주위 사람과 다른 특성, 특히 일반적으로 약점이라고 비판받는 면을 가지고 있다면, 혹시 그 약점을 나의 차별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약점을 뒤집으면 강점이 될 수 없는지 역발상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나는 체구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나는 내 체구를 이코노믹 사이즈라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는 체구가 큰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용적인 면에서는 체구가 작은 게 좋다는 게 내 주장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타서 좌석에 앉더라도 나는 체구가 작기 때문에 옆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지만, 체구가 큰 사람이 옆에 앉으면 상당히 불편하다. 특히 장거리 비행기 여행이라도 할라치면 큰 체구는 상당히 큰 불편을 초래한다. 비즈니스 석 이상을 타면 그나마 낫지만, 비좁은 이코노미 석을 타면 내 작은 체구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다. 물론 높은 데 물건을 내린다거나, 군중들이 많이 모여 있을 때 앞의 무대가 잘 안 보이는 게 내 작은 체구의 약점이지만, 그런 약점들이야 의자를 놓고 올라가거나, 앞 무대가 잘 보이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된다. 하지만 이코노미 석에 맞춰 큰 체구를 잘라 내는 것도 불가능하고, 큰 체구 때문에 비싼 비즈니스 석을 타야 한다면 그 또한 약점이 되지 않겠는가. 실제로 큰 체구일수록 비좁은 이코노미 석에서 움직이기가 곤란하고, 따라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코노미 석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언젠가 외신에서 어느 항공사가 옆 좌석에 폐를 끼칠 정도로 지나치게 비만한 사람들에게는 두 사람의 요금을 내도록 하겠다고 발표를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무튼 나는 나의 작은 체구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약점까지는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장자의 내편 소요유(逍遙遊)에 나온다. 송나라에 손이 트지 않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그 기술을 대대로 하던 솜을 물에 세탁하는 일을 할 때 사용했다. 어떤 손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이 손이 트지 않는 처방을 백금을 주고 사겠다고 제안했다. 그 솜틀장이는 가족들을 모아놓고 우리는 대대로 솜을 물에 세탁하지만 몇 금을 버는데 불과했다. 이제 하루아침에 그 기술을 백금에 받게 되었으니 허락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그 비법을 산 손님은 오나라 왕을 찾아가서 그 비법을 알렸다. 때마침 월나라가 침입하자 오나라 왕은 그를 장군으로 삼아 겨울에 월나라 사람들과 수전(水戰)을 벌였다. 그는 월나라를 대패시키고 땅을 봉해 받아 영주가 되었다.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재능은 하나지만, 어떤 이는 영주가 되었고 어떤 이는 솜을 물에 세탁하는 일을 면치 못한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전혀 쓸모없다고 여기는 것이라도 다른 시각으로 보면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일 수 있다[김종언 저 <나는 자유롭고 싶다>에서 인용].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고까지 칭송받고 있는 마쓰시다정공의 마쓰시다 회장은 자신은 세 가지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곤 했다. 마쓰시다 회장이 말하는 세 가지 은혜란 다름 아닌 가난, 낮은 학력, 병약한 몸이다.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낮은 학력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려고 노력할 수 있었고, 어릴 적부터 몸이 병약해서 항상 건강에 유의해서 장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긴 마쓰시다 회장이 자라던 시절에는 대부분 가난했고,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제대로 먹지 못해서 건강이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쓰시다 회장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이렇게 불리한 여건들을 원망하고 좌절하기 위한 핑계로 삼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분발시키는 좋은 여건으로 삼는 긍정적인 마음의 자세를 가졌다는 것이다. 즉 마쓰시다 회장의 성공의 요인은 자신의 약점을 뒤집어서 강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약점을 차별화의 방법으로 승화시킨 또 다른 예로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했던 영국의 구족 화가 앨리슨 래퍼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예술 자체로도 물론 뛰어나지만, 장애를 딛고 일어선 불굴의 의지를 세상에 보여 줌으로써 자신을 차별화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자신들의 장애를 약점으로만 여기고 좌절하고 있었다면 그런 인간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 자신의 약점도 이와 같이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신을 차별화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내가 쓴 다른 책에서 소개한 내용이지만,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하는 좋은 비유가 있어서 여기 다시 소개한다. 아마 옛날 교과서에 나왔던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가 시합을 했는데 토끼가 중간에 낮잠을 자는 바람에 쉬지 않고 달린(기어간?) 거북이에게 지고 말았다는 얘기 말이다. 이 이야기는 능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무조건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산업 사회의 패러다임을 강조하고자 하는 우화다. 그 후에 만들어진 제2탄은 토끼와 거북이가 재 시합을 했는데, 당연히 이번에는 토끼가 잠을 자지 않고 달려서 거북이에게 크게 이겼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중요한 비유는 바로 제3탄이다. 그 후에 거북이 나라는 토끼 나라에 눌려 지내고 있었는데, 견디다 못한 거북이 나라에서 토끼와 시합을 해서 이기는 거북이가 있으면 거북이 나라의 왕으로 추대하겠다.’는 방을 붙였다. 그런데 어떤 용감한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있다고 나섰다. 그런데 그 거북이는 토끼 나라에 도전장을 내면서 한 가지 조건을 붙였다. 거북이가 토끼에 비해 달리기에는 불리하니까 출발점과 도착점은 거북이가 선택하는 것으로 해 달라는 것이었다. 토끼 나라에서는 모여서 상의를 했지만, 워낙 달리기에는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처럼 잠들지만 않는다면 무조건 이길 거라고 판단해서 그 조건을 들어 주기로 했다. 그래서 시합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거북이는 산꼭대기에서 출발하여 산 밑으로 달리는 시합을 제안했다. 이 정도에서 짐작을 했겠지만, 시합의 결과는 거북이의 승리였다. 토끼는 열심히 네 발로 달려 내려 왔지만, 거북이는 머리와 네 발을 두꺼운 껍데기에 집어넣고 굴러 내려와서 이긴 것이다. 평소에는 달리기에 약점으로 작용했던 무거운 껍데기를 강점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와 같이 평소에 자신이 약점으로 생각했던 특성을 강점으로 역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자신을 확실한 차별화된 최고 인재로 만들 수 있다. 물론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약점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하고, ‘목표한 바를 이루고자 하는 열정’,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마음 자세’, ‘되는 방법을 찾는 긍정적인 마음가짐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이 가진 약점들 중에서 오히려 7, 80년 대 압축 고속 성장을 이룬 원동력이 되었던 특성 중에 한 가지가 사촌이 밭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시기심이다. 나쁜 의미에서 보자면 남이 잘 되는 것을 못보고 끌어내리도록 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남의 성공에 자극받아 나도 잘 되도록 분발한다는 경쟁심으로 발전한 긍정적인 의미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고속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나도 뒤질 수 없다는 경쟁심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경쟁심은 치맛바람, 사교육으로 대변되는 교육열로 비화되어 이제 고등학교 졸업생의 80퍼센트 이상이 대학에 들어가는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높은 대학 진학률은 잘못하면 이제 너도나도 대학을 졸업했으니 같이 대우 받아야 한다는 평등주의로 빠질 수 있고,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지식 근로자의 양성이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회사로 우뚝 서게 된 데는 바로 이런 교육열과 경쟁심의 조화가 큰 힘이 되었다. 7, 80년대의 유학 붐을 타고 많은 인재들이 양성되었기 때문에 그들을 활용할 수 있었고, 그 우수한 인재들이 사내에서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기술을 엄청난 속도로 개발해 냈기 때문에 선두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2개 이상의 팀을 만들어서 서로 경쟁을 하도록 한다고 한다. 그리고 먼저 개발한 팀에 모든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승자독식의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시기심을 경쟁심으로 발전시킨 시스템 덕분에 오늘날의 삼성전자가 존재하게 된 것이다. 물론 산업사회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삼성전자의 이런 승자독식의 경쟁 방식은 상생의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따뜻한 편지>에 소개된 보석의 흠이라는 글도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좋은 비유라고 생각된다.

 

보석상을 하는 한 남자가 해외를 여행하다 진귀한 보석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가격을 물어보니 엄청난 금액이었지만 그 보석을 샀습니다. 물론 자신의 나라에 가져가서 그 이상의 돈을 받고 팔기 위해서였죠.

여행을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보석상으로 돌아온 남자는 보석을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살 때는 보지 못했던 흠집이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 이런 흠집이 있었다니..." 남자는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감정사들도 그 흠집이 보석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말했습니다. 보석은 제값을 받기는커녕 작은 흠집 하나 때문에 가격이 한없이 하락했습니다.

남자는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보석을 다시 원래의 가치로 되돌릴 수 있을까?' 그는 오랜 고민 후에 한 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석의 작은 흠집에 장미꽃을 조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장미꽃 조각 하나로 보석의 가치는 몇 배 이상 올라갔습니다. 보석상 남자는 다시 행복해졌습니다.

보석의 작은 흠집은 우리의 약점과도 같습니다. 숨기려고만 하면 그 흠집은 더욱 도드라져서 우리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하여 약점을 다른 시각으로 장점으로 만든다면 우리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약점을 끊임없이 단련하십시오.

[따뜻한 편지 714]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