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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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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13 호)

 

【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사촌 동생의 죽음 】

“형, ㅇㅇㅇ이 조금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는데, 어떡하실 건가요?”

“어떡하긴 어떡해, 얼른 준비하고 내려가야지.”

 

작년에 루게릭병이 갑자기 발병하여 투병 중이던 사촌 동생이 운명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갑자기 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루게릭병에 대한 발병 원인도 모르지만, 특별한 치료 방법도 없어서 병이 나을 거라는 기대는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루게릭병을 앓고 있던 사촌 동생이 막상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형제들이 많은 편이고(6남 2녀), 그에 딸린 자녀들도 많아서 사촌 동생들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손위인데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고향을 떠나오는 바람에 어린 사촌 동생들은 잘 모르는 편입니다.

그래도 이번에 세상을 떠난 사촌 동생은 나보다 세 살 아래고, 어릴 때 같이 지낸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사촌 동생들보다 정이 더 많이 가는 편이었습니다.

 

고향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촌 동생이 장손인 저를 대신해서 집안일들과 사촌동생들을 챙겨왔기 때문에 더 정이 많이 갔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고향인 제주에 내려갈 때마다 그 사촌 동생을 불러서 같이 식사도 하고, 술도 한 잔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친 동생들과 사촌 동생들이 합쳐서 20명 가까이 있지만, 그래도 집안일들을 의논하고 편하게 술 한 잔 할 수 있었던 게 바로 그 사촌 동생이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아버지 형제 여섯 분들 중 두 분만 살아계시고, 네 분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이제 우리 차례가 된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우리 형제들(사촌 포함) 중에서 제 여동생과 이번에 세상을 떠난 사촌 동생 등 두 사람이 제 곁을 떠났네요.

재작년에 세상을 떠난 제 여동생이야 예순 살이 채 안 되었지만, 이번에 세상을 떠난 사촌 동생은 예순 다섯 살이 되었으니 빠른 죽음이라고 볼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장수 집안이라 자처하는 제 집안 내력으로 따지자면 빠른 죽음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까지 돌아가신 집안 어르신들의 예를 보면, 90세 이하에서 돌아가신 분은 76세에 돌아가신 제 할아버지 한 분 뿐입니다.

제 할머니 두 분은 거의 100세에, 재작년에 돌아가신 제 아버지도 93세에 돌아가셨으니까요.

 

이번에 세상을 떠난 사촌 동생과 재작년에 세상을 떠난 제 여동생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젊은 시절(신혼 초기)에 가난으로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부터 경제 형편이 나아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경제 형편이 나아진 다음에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아갔습니다.

 

둘째는 두 사람이 일하던 일터의 환경이 건강에 안 좋은 열악한 상황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촌 동생의 경우는 세탁소 안에서 해로운 용제 냄새를, 제 여동생은 닭튀김을 하면서 기름 훈증을 계속 맡아야만 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와 건강에 좋지 못한 환경이 두 사람의 목숨을 재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촌 동생의 장례는 성당에서 치렀는데, 장례미사 때 사촌 동생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제 사촌 동생의 이름이 제 이름과 아주 비슷해서 ‘김송ㅇ’까지는 똑같고, 세 번째도 'ㅎ‘으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제가 장례미사의 주인공이 되어 관에 누워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아주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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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