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10 호)
【 몽골 여행을 통해 배운 몽골의 또 다른 모습 】
‘몽골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누구나 몽골하면 가장 먼저 ‘칭기즈칸’을 떠올리지 않을까? 실제로 칭기즈칸을 빼놓고 몽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넓은 국가를 건설한 칭기즈칸을 모르는 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몽골에서 아직도 칭기즈칸을 우러러보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비록 지금은 내몽고와 몽골(외몽고)로 쪼개져 있고, 몽골의 인구가 350만 명에 불과한 변방의 소국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몽골인들의 마음속에는 칭기즈칸 시대의 세계 대국이 자리 잡고 있다. 참고로 몽골에서는 ‘몽고’라고 불리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고 한다. ‘몽고(蒙古)’라는 단어는 ‘몽골’을 한자로 표시하면서 몽골을 하대하는, 즉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어리석은 나라’라는 의미를 담아 중국이 명명한 이름이라고 한다. 즉 중국이 몽골에 정복되어 원나라가 되었지만, 오랑캐 무리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담아 한자로 지은 이름인 것이다. 따라서 몽골 사람들은 ‘몽고’라고 불리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한다.
몽골의 원나라가 쇠약해지고, 명나라에 의해 북쪽 지역으로 쫓겨나면서 북원으로 불리다가, 청나라 때는 중국에 복속된 것으로 보고 있다. 원나라 시절에 한족들을 핍박했던 반작용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원나라가 멸망한 이후에는 중국인들도 몽골인들을 핍박하였으며, 이런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즉, 몽골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오히려 러시아(소련)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현재의 몽골이 독립할 때도 공산주의 체제를 받아들인다는 조건하에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다. 지금도 내몽고(내몽골?)는 중국의 지배하에 있으며, 소위 말하는 외몽골이 현재의 몽골로 독립한 것이다. 물론 아직도 소련 체제가 유지되고 있었으면, 몽골도 소련의 위성국가로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몽골로서는 소련의 위성국가이면서 공산주의 국가가 되더라도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던 셈이다. 그런 영향 때문에 소련 붕괴 후 1992년 몽골이 민중주의 체제로 전환되었지만, 현재 몽골은 공산당이 집권당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몽골은 천연 자원이 풍부하고,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가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한다. 문제는 몽골의 인구가 350만 명에 불과하고, 민주주의 정치 체제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사회주의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비효율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지정학적으로도 러시아와 중국에 둘러싸인 내륙 국가이다 보니, 물류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실질적으로 수출과 수입을 하려면 중국을 거쳐야 하다 보니, ‘재주는 몽골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몽골을 흡수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반면에 몽골은 중국을 원수처럼 여기고 있으니 물류 협조가 원활하게 될 리가 만무하다. 인구가 적어서 내수 시장이 충분하게 크지 않고, 국제 무역은 중국이 가로막고 있으며, 정치 체제는 공산주의(사회주의)이니 경제 개발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몽골의 현재 상황은 공산당의 정치 우선주의 때문에 불안함을 느낀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계획 경제 탓에 생긴 인프라의 후진성 때문에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서 경제성장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야심차게 추진되고 있는 신도시 개발은 충분한 도로 확보의 미비로 상습 교통 정체가 일어나면서 분양에 차질을 빚고 있다. 미분양 증가에 따라 건설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연관 산업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겨울에는 살인적인 추위 때문에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되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작은 내수 시장이 더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추운 겨울 때문에 경제 규모가 4분의 3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몽골의 경제 상황을 외면적으로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자동차다. 몽골의 길거리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자동차는 도요다 자동차다. 물론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도 도요다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그래도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도요다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몽골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자체에서 생산하지 않고 수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요다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본산 도요다 자동차가 수입되다보니 자동차 우측통행인 몽골에 운전석이 우측에 있는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석이 우측에 있더라도 운전에 익숙해지겠지만, 비효율적일 것이라는 점에는 틀림이 없다. 만약 처음부터 수입차의 통관 조건을 우측통행에 맞도록 운전석을 좌측에 두도록 했으면 됐을 텐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측에 둔 자동차도 수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바로 몽골의 정치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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