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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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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기술이 열어가는 새로운 세계

2010. 11. 1. 10:2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아츠앤컬쳐> 11월 호에 실린 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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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분야는 자연적인 현상을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표현 행위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시각적인 예술 분야는 3차원(3D) 세계를 2차원(2D)인 평면에 표현하다보니 제대로 표현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술에서 사용한 가장 흔한 방법이 바로 원근법이다. 평면 위의 그림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가까운 물체는 크게, 먼 곳에 있는 물체는 작게 표현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원근법이다. 물론 원근법 외에도 입체파는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하여 화폭에 표현하기도 하고, 유화의 경우에는 덧칠을 여러 번하여 입체감을 주기도 한다. 요즘에는 나무껍질, 조개 등을 직접 그림 위에 붙여서 질감을 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영화의 경우에도 화면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3D다. 3D의 기술적인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려면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한 원리만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3D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입체감을 느끼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람이 원근감을 느끼는 원리는 바로 두 개의 눈이 한 지점을 보는 각도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즉 가까운 사물을 볼 때는 왼쪽과 오른쪽 눈이 보는 각도가 크고, 멀리 있는 물체를 볼 때는 그 각도 크기가 작아진다. 그러니까 사물이 멀리 있는지 가까이 있는지 느끼는 것은 우리 눈이 물체를 보는 각도를 뇌가 해석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화의 화면에서 입체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도 비슷한 원리를 이용한다. 즉 화면에 왼쪽 눈이 볼 수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이어서 오른쪽 눈이 볼 수 있는 장면을 번갈아 보여주면 우리 뇌는 두 눈에서 들어온 정보를 분석해서 입체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3D 영화를 볼 때 특수 안경을 쓰는 이유는 바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원하는 화면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수 안경은 여러 가지 방법이 이용되는데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좌우에 각각 편광렌즈를 넣어서 특정한 장면만 선택해서 볼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영화를 촬영할 때도 왼쪽 눈에 보이는 장면을 찍는 카메라와 오른쪽 눈에 보이는 장면을 찍는 카메라 두 대로 동시에 촬영을 해서 편집을 할 때는 번갈아가면서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보이는 장면을 넣어야 한다. 이런 번잡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3D 영화를 만들 때는 비용이 일반 영화를 만들 때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3D 영화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 외에도 눈에 피로감을 주기 때문에 오래 볼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입체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좌우 시각차를 눈조리개의 열림과 눈동자의 움직임을 통해 느껴야 한다. 그런데 3D 영화에서는 눈은 가만히 있고, 화면이 변하면서 그런 효과를 주기 때문에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요즘 3D TV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바로 이런 눈의 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일반 사람들은 피로를 느끼는 것에 그치지만 민감한 사람들은 구토를 느낄 정도로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이다.

 

얘기가 나온 김에 3D TV의 원리는 어떤 것인가? 3D TV는 특수 안경을 쓰지 않고 보도록 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다. 3D TV의 원리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화면을 구성하는 각 발광소자의 각도를 조절해서 어느 한쪽 눈으로만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즉 왼쪽 눈에 보이는 장면은 왼쪽 눈에 보이도록 조정된 발광소자로만 보내고, 오른쪽 눈도 마찬가지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3D TV는 과거의 브라운관 TV로는 구현될 수 없고, 디지털 TV에서만 구현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3D 영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람자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4D 영화가 구현되고 있다. 예를 들면 배를 타고 가다가 폭포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나오면 의자가 앞으로 기울면서 마치 자신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또 꽃밭을 거닐면 의자 앞의 장치에서 꽃향기가 스며 나와서 실제로 꽃밭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과학 기술이 열어가는 새로운 세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