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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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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25호)

【 이순신 장군처럼 로비하는 엔지니어가 되자 】



며칠 전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만든 <이순신은 로비의 귀재다>라는 동영상 강의를 보았습니다.

이 동영상을 선택해서 보게 된 이유는 제목에서 ‘이순신’이라는 인물과 ‘로비’라는 단어가 영 어울리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로비’라는 부정적이고 거무칙칙한 단어가 ‘이순신 장군’의 깨끗한 이미지와 어떻게 어울리겠습니까?

그런데 동영상을 보고 나니까 정말 ‘이순신 장군은 로비의 귀재다’라는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수군 기지가 있던 충무 근처에는 통영 공방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의 관할이었죠.

이순신 장군은 여기서 나오는 명품 부채를 서울의 여러 대갓집 마님들에게 선물로 보냈다고 합니다.

또 대신들의 이름이 새겨진 예쁜 검들을 만들도록 해서 대신들에게 선물 했습니다.



여기까지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윗사람들에게 아부하려고 선물까지 하다니, 이순신 장군도 별 거 없구먼.’이라고 속으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그 선물과 함께 서신을 동봉했다는 겁니다.

그 서신에는 이순신 장군이 파악하고 있는 일본의 정세와 왜구들의 움직임, 또 조선 수군의 전쟁 대비 상황을 알리는 내용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이 선물을 하면서 자신의 출세 자리를 부탁했던 것이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죠.



이순신 장군이 이렇게 선물과 더불어 서신을 보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시 조선 조정에서 수군을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 만약 수군이 폐지됐더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면 등골이 오싹해 집니다.

이순신 장군은 일본이 쳐들어 올 것을 예견하고 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비해 절대 열세에 있던 조선의 군사력을 그나마 보완해 줄 수 있는 수군의 필요성에 대해 조정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설명하고 납득을 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 거죠.



한 번 생각을 해 보시죠.

만약에 이순신 장군이 조정 대신들의 무능만을 탓하고, 조정 대신들에게 로비(?)를 하지 않았더라면 조선의 운명이 어떻게 됐을까요?

이순신 장군에 관련된 역사적 기록을 보면, 이순신 장군은 전투가 끝나고 현장을 수습하고 나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바로 조정에 장궤를 써서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장수들도 장궤를 썼고, 그게 의무였지만, 이순신 장군은 아주 정성들여 상세하게 전쟁 상황을 조정에 알렸습니다.

전투에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 결정권을 가진 조정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과 공감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장군하고 엔지니어가 무슨 상관이 있기에 이렇게 장황한 얘기를 늘어놓는가 하고 의아해 하실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제가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엔지니어들도 기술 개발 자체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 기술의 수요처인 고객, 또 경영진과의 공감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과 경영진이 기술의 중요성을 몰라본다고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도록 우리 엔지니어들이 로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기술 자체가 중요한 시대가 아닙니다.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 가치는 엔지니어인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고객인 소비자, 경영진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설득시켜야 하는 겁니다.



이순신 장군이 아무리 수군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을 해도, 조선 조정에서 수군을 해체해야 한다고 하면 그 결정이 우선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중요하다고 해도, 고객과 경영진이 그 기술이 무가치하다고 판단하면 그 결정이 우선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너무나 뻔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조선 조정을 탓하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을 알리려고 노력한 것처럼, 우리 엔지니어들도 기술을 알아주지 않는 소비자와 경영진에게 불평을 하기보다는 기술의 가치를 알리려는 로비가 필요하다는 거죠.



이순신 장군이 편지만 보내지 않고, 조정 대신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선물을 같이 보냈듯이, 우리 엔지니어들도 기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강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순신 장군이 조정 대신들의 마님들에게 명품 부채를 보내서 호의적인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우리 엔지니어들도 기술적인 전문 용어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여 소비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24호)

【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생각을 가진 엔지니어가 필요한 세상이다. 】



배우 출신의 정치가로 현재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아놀드 슈워제네거다.

우리는 그를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근육질의 사나이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허리우드의 잘 나가는 배우로 만족하지 않고 자금은 정치가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이후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가장 높은 배우 출신 정치가로 꼽히고 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주 주지사가 된 것은 부인인 케네디 가문의 마리아의 덕분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정치가로 성공하기 위해 케네디 가의 딸을 아내로 맞이했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배우가 되었고, 또 배우가 되기 위해 보디빌딩을 열심히 해서 미스터 유니버스가 된 것도 다 그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거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1947년 유럽의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그의 집은 가난했고, 그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폭력적이었다고 한다.

그의 형은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력에 시달렸지만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었다.

그러나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그 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할 지 생각했다.

그리고 몸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보디빌딩을 선택해서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다음, 그를 발판으로 배우가 되고, 배우로 유명해 져서 케네디 가의 딸과 결혼한 다음 정치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길을 지금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어떤 일, 특히 불행이 닥치면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형처럼 거기에 무릎을 꿇거나,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그에 맞서 극복해 나가는 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가?

당연히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선택한 길이다.


세상이 나한테 맞추지 않는다고 탓하는 천동설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킴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동설을 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긍정적인 생각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가난한 집안 환경을 탓하거나 주정뱅이면서 폭력적인 아버지를 탓하고 주저앉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무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까를 생각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내가 시멘트 회사를 다닐 때 시멘트, 모래, 자갈을 미리 섞어서 포장한 다음에 물만 부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레미콘이 일반화되면서, 가정에서의 소소한 수리 요구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요즘 시멘트 회사마다 그런 제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 제안이 거부되었다.

이유는 엔지니어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모래나 자갈에 있는 수분이 시멘트와 반응하면 안 되는데, 그 수분을 날려 보내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경제성이 안 나온다는 둥 안 되는 이유만 제시되었다.


엔지니어들과 업무를 하다보면 가장 답답한 점이 ‘안 된다’로부터 시작하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이다.

나는 이것을 ‘엔지니어들의 오차의 한계’라고 부른다.

엔지니어들은 오차가 작을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오차가 가장 작은 경우는 어떤 때인가?

바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때이다.

무언가 일을 저지르면 오차는 발생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무언가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어떤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10개가 있다고 할 때, 안 되는 이유는 그 중에 한두 가지 이유만 대도 충분하다.

하지만 어떤 일이 되도록 하려면 10개 조건을 모두 완벽하게 만족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얘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서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일을 저질러야 한다.

나의 작은 변화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내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오차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오차 없는 완벽한 엔지니어가 아니라, 오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엔지니어가 필요한 세상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23호)

【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내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



큰 군함이 안개 속을 항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습니다.

키를 잡고 있던 장교가 함장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이 속도와 방향으로 가면 20분 후에는 앞에 있는 배와 충돌을 하게 됩니다.”


그 보고를 받고 함장은 무전을 치도록 했습니다.

“여기는 엔터프라이즈 호, 무전을 받는 사람은 소속을 밝혀라.”

“저는 해병 하사 존 브라운입니다.”

“여기는 엔터프라이즈 호. 하사의 배를 남쪽으로 10도 돌리도록 하라.”

“안 됩니다. 엔터프라이즈 호를 북쪽으로 10도 돌리도록 하십시오.”


무전 대화를 듣고 있던 함장이 무전기를 빼앗아서 말했습니다.

“나는 엔터프라이즈 호 함장이다. 하사의 배를 남쪽으로 10도 돌리도록 하라.”

“함장님. 저는 등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함장님의 배를 북쪽으로 10도 돌려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움직이는 각도를 남쪽으로 10도 돌리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등대와 같아서 내가 움직일 수 없습니다.

세상과 충돌하지 않으려면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북쪽으로 10도 돌려야 합니다.



“천동설을 믿는가, 지동설을 믿는가?”

질문 자체가 어리석다고요? 맞는 말입니다.

지금도 천동설을 믿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천동설을 철석같이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돌리려고 합니다.

지동설을 믿는 사람은 세상을 중심으로 내가 돕니다.


제가 부부 문제에 대해 강연을 하면서 느끼는 고민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남녀의 의식 차이를 설명하면서 남편은 아내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내는 남편의 특성을 이해해야 서로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남편들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 바로 그거예요. 야, 이거 우리 집사람에게 꼭 얘기해 줘야 되는데. 우리 집사람은 남자의 특성을 몰라서 나를 이해 못해요.”

남편들은 제 말을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아내들이 자신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는 구실로 삼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하고자 하는 얘기는 남편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라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남편들이 아내들이 하는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변화시키려고 하면, 또 아내가 남편을 변화시키려고 하면, 부부 갈등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부 갈등이 늘어나게 됩니다.

부부 갈등을 줄이려면, 부부가 제 말을 듣고 상대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변화해야 합니다.

나를 이해해 달라고 얘기할 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이해하도록 마음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상대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갈등의 근원은 상대에게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엔지니어들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세상은 엔지니어들의 전성시대였던 과거 산업 사회를 넘어 현재의 지식 사회를 거쳐 이제 감성 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엔지니어들의 교육 방식과 사고 체계는 아직도 과거 산업 사회에 맞춰져 있습니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엔지니어들은 그에 맞춰서 변화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공계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이공계 위기 해결책이 엔지니어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세상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엔지니어가 정당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고위 공직에 이공계 비율을 높여야 한다.” 등등

하지만 이런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엔지니어들이 지식 사회에 맞게, 더 나아가 감성 사회에 맞게 변화한다면 세상은 더 많은 엔지니어를 원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엔지니어가 대접 받게 될 것이고, 고위 공직에도 엔지니어들의 비율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엔지니어가 변화하면 세상이 변화된다는 논리입니다.


제가 이렇게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를 보내는 이유도 바로 엔지니어들이 세상의 변화를 올바로 이해하고,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학교육 혁신과 공학 인증 운동도 엔지니어들이 세상 변화에 맞춰 변화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엔지니어들의 의식 변화 운동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