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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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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6.07.02 행복이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만들어주는 자발적 가난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906 호)

 

【 행복이 들어올 수 있는 틈을 만들어주는 자발적 가난 】

 

“흰 쌀밥을 배부르게 먹어봤으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

 

어린 시절 보리밥도 배불리 먹지 못하던 시절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속으로 되뇌던 말이었습니다.

1960대와 1970년대 대한민국 어딘들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은 곳이 있었겠습니까만, 유독 제 고향 제주도는 그 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지질 특성상 벼를 재배할 수 있는 논이 없는 제주도는 쌀을 먹으려면 육지에서 비싼 운반비를 주고 가져와야만 했으니 쌀이 귀하고 비쌌습니다.

 

쌀은 고사하고 보리를 심을 밭도 부족하여 보리밥도 배부르게 먹을 수 없는 게 당시 제주의 실정이었습니다.

보리밥도 양이 모자라니 밥을 할 때 고구마나 감자를 같이 넣어서 배고픔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먹을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냉장고도 없던 시절이라 밥이 쉬면, 쉰밥을 깨끗이 씻어서 누룩을 넣고 끓여서 ‘쉰다리’를 만들어서 먹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굶을 걱정은커녕, 그렇게 소원이었던 흰쌀밥을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현재 저는 더 이상 소원이 없게 되었을까요?

이제는 흰쌀밥을 실컷 먹기는커녕 살찌는 배를 줄이기 위해 어릴 때 그토록 싫어했던 보리밥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이미 건강식을 먹고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흰쌀밥만 찾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끔 헛웃음을 짓게 됩니다.

 

하지만 보리밥도 배불리 먹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자라면서 얻은 한 가지 소득도 있습니다.

원할 때 흰쌀밥을 실컷 먹을 수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하는 깨달음(?)을 얻은 것입니다.

누군가가 자녀에게 어릴 때 배고팠던 시절 얘기를 했더니 “라면이라도 끓여서 드시지 그러셨어요.” 하더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결핍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도 굶는 아이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굶주림이라는 결핍은 먼 나라의 얘기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뭔가로 자신을 가득 채워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뭔가로 가득 찬 우리에게는 행복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점점 더 깨닫고 있습니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이고 우리가 행복한가를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그들의 결핍을 보면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풍요로움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힘들게 동남아나 아프리카를 다녀오지 않고도,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되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처럼 행복이 들어올 수 있도록 결핍을 허용하는 삶을 E. F. 슈마허는 ‘자발적 가난’이라는 용어로 표현했습니다.

E. F. 슈마허는『자발적 가난』이라는 책을 통해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며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으로의 가치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배터지게 먹어서 느끼는 행복’보다 ‘약간 배가 고플 정도로 먹었을 때 느끼는 편안함과 행복감’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발적 가난’은 머리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실제 삶에서는 배척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자발적 가난’을 모토로 하는 귀촌 마을공동체를 제안했을 때 대부분의 멤버들이 반대해서 결국 ‘소박한 삶’으로 모토를 바꾸고 말았습니다.

은퇴 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보다는 돈을 더 벌려고 하고 있으니 ‘자발적 가난’을 통한 행복은 아직 먼 나라 얘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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