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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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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달리해 걸어야 효과.. 근력운동 더하면 좋아



걷기 운동을 할 때 무작정하는 것보단 걷는 속도를 조율하면 칼로리 소모량이 증가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운동을 한다면 확실한 효과를 거둬야 한다. 어설프게 미적거리며 하는 운동은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 달리기가 부담스럽다면 걷기운동을 하면 된다. 걷기도 무작정 하는 것보단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걷기운동을 하려면 걷는 속도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는 속도를 시속 0.8 높일수록 칼로리 소모량 25% 증가한다. 하지만 계속 빨리 걷기는 힘들기 때문에 속도를 늦췄다 높이기를 반복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걷는 요령의 핵심은 무엇일까.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20분, 45분, 60 등 총 3가지 코스로 나눌 수 있다. 주 5회 이상 3가지 코스를 번갈아가며 하면 식단을 굳이 바꾸지 않아도 한 달에 1.5㎏ 감량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분 걷기운동

준비운동 마무리운동 각각 1분 시속 4㎞ 정도의 속도로 걷는다. 이 속도는 윈도우 쇼핑을 할 때 걷는 속도를 생각하면 된다.

준비운동이 끝난 뒤에는 2분씩 가볍게 걷기, 활기차게 걷기, 힘차게 걷기, 맹렬하게 걷기, 빨리 걷기를 실시한다. 그리고 다시 맹렬하게 걷기부터 가볍게 걷기를 2분씩 진행한 뒤 마무리 걷기를 한다.

가볍게 걷기 4.8㎞의 속도로 걷는 운동으로 노래를 부르면서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수준의 속도다. 활기차게 걷기 시속 5.6로 노래하기는 어렵지만 대화는 나눌 수 있는 수준이다.

힘차게 걷기 시속 6.4로 가볍게 숨이 차는 수준이고, 맹렬하게 걷기 시속 7.2의 속도로 낱말 한두 개로 구성된 간략한 대화가 가능하다. 빨기 걷기 8㎞의 속도로 대화를 나눌 틈이 없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45분 걷기운동

45분 걷기 운동에는 중간중간 2분짜리의 근육운동이 배치된다. 근력 신진대사를 향상시켜 운동효과가 좀 더 오래 지속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북아일랜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30~40대 여성이 일주일에 두 차례 45분 걷기 운동을 하면 수축기 혈압이 8주 사이에 5포인트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 이로 인해 뇌졸중 심장마비의 위험률도 떨어진다.

4시간 준비운동을 한 뒤 3분간 맹렬하게 걷기를 하고, 다시 2분간 워킹런지 동작을 취한다. 이런 방식으로 맹렬하게 걷기와 근력운동을 반복한다. 근력운동은 트리시트, 바벨운동, 푸시업 등을 수행하면 되고, 마지막 마무리 걷기는 3분간 진행한다.

워킹런지는 똑바로 선 상태에서 한쪽 발씩 앞으로 내밀며 걷는 동작으로 앞에 놓은 다리가 90도로 구부러지도록 내려야 한다. 반대쪽 다리는 무릎이 바닥에 닿기 직전까지 내린다. 다시 일어선 다음 반대 다리를 똑같이 옮기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트리시트 동작은 나무에 등을 기댄 상태에서 의자에 앉은 자세를 취하는 동작이다. 나무가 없더라도 벽처럼 등을 기댈 수 있는 곳만 있으면 된다. 무릎이 90로 굽혀질 때까지 몸을 내리고, 이 상태에서 20간 버틴 다음 다시 몸을 일으킨다. 몸통을 내리고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60분 걷기운동

2분간 준비운동을 한 뒤 5분간 활기차게 걷기를 한다. 그 다음 빨리 걷기 점핑잭(거수도약운동) 동작을 취한다. 점핑잭은 흔히 '팔 벌려 높이뛰기'라고 부르는 자세를 말한다.

가볍게 걷기 1분 맹렬하게 걷기 5분을 하고 그 사이마다 점핑잭 동작 2분~5씩 점점 시간을 늘려가며 한다. 2분간 가볍게 걸으며 운동을 마무리한다.

김수현 기자

 

[코메디닷컴 2022년 7월 11일]

식단 조절 없이 만보 걷기만 해도 살 빠질까
한달간 체험해보니 체지방만 -2kg 놀라운 효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돈 안 드는 운동, 바로 걷기. 편안한 운동화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걷기 운동의 대명사처럼 통용되는 '만보 걷기'의 중요성은 늘 회자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보 걷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 또한 평소 걷기를 즐기지 않아 환승구간에서 많이 걸어야 하는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선호하고, 가까운 거리라도 택시 타기를 즐기는 부류였다. 퇴근 후 확인해보면 대부분 3000보도 걷지 않은 날이 많았다.

늘 버릇처럼 '살 빼야지'하면서도 헬스장이나 필라테스 등에 가야겠단 계획은 작심이 필요한 일이라 미뤄졌다. 야식과 음주로 뱃살이 날로 늘어가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던 즈음 다이어트를 절실히 마음먹게 한 계기가 있었다.

지인의 결혼식을 맞아 오랜만에 정장 느낌의 스커트를 입어보는 순간 '엇 뭐지'란 생각이 들었다. 허벅지부터 타이트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퍼가 1/3도 올라가지 않는 것이었다. 밀려 나온 뱃살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던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딸이 박장대소했다. 오기가 생긴 나는 숨을 최대한 들이마시고 5분간 씨름 끝에 겨우 지퍼를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숨쉬기도 불편했지만 뷔페 음식까지 꾸역꾸역 즐기고 집으로 왔다. 한숨 돌리며 스커트를 벗으려는데 엇 뭔가 심상치 않다. 억지로 구겨 입었던 스커트 지퍼가 망가지고 만 것이다. 이리저리 용을 써봤지만 지퍼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15분간 진땀을 흘리던 끝에 결국 가위로 치마를 잘라내고서야 해방될 수 있었다.

지퍼 부분이 난도질 된 치마를 보며 '이건 아닌데' 자괴감이 들었다.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했다.

인바디 측정 결과 BMI는 과체중 체지방률은 '비만' 상태였다. 정상치가 되려면 체지방만 -8.8kg을 감량하란다.

하지만 몇 달씩 근력운동과 유산소를 병행했음에도 그야말로 건강한 돼지가 될 뿐이었다. 식단 조절을 병행하지 않은 탓이다. 부족했던 근육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긴 했지만 운동 후 식욕도 좋아지는 바람에 지방도 덩달아 늘어나 인생 최대 몸무게를 갱신했다.

운동을 열심히 해봤지만 역시나 다이어트는 마음먹은 만큼 쉽지 않았고 그렇다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6월 25일 만보 걷기 한 달 챌린지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건강!톡] 조언을 해주시던 교수님이 늘 만보 걷기 중요성을 항상 말씀하셨는데 정말 식단 조절을 하지 않고 하루 만 보를 걷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지 실험해보고 싶어졌다.

한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만 보 이상 걸은 후 오로지 체지방 변화만 측정해 보기로 했다.

첫날부터 헬스장에 가서 러닝머신 위를 살짝 바른 걷기 속도로 40분 정도 걸었다. 문제는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었다. 평균 일주일에 2~3회는 저녁 일정이 있었는데 이런 날에도 자정 전 집 앞이라도 걷다가 만보가 채워져야 귀가했다.

자정 전 가까스로 만보 걷기 달성
 
4일 차에는 저녁 약속에 대비해 점심을 일찍 먹은 후 회사 근처 공원을 30분간 걸어서 4000보를 추가해뒀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집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밤 11 40분. 만보까지는 아직 2천보가 남았다. 20분간 단지 내를 미친 듯이 걸은 끝에 11 57분에 1만보 달성.

5일 차. 퇴근 후 집 근처 하천변을 걸을 계획이었는데 퇴근 무렵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경로를 헬스장으로 바꿔 빠르게 걷기로 가뿐히 만보 성공.

 10시쯤 퇴근을 한 날은 집에 가서 편한 운동화로 갈아신고 집 앞 하천변을 걸었다. 몰랐는데 야밤에도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이 이렇게 많았다고 하는 생각에 그간 게을렀던 나를 반성하게 됐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송골송골 맺히는 땀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만보 걷기를 쉽게 달성하려면 대중교통을 타는 게 유리했다.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출근했을 때 이미 2000보 이상 걸은 상태다 보니 만보 채우기가 수월했다.

열흘쯤 만보 걷기를 실천하자 성취감도 들고 자고 일어났을 때 종아리가 뻐근한 느낌이 기분 좋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역시 일상 속 걷기보다는 살짝 땀이 나고 심박수가 빨라질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 확실히 다리 근육에도 자극이 오고 운동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주말에는 2번 정도 지인들과 가벼운 등산을 했다. 험한 코스보다는 초보자가 가기에 적당한 3시간 정도 코스였음에도 2만보는 훌쩍 넘겼다.

20일쯤 지나자 만보 걷기가 훨씬 수월했다. 헬스장을 오가느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집 근처 걷기로도 40분 정도 걷거나 아파트 15층을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스마트워치로부터 '만보 목표 달성 훌륭합니다'라는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한 달 만보 걷기를 실행한 날 헬스장에서 인바디로 체지방 측정을 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저녁 약속이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로 늘어난 상태라 식단 조절을 하지 못했으며 만보 걷기만 했을 뿐인데 한 달 만에 체중이 1.4kg 빠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근육량이 0.3kg 늘어나고 체지방만 무려 2.1kg이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다이어트를 해본 40대라면 호르몬 영향으로 근육은 줄고 복부에 체지방이 쌓이기 때문에 살을 빼기는커녕 원래 체형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이 기간 헬스장에서 근력운동도 병행했고 평소 즐겨 먹던 과자 등 간식을 줄이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체지방이 2kg 넘게 빠지자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스커트를 입을 때 힘들이지 않아도 한 번에 지퍼를 올리게 된 것도 얼마 만인가 싶다.

만보 걷기 실천이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투자한 만큼 효과가 확실하다는 건 나 자신의 한 달 챌린지로 확실히 알게 됐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하기 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걷는다든지 아파트 단지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50분이면 만보를 달성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헬스장에 갈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핑계는 일단 접어두고 당장 오늘부터 만보 걷기를 실천해보길 권한다. 한 달에 체지방 2kg 빠진 필자처럼 만보 걷기 전도사가 될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보 걷기를 하며 성인 기준 약 400kcal 정도 소비된다"면서 "꾸준히 만보 걷기를 한다면 체지방이 감소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만보 걷기 다이어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식단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면서 "반보를 걷더라도 빵 하나 먹으면 체중 감량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한국경제 2022년 7월 29일]

[아무튼, 주말] 라드유·MSG·커피·백설탕
명예 회복 나선 ‘식품 빌런’들

건강에 해롭다는 누명 벗는 '식품 빌런'들. 왼쪽부터 인공조미료(MSG), 카페인 주 섭취원인 커피 원두, 라드유, 흰 설탕./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라드유, 인공 조미료(MSG), 커피, 흰 설탕. 오랫동안 건강에 해롭다며 비난받아온 식품업계의 대표적 ‘빌런(악당)’들이다. 소비자들은 이 식품들을 외면하거나, 먹게 되더라도 불안해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탄수화물 섭취는 최소화하고 지방은 많이 먹는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대세가 되고, 그간 금기시돼 온 식재료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이 깨지면서 이 네 가지 ‘식품 빌런’이 명예를 회복하고 있다.

'맛 비법’으로 명성 되찾은 라드유

“저희는 기름을 라드유로 쓰거든요. 돼지 지방을 녹여서 기름으로 만들어서 써요.” 지난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연돈’ 김응서 사장이 “라드유가 돈가스 풍미를 높여준다”며 비법을 배우러 온 돈가스집 주인에게 한 말이다. 연돈은 골목식당을 통해 전국구 맛집으로 등극한 돈가스 전문점. 음식평론가 박정배씨는 “예전 같으면 실제 사용하더라도 숨겼을 것”이라며 “라드유를 포함한 동물성 기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뀌었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라드유는 돼지 지방을 녹여 정제한 식용유의 일종이다. 라드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식물성 기름은 좋고, 동물성 기름은 나쁘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 식물성 기름은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반면, 동물성 기름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포화지방이 많다고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라드유는 100g당 포화지방이 39g인 반면, 불포화지방은 56g(단일불포화지방 45g, 다불포화지방 11g·미국 농무부 자료)으로 오히려 더 많다.

게다가 포화지방보다 트랜스지방이 더 해로우며,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마가린이나 쇼트닝에 다량 함유됐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라드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100g당 하루 권장량의 4배가 넘는 비타민D를 함유한 건강한 기름으로까지 소개되고 있다. 식재료 전문가인 간편식 유통·개발업체 ‘요리반상회’ 김왕민 연구소장은 “유명 맛집 요리사들의 맛 비법이란 이야기가 퍼지면서, 라드유가 서서히 옛 영화를 되찾고 있다”며 “10여 년 전보다 외식업계에서 사용량이 3~4배 증가한 듯하다”고 했다.

MZ가 열광하는 MSG 라면·팝콘

국내에서 MSG(Monosodium Glutamate·글루탐산나트륨) 유해 논란은 1990년대 초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한 식품업체가 첨가물업계에 진출하면서 차별화 전략으로 ‘무첨가 마케팅’을 하면서 MSG를 ‘화학조미료’라고 공격했다. 2012년부터 방영된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마치 MSG를 사용하면 ‘나쁜 식당’, 사용하지 않으면 ‘착한 식당’이란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해 논란은 더 커졌다.

위기는 의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매체에서 검증에 나서면서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0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근에는 MSG의 긍정적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2017년 국제아미노산과학연구회는 MSG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에 의한 위 손상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해 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소비자 인식도 변하고 있다. 대상그룹은 2020년 ‘미원맛소금팝콘’을 출시해 한 달 만에 30만개 이상 팔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선보인 ‘미원라면’은 한 달여 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MSG가 건강에 유해하다는 건 대표적 불량 지식이자 오해”라고 알려온 식품공학자 최낙언씨는 “MSG를 당당히 내세웠음에도 시비는커녕 인기인 걸 보면 세상이 바뀌긴 바뀐 모양”이라고 했다.

커피·백설탕, 해롭지 않다

커피는 신경을 흥분시키는 카페인을 다량 함유해 하루 1잔만 마시거나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밝혀졌다. 하루 3~5잔 정도 커피는 건강에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것. 일본 규슈대 의대 연구팀은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들이 간암 예방과 함께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커피의 폴리페놀은 홍차나 녹차, 포도주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까지 많다. 당뇨병 개선, 노화 방지, 치매 예방 등 순기능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흰 설탕은 여러 설탕 중에서 가장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심지어 표백 처리를 한다는 오해도 있다. 사탕수수를 분쇄하고 압축하면 나오는 액즙을 탄산으로 처리·여과해 농축하면 원당(原糖)이라는 결정이 탄생한다. 이 원당을 녹여 각종 착색 물질과 불순물을 제거하면 순수한 백설탕이 된다. 갈색 흑설탕은 사탕수수를 설탕으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럽인 당밀, 캐러멜 등을 백설탕에 첨가해 색을 입힌 제품으로 영양 성분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조선일보 2022년 7월 23일]

운동 종류와 전후에 따라 스트레칭 달리 해야

스트레칭은 운동 못지않게 중요하다. 정확한 방법으로 해야 운동효과를 높이고 부상 위험률을 줄일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레칭 유연성을 기르고 운동 부상을 막는 데는 효과적이다. 운동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그 필요성을 잘 알지 못해 스트레칭을 생략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하기 쉽다. 스트레칭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운동 전 제자리에서 몸을 늘려준다?

스트레칭은 운동 전에 하느냐, 후에 하느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스트레칭은 정적인 스트레칭과 동적인 스트레칭으로 나뉘는데, 상황에 맞게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적인 스트레칭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팔, 다리 등을 가만히 늘려주기만 하는 동작이고, 동적인 스트레칭은 팔을 돌리거나 다리를 구부렸다 펴면서 몸을 푸는것이다. 예를 들면 골프 등 운동을 하기 전 해야 하는 스트레칭은 동적 스트레칭이다.

정적 스트레칭은 몸을 좀 더 시원하게 이완시키는 느낌이 들지만, 이로 인해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운동을 방해한다. 반면 동적 스트레칭 심부체온을 높여 근육이 움직임에 대비하도록 만들므로 운동 전에 하기에 적합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적인 스트레칭은 불필요하다?

그렇다면 정적 스트레칭은 할 필요가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정적 스트레칭이 운동을 방해한다고 해서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운동 후 마무리 동작을 할 때는 정적 스트레칭이 보다 적합하다. 피로도가 높아진 근육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운동을 마친 후 5~10분 정도 해주면 효과적이다.

운동 전 스트레칭은 부상을 막는다?

스트레칭 부상 사이의 연관성은 운동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스트레칭을 하면 부상 위험률이 떨어지는 운동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운동도 있다.

'스포츠의학(Sports Medicine)'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축구와 스트레칭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축구를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면 부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반면 자전거나 조깅과 같은 운동은 부상과 스트레칭 사이의 연관성이 높지 않다. 자전거 조깅 전에 스트레칭을 한다고 해서 부상 위험률이 특별히 감소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레칭은 근육통을 예방한다?

스트레칭은 '지연발생 근육통'을 감소시키지 못한다. 지연발생 근육통은 익숙하지 않은 동작 때문에 근섬유가 손상을 입어 나타나는 근육통이다. 근육통을 좀 더 빨리 완화시키고 싶다면 찜질이나 마사지가 보다 효과적이다.

유연하면 스트레칭을 자주 할 필요가 없다?

몸의 유연성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성질이 있다.  3~4 정도 꾸준히 해야 현재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연성을 기르면 몸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돼 넘어져 부상을 입을 확률이 줄어든다.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길러두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김수현 기자

 

[코메디닷컴 2022년 7월 8일]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8월 들어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서며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이런 날씨에는 수면 장애를 겪는 이들이 많아진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다 보니 자도 자도 졸리고 피곤하다는 사람들이 나온다.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한수면학회장)는 이런 수면 부채가 계속되면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질 높은 수면에 들기 위한 방법을 정리했다.

왜 잠을 깊이 못자는 걸까요?

우선 수면의 질이 낮은 원인은 ‘수면 위생’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수면 위생’은 적절하게 잠을 잘 자기 위해서 하는 모든 행동을 말한다. 밝은 빛을 보면서 오랫동안 깨어 있지 않기, 시간을 계속 체크하지 않기, 늦은 시간에 잠을 자더라도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기,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 피하기, 자기 전 과한 수분 섭취를 피하고 과식하지 않기 등이다. 정 교수는 이런 수면 위생만 제대로 지켜도 수면의 질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깊게 잠들 수 없는 이유가 수면 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건 코골이다. 코골이가 있는 사람 중 약 70% 정도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평소에 코골이가 심하거나 고령인데 혈압이 높은 경우, 비만인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수면 질환에는 잠을 자면서 이상행동을 하는 수면행동장애, 정상 범위보다 많은 잠을 자는데도 잠이 계속 오는 과수면증이나 기면증, 잠이 들기 어려운 불면증 등이 있다. 수면 질환이 의심된다면 의사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거나 자기 전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되나요?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슬립테크 2022 국제수면건강 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스웨이드베드를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쉽게 잠 들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술이 잠을 잘 자게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깊은 잠을 자는 데는 방해가 된다. 또한 과음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더 심하게 해 수면 중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한다. 이는 잠을 깊게 못 자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똑바로 자는 게 좋은 수면 자세일까요?

왼쪽으로 돌아누웠을 때(좌)와 오른쪽으로 돌아누웠을 때(우) 위의 위치. 서울아산병원 제공.

수면 자세에 따라서 수면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데 꼭 똑바로 자는 자세가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서 자면 중력에 의해 혀라든가 주변 구조물들이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숨을 쉬는 공간이 조금 막히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수면무호흡증 환자 4명 중 3명 정도는 똑바로 누워서 자면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왼쪽으로 돌아누워 자는 게 도움이 된다. 사람의 위는 몸 왼쪽에 있다. 따라서 왼쪽으로 돌아누워서 잠을 자면 위가 몸의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중력에 의해서 위산은 아래쪽에 있게 돼 위쪽으로 올라올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누워서 자면 위가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위산이 역류할 수 있다.

얼마나 자야 적정한가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6~9시간 정도다. 의학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은 평일과 휴일에 자는 시간이 비슷하고 낮에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평일에는 수면 시간이 적고 휴일에 많다면 평소 수면이 부족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

잠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잠을 자면서 뇌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씻어내는 기능이 있다. 이것은 잠을 자야만 생기는 기능인데, 노폐물이 쌓이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단기적으로는 잠을 못 자면 뇌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워져 판단력,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사람의 잠은 본인이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부족한 수면 시간이 장기간 쌓이면 결국에는 잠을 자야 피로가 해소될 수 있다. 이것을 수면 부채라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매일 매일 한 시간씩 잠이 부족한 일들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본인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싶어도 어느 순간엔가 졸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밖에 없는데, 수면 부채가 쌓여 결국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우림 기자

 

[중앙일보 2022년 8월 6일]

급격하게 살을 찌웠다 빼면 쉽게 살찌는 체질로 바뀐다

급격하게 살을 찌웠다 빼는 ‘고무줄 체중 관리’는 쉽게 살찌는 체질로 이어진다.

살을 한번 찌웠다면 체지방 세포 개수는 이미 늘어난 후다. 요요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후 살을 빼더라도 체지방 세포 크기만 줄어들 뿐, 개수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크기가 작은 지방 세포가 많다면, 식욕은 커진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보통 큰 체지방 세포에서 잘 분비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은 지방세포는 포도당을 흡수해 체지방을 합성하는 능력도 큰 지방세포보다 좋다. 살찌기 쉽다는 뜻이다. 실제로 비만에서 정상 체중으로 감량한 사람은 살찐 적 없던 같은 체중의 사람보다 체지방 세포 부피가 43% 작고, 렙틴 분비량이 68%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식욕 억제에 실패하면 체지방 세포가 커질 뿐만 아니라 새로 생길 수도 있다. 보통 체지방 세포는 청소년기 이후에는 새로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살을 뺐다가 다시 찌우면 지방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교감신경계와 갑상선 호르몬 분비 체계가 교란돼 지방 세포가 증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증가한 체지방 세포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 이상 없어지지 않는다.

급하게 뺀다고 굶는 다이어트를 했다면 다시 찐 후 빼기는 더 힘들다. 살을 뺄 때 지방과 함께 근육도 뺐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적을수록 기초대사량이 줄면서 태울 수 있는 열량이 줄어든다.

살찌는 체질이 되고 싶지 않다면, 먼저 더 이상 살을 찌우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뺄 때는 평소 먹던 양에서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운동으로 근육량은 유지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2022년 7월 12일]

 

 

혈액 줄기세포 돌연변이 누적…세포 간 생산력 차이 극대화
2만~20만 세포 혈액생산…70살뒤 10~20개가 절반 도맡아
혈액구성 다양성 사라져 급속 노화…‘네이처’에 연구 실려
70대 이후 혈액세포의 다양성이 약해지며 급속히 노화가 진행된다. 픽사베이

노인학 연구자들은 노화를 자동차 연료저장탱크의 연료가 점차 줄어드는 것에 비유해 설명하곤 한다.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면 자동차가 더는 가지 못하듯, 노화가 한계에 다다르면 삶도 멈추게 된다.

통계청의 2020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현재 83.5살이다. 남자가 80.5살, 여자가 86.5살로 남녀간 6년 차이가 난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3.1살로 10년 정도 짧다. 건강수명에서도 여자 74.7살, 남자 71.3살로 여자가 3.4년 더 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기대수명과 건강수명도 80.5살, 70.3살로 10년 차이가 난다.

70대는 사람의 일생에서 신체 기능이 크게 약해지는 분기점과도 같은 시기다. 뼈와 근육 소실로 키와 힘,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국제과학커뮤니티 ‘인텍오픈’(InTechOpen)이 노화 관련 연구 결과들을 모아 출판한 ‘노인학’ 교본을 보면 40대 이후 키는 10년마다 약 1cm씩 줄어들다가 70대에 들어서면 그 속도가 훨씬 더 빨라진다. 근력은 60살 이후 연간 3%까지 감소한다. 따라서 가벼운 낙상 사고에도 심한 부상이나 골절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의 기능도 약해져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매 등의 만성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나이가 70대다.

미국의 경우 75살 이상 남성의 약 절반, 여성의 40%가 청력 장애를 경험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의학저널 ‘랜싯’ 등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치매에 걸릴 확률은 65살 이후 5년마다 두배로 늘어난다.

사람들이 70대가 된 후 갑자기 몸이 노쇠해지는 이유를 세포 차원에서 규명한 연구 논문이 나왔다.



10~20개 줄기세포가 전체 혈구 생산의 절반 장악


영국의 생명과학연구기관인 웰컴트러스트생어연구소 연구진은 일생에 걸쳐 혈액 줄기세포에 서서히 축적된 유전적 돌연변이가 70살 이후 혈액 생산 방식에 극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혈액세포의 다양성이 약해진 것이 70대 이후 급격한 노화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이 노인성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구진은 신생아에서 81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실험참가자 10명의 골수를 기증받아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혈액세포(적혈구, 백혈구)가 생성되는 과정을 집중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로부터 채취한 혈액 줄기세포 3579개의 전게놈을 해독하고, 그 속에 포함된 모든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이어 이에 기반해 각 개인의 혈액 줄기세포 가계도를 재구성해, 혈액세포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사람의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혈액 줄기세포의 가계도가 70대 이후 크게 변한다는 걸 알아냈다. 65살 미만 성인들의 혈액세포는 2만~20만개에 이르는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졌다. 각 줄기세포가 만들어내는 혈액세포의 양은 엇비슷했다.

반면 70살 이상의 노인들은 줄기세포에서 만들어내는 세포의 양이 균일하지가 않았다. 10~20개의 줄기세포가 전체 혈액 생산량의 절반을 책임졌다.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왕성한 활동력을 갖춘 줄기세포 숫자가 점차 늘었다.

이는 운전자 돌연변이(driver mutations)라고 불리는 체세포 돌연변이의 한 하위유형이다.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도 이 유형에 속한다.

연구진은 노화의 원인을 알았으니 해법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픽사베이

이상 증식과정에서 질 나쁜 혈액세포 양산


생어연구소 수석연구원 에밀리 미첼 박사는 운전자 돌연변이의 증가가 혈액세포의 다양성을 잠식하고, 이것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떤 돌연변이가 더 우세한 지위를 차지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줄기세포 돌연변이는 무해하지만 일부 ‘운전자 돌연변이’는 줄기세포를 더 빨리 자라게 하고, 결국 질 나쁜 혈구를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30~40대에는 이런 돌연변이 줄기세포의 영향력이 적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줄기세포의 종류가 줄어들면서 70대 이후엔 돌연변이가 혈액세포의 생산력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의 피터 캠벨 박사는 “돌연변이 세포의 기하급수적 증식은 왜 70살 이후에 노쇠가 급격히 진행되는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자라는 혈액 줄기세포는 혈액암이나 빈혈과 관련이 있을뿐 아니라 병원체 감염에서의 회복도 더디게 하고 화학요법과 같은 치료 효과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엘리사 로렌티 웰컴-MRC 케임브리지 줄기세포 연구소 교수는 일간 ‘가디언’에 “만성 염증이나 흡연, 감염, 화학요법이 모두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줄기세포를 생성할 수 있다”며 “이는 노화와 관련한 혈액 줄기세포의 다양성 감소를 앞당기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원인을 알았으니 앞으로 이 과정을 늦추는 방법도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줄기세포 돌연변이 누적에 따른 급속한 노화는 다른 장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피부에서도 같은 방식의 연구를 통해 노화로 인해 주름이 늘어나고 상처가 잘 낫지 않는 이유를 규명할 계획이다.

곽노필 기자

 

 

[한겨레 2022년 6월 28일]

0년 후 사망할 위험 2배 차이
간단한 건강 측정 지표로 유용
나이가 들수록 한 발로 서는 능력이 떨어진다. 브리티시스포츠의학저널 제공

‘한 발로 서기’는 오래 전부터 신체의 균형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 방법으로 즐겨 써온 것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한 쪽 다리로 설 수 있는 능력은 신체 균형 능력 뿐 아니라 전반적인 체력과 다리 힘, 감각 정보 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 심장병이나 암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다리 힘이 약해 한 발로 설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는 한 발로 서서 얼마만큼 버틸 수 있느냐를 통해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유추해 볼 수도 있다는 걸 시사한다.

실제로 ‘한 발로 서기’가 조기 사망 위험을 판별하는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기간 추적 조사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연구진이 주도하는 국제 공동연구진은 2009~2020년 실시한 건강 및 운동 능력 테스트에 참가한 51~75살의 브라질 중·노년 1702명의 측정치와 이후 이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한 결과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브리티시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참가자들이 받은 테스트는 한 쪽 다리를 구부려 발을 다른 다리의 종아리 뒷쪽에 붙이는 ‘한 발로 서기’ 동작(위 사진)을 10초 동안 유지하는 것이었다. 한 발로 서는 동안 두 팔은 옆구리에 자연스럽게 붙이고 시선은 정면을 향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어느 쪽 발로 하든 상관없이 모두 세 차례 시도할 수 있었다.



5년마다 실패 비율 두배씩 증가


연구진이 테스트에 참가한 사람들을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한 발로 10초 동안 서 있지 못한 사람들은 7년 이내 사망할 가능성이 17.5%였다. 이는 10초 이상을 견뎌낸 사람들의 사망 위험률 4.6%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또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50대 초반엔 실패 비율이 5%였으나 50대 후반엔 8%, 60대 초반엔 18%, 60대 후반 37% 로 점차 올라갔다. 5년마다 대략 두배씩 늘어났다. 70대에는 54%로 절반이 넘었다. 이는 20살 미만보다 11배 더 높은 비율이다.

연구진은 “연령과 체중, 성별 및 다른 건강 위험 지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한 발로 서기’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의 10년 후 사망 위험이 거의 2배(84%)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상관관계는 확인했지만 인과관계의 고리가 어디에 있는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예컨대 고령자의 경우 낙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험참가자들의 사망 원인에 낙상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더 나빴다. 고혈압, 비만, 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으며 당뇨병 비율은 3배나 더 높았다.

연구진은 따라서 “중년 및 노년층의 건강 검진 때 ‘한 발로 서기’ 능력을 항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곽노필 기자

 

[한겨레 2022년 7월 1일]

원광대 김종인 교수, 국내 백세인 130명 분석결과 책으로 엮어

'개인위생관리·안전한 식수·성평등' 등이 주요 장수 요인

어버이날 열린 행사장에서 웃음꽃 핀 어르신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에서 100세 이상 장수하고 있는 노인은 작년 8월말 기준으로 1만935명(남 2천230명, 여 8천705명)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초고령화 추세를 고려한다면 올해 8월께는 무난히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100세를 넘겨 장수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로 '백세인'과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가 쓰인다. 백세인이 용어 그 자체로 100세 이상 장수인을 지칭한다면, 호모 헌드레드는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와 숫자 100(Hundred)을 합성한 신조어다.

물론 백세인이 늘고 있다지만, 아직도 100세를 넘겨 장수하는 게 장담할 수 있을만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요즘은 단순히 백세인이 아니라 '건강한 100세'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앞서 100세를 넘겨 장수하고 있는 백세인의 삶을 살펴볼 만하다.

 

마침, 국내 백세인 연구를 주도해 온 김종인 원광대 명예교수가 그동안 백세인(100∼180세) 130명을 인터뷰 한 내용과 그동안의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한 영문 도서 '장수사회학:생존확률의 사회생태학적 요인"(The Sociology of Longevity: Socioecological Factors of Survival Probability)을 출간했다.

21일 이 책에 따르면 김 교수는 백세인이 되는 데 필요한 사회지표로 9가지를 제시했다.

백세인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첫 번째로는 평생에 걸친 '개인 위생관리'가 꼽혔다. 백세인들은 100세가 넘어 거동이 다소 불편해진 이후에도 1주일에 1회 이상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로부터 전신 목욕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이는 백세인이 되기 전부터 몸에 밴 청결 습관이 100세 이후에도 이어져 장수에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연구를 위해 만난 107세 노인의 경우 평생 씻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즐겨 입던 한복도 1주일에 최소 2차례 이상 갈아입는 삶을 살았다"면서 "100세를 넘기는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청결"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안전한 식수가 백세인에게 필수 요소였다. 흥미롭게도 백세인의 대다수는 수돗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고, 주로 생수를 마셨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젊었을 때는 수돗물과 지하수를 마셨지만, 노년기 이후에는 좋은 물을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 흥미롭다"면서 "물의 질 차이보다는 설탕과 나트륨이 들어간 가공 음료를 피하고, 깨끗한 물을 자주 마신 게 장수에 도움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는 젊었을 때 남녀차별을 경험하지 않았거나, 삶에서 성차별을 극복한 경험도 백세인의 공통점이었다.

김 교수는 "백세인들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도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집안일을 서로 분담하면서 살아온 특징이 있었다"면서 "이런 성평등은 여성의 정신건강 증진과 경제활동 참여로 가계 소득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100세 생존확률을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가족과 함께 인터넷을 활용해 필요한 건강정보를 적극적으로 습득하려는 노력도 백세인을 만드는 네 번째 요인으로 지목됐다. 따라서 노년기에도 인터넷을 활용한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다섯 번째로는 백세인들이 80세 이후에도 수술치료를 받는 등 질환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점이 꼽혔다.

김 교수는 "비슷한 또래인데도 수술을 포기한 노인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게 백세인들의 한결같은 얘기였다"면서 "다만, 이런 치료를 받는 데는 경제력의 뒷받침이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백세인들의 장수에는 ▲ 보건의료비 비중 ▲ 휴대폰 가입 ▲ 노동의 부가가치 ▲ 도시화 ▲국민소득 등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김종인 교수는 "개별 요인을 떠나 9개 변수의 시너지 효과로 본다면, 휴대폰 가입과 인터넷 사용, 보건의료비 지출이 결합됐을 때 100세가 될 확률이 가장 높았다"면서 "국가적인 측면에서는 100세를 넘어 생존하는데 필요한 사회생태학적 지표를 바탕으로 선택적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길원 기자

 

[연합뉴스 2022년 6월 21일]

[더,오래] 박재병의 시니어케어 돋보기(10)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Covid-19) 시국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과 같은 시설에 모셔야 하는 가족 입장에서는 걱정과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 관련 시설이나 관리자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이 보도되면 죄책감까지 느껴진다.

요즘 홈케어가 가능한 맞춤 전문가 파견 서비스가 있어 집에서도 시설만큼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집에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고, 어르신은 일상에서 서비스를 누린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 [사진 pxhere]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시설만 있는 것일까? 요양이 필요한 어르신의 주거 공간이 혹시 ‘집’이 될 수는 없을까? 오늘은 코로나 상황이나 이슈들에 민감한 보호자를 위해 가정집을 요양 공간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을 가이드하고자 한다.

첫째, 건강 및 거동 상태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라
일반적으로 요양 시설에 어르신을 모시면 365일 24시간을 정해진 공간에서 토탈케어를 할 수 있다. 의료인이 상주하는 곳에선 필요하면 즉각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메리트다.

반대로 집은 어떨까. 우선 집에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상주하게 되면 가족 구성원 중 일부는 희생을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집 근처에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가능한 의료시설이 없다면 난감한 상황이 펼쳐진다. 결국 보호자는 비용 대비 더 나은 시스템을 갖춘 시설을 찾게 된다.

 

하지만 무작정 시설로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어르신의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 오히려 시설보다 집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귀향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즉, 어르신은 평소 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지고 왕래하던 이웃과 떨어져 지내는 것만으로도 사회성 저하와 우울감을 느낀다. 평생을 유지하던 습관이나 활동을 중단하면 평범한 일상이 단절되면서 정서적 불안감은 커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이는 요양이 필요한 어르신에게는 부정적인 시그널이다.

또한 집과 달리 시설은 여러 사람과 보내는 공용공간이다 보니 규정과 규칙이 있다. 면회 시간부터 식사 시간, 식사 형태, 외출, 개인 활동, 내부 프로그램 등 생활에 제약이 따른다. 고가의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개인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겠지만 평균적으로 비용이나 시설의 인원 제한 등으로 인해 모두가 누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담당 의사와 상의하에 거동이 불편하지 않고, 건강이 위험하지 않다면 시설보다는 안정적이고 익숙한 환경인 집에서 관리를 받는 것이 어르신에게도 더 낫다.

집에서 하는 요양일수록 삶에 요양 관리가 스며들어야 하므로 더욱 개인의 상태와 취향이 반영되어야 한다. [사진 pxhere]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녀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시설의 전문적인 케어 없이 생활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요즘에는 홈케어가 가능한 맞춤 전문가 파견 서비스가 있어 집에서도 시설만큼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집에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고, 어르신은 일상에서 서비스를 누린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어 가족 구성원이 예전처럼 일방적인 희생을 하지 않아도 되며, 이로 인해 건강한 가족 관계 유지도 가능하다.

체계화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선호 요소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운동 및 재활 전문가가 방문하고, 또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이 외출이나 산책을 돕는 등 맞춤 케어를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약속된 케어 시간에는 전문가가 돌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장소가 집이다 보니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고 있는 요양 시설의 사건 사고에서도 조금은 멀어질 수 있어 안심이다.

 

둘째, 사소한 것도 전문가와 상담 후에 결정하라
어르신의 건강은 ‘근육 저금’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고, 노화 방지와 기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시설에서는 정기적인 활동 시간을 프로그램화하고 있지만 집에서는 개인의 의지로 움직이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어르신의 근력이 감소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활동량을 관리해 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시설처럼 영양사의 전문적인 식단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어르신의 몸에 맞는 음식과 재료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부족이나 잘못된 식단으로 인한 트러블을 막고 어르신이 음식을 거부하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집안의 위생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설거지, 화장실 청소, 바닥 청소, 먼지 제거 등은 오랜 시간 집에 머물러야 하는 어르신의 면역력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어르신만 계신 집에서는 이를 게을리하거나 놓치기에 십상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전문 영역이 대부분이기에 가족이나 개인이 모든 것들을 관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기를 권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은 일상적인 것이기에 가벼이 여겨질 수 있는데, 집에서 하는 요양일수록 삶에 요양 관리가 스며들어야 하므로 더욱 개인의 상태와 취향이 반영되어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청소와 산책은 매일 하고 주 단위의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람에 따라 매일 청소를 하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산책의 범위와 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식단 역시 컨디션에 맞춰 조율돼야 한다.

이처럼 집에서도 시설 수준의 개인 일과를 짜 맞추기 위해서는 어르신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최적화된 결론을 낼 수 있는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어르신에게 솔루션을 제공해 개인 맞춤의 요양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어 준다면 집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돌봄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어르신은 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지는 것만으로도 사회성 저하와 우울감을 느낀다. 평범한 일상이 단절되면서 정서적 불안감은 커지고 결국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사진 pxhere]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2025년부터는 우리나라도 1000만 인구가 고령이 되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다고 예상한다. 생각보다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최근 들어 요양을 위한 관련 시설이 늘어나고 있지만 급속도로 늘어나는 고령인구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과적으로 시설을 대신할 홈케어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변화인 셈이다.

반면에 가족 요양제도를 통해 홈케어 혜택을 보고 있는 인구는 고작 약 4만 명에 불과하다. 이는 현실에 비해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도 제도적으로 고령인구의 홈케어가 가능할 수 있도록 돌봄 정책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부분은 확대해 나가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기준처럼 노인 장기 요양 재가급여(방문 돌봄) 구간을 3~5등급에 한정하고 등급에 따라 별도의 차이 없이 월 100만 원 내외라는 한정된 예산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20만 원부터 300만 원까지 지원이 다양한 재가급여 구간을 구성하거나, 획일화한 보조금 운영이 아닌 세분화하고 자유로운 재가급여 보조 운영 등으로 개편하는 등의 구체적인 변화가 고려되어야 한다.

더불어 돌봄 서비스(등급에 따라 월 100만 원 내외)와 복지 용구(1년간 150만 원 내외)의 지원 형태로 돌봄 산업에 대한 시선을 넓힌다면 홈케어를 위한 집수리 보조금이나 재활 운동 보조금 등의 지원까지 확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 관련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를 목전에 둔 지금이라도 돌봄 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을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시설의 부족함이 느껴졌을 때 준비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홈케어의 영역까지 철저하게 대비해 어르신은 집에서 케어를 받고, 가족들은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성숙한 돌봄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중앙일보 2022년 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