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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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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용환의 면역보감(108)  

운동이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 균형을 잡기 위해 건강한 운동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pxhere]

환자 상담 중 “운동을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아니오”라고 대답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 만성질환과 생활습관병 환자들 가운데 운동만 해도 훨씬 나아질 텐데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운동을 너무 지나치게 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운동중독증 수준으로 운동하다 여기저기 골병이 드는 것이다. 한쪽 운동만 하면 더 심하게 망가진다. 운동선수나 코치들은 운동을 너무 많이 해 아프다며 웃곤 한다. 어떤 책에서 일본인 의사는 “운동을 하면 다칠 수 있어서 위험할 수 있으니 운동을 안 하는 것이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운동을 많이 해도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원칙이 필요할까? 운동할 수록 더 건강해지고 면역이 좋아지는 비법은 무엇일까? 그에 대해 5가지로 정리해 본다.

 

운동을 할 때 이런 다섯가지 원칙을 한 가지라도 더 포함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① 근력 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기르자

운동 하면 근육이 빵빵한 모습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근력은 백번 강조해도 좋지만, 근육 운동 만큼이나 유연성 운동도 꼭 해 주어야 한다. 나이가 들 수록, 혈액순환이 안 될 수록 유연성이 떨어진다. 스트레칭과 같은 방법으로 유연성을 좋게 만들어 주면서 근력운동도 병행하자.

운동 전후에 5분 정도만 하는 단순한 스트레칭이 아니라 최소 20분 이상 진행해서 한 시간 정도는 몸 구석구석을 다 스트레칭 해 줄 정도로 깊이 있게 해 보자.

 

② 균형을 맞게 하자.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면 좌우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참 많다.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데, 좌우 어깨의 높낮이, 척추의 틀어짐, 골반 균형 등을 보면 된다.

많은 스포츠가 한 쪽 운동을 하게 된다. 양쪽을 쓴다고 해도 유달리 한 쪽을 더 많이 쓸 수 밖에 없는 구조의 운동이 많다. 그러니 좌우양쪽을 고르게 사용하는 운동을 추가해 보자.

좌우의 균형 뿐만 아니라 앞뒤의 균형도 중요하다. 항상 앞으로만 살다보니 뒤를 위한 근육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전후좌우의 모든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해 보자.

 

③ 내장기도 자극이 될 수 있도록 하자.

몸 겉에서 보이는 근육에만 치우치지 말고, 속근육과 내장기 근육도 자극이 되도록 운동하자. 내장 기관도 겉은 근육으로 되어 있다. 내장기까지 자극을 주려면 호흡을 깊게 해 숨이 차고, 몸 전체 진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쉬운 운동이 유산소 운동이다. 뛰고, 달리면서 숨이 가쁘게 되면 내장기들이 자극을 받는다. 절운동을 하는 것, 요가 수행할 때 호흡을 깊이 있게 하는 것도 장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여러 가지 제약이 있지만, 승마운동은 내장기를 정말 강하게 자극한다.

 

④ 재활이 되도록 하자.

어떤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고, 인대나 근육을 다치게 하기도 한다. 스포츠를 즐기다보면 부상의 위험도 항상 따라 다닌다. 즐거운 순간이 많지만, 한 번 다치면 정말 곤욕이다.

그런 운동을 즐기더라도, 꼭 재활하는 방식의 운동을 보완해 주어야 한다. 만약 운동을 즐기지 않더라도 몸에 질환이 있을 때는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을 해 주면 빨리 치료가 된다. 근골격계 질환 뿐만 아니라도 여러 내과적인 질환에서도 운동은 중요하다.

 

⑤ 명상이나 깊고 일정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하자.

명상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의식을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것도 명상의 한 방편이다. 운동하면서 몰입하는 상태로 가게 되면 저절로 명상도 하는 것이라 하겠다. 혹은 운동 전후에 명상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면 정말 좋다. 특히 명상의 집중 상태가 되면 호흡이 일정해 진다. 가늘지만 일정한 호흡이 편안하게 이루어지면 몸의 회복능력도 정말 좋아진다.

 

[중앙일보 2021년 9월 6일]

[더,오래] 박용환의 면역보감 (112)

여러가지 암 중에서 한국인에게 흔해 세계적인 순위로도 1, 2위를 다투는 것이 대장암이다. 여느 암 처럼, 대장암도 침묵의 암이라고 할 정도로 증상이 잘 안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 건강검진을 통해 알아보는 게 참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검진은 평균 2년에 한 번 정도 받게 되는데, 침묵의 시간이 그만큼 흐르면 곤란할 수 있다. 평소에 대장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활에서 나타나는 전조 증상들, 즉, 대장암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힌트들이 있다. 다음 10가지 증상들 중에서 나에게 몇 가지나 나타나는지를 체크해 대장의 건강을 체크해 보자. 해당하는 항목이 많을 수록 장의 상태를 걱정해야 한다.

대장암도 침묵의 암이라고 할 정도로 증상이 잘 안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 pixabay]

대장의 건강은 무엇보다 대변의 상태를 살피는 게 가장 우선이다. 첫번째, 변비·설사 등이 먹는 것과 상관없이 생기는 경우다. 변비와 설사는 장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경우라서 자칫 가볍게 여기기 쉽다. 변비와 설사가 생기면 음식조절을 우선으로 해 한의원의 침치료나 가벼운 상비 한약 등으로 그때 그때 처치를 해야 하겠다. 두번째, 혈변을 보는 경우다. 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는 치질이나 대장출혈이 있을 때나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염증이 심해질 때 나오기도 하는데, 대장암일 때도 빈번하게 출혈이 있을 수 있다. 또, 출혈이 잦다보면 빈혈증상도 생겨서 어지러움, 창백함, 냉증 등을 동반한다.

세번째, 변실금, 즉 변을 조절하지 못해 새는 증상이 있다면 대장 건강이 많이 나빠진 경우다. 연로하여 항문괄약근을 조절 못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정도라면 변실금이 잘 생기진 않을 것이다. 변실금 증상 이전에는 잦은 잔변감, 뒤가 묵직한 후중감이 자주 있다.

넷째, 대변의 악취다. 정상적인 변도 냄새가 좋지는 않지만, 대장이 나빠질 수록 악취가 심해진다. 썩는 냄새라고 표현할 정도로 악취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먹은 음식물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지속된다면 꼭 신경을 써야 하겠다.

변비와 설사는 장에서 흔히 보기도 하는 증상이긴 한데, 이를 방치하면 장의 상태가 전체적으로 퍼질 수 있다. 혈변, 변실금, 잔변감, 악취 까지 동반이 된다면 적신호가 켜진 것이니 꼭 체크를 신중하게 해 보자.

 

소화불량이 지속되다 갑자기 살이 빠지고 피로가 몰려들다가 배에 종괴들이 만져진다면 장의 상태를 빨리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사진 i yunmai on Unsplash]

지금까지는 변의 상태를 보는 것이었다면, 소화기에 전반적인 증상도 있다. 다섯째가 복부 불편감이다. 흔히 장에 가스가 찼다고 하는데, 복부팽만감을 느끼고, 복통을 호소한다. 배 전체가 묵직하면서 불편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여섯째, 식욕이 떨어져 입맛이 없어진다. 속이 메쓱거리면서 구토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또, 전신증상도 있다. 일곱째,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근력도 떨어진다. 그리고 여덟째,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아홉째, 복부 여기저기에 뭔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이렇게 소화불량이 지속되다 갑자기 살이 빠지고 피로가 몰려들다가 배에 종괴들이 만져진다면 장의 상태를 빨리 체크해 보자.

마지막으로 열번째는 유전이다. 대장암은 유전력이 20%까지 영향을 미친다. 유전은 나의 힘으로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생활습관을 고치면 나머지 80%의 힘으로 극복할 수도 있다. 어째든 가족력에 대장암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더 대장암의 발병율이 높은 거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하겠다. 평소 변의 상태로 대장 건강을 유추하고, 소화기와 전신증상까지 살펴 대장 관리를 잘 해 보자.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율이 낮아지길 바란다.

 

[중앙일보 2021년 12월 27일]

속쓰림, 그 오해와 진실

최근 장기간의 집콕 생활로 맵고 짜면서 기름진 배달음식을 즐기거나, 식후 바로 눕는 습관이 굳은 사람이 많다. 이 같은 습관이 장기화할 때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속 쓰림’이다. 속 쓰림이 있을 땐 원인부터 찾고, 그에 따라 올바로 대처해야 한다.

속 쓰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역류성 식도염, 위·십이지장 궤양 등이 꼽힌다. 그런데 속설에 의지해 잘못 대처했다가 되레 화를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속 쓰림을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풀어본다.

 

(X) 속 쓰릴 때 우유 마시면 괜찮다?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면 속이 코팅돼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우유의 단백질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우유의 약알칼리 성분은 쓰린 속을 일시적으로 달래주는 데 도움될 수는 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속 쓰림 증상이 더 악화한다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우유가 일시적으로 식도를 코팅해 위산 역류로 인한 속 쓰림을 경감할 수는 있지만, 우유가 위에 도달하면 위가 우유에 든 칼슘·카제인 성분 등을 음식으로 여겨 위산을 내보내고 속 쓰림이 악화한다”고 말했다. 속을 달랠 땐 우유 대신 물을 마셔보자. 물은 위산을 희석하는 데다 위에서 물을 음식으로 여기지 않아 위산을 추가로 내보내지 않는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속 쓰림 증상이 가벼우면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지만, 속 쓰림 개선 약을 먹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하면 병원을 방문하길 권장한다”고 언급했다. 속 쓰림 개선 약은 제산제와 위산 분비 억제제, 점막 보호제가 대표적이다. 단, 제산제를 우유·칼슘제와 함께 복용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급증해 구토·탈수를 불러올 수 있어 금물이다. 또 알루미늄이 든 제산제는 우유와 만나면 변비를, 마그네슘이 든 제산제는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 금식하면 속 쓰림이 사라진다?  

음식을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위에서는 위산 분비를 멈춘다. 이로 인해 손상된 위 점막이 위산으로부터 공격받지 않아 속 쓰림 증상을 당장은 멈출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도훈 교수는 “하지만 금식 기간에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고 음식을 상상만 해도 미주신경이 자극돼 위산이 분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십이지장궤양, 일부 위염의 경우 음식 섭취와 무관하게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이 경우 아무리 금식해도 속 쓰림이 사라지지 않는다. 위벽을 튼튼하게 복구하려면 비타민과 필수지방산, 필수아미노산 등 영양소가 필요하다.

속 쓰림을 최소화하면서 이들 영양소를 섭취하려면 싱겁고 부드러운 식감의 죽·양배추·생선찜 등이 추천된다. 레몬·자몽·오렌지 같은 신맛의 과일류는 pH2 정도의 강한 산성을 띠는데, 식도 내벽을 자극하고 하부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해 위산 역류를 부추기므로 속이 쓰릴 땐 피한다. 커피·콜라 같은 카페인 음료도 자제한다. 카페인이 위벽 세포의 쓴맛 수용체에 결합해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데다 하부 식도 괄약근을 이완해 위산 역류를 유도한다.

 

(X) 위산이 많을 때만 속이 쓰리다?

속 쓰림은 위산 분비량이 과다일 때, 정상일 때, 부족할 때 모두 나타날 수 있다. 우선 위산 과다로 십이지장으로 흘러내려 가는 위산이 많으면 속 쓰림을 유발하는 십이지장궤양이 잘 발병한다. 과식, 자극적인 음식 섭취, 음주, 흡연,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은 위산 과다를 부른다. 반면에 위궤양은 위산 분비량은 정상이지만 위산에 대한 방어 체계가 깨진 이유로 속 쓰림을 유발한다.

정 교수는 “위 점막이 위산으로부터 손상당하지 않도록 위에서는 알칼리 성분인 중탄산염(HCO3), 점액을 분비하는데 위에 혈액이 잘 돌지 않거나 위 세포가 원활히 재생되지 않으면 위산에 대한 방어 체계가 깨져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 중 소염진통제·아스피린은 위산에 대한 방어 체계를 깨뜨린다. 이들 약을 먹고 속 쓰림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 위산 분비 억제제 등을 처방받도록 한다.

위산이 적어도 속 쓰림이 나타날 수 있다. 위액(위에서 분비되는 모든 물질)에 위산이 없거나 줄어든 저산증은 속 쓰림과 함께 명치 답답함, 식욕부진, 소화 장애, 잦은 트림 등을 동반한다. 저산증의 원인 질환은 만성 위염, 위축성 위염 등이다. 이때 제산제 복용은 피한다. 제산제가 그나마 부족한 위산까지 중화해 소화를 지연할 수 있어서다.

 

(O) 속 쓰림 유형별 원인이 다르다?


속 쓰림을 유발하는 시간대와 자세, 식사와의 연관성, 동반 증상에 따라 속 쓰림 원인이 다를 수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재근 교수는 “공복 시 윗배가 쓰리다면 위·십이지장의 염증·궤양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위·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드물게는 새벽, 늦은 밤에 속이 쓰려서 깨기도 하며, 피를 토하거나 흑색 변을 볼 수도 있다. 식사 도중이나 식사 후 가슴 부위가 쓰리면 위식도 역류 질환일 수 있다. 하부 식도 괄약근이 헐거워진 이 질환이 있으면 눕거나 재채기할 때, 카페인 음료를 먹을 때,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위산이 잘 역류해 속이 쓰리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명치 아래, 배꼽 주변이 쓰리면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속 쓰림과 윗배 통증이 동반되면 췌장염·위염·위궤양·담석증·담낭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췌장염은 대부분 속 쓰림과 함께 명치 왼쪽에 통증이 발생한다. 이유 없이 속이 쓰리면 진단을 위해 위 내시경검사가 권장된다.

정심교 기자 
 
[중앙일보 2022년 1월 3일]
[사진=클립아트코리아]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력은 점점 떨어진다. 따라서 뭔가를 잊는 일이 잦아진다면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일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인구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질병이다. 기억력 손실의 원인으로는 우울증, 약물 부작용, 알코올 남용, 비타민B12 부족, 갑상선(갑상샘)기능저하증, 사별이나 은퇴로 인한 걱정이나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하지만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이를 치매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 보다는 치매와 노화로 인한 기억력 손실과의 차이를 알아두는 것이 보다 정확한 증세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해 '웹 엠디'와 '프리벤션닷컴' 등의 자료를 토대로, 기억력 손실과 치매 징후간의 차이점과 치매의 초기 증상 등에 대해 알아본다. 치매도 초기에 발견하면 적극적인 치료로 증상 악화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증상을 빨리 파악해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1. 강박증이 생겼다

이런 저런 물건들을 사서 사용하지 않고 집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행동을 한다면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사재기와 강박에서 비롯되는 의례적인 행동들은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의 분석이다.

2.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한다

간혹 안경이나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하지만 냉동실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장소에 안경이나 열쇠를 뒀다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잘못 가져오는 일이 자주 한다면 이는 치매의 조기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3. 같은 것을 반복해서 묻는다

오늘 계획했던 일을 깜빡했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떠오른다면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꾸 자신의 계획을 묻거나 혼자 할 수 있었던 일을 대신해 달라고 반복해서 부탁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치매 징후일 수 있다.

4. 입맛의 변화

연구에 따르면, 먹고 싶은 음식들이 크게 변한다면 치매의 초기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사탕 등 단것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었을 때 더욱 그렇다.

이는 입맛과 식욕을 조절하는 두뇌 파트가 질병으로 손상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인 것이다. 이 연구에서 일부 치매 환자들은 부패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5. 위치 감각이 없어진다

오늘이 며칠인지 깜빡했지만 달력을 본 뒤 혹은 누군가에게 날짜를 물은 뒤 기억이 난다면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반면 자신이 현재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헷갈리거나 이곳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모르겠다면 우려할 수준이다.

6. 틀린 이름을 말한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가 곧바로 떠오르지 않는 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못 부른다거나 사물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다거나 본인이 현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7. 모든 것에 흥미를 잃는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책임져야 할 자신의 일이 번거롭고 지칠 때가 있다. 그런데 이전에 좋아했던 취미나 사교 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귀찮아졌다면 이때는 자신의 변화된 행동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8. 청결 관리에 둔감해진다

평소 청결에 신경 썼던 사람이 갑자기 몸, 옷, 실내 환경이 불결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치매를 의심해 볼 일이다. 갑작스런 불결함은 치매 초기 증상을 알려주는 신호다.

9. 단순한 전자기기 사용법을 잊었다

자주 쓰지 않는 TV 리모컨이나 오븐 사용법이 헷갈려 다른 사람에게 묻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던 전자기기의 단순한 사용법이 헷갈리기 시작했다면 이는 병적인 기억력 손실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10. 작은 변화에도 분노를 표출한다

일이 자신이 계획했던 방향과 다른 쪽으로 전개되면 누구나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런데 규칙적인 일과에 사소한 변화가 생겼을 때도 극도로 화가 난다거나 우울증에 빠진다거나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에 빠진다면 이때는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11. 도벽 등 범죄적 행동을 한다

물건을 훔치거나, 특정 장소에 무단 침입하고,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등의 범죄적 행동도 치매 초기 증상들이다. 치매는 사회적 룰을 인식하고 지키게 하는 두뇌 영역을 훼손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12. 대응 능력 상실

연구에 따르면, 누군가가 발을 잡아당기는데도 아무런 말을 할 수 없다면 치매 초기증상으로 볼 수 있다. 또 상대의 거짓말 등 비신사적 행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에도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는 치매가 상대방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능력에 혼동을 초래하는데 따른 결과다.

권순일

[코메디닷컴 2021년 12월 12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내장 수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의사협회저널(JAMA)-내과학》에 발표된 워싱턴대 의대 서실리아 리 교수(안과학)팀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성인 3038명을 장기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기간 853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이었다. 전체 참가자의 거의 절반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는데 이들은 백내장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내장은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손상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향상된다. 미국 국립안과연구소에 따르면 백내장은 매우 흔한 노인질환으로 80세까지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백내장에 걸린다.

연구진은 녹내장 수술의 경우에선 치매 발병 위험의 감소와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녹내장은 시신경 이상이나 안압증가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녹내장 수술을 받으면 시야가 넓어지긴 하지만 직접적 시력향상과는 관련이 없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시력이 나빠져 집안에만 머물게 되면서 외부세계와 단절되고 신체운동 기회도 줄어드는 것이 뇌기능 퇴화를 불러오는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계인 서실리아 리 교수는 "시력이 나빠지면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게 되고 안전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고 싶지 않게 될 것"이라며 시력저하가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적 자극도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리 교수는 백내장이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생체시계에 영향을 주는 청색광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내장이 오래 되면 노랗게 보이게 되면서 청색광을 차단한다. 청색광은 눈의 망막에 있는 특정 세포를 통해 감지돼 수면주기는 물론 인지능력(기억력과 사고력)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백내장으로 인해 이 청색광 유입이 차단됨에 따라 인지능력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가설이다.

알츠하이머병협회(AA)의 클레어 색스턴 과학프로그램·대외지원 국장은 알츠하이머의 위험요인으로 백내장을 겨냥한 것은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조사대상이 대부분 백인이라며 연구대상을 유색인종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보다 큰 그림은 심장건강, 시력, 청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과 치매가 관련돼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인터넷 주소(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internalmedicine/fullarticle/278658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코메디닷컴 2021년 12월 8일]

‘고기ㆍ밀가루ㆍ튀김’ 식후 포만감, ‘커피ㆍ후추ㆍ초콜릿’ 명치 통증 유발

별다른 이유 없이 3개월 이상 속이 쓰리면 기능성 소화불량일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식사 후 불쾌한 포만감이 들거나, 조금 먹어도 금방 배가 부른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일 가능성이 있다. 배 위쪽(상복부) 통증과 속쓰림 등도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이다. 상복부 팽만감이나 구역, 구토, 트림, 메스꺼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별다른 원인 없이 3개월 이상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기능성 소화불량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위 운동 장애나 내장 과민성을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한다. 불규칙한 식사 습관, 과식, 빨리 먹는 습관 등도 영향을 미친다.

박형철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불량 환자는 완치보다 증상 완화가 중요하다”며 “증상에 따라 위산분비 억제제, 위장관 운동 촉진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위 기저부 이완제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우울·불안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요인이 있으면 이를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소화불량 환자는 음식을 가려 먹는 게 중요하다. 개인차가 있기에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음식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피해야 한다.

보통 고기나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파스타, 케이크 등) 같은 고지방 음식이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킨다. 초콜릿ㆍ커피ㆍ탄산음료도 좋지 않다. 복부 팽만감이 있는 사람은 콩류ㆍ양파ㆍ양배추를 피하는 게 좋다. 신 과일이나 감귤류 과일주스 등은 명치와 복부 통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실제 브라질과 세르비아에서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주로 살이 붉은 고기, 밀가루 음식, 튀긴 음식, 콩류, 초콜릿, 당류, 감귤류가 식후 포만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산음료, 양파, 콩, 바나나는 복부 팽만을 유발했다. 커피, 양파, 후추, 초콜릿 등은 명치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소화불량 환자에게 추천할 만한 음식은 없다. 하지만 밀가루 음식보다는 쌀이 비교적 안전하다. 쌀은 소장에서 흡수돼 가스를 적게 생성, 복부 포만감이나 팽만감을 줄여줄 수 있다.

박형철 교수는 “음식과 소화불량 연관성은 복잡해 명확히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와 미국의 공통적인 소화불량 환자의 식이 권고안에 따라 고지방식과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음식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인 소화불량 환자 식이 권고안]

1. 1차적으로 본인이 섭취하였을 때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한다.
2. 과식이나 빨리 먹는 습관, 불규칙한 식사 등 나쁜 식사 습관은 소화불량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3. 지방이 많은 음식(기름진 음식)은 피한다.
4. 콩이나 양파 등은 소화불량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며, 탄산음료, 초콜릿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5. 유제품(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은 일부 환자에서 소화불량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6. 밀가루 음식보다 쌀로 만든 음식이 증상을 덜 일으킨다.
7. 커피보다는 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8. 매운 음식을 평소 잘 먹지 않는다면 매운 음식을 섭취할 때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한국일보 2021년 10월 25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혈압이 높은 사람은 식사 관리와 함께 운동을 해야 한다. 혈압을 내리기 위해서는 부상 위험이 적은 일반적인 걷기부터 시작해 속보 등 유산소운동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는 게 좋다. 운동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무산소운동)을 같이 해야 할까? 혈압이 높은 사람도 근력운동을 해야 할까?

◆ 혈압 유지에 도움 되는 '효율 좋은' 운동법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혈압 조절에는 유산소운동(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등)이 우선 추천되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혈압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이 무거운 역기 들기나 팔굽혀펴기 등 근력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것을 힘들여 들어 올리면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증), 눈 망막증 등 합병증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무리한 근력 운동을 하면 갑자기 심장에 무리가 가서 쓰러질 위험이 있다. 망막증이 있는 사람은 망막의 혈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질 수도 있다.

◆ 근력이 있는 경우... 혈압 변동 커지지 않도록 제어

쇠약해진 사람이나 노인의 경우 근육이 소실되어 근력 운동을 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의 힘을 유지해야 혈압이 조절되고 특히, 혈압 변동이 커지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부상 위험이 적은 단순한 걷기운동을 가장 먼저 권장한다. 그러나 근육과 골격량이 줄어드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근력 운동도 필요하다. 심폐지구력을 올리는 유산소운동 뿐 아니라 근력 운동, 근지구력 운동, 유연성운동을 골고루 해야 한다. 운동 중 피로감을 빨리 느낀다면 잠시 쉬거나 운동 시간을 나누어 시행하는 것이 좋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 운동 강도, 종목은? '빠르게-천천히 걷기' 반복

운동 강도나 종목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운동을 지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최대 맥박수의 80% 정도의 강도로 일주일에 최소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 맥박 수는 연령마다 정해져 있다. 혈압 관리에 적합한 운동은 체력 증진을 목적으로 하루 200칼로리 정도를 사용하는 신체 활동이다. 예를 들면 걷기 35분, 자전거 타기 45분, 수영-조깅 23분, 테니스 27분 등이다.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빠르게 걷기를 하면 금세 지칠 수 있으므로 1~2분 뒤 천천히 걷기로 돌아가는 게 좋다. '빠르게-천천히' 걷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 운동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 내 운동 시간대는... 새벽 운동? 저녁 운동?

새벽은 몸이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약간의 움직임에도 몸에 무리가 가기 쉽다. 특히 새벽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되어 '숨겨진 심장병'이 있던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최악의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아침 식사 후 몸이 충분히 깨어난 일과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몸의 대사 작용이 가장 활발한 오후나 초저녁에 식사 30분 이후에 운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운동 후 몸에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을 경우 수면장애가 있을 수 있다. 잠들기 1~3시간 전에는 운동을 끝내야 한다.

◆ 마음껏 먹고, 운동 열심히? "음식 조절도 하세요"

혈압 관리에는 음식 조절도 필수다. 식사로 섭취한 칼로리를 운동으로 모두 소모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과식하지 않는 등 식사요법을 지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치즈 케이크 한 쪽(약 250칼로리)을 먹고 이를 운동으로 소모하려면 25분을 달려야 한다. 프라이드치킨 2조각(약 550칼로리)의 섭취 열량을 운동으로 소모하려면 1시간 20분을 뛰어야 한다. 금연은 필수이고 짠 음식도 줄여야 한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염분 때문에 혈압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운동하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음식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혈압을 관리할 수 있다.

 

김용



[코메디닷컴 2021년 10월 28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억력은 뇌기능과 연관이 돼 있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뇌기능이 쇠퇴하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뭔가를 자꾸 깜빡 잊는 일이 많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기억력 감퇴를 '세월의 운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적절한 훈련을 병행할 경우 기억력 감퇴는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폭스뉴스닷컴' 등의 자료를 토대로 나이와 상관없이 기억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1. 가벼운 운동

운동은 기억력을 유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특히 고강도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이 기억력을 지키는 데 더 도움이 된다. 걷기나 정원 가꾸기 같은 가벼운 운동은 나이가 들면서 뇌가 축소되는 현상을 막아 준다.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적절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뇌는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크기가 평균 2% 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왕 하는 운동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중년부터 운동을 시작하면 30년 뒤 치매 발병 확률을 큰 폭으로 줄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20대에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운동을 하면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도 있다.

2. 과일, 채소를 많이

기억력이 감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뇌가 산화되거나 뇌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그런데 과일과 채소에는 항산 및 항염증 성분이 풍부하다. 따라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산화와 염증으로 인한 뇌 손상을 막을 수 있다.

3. 심장 건강 지키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은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이런 식습관을 유지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중년부터 미리 신경을 쓰면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4. 지적 활동

독서 같은 문화 활동도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새로운 사실과 지식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개방적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지식을 풍부하게 하는 많은 문화 활동에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믿고 있는 기존 신념만을 고수하는 '닫힌' 사람들은 새로운 지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5. 치아 건강관리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젊을 때 치주염 등 치아 관련 질병을 앓았던 사람은 나이가 들었을 때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큰 치주 질환이 없었던 사람에 비해 3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를 꼼꼼히 관리하는 것도 뇌의 퇴화를 막는 한 방법이라는 뜻이다.

6. 복잡한 성격의 직업

직업을 갖는 것도 기억력 감퇴를 막는 중요한 방법이다. 특히 남을 설득하거나 조언을 하는 일 등 복잡한 성격의 노동을 하는 사람이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권순일 kstt77

 

[코메디닷컴 2021년 10월 21일]



벌꿀은 섭취 시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느리지만, 과당·포도당과 같은 단순당으로 이뤄져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성분이든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당(糖)’이 대표적이다. 당은 우리 몸의 기본적인 에너지원을 만들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로 인해 백설탕 대신 벌꿀, 흑설탕을 섭취하는 등 ‘건강한 당’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 역시 잘못 알려진 상식이 많으므로, 정확한 효과와 주의사항 등을 숙지해두는 게 좋다. 설탕과 관련된 오해를 바로잡아본다.

벌꿀은 많이 먹어도 될까?
벌꿀은 설탕에 비해 덜 해로워 많이 먹어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벌꿀은 섭취 시 설탕보다 몸속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더디다. 벌꿀의 GI(혈당지수)는 55지만, 설탕의 GI 68이다. GI가 낮을수록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벌꿀 역시 대부분 과당·포도당과 같은 단순당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마음 놓고 먹어선 안 된다. 비타민·무기질 등이 거의 없고 열량만 높은 단순당을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흑설탕은 괜찮을까?
설탕에 대한 대표적 오해 중 하나가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흑설탕은 백설탕을 가열한 다음, 캐러멜, 당밀 등을 첨가해 색을 입힌 것일 뿐이다. 당밀은 사탕수수를 설탕으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럽이다. 사탕수수에서 빠져나온 미네랄이 당밀에 함유됐다는 이유로 흑설탕이 더 좋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양이 아주 미미해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다. 백설탕보다 가공이 덜 된 설탕을 찾는다면 ‘비정제 사탕수수당’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무설탕 음료, 많이 마셔도 될까?
당함량이 적거나 아예 들어있지 않은 무설탕 음료는 안심하고 마셔도 될까? 그렇지 않다. 무설탕 음료라도 몸에 해로운 액상과당이나, 아스파탐 등이 들어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이 성분들은 인공감미료로, 배고픔을 잘 느끼게 하고 단맛에 중독되도록 만든다. 특히 액상과당은 포도당으로 이뤄진 옥수수 전분에 과당을 첨가한 것으로, 설탕보다 혈당을 더 빨리 올릴 수 있다. 아스파탐의 경우 두통 유발인자로도 알려졌다.

아가베 시럽은 덜 해로울까?
설탕보다 GI가 낮은 아가베 시럽은 열량 또한 설탕의 절반 수준이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이 아가베 시럽을 자주 찾곤 한다. 다만, 아가베 시럽에는 과당이 많다. 과당은 에너지원으로 바로 사용되는 포도당과 달리, 간에서 대사를 거쳐야 한다. 대사 과정에서 지방 형태로 바뀌어 장기에 쌓일 위험도 있다. 이는 지방간 위험과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2021년 10월 16일]

'청승 맞지 않을까?' 홀로 여행, 내 마음만 들고 가도 충분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홀로 여행을 떠났다.

 
목포에 집을 마련한 친구가 놀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동안 가족 누구도 눈치를 주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없으면 큰일이 날 듯 집을 비우지 못했다. 건강 식단이다, 다이어트 식단이다 해서 딸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먹는데, 나는 늘 밥을 챙기고 밥걱정이다.

매일 출근하는 남편에게 나 혼자 놀러 간다고 말하기도 미안했다. 내가 없으면 반려견 산책은? 내가 없을 때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나중에 부모님이 서운해하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걱정에 둘러싸여 눈치를 보는 사람은 나였구나 싶었다. 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걱정에 저당 잡혀 현재를 즐기지 못하다니! 모든 것을 제쳐두고 떠나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고작 3일 여행을 앞두고도 욕실을 청소하고, 빨래해서 널고, 먹거리를 쟁여놓기 위해 장을 봤다. 가족들이 괜찮대도 나는 불안해하며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았다. 떠나기 직전까지 청소기를 돌리고 분리수거를 했다. 내가 맡은 주부 역할을 완수하고 떠나야 덜 미안한 마음까지는 제쳐두지 못했다.
 
막상 집을 나서니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처음 타보는 KTX부터 떨렸다. '승강장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 나 혼자인데 졸다가 목적지를 지나치면 어쩌지?' 다행히 지하철 서울역에서 에스컬레이터만으로도 잘 연결되어 있었고, 2시간 반 만에 무사히 목포에 도착했다.

'혼행'이라서 할 수 있는 것들 

하루는 친구가 골프 선약이 있어 나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다. 친구는 미안해했지만, '오롯이 혼자 여행이라고?' 나는 가슴이 뛰었다. 전날 카페에서 우연히 집어 왔던 '목포 근대역사 문화공간' 안내 지도만 들고 무작정 나섰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일본영사관으로 쓰였던 '목포 근대역사관 제1관'부터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건물과 현재 모습이 대비된 모형과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근대건축물을 보존하거나 허무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 전문 해설사에게 가서 물었다. 결정할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지만, 땅이 사유지면 역사적 의미가 깊은 건물도 철거를 막기가 어렵다고 한다.
 
여행할 때 동행인이 있으면 관람 중에 궁금한 점이 생겨도 혹시 나만 모르는 것일까 창피해서 그냥 삼켜버릴 때가 많았다. 때로는 질문하는 것이 유난스러워 보일까 봐 혹은 동행이 기다리는 것이 미안해서 지나칠 때도 많았다. 혼자 여행하니 바로바로 질문할 수 있어 좋구나.
 
여행지에서 혼자 점심을 먹으려니 멋쩍었지만, 준치 회무침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다. 다양한 반찬으로 한 상이 거나하게 차려졌다.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아 내가 좋아하는 반찬만 한두 개만 남기고 바로 거둬가도록 부탁했다. 이것도 혼자 여행이니까 가능하다 싶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처럼 준치 회무침은 싱싱하고 맛있었다. 여럿이 함께 먹으며 공감할 수 없어 아쉽지만, 대화가 없으니 오히려 미각이 예민해지는 느낌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음식에 집중하니까 마치 내가 암행 중인 음식 평론가라도 된 느낌이었다.
 
목포항을 따라 걷다가 한적한 벤치에 앉아 쉬다가 다시 걷다가 유달 초등학교에 발길이 닿았다. 일본인 자녀 교육을 위해 설립된 '목포 공립 심상 소학교'였던 당시 건물이 한시적으로 '전남 국제 수묵 비엔날레' 3관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동행인의 재촉이나 간섭없이 나 혼자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전시회 봉사자가 다가와 조곤조곤 작품 해설을 해주었다. 개인 맞춤 도슨트 경험도 혼자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추억이었다.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소설가 백민석은 '혼자 먼 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결국 자기 마음과 함께 다니게 된다. 둘이서 다닐 때는 상대를 챙기느라 종종 잊곤 하는 자기 마음을 비로소 챙기게 된다. 여럿이 다닐 때 생겨나는 위계의 관계에서도 풀려나 비로소 자신을 솔직하게 돌아보게 된다'라고 했다.
 
나 역시 내 마음과 함께 다니며 내 마음에 집중하고, 내 마음이 자유로워짐을 느꼈다. 궁금한 것은 묻고,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며, 시간 제약 없이 충분히 시간을 즐겼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통해 돌아본 나는 여전히 호기심 많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생선 담는 나무 상자를 다듬는 할아버지에게 말을 걸고, 어선에 높이 휘날리는 깃발에 대해 선원과 넉살 좋게 이야기하는 나는 낯선 곳에서 만난 또다른 나였다. 나는 하루 동안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은 여행을 했다.
 
앞으로 나는 매달 가족에게 월차를 내고 '혼자 여행'을 가려고 한다. 나이 들수록 의지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독립심'을 키워야 한다는데, 혼자 여행만큼 좋은 연습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친구 하나 없는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외롭고 청승맞아 보이지 않을까, 심심하고 쓸쓸하지 않을까…… 타인의 시선과 내 안의 두려움을 모두 버리고 떠날 것이다. 내 마음만 가지고 가도 충분하니까.

 

전윤정

 

[오마이뉴스 2021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