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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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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재병의 시니어케어 돋보기(10)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Covid-19) 시국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과 같은 시설에 모셔야 하는 가족 입장에서는 걱정과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 관련 시설이나 관리자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이 보도되면 죄책감까지 느껴진다.

요즘 홈케어가 가능한 맞춤 전문가 파견 서비스가 있어 집에서도 시설만큼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집에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고, 어르신은 일상에서 서비스를 누린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 [사진 pxhere]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시설만 있는 것일까? 요양이 필요한 어르신의 주거 공간이 혹시 ‘집’이 될 수는 없을까? 오늘은 코로나 상황이나 이슈들에 민감한 보호자를 위해 가정집을 요양 공간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을 가이드하고자 한다.

첫째, 건강 및 거동 상태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라
일반적으로 요양 시설에 어르신을 모시면 365일 24시간을 정해진 공간에서 토탈케어를 할 수 있다. 의료인이 상주하는 곳에선 필요하면 즉각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메리트다.

반대로 집은 어떨까. 우선 집에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상주하게 되면 가족 구성원 중 일부는 희생을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집 근처에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가능한 의료시설이 없다면 난감한 상황이 펼쳐진다. 결국 보호자는 비용 대비 더 나은 시스템을 갖춘 시설을 찾게 된다.

 

하지만 무작정 시설로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어르신의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 오히려 시설보다 집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귀향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즉, 어르신은 평소 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지고 왕래하던 이웃과 떨어져 지내는 것만으로도 사회성 저하와 우울감을 느낀다. 평생을 유지하던 습관이나 활동을 중단하면 평범한 일상이 단절되면서 정서적 불안감은 커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이는 요양이 필요한 어르신에게는 부정적인 시그널이다.

또한 집과 달리 시설은 여러 사람과 보내는 공용공간이다 보니 규정과 규칙이 있다. 면회 시간부터 식사 시간, 식사 형태, 외출, 개인 활동, 내부 프로그램 등 생활에 제약이 따른다. 고가의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 개인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겠지만 평균적으로 비용이나 시설의 인원 제한 등으로 인해 모두가 누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담당 의사와 상의하에 거동이 불편하지 않고, 건강이 위험하지 않다면 시설보다는 안정적이고 익숙한 환경인 집에서 관리를 받는 것이 어르신에게도 더 낫다.

집에서 하는 요양일수록 삶에 요양 관리가 스며들어야 하므로 더욱 개인의 상태와 취향이 반영되어야 한다. [사진 pxhere]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녀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시설의 전문적인 케어 없이 생활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요즘에는 홈케어가 가능한 맞춤 전문가 파견 서비스가 있어 집에서도 시설만큼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집에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고, 어르신은 일상에서 서비스를 누린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어 가족 구성원이 예전처럼 일방적인 희생을 하지 않아도 되며, 이로 인해 건강한 가족 관계 유지도 가능하다.

체계화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선호 요소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운동 및 재활 전문가가 방문하고, 또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이 외출이나 산책을 돕는 등 맞춤 케어를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약속된 케어 시간에는 전문가가 돌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장소가 집이다 보니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고 있는 요양 시설의 사건 사고에서도 조금은 멀어질 수 있어 안심이다.

 

둘째, 사소한 것도 전문가와 상담 후에 결정하라
어르신의 건강은 ‘근육 저금’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적절한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고, 노화 방지와 기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시설에서는 정기적인 활동 시간을 프로그램화하고 있지만 집에서는 개인의 의지로 움직이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어르신의 근력이 감소되지 않도록 기본적인 활동량을 관리해 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시설처럼 영양사의 전문적인 식단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어르신의 몸에 맞는 음식과 재료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부족이나 잘못된 식단으로 인한 트러블을 막고 어르신이 음식을 거부하는 상황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집안의 위생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설거지, 화장실 청소, 바닥 청소, 먼지 제거 등은 오랜 시간 집에 머물러야 하는 어르신의 면역력 관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어르신만 계신 집에서는 이를 게을리하거나 놓치기에 십상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하지만 전문 영역이 대부분이기에 가족이나 개인이 모든 것들을 관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기를 권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은 일상적인 것이기에 가벼이 여겨질 수 있는데, 집에서 하는 요양일수록 삶에 요양 관리가 스며들어야 하므로 더욱 개인의 상태와 취향이 반영되어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청소와 산책은 매일 하고 주 단위의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람에 따라 매일 청소를 하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산책의 범위와 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식단 역시 컨디션에 맞춰 조율돼야 한다.

이처럼 집에서도 시설 수준의 개인 일과를 짜 맞추기 위해서는 어르신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최적화된 결론을 낼 수 있는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어르신에게 솔루션을 제공해 개인 맞춤의 요양 라이프 사이클을 만들어 준다면 집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돌봄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어르신은 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지는 것만으로도 사회성 저하와 우울감을 느낀다. 평범한 일상이 단절되면서 정서적 불안감은 커지고 결국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사진 pxhere]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2025년부터는 우리나라도 1000만 인구가 고령이 되는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다고 예상한다. 생각보다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하지 않다. 최근 들어 요양을 위한 관련 시설이 늘어나고 있지만 급속도로 늘어나는 고령인구의 수요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과적으로 시설을 대신할 홈케어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변화인 셈이다.

반면에 가족 요양제도를 통해 홈케어 혜택을 보고 있는 인구는 고작 약 4만 명에 불과하다. 이는 현실에 비해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도 제도적으로 고령인구의 홈케어가 가능할 수 있도록 돌봄 정책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부분은 확대해 나가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기준처럼 노인 장기 요양 재가급여(방문 돌봄) 구간을 3~5등급에 한정하고 등급에 따라 별도의 차이 없이 월 100만 원 내외라는 한정된 예산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20만 원부터 300만 원까지 지원이 다양한 재가급여 구간을 구성하거나, 획일화한 보조금 운영이 아닌 세분화하고 자유로운 재가급여 보조 운영 등으로 개편하는 등의 구체적인 변화가 고려되어야 한다.

더불어 돌봄 서비스(등급에 따라 월 100만 원 내외)와 복지 용구(1년간 150만 원 내외)의 지원 형태로 돌봄 산업에 대한 시선을 넓힌다면 홈케어를 위한 집수리 보조금이나 재활 운동 보조금 등의 지원까지 확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 관련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를 목전에 둔 지금이라도 돌봄 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을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시설의 부족함이 느껴졌을 때 준비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나 다름없기에 홈케어의 영역까지 철저하게 대비해 어르신은 집에서 케어를 받고, 가족들은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성숙한 돌봄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중앙일보 2022년 1월 26일]

[더,오래] 한익종의 함께, 더 오래(80·끝) 

2021년이 마무리되어 가는 10월과 11월 두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우리 헌정사에서 수많은 논란과 갈등을 빚었고 이제 다시는 기억의 페이지를 들추고 싶지 않은 두 대통령의 죽음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그들이 남긴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다 알다시피 오랜 친구이자 정권찬탈의 동지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 지 한달여 만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하게 된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노 전 대통령은 권력 찬탈의 계기가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10월 26일에 세상을 떠났고, 또 한 사람은 정권찬탈과정에서 지었던 과오를 뉘우친다며 백담사로 들었던 그날인 1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내 생각으로는, 우연치고는 필연에 더 가까운 종말이다. 어떤 필연일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온다는 속담대로 그 콩과 팥이 나만 잘살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 사고가 낳은 결과가 아닐까. 이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모태신앙을 갖고 있는 내가 자주 강조하는 얘기, 벌을 받더라도 가끔 신의 존재를 의심할 때가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삼라만상은 반드시 소멸한다는 것과 이 세상에 ‘거저’는 없다는 사실만은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 세상에 거저, 자연적으로 되는 게 어디 있는가? 두 전직 대통령의 암울한 말로는 나 혼자만 잘살면 된다는(소아적 이기주의) 생각과 행동이 낳은 필연적 결과다.

한라산 위로 떠 오른 태양. 새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기원해 본다. [사진 한익종]

오래전에 나쁜 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나쁜 놈의 어원은 ‘나 뿐인 놈’ 아니었나 싶다. 나만의, 내 가족만의 이익을 위해서는 못된 일도 서슴지 않는 사람이 나쁜 놈이다. 선의 결과는 선이고 악의 결과는 악이다. 이를 두고 사필귀정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을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무모한 짓을 인간은 왜 반복할까? 자기합리화 증후군에 빠진 고양이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괜찮다’, ‘나는 아니다’는 고양이 심리. 그래서 제임스F 웰스는 ‘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고 개탄했나 보다.

자본주의의 미래 저자 폴 콜리어는 자본주의의 성공사례로 꼽히던 한국이 이젠 낮은 출산율, 포퓰리즘정책의 득세, 빈부격차의 심화, 사회갈등 등으로 인해 자본주의의 병폐와 자본주의의 고장이라는 사례의 대표적 국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류사회학자인 조한혜정 선생은 ‘선망국(先亡國)’이란 표현을 들어 오늘의 우리를 경고한 바 있다. 기업, 사회, 국가라는 공동체 이익을 위해 함께 했던 ‘이타’라는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사회 구성원 저마다 나만의 이익을 (우리끼리) 추구하는 개인이기주의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꼬집었다. 더욱 암울한 미래는 이렇게 세계적 석학들이 우려 깊은 시선을 보내고 사회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건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고,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는 사고 때문이다. 그러나 명심하자. 순망치한이다. 이웃이, 사회가, 국가의 한 축이 무너지면 나 또한 무너진다는 사실을. 여기서 우리는 ‘이타가 곧 이기’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어딘가?

얼마 전 ‘세계 가치조사’가 실시됐는데. 그 결과가 우리나라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듯해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다. 세계 80개국의 성인들에게 11가지의 가치를 제시한 후 후손들에게 가르쳤으면 하는 5가지의 가치를 골라보게 한 결과, 이타심을 가르쳐야 한다는 비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행복도 조사에서 ‘어려울 때 찾아갈 만한 지인이 있는가?’라는 조사에서도 우리나라가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세대에게 환경의 중요성, 창의적 삶에 대해 설명하는 필자. 은퇴후 삶은 발룬티코노미스트적(봉사,경제활동) 삶이 필요하다. [사진 한익종]

베이비 부머 세대를 ‘오팔세대’라고도 한다. 보석 오팔은 수많은 균열을 통과한 빛이 무지갯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칭송(?)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대로 우리 세대가 끝난다고 가정하면 나는 오팔은커녕 인류 역사상 후손들로부터 가장 ‘비난받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큰 이유는 나만 잘살겠다고 똘똘 뭉쳤고, 그 결과 후손들에게 이기주의적 가치관을 건네줌으로써 개인적 불행은 물론 환경파괴, 사회적 병폐의 양산 등 치유할 수 없는 미래를 남겨주는 세대로 남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아직 기회는 있다.

니체는 삶을 낙타, 사자, 어린아이와 같은 삶이라 은유적으로 말했다. 나는 그에 빗대 인생을 3막이라 말한 바 있다. 인생3막은 인생1, 2막과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인생3막은 인생2막인 직장생활의 투쟁적이고 나만 잘살면 된다는 삶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인생2막과 다른 삶은 ‘함께’이며 함께의 기본은 ‘이타를 통한 이기의 달성’이다. 그런 측면에서 ‘발룬티코노미스트(봉사+경제활동)’의 삶을 제안한다. ‘한익종의 함께 더 오래’의 연재 마지막 글을 ‘인생3막은 발룬티코노 미스트의 삶이다’로 정한 이유다.

 

한익종 푸르메재단기획위원

 

[중알일보 2022년 2월 9일]

"혈중 수치 낮을수록 발병 위험↑"
 


비타민D의 결핍이 치매 발생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정밀 건강센터(Center for Precision Health) 소장 엘리나 히포넨 교수 연구팀이 29만4천514명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유전자 분석 데이터를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호주의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The Australian)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멘델 무작위 분석법이란 특정 질병의 환경적 위험인자들과 그와 연관이 있는 유전자 변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연구 방법이다.

비타민D 혈중 수치가 25nmol/L인 사람은 50nmol/L인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5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비타민D 혈중 수치를 25nmol/L에서 50nmol/L로 올리면 치매 환자의 17%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타민D의 혈중 수치는 최소한 50nmol/L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호주 성인의 31%가 이에 미달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비타민D 결핍과 치매 사이에는 유전적으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은 뇌의 용적이 작고 치매와 뇌졸중 위험이 높았다.

비타민D가 뇌 건강을 보호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첫째,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ypothalamus)에는 비타민D 수용체가 있다. 이는 비타민D가 신경 스테로이드(neurosteroid)의 기능을 통해 신경세포(neuron)의 성장과 성숙을 촉진한다는 시사일 수 있다.

둘째, 비타민D는 혈전의 감소,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의 조절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셋째, 비타민D는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공통으로 관측되는 염증 촉진 단백질 사이토카인과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쇠퇴로 인한 지나친 염증성 신경혈관 손상을 억제함으로써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임상 영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2016년 6월 16일]

닥터 라이블리의 〈부엌에서 찾은 건강〉 

④ 십자화과 채소

새해 다짐으로 건강관리를 목표로 정했다면 음식부터 신경써야 한다. 사진 pixabay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때면 우리는 새해 다짐 중에 ‘건강관리’를 빠트리지 않고 채워 넣는다. 그런데, 건강관리에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 우리는 각자 고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그 유전자만으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유전자들이 병을 발생시키는 방향으로 지속해서 발현될 때, 병이 생긴다. 그리고 이 유전자들은 환경에 의해 발현이 조절된다. 환경에는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바로 ‘음식’이다.

음식은 단순히 우리 몸의 에너지 원료가 아니다. 우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신호다. 이 관점으로 보자면, 음식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은 아주 명확해진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는 더 많이 발현하게 하고, 건강을 악화시키는 유전자는 적게 발현하게 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꽃잎 네 개가 십자 형태로 이루며 자라는 십자화과 채소는 여러 만성질환 개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항암 작용에도 도움이 된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청경채, 콜리플라워, 케일 등이 있다. 사진 pixabay

물론 이런 이유로 ‘어디에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음식들이 정말 많지만, 이번에 소개할 이 음식의 성분만큼 다양한 연구에서 여러 가지 효과가 입증된 음식은 많지 않다. 염증을 줄여주고 고혈압, 당뇨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만성질환의 개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항암 작용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십자화과 채소’다.

십자화과 채소는 꽃잎 네 개가 십자 형태를 이루며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배추, 청경채, 콜리플라워, 케일, 물냉이 등의 채소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채소에는 아주 특별한 성분이 있다. 앞서 설명한 항염증 작용, 만성질환 개선, 항암 작용 등의 효과를 가진다고 알려진 ‘글루코시놀레이트’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황이 포함된 굉장히 특이한 성분으로, 이 성분 자체에도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되었고, 앞서 말한 효과들의 핵심이 되는 성분이 바로 ‘설포라판’이다. 설포라판의 가장 대표적인 작용은 항염 작용이다. 설포라판은 우리 몸의 염증을 일으키는 핵심 시스템(NF-kB)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로 인해 우리 몸의 정말 다양한 염증 작용을 줄여줄 수 있다.

염증이라고 하면 보통 피부에 나는 여드름 같은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염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훨씬 더 광범위하게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 정말 흔하게 마주치는 만성질환의 시발점에도 언제나 염증이 있다.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을 예로 들어보겠다.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져서 발생하는 이런 질환들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질문할 필요가 있다. “왜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일까?”

건강한 혈관에는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는다. 혈관 벽에 염증이 생겨 문제가 생겼을 때, 콜레스테롤이 제 한 몸 던져 혈관의 상처를 막아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쌓이게끔 한, 원인 제공자인 ‘혈관 벽의 염증’을 먼저 줄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염증을 줄이는 설포라판이 다양한 동물 실험과 사람 대상 연구에서 혈압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결과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최근에는 설포라판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대규모 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항염에 이어 ‘항암 작용’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다양한 세포 수준의 연구 및 동물실험 연구에서 설포라판은 세포분열주기를 막아 세포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여러 가지 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해준다는 결과가 밝혀져 있다. 인간 대상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등의 사람 대상 연구들에서도 십자화과 채소의 섭취가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대기오염이 아주 심한 지역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십자화과 채소의 섭취가 환경오염물질과 발암물질의 체내 배출을 증가시켰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로콜리, 양배추 등의 십자화과 채소는 발암물질의 체내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사진 pixabay

즉, 십자화과 채소는 암의 진행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암의 발생을 자극하는 물질의 배출을 증가시켜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식단에 어떤 성분을 추가한다는 것만으로도 ‘항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설포라판은 우울증과 뇌 기능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람 대상 연구에서, 설포라판이 안전하게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동물실험 모델에서는 ‘뇌 기능 보호’의 효과를 가지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쯤 되면, 당장 내일 식단에 양배추나 브로콜리를 추가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십자화과 채소를 우리 식탁 위에 올리기 전에,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조리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십자화과 채소는 짧은 시간 쪄서 먹는 것이 좋다. 십자화과 채소에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방해하는 성분(고이트로젠)이 있어 생으로 먹을 경우,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짧은 시간의 열 조리만으로도 이런 영향은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또, 물에 삶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우리가 섭취하려고 하는 설포라판의 전구물질(어떤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가 되는 물질)들이 상당량 물로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좋은 채소를 나의 식사에 포함하는 것만으로도 내 몸의 염증을 줄이고 여러 가지 만성질환과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면, 이 이상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이 또 있을까? 한 살 더 먹은 나의 몸, 나의 세포들을 위해 오늘 당장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살짝 쪄낸 브로콜리나 양배추를 먹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지영 피부과전문의 

 

[중앙일보 2022년 1월 12일]

닥터라이블리의 부엌에서 찾은 건강 ⑧ 저항성 전분

매일 같이 먹는 밥을,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상조 기자

밥에 가장 많은 성분이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이미 잘 알고 있는 ‘탄수화물’이다. 밥에 포함된 탄수화물은 포도당 분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길게 이어진 다당류로, 전분 혹은 녹말이라고 부른다. 우리 몸에는 소화효소가 있어 이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데, 분해된 포도당은 소장에서 흡수돼 혈액을 통해 이동한다.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탄수화물일수록 소장에서 흡수가 빨라지고, 혈당도 빠르게 높아진다. 이렇게 분해와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은 배고프고 굶주린 사람에게는 굉장히 효율적이겠지만, 당뇨와 비만 등 만성 질환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썩 달가운 음식은 아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밥을 더 현명하게 먹는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매일같이 먹는 밥을 똑같이 먹으면서도 ‘혈당은 덜 높이고, 장내의 좋은 성분은 더 만들게’ 해주는 방법이다. 핵심은 ‘저항성 전분’에 있다. 저항성 전분이 무엇인지 더 이야기하기 전에, 이번 글의 주제가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부터 짚어 보자.

 

건강을 위해 내가 바꾸려는 생활 습관이, 건강의 어떤 측면을 개선하는지 인지하는 일은 중요하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몸에 좋다는 식의 산발적 정보의 홍수 속에 빠지면 ‘그냥 대충 골고루 먹자’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건강해지는 방법에는 분명 뼈대가 있다. 이전 칼럼부터 강조해온 건강의 뼈대는 ‘건강한 몸’을 위해 ‘건강한 면역 반응’을 지켜야 하고, 건강한 면역 반응을 위해 ‘장의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장의 염증을 줄이기 위해 밀가루 끊기와 파, 당근, 버섯 등의 수용성 식이섬유 섭취를 강조했다. 이번 글의 주제인 저항성 전분 또한 장의 염증을 줄이고, 건강한 장을 가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이다.

‘저항성 전분’은 ‘전분’의 종류 중 하나다. 그런데 왜 이름에 ‘저항성’이란 단어가 들어갔을까? 다름 아니라 ‘소화’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저항성 전분은 우리 몸에서 나오는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저항성 전분은 소장까지는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이동하고, 대장에 도달해서야 장내세균에 의해 소화하는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대장의 장내세균에 의해 소화되는 이 특이한 저항성 전분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장의 장내세균이 ‘저항성 전분’을 대사하면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이라는 중요한 물질을 만들어낸다. 단쇄지방산은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는 장내세균의 대사산물이다. 튼튼한 장벽을 유지하고, 장의 염증을 줄여 대장암의 발생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적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아 혈당도 덜 올라간다. 소장에서 전분 흡수를 줄여 혈당을 낮추고, 장내에 아주 유익한 단쇄지방산도 만들어준다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저항성 전분의 양은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밥을 지을 때 딱 한 가지 과정만 추가하면 된다. 방법도 간단하다. 평소와 같은 방법으로 밥을 한 다음, 냉장고에서 12~24시간을 넣어두었다가 먹는 것이다. 정말 너무나도 간단한 방법 아닌가? 심지어 여기에 숨어있는 원리를 알면 더 흥미롭다.

전분이 뭉쳐있어, 단단한 형태의 생쌀. 사진 pixabay

쌀을 떠올려보자. 생쌀은 굉장히 단단하다. 이때는 쌀의 전분이 아주 타이트하게 뭉쳐있는 상태다. 생쌀은 씹어도 거의 단맛이 나지 않는다. 전분이 강하게 뭉쳐있어 침의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거의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쌀을 물에 불려 온도와 압력을 가해 익힌 후를 생각해보자. 이때는 조금만 씹어도 단맛을 느낄 정도로 말랑해진 상태다. 타이트하게 뭉쳐있던 쌀의 전분이 물과 열에 의해 느슨하게 풀려 포도당으로 쉽게 분해된다. 즉,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될 수 있는 형태로 쌀 전분의 구조가 바뀐 것이다.

이렇게 풀려버린 형태의 전분을 다시 타이트하게, 소화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지 않도록 바꿔주는 방법이 있다. ‘재결정화(Retrogradation)’라는 과정이다. 4℃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12~24시간 보관하는 방법이다. 냉장고에 넣어둔 찬밥을 떠올리면 아주 쉽다. 찬밥의 쌀알은 갓 지은 밥과 달리 다시 단단해진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시간 동안 쌀 내의 전분이 새로운 구조의 결정 형태로 뭉치게 되는데, 이때 형성된 전분이 바로 소화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는 ‘저항성 전분’인 것이다.

물론 이때 밥의 전분이 모두 저항성 전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찬밥을 데워서 먹어도 생쌀에 비해 단맛이 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밥에 포함된 저항성 전분의 양은 갓 지은 밥보다는 분명하게 증가한다. 때문에, 훨씬 건강한 형태의 밥을 먹을 수 있다.

쌀의 전분이 열과 압력에 따라 변화해 가는 과정. Starch Retrogradation: A Comprehensive Review

이쯤에서 “맛없게 찬밥을 먹으라는 거냐?”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다행히도 그런 건 아니다. 냉장고에 12~24시간 이상 보관한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된다. 단순히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는 결정화된 저항성 전분이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밥을 냉동에 넣는 건 어떠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재결정화 과정이란 전분 분자들이 움직여야 결정을 형성할 수 있다. 즉, 전분 주변의 물이 얼어버리면 전분 분자들의 움직임이 불가능해진다. 4℃의 냉장 온도에서 12~24시간(시간이 길수록 저항성 전분이 조금 더 생긴다)을 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글을 읽고 난 후 밥을 먹을 때, 입안에서 밥알을 꼭꼭 씹어 음미해보길 바란다. 씹을수록 밥에서 단맛이 느껴질 때 ‘아! 전분이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돼 포도당이 되어 달게 느껴지는구나’라고 떠올려보면 좋겠다. 그리고 찬밥을 데워 먹을 때 이 과정을 다시 한번 해보는 거다. 그럼 분명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밥의 수많은 탄수화물 중 일부를 우리 장내세균을 위해 양보하는 ‘저항성 전분밥’, 만들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최지영 피부과 전문의

 

[중앙일보 2022년 6월 13일]

사망 원인 1위 ‘암’
유전자·암 줄기세포 연구 따르면
암 3분의 2, 돌연변이 때문에 생겨
암 발생은 교통사고와 비슷해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알 수 없어
운동·금주 등 건강한 습관 만들고
조기 검진 한다면 발병 위험 줄어

사망 원인 1위 암(癌). 한 해 약 8만여 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전체 사망자 열 중 셋이 암 때문이다.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른다지만, 암은 여전히 공포의 은유를 갖고 있다. 암에 걸렸다고 자신의 삶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많은 환자가 “왜 나란 말인가?”며 세상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유전자와 암 줄기세포 연구에 따르면, 암 발생의 3분의 2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 돌연변이에 의한 불운(不運)의 암이라는 것이다.

◇암 발생은 교통사고와 같아

지난 2015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암 발생 원인 분석 논문은 의학계에 큰 관심을 끌었다. 대부분의 암 발생은 그 근원이 되는 줄기세포 증식과 분열 회수에 따라 이어진 불운의 결과라는 것이다. 몸속 줄기세포가 많이 증식 분열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날 확률도 커져서 암이 생긴다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진은 설명문을 내면서, 암 발생을 자동차 사고에 비유했다. 목적지에 관계없이 자동차 여행이 길어지면 교통사고 위험은 커진다. 목적지까지 가는 길의 도로 상황은 암 발생 환경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도로 상태가 나쁘면, 사고 위험도 커진다. 브레이크 불량, 마모된 타이어 등 자동차에 결함이 많을수록 사고 위험은 증가한다. 이러한 기계적 문제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에 해당한다.

여행 기간은 암 발생 근원인 줄기세포 분열 증식에서 나타나는 무작위 돌연변이에 비유된다. 즉 주행거리가 길수록 교통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얘기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파손된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에도 여행이 짧으면 교통사고 위험은 적다. 따라서 줄기세포 증식과 분열이 많아서 생기는 3분의 2 암은 긴 여행에 기인하는 것으로, 일생 동안 몸속 줄기세포 분열 횟수는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대다수 암은 복불복이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여기에 해당하는 암으로 췌장암, 소장암, 골육종, 악성 뇌종양, 백혈병, 난소암, 비흡연자 폐암, 담낭암, 두경부암, 피부 흑색종 등을 꼽았다.

◇나쁜 생활습관은 사고 촉발제

암 연구자들은 한 가지 요인으로 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존스홉킨스대 ‘불운 암 이론’ 연구진도 자동차 사고의 3분의 2가 주행 시간만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없는 것처럼 암은 여러 요인 조합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통사고에 도로 상태, 자동차 결함 등 여러 요인의 조합이 관여하듯이 사람의 암 발생도 마찬가지다. 체내 줄기세포 증식과 분열 횟수는 어찌 할 수 없으나, 나쁜 생활 습관은 나쁜 도로 상태가 되어 암 발생 사고를 촉발하는 요인이 된다. 나쁜 생활 습관 목록과 노출 기간에 따라 암 발생 사고 위험은 더 커진다.

자동차에 안전벨트, 에어백 등의 안전 장치가 잘 갖춰 있다면, 사고가 나더라도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듯이 암 발생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 교통사고 희생을 줄이는 첫째가 안전벨트이듯, 암 발생 사고를 줄이는 첫째는 금연이다.

존스홉킨스 연구팀은 이 같은 방식으로 암 발생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암으로 흡연과 관련된 폐암, 지방질 고기 과다 섭취와 관련된 대장암, 헬리코박터 감염과 짜고 삭힌 음식 과다 섭취와 관련된 위암 등을 꼽았다. 이 밖에 간암, 피부 기저 세포암, 갑상샘암, 자궁경부암 등을 바이러스나 발암 환경 노출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큰 암으로 평가됐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줄기세포 분열 기간이 파악 안 되어 어느 쪽에도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방암은 출산이 적을수록, 수유를 안 할수록 발생 위험은 커진다. 전립선암은 지방질 고기 과다 섭취하거나 비만일수록 발생 위험이 크다.

김병수 고려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불운 암이라고 해도 바이러스 감염이나 자외선 노출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로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정기적인 운동, 금연, 금주, 적정 체중 유지 등 가능한 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조기 검진에 나서면 암 발생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 2022년 5월 26일]

[2022 다시 쓰는 젠더 리포트] [10] 나이 든 부부도 남녀갈등

 

중앙 부처 공무원으로 일하다 8년 전 퇴직한 김모(68)씨는 5년 전부터 택시를 몰고 있다. 현업에 있을 땐 ‘퇴직하면 쉬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막상 그만두니 쉬는 게 더 괴로웠다. 만날 집에만 있을 수도 없고, 밖에 나가자니 돈이 들었다. 집안 살림에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면서 아내와 갈등도 생겼다. 아내는 “젊을 땐 안 그러더니, 나이 들어 노망났느냐”면서 싫은 티를 팍팍 냈다. 김씨는 “수입은 연금, 재산은 집 한 채뿐인데 모아둔 돈을 까먹고 있으니 눈치도 보이고, 우울증까지 생겼다”고 했다.

전직 화물차 운전기사 A(65)씨는 지난해 이혼 상담을 신청했다. “위험한 일을 하니 만일에 대비해 집도 아내 명의로 해주고 열심히 일만 했는데, 2년 전 일을 그만둔 뒤부터 아내와 다툼이 잦아졌다”는 그는 “아내는 손녀 본다며 딸 집에 가서 몇 달씩 안 오고 내가 간다고 하면 싫어한다. 내 인생이 억울하다”고 했다.

젠더 갈등은 노년도 비켜가지 않는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16세 이상 남녀 1786명을 대상으로 한 ‘2022 대한민국 젠더의식’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배우자와 갈등을 빚은 적 있는 남성은 ‘60대 이상’에서 60.9%로 가장 많았다. 여성은 20대(69.1%), 50대(66.7%), 60대 이상(58.4%) 순이었다.

 

결혼 생활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도 크게 늘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지난해 이혼 상담을 받은 전체 남성 중 60대 이상은 47.7%로 절반에 육박했다. 2011년 15%에서 3배나 급증한 셈이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여성 상담자는 9.2%에서 25.7%로 증가했다. 실제 황혼 이혼을 결행한 숫자도 2011년 7900건에서 2021년 1만7900건으로 127% 증가했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가정에서의 여성 발언권이 커지면서 은퇴한 남성이 아내와 자녀들에게 소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과거엔 남성들이 자기 치부를 드러내는 상담을 하지 않았지만 이젠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탈출구를 찾으러 오는 노인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주 기자

 

[조선일보 2022년 5월 26일]

남성 900㎖·여성 800㎖가 적당
70년 전 연구 결과 잘못 알려져
1시간마다 조금씩 섭취하고
첨가물 없는 순수한 물 마셔야

간경화·신부전증·심부전 환자는
과도한 수분 섭취가 합병증 원인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벼운 운동이나 등산을 할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게 바로 물이다.

물은 우리 몸의 60~70%를 차지하는 필수 자원인 만큼 일상 속에서 물을 건강하고 현명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물 섭취에 관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속설 중 하나가 하루에 2ℓ, 즉 8잔의 물을 매일 섭취해야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손다혜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 주장은 70여 년 전 미국 연구에서 나온 내용을 잘못 해석한 결과로 이후 많은 연구가 하루에 2ℓ씩 물을 마신다고 해서 건강에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밝혔다"면서 "실제로 우리 몸이 하루 필요로 하는 수분 섭취량은 하루 약 2.5ℓ인데 이를 꼭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은 미국인에 비해 과일·채소 섭취량이 많은 편이어서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ℓ 이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평소 식습관에 따라 하루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람마다 체중과 연령이 달라 본인의 몸 상태에 따라 물 섭취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2020년 한국영양학회 연구에 따르면 남자는 청소년기부터 74세까지 하루 900㎖ 이상, 여성은 600~800㎖ 섭취해야 충분한 물 섭취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몇몇 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오히려 물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간경화, 신부전증, 심부전증과 같은 질환에선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복수, 폐 부종, 전신 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치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물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자주 틈틈이 마시는 게 좋다. 물은 몸속에 들어와 2시간 정도 지난 후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콩팥 기능에 무리가 가고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손다혜 교수는 "저나트륨은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 경련뿐 아니라 뇌 장애를 일으켜 의식 장애나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이므로 한잔씩 나누어 먹는 게 더 필요하다"며 "특히 노년층은 신장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져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매시간 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은 첨가물이 없는 순수한 물이 가장 좋다. 순수한 물도 해양심층수, 광천수, 이온수, 정수기 물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가정에서는 정수기 살균 필터를 거친 물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미네랄까지 걸러져 영양가 없는 물을 마시게 된다. 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합성이 되지 않지만 신체 대사에 필수적이므로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 보충이 필요하다. 해양심층수나 광천수, 이온수와 같이 자연에서 얻는 물은 나트륨, 칼슘, 칼륨, 마그네슘과 같은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물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갈증을 느끼게 돼 물을 보충한다. 하지만 노년층은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물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을 적게 마시면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만성 탈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물 섭취가 부족해 소변이 농축되면 소변 속에 있는 칼슘, 요산 등이 뭉쳐져 결석이 잘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물 섭취를 과다하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손 교수는 "물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저나트륨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 과다 섭취로 인한 증상은 두통, 호흡곤란, 현기증, 구토, 근육 경련 등이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 폐 부종, 뇌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은 흔히 식전·후에 마시는 것이 안 좋다고 알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식전·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소화를 돕는다는 의견도 있으며, 평소 소화 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식전·후에 적당량의 물을 섭취해도 소화에 문제가 없다.

물은 일반적으로는 찬물,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하게 마시는 게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찬물, 뜨거운 물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찬물을 갑자기 마시면 위장의 온도가 내려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위장 기관의 피로를 일으킬 수 있지만, 운동 직후 찬물을 마시면 뜨거운 몸을 식힐 수 있고 빠르게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감기에 걸렸거나 환절기 시기에는 따뜻한 물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매일경제 2022년 3월 29일]

운동 전 골반 스트레칭 필수, 평소 걷기 운동·수영 도움

허리 아플 때 걷기 운동과 수영 등은 도움이 되지만 탁구, 배드민턴 등 반사신경을 요하는 운동은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사진은 허리 아플 때 좋은 운동과 나쁜 운동이다.허리 통증은 방치할 경우 만성화될 수 있고, 허리디스크 질환이나 협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극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요추염좌로 지난해 210만여명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았다. 만약 운동 중 허리 통증을 겪었거나 치료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면 운동 선택에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칫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 지금부터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피해야할 운동에 대해 알아본다.

◇ 반사신경을 요하는 탁구·배드민턴 금물


탁구와 배드민턴은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공을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상대에게 쳐내야 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있다면 피해야할 운동이다. 운동 중 갑작스런 자세 변화로 인해 경직된 근육이나 인대에 큰 힘이 가해져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인들은 선수들처럼 평소 꾸준한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경기에 적합한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부상의 위험이 높다. 또 채를 휘둘러 공을 강하게 상대방에게 넘겨야 하는 만큼 허리를 지속적으로 비틀게 되는데 이때 허리에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이 같은 원리로 볼링이나 골프도 한 쪽방향으로만 허리를 회전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있다면 피해야 할 운동으로 꼽힌다.

인천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이준호 원장은 "요추염좌는 스포츠 활동 중 찾아올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허리 질환이다. 평소 활동량이 줄고 잘못된 자세로 생활을 하게 되면 근육이 짧아지고 약해지는데 이때 과도한 힘이 갑자기 가해질 경우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고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요추염좌는 쉬면 대게 괜찮아지지만 만약 통증이 일주일이상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리부상 예방 위해 골반 스트레칭 중요


운동 하기전 뿐만 아니라 평소 틈틈이 골반 스트레칭을 해주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허리 부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대게 많은 사람들이 허리 스트레칭만 생각할 수 있지만, 골반에 위치한 장요근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장요근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크고 긴 근육으로 신체 움직임에 관여한다. 만약 이 장요근이 손상됐을 때 허리는 물론 엉덩이 부근까지 통증이 내려오기 때문에 탁구나 배드민턴 등 갑작스런 움직임이 많은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특히 평소 앉아서 일을 많이 한다면 이 장요근이 짧아져 있을 수 있다.

이준호 원장은 "생활 체육을 할 때 평소 안쓰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서 부상이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운동 전 스트레칭은 물론 평소에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면 부상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걷기 운동은 언제든 쉽게 할 수 있으며 허리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걸을 때는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 운동 후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해줘야 한다. 또 허리를 바르게 세우고 팔자걸음은 오히려 허리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일자로 걷는 게 중요하다. 수영도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 접영보다는 자유영과 배영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매일경제 3월 31일]

한 남성이 커피 원두를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커피를 매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77%나 낮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정선 교수팀이 대장암 환자 699명과 건강한 사람 1393명 등 모두 2092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대장암 발생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하루에 커피를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77% 낮았다.

이 같은 커피의 대장암 예방 효과는 남성에서 더 뚜렷했다. 3잔 마시는 사람 중 남성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83%나 감소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커피에 풍부한 카페인·클로로젠산 등 항산화 성분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커피의 대장암 예방·증상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논문은 해외에서 여럿 나왔다.

지난 2017년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대장암 진단 후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신 대장암 환자의 조기 사망 위험이 커피를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크게 낮았다고 발표했다.

20052018년 미국 보스턴 다나-파버 암 연구소 첸 위안(Chen Yuan) 박사팀은 진행형 또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 1171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생존율·진행 억제율의 상관성을 살폈다. 이 연구에선 하루 2잔 이상의 커피 섭취가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추고 증상 악화를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하루 커피 섭취량이 많을수록 컸다. 커피가 대장암 환자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일반 커피(카페인 함유)는 물론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확인됐다.

해당 연구결과는 2020년 미국 의학협회지(JAMA) 종양학회지(Oncology)에 실렸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 속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항염증 성분 등이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생존기간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암 분야 국제 학술지 ‘카시노제네시스(Carcinogenesis)‘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영혜 기자

[중앙일보 2022년 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