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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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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발열·오한·근육통 등 증상이 있다면 이들 증상을 완화해 주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함유한 일반감기약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국내 일반감기약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1425억원 규모였던 일반감기약 시장은 지난해 1463억원으로 3%가량 성장했다.
 

스틱형 파우치 포장 ‘콜대원’ 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호흡기 환자 수는 많이 줄었다. 감염 우려에 마스크를 반드시 쓰고 수시로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만큼 자연스레 예방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월 발표에서 지난해 감기 환자 수는 전년도보다 47%나 줄었다.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 수는 크게 줄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0%나 감소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승백 약사는 호흡기 환자가 줄어든 것에 비해 감기약 시장 규모가 오히려 커진 배경에 대해 “감기약은 이제 가정상비약으로 자리 잡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용도로 구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코로나19도 감기바이러스의 일종이라 백신 접종 후 열이 난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된다”며 “최근 일교차 큰 날씨가 이어지고 있으므로 방심하지 말고 가정상비약으로 감기약을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감기약이라고 부르는 제품은 대부분 해열·소염·진통제다. 기본적으로는 열을 내려 주고 염증을 없애 주며 두통·관절통·근육통 등 여러 통증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백신을 접종한 후에도 발열·오한·근육통 등 증상이 있다면 이들 증상을 완화해 주는 해열·소염·진통제 즉, 일반감기약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호흡기 분야 강자로 꼽히는 대원제약이 출시한 ‘콜대원’이 휴대와 복용이 간편한 스틱형 파우치 포장으로 차별화해 주목받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325mg을 주성분으로 하는 성인용 콜대원과 함께 어린이용 해열제인 콜대원키즈펜시럽, 종합감기약 콜대원키즈콜드시럽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하고 있어 가정상비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선홍 대원제약 콜대원 PM은 “최근 감기약 선택의 기준은 감기 자체에 대비하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론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비하려는 경향이 높으며, 특히 어린이용 감기약의 경우 휴대와 복용이 간편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송덕순 중앙일보M&P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21년 5월11일] [라이프 트렌드&] 백신 접종후 발열·오한·근육통 땐 ‘아세트아미노펜’이 도움

 우리나라에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12만 명이 넘는 환자와 1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피해가 작지 않지만 전 세계 상황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해 왔다. 월드오미터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는 158위, 사망자 수는 152위다. 이는 힘든 시기를 버티며 거리두기에 참여해 온 국민 덕분이다.
 

기고

그런데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넘어 더 커져가고 있지만 국가마다 상황은 다르다. 인도나 일본처럼 걷잡을 수 없는 곳도 있고 이스라엘이나 영국 같이 잦아드는 곳도 있다. 여기에는 사회적 활동 정도, 거리두기 같은 방역 수칙 적용 수준, 바이러스 변이, 코로나19 백신 종류와 접종률 등이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위험을 비교적 잘 통제해 왔다. 그리고 그 가치는 변이라는 불확실성에도 유의미하다. 하지만 강력한 거리두기 지속은 매우 어렵다. 지난해 대비 현재 우리의 위기감이나 경각심은 절대 같지 않다. 거리두기 단계 유지에도 사회적 활동은 많이 늘었다. 같은 단계의 거리두기로 더 이상 같은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거리두기를 계속 강화하기도 어렵다. 많은 피해를 감내해 온 이들에게 희생을 계속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접촉과 만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위험이 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백신은 사회적 활동과 접촉이 늘더라도 위험이 증가하지 않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는 보건학적 관점을 넘어 우리 각자가 갖게 될 또 다른 이득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보건학적 관점의 이득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백신 접종은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코로나19로 고통받거나 사망할 위험을 줄이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19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가 다시 피해를 볼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게다가 활동이 억제돼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이 나빠진 이가 다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될 수 있고, 예체능 분야에서 꿈을 펼치던 이가 다시 꿈꿀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이들의 기대에는 이러한 것도 함께 들어 있다.
 
백신 접종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 수칙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만들어 왔다면 앞으로는 백신 접종이 상황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거리두기를 통해 조금 더 버티면서 고통의 시간이 더 길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백신 공급과 접종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최원석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2021년 5월 10일] [건강한 가족]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사회적 건강 디딤돌

생생헬스 - 소변 질환 고민이라면

삶의 질 떨어뜨리는 '과민성 방광'
자다가 1번 이상 계속 깨면
수면부족·만성피로로 이어져
소변 못 참아 우울증 생기기도

소변은 ‘건강의 신호등’으로 불린다. 소변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 무슨 색깔인지, 냄새가 어떤지 등에 따라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서다. 소변 검사가 건강검진 기본항목에 들어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변 색깔이 짙어지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중증 질환을 발견하기도 한다. 소변이 몸 안에 중증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짐작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은 이런 ‘소변에 생긴 문제’가 아니라 ‘소변을 보는 문제’로 고통을 받는다. 너무 자주 보거나, 한밤중에 보기 위해 깨거나, 한 번 변의가 느껴지면 조금도 참을 수 없는 탓에 ‘삶의 질’이 엉망이 된다. 전문가들은 “빈뇨 등을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과민성 방광·전립선 비대증 등의 증상일 수 있다”며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루 여덟 번 이상 보면 ‘빈뇨’ 의심

소변 관련 이상질환에는 ‘빅3’가 있다. 1번 타자는 소변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보는 빈뇨다. 일반 성인이 하루에 배출하는 소변량은 평균 1200~1500mL다. 보통 한 번에 200~300mL씩 배출하는 만큼 적정 소변 횟수는 하루에 4~8번 정도다. 하루에 8회 이상 화장실에 들른다면 빈뇨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야간뇨다. 국내 60대 성인의 절반 이상이 야간뇨로 인해 수면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수면 중에는 소변 생성을 억제하는 ‘ADH호르몬’이 분비된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소변이 만들어지지 않는 게 정상이란 뜻이다. 하지만 각종 원인으로 인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야간뇨 증상이 나타나면 숙면을 방해해 수면부족, 만성피로로 이어진다.

 

한 번 소변 생각이 나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일반 성인의 방광은 최대 400~500mL의 소변을 저장할 수 있다. 200~300mL가 되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데, 절박뇨 증상이 있는 사람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50~100cc만 돼도 소변을 참을 수 없게 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대인관계를 기피하거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언제, 어디에서 증상이 나타날지 몰라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소변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빈뇨·야간뇨·다뇨 환자 수는 2016년 5만6000여 명에서 2020년 6만9000여 명으로 23.2% 늘었다.

당뇨·전립선비대증이 원인일 수도

빈뇨·야간뇨·다뇨 증상이 있다면 ‘과민성 방광’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과민성 방광 증상이 생기는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노화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방광에 소변이 얼마나 있는지 감지하고 화장실에 가도록 신호를 보내는 배뇨 신경과 방광 근육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코골이, 수면무호흡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잠을 자는 중에 코를 심하게 골면 복부 압력이 커지고 방광에 자극이 간다. 그러면서 야간뇨가 유발된다. 수면무호흡도 마찬가지다. 잠을 자다 호흡이 멈추면 산소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심장은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박동 수를 늘린다. 밤중에 심장이 과도하게 일을 하면 몸에 나트륨과 물을 제거하도록 하는 단백질이 분비되면서 소변이 생성된다.

 

소변 관련 질환은 당뇨병 초기 증상일 수도 있다. 당뇨병 초기에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면 몸에 흡수되지 않은 당분이 소변으로 배출된다. 당은 수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소변량이 늘어난다.
신장질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장은 몸속 노폐물을 여과한다.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노폐물뿐 아니라 수분도 몸속에 축적되면서 소변량이 늘어난다. 만성신부전증 환자 중 야간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성별에 따라 원인이 다를 수도 있다. 출산한 여성 가운데 소변 관련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임신 및 출산 과정에서 골반 근육과 방광 근육이 약해진 탓이다. 골반 근육은 요도, 방광, 자궁을 지탱해주는 중심 근육인데, 이게 약해지면 빈뇨, 요실금 등이 생긴다.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이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커진 전립선이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인 요도를 누르면서 절박뇨나 빈뇨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가벼운 증상이라고 방치했다간 전립선비대증이 악화돼 요도를 막는 ‘요로 폐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약물·보톡스로 치료…커피·술 피해야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다르다. 일단 행동요법으로 방광 근육의 힘을 키우는 게 도움이 된다. 괄약근을 수축했다 이완하는 ‘케겔운동’을 반복하면 골반근육을 키울 수 있다. 소변을 볼 때 중간에 끊고, 그때 사용하는 근육이 어디인지 파악한 뒤 여러 번 반복해 힘을 주는 방식이다. 소변이 마려울 때 30분 동안 참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전립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소변 질환 환자는 커피, 녹차, 초콜릿을 멀리하는 게 좋다. 카페인이 방광 근육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술도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만큼 절박뇨와 빈뇨 증상을 키울 수 있다. 야뇨증이 있다면 취침 2~3시간 전에는 과일이나 수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운동이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약물을 써야 한다. 단순한 과민성 방광 환자라면 ‘항무스카린제’를 써볼 수 있다. 방광을 수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방광을 이완시켜 준다. 3~6개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이 잘 안 듣거나 증상이 심하면 보툴리눔 톡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보톡스’로 잘 알려진 보톨리눔 톡신은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편다. 같은 원리로 보툴리눔 톡신을 방광 내벽에 주입하면 방광근을 이완시켜 용적을 늘릴 수 있다. 한 번 시술하면 6~10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당뇨병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원인인 경우 이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배뇨 질환이 생겼다면 요도에 내시경을 삽입해 막힌 부분을 뚫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선아 기자 

 

[한국경제 2021년 5월 15일]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이뤄진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은 6.7 시간으로, 세계 평균 6.9시간에 비해 낮았다. 수면의 양과 질은 건강과 신체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년기에 6시간 이하로 자는 것은 치매의 위험을 30%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세브린 사비아 박사가 이끄는 유럽 공동연구팀은 50세나 60세에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1985년부터 영국인 7959명의 건강 상태를 25년간 추적 조사한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UCL)의 화이트홀 Ⅱ(Whitehall Ⅱ)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참가자들은 자신의 수면시간을 직접 보고했고 일부 참가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밴드를 이용해 수면시간을 측정했다. 조사대상 중 연구 기간에 치매에 걸린 사람은 521명이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나이는 53.4~87.6세였는데, 대부분 70대 이상이었고 치매 진단 평균 연령은 77.1세였다.
   
   분석 결과 50세와 60세 때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수면시간이 7시간 이상인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세부터 70대까지 수면시간이 일관되게 6시간 이하로 짧으면 7시간 이상 잠을 자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심근경색이나 정신건강 문제, 혹은 사회인구학적 요인 등을 고려하더라도 치매 위험이 30%나 높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영국 서리대학 서리수면연구센터 소장 더크-잰 디지크 교수는 “이 연구는 6시간 이내의 '짧은 수면'이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고 이 연관성은 우울증 같은 치매위험 요인을 참작해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치매의 원인-결과 관계를 밝혀주는 것은 아니지만, 수면시간과 치매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불면증, 몽유병, 일상적 졸음 등은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루이소체치매(Lewy body dementia), 전두엽치매 등 인지장애 질환자들이 겪는 일반적 증상이다.
   
   하지만 수면장애로 인해 치매가 걸리는지, 치매로 인해 수면장애를 경험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이번 연구에서 부족했다. 워싱턴 의과대학의 정신의학과 행동과학 교수인 신경과학자 제프리 일리프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문제로, 이번 연구로 인해 수면이 중년기 뇌 건강에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수면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도 규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기자

 

[주간조선 2021년 4월 19일]

운동량 확 줄이면 심혈관에 악영향… '고강도'는 금물

미세먼지가 심할 때 운동량을 급격히 변화시키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설명=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는 각종 폐질환을 유발하고, 혈관을 따라 우리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뇌혈관 질환, 당뇨 등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상당수다.

하지만 미세먼지보다 더 건강을 해치는 일은 운동량을 줄이는 것이며, 미세먼지가 심한 상황에서도 적당히 운동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대체 운동은 얼마나 중요한 걸까?

 

◇미세먼지로 운동 중단, 건강 더 나빠진다

 

최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박상민 교수팀이 건강한 20~39세 한국인 146만9972명을 분석,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사람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더라도 중간 강도의 운동을 계속하면 심혈관질환 발병위험도가 낮아진다.

운동을 거의 안 하던 사람이 중간 강도의 운동(4MET)을 하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고농도 미세먼지(PM10)일 때는 6%,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일 땐 12% 낮아졌다. MET(Metabolic Equivalent Task)는 운동의 종류, 강도, 시간 등을 고려한 운동강도 단위다. 가만히 앉아서 쉴 때가 1MET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낮을 때는 운동의 효과가 더 좋았다. 저~중농도 초미세먼지일 때 고강도(7MET) 이상의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27% 감소했다.

반면, 고강도 운동을 하던 사람이 운동하지 않을 때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커졌다. 고강도 운동을 하던 사람이 운동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저~중농도 미세먼지일 때는 22%, 초미세먼지일 때는 38%나 높아졌다.

박상민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중간 강도 수준으로 운동량을 늘리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낮아지고, 고강도 운동을 하던 사람은 운동량을 줄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즉, 적정한 수준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심할 땐 운동량 증가 '독'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심해도 일단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게 좋은 걸까? 그렇지는 않다. 미세먼지가 심할 땐 운동량을 늘리면, 오히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가 높은 상황에서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고강도 운동을 1시간씩 주당 5회(1000MET-min/week)로 늘리자, 운동량을 늘리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발병위험률이 33%나 높아졌다. 운동을 하던 사람이 운동 강도를 높였을 때도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은 커졌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상황에서 중간 강도 운동을 하던 사람이 고강도 운동을 시행하자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이 19% 상승했다.

연구팀의 김성래 박사는 "대기 오염 노출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신체 활동 양을 1000MET-min/week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성래 박사는 "대기오염이 심하면, 40세 이상의 중년과 달리 젊은 사람들에게는 신체활동이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항상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단, 적당히 운동량을 늘리면 미세먼지 농도와 상관없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박상민 교수는 "중간 강도의 운동(4MET)을 매일 30분씩 주 5회 정도로 늘리는 것은 미세먼지 농도, 나이와 상관없이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낮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적정하고 꾸준한 운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2021년 4월 21일]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21/2021042100844.html

대동병원 신혜경 과장 “방치하면 2차 질병 유발, 꾸준한 운동·약물 치료해야”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이미지출처=클립아트코리아]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의 주인공 마이클 제이폭스와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앓았던 병.

1817년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하면서 병의 이름을 ‘파킨슨’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제임스 파킨슨의 생일을 기려 제정됐다.

치매, 뇌졸중과 함께 세계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 기준 2016 11917명에서 2019 12 5607명으로 13.2% 증가했다.

2019년 기준 80 49.5%, 70 35.4%, 60 11.4% 순이며 남자(32%)에 비해 여자(68%)에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죽어가면서 경직, 몸 떨림, 행동 느림, 자세 불안정, 균형 장애 등의 운동 장애가 대표적 증상이다.

인지장애, 환시, 우울증, 자율신경계 증상 등 비운동 증상이 나타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초기 증상은 통증이나 우울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 중 5∼10%는 유전적인 원인으로 확인되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특별한 진단방법도 없어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파킨슨병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안정 시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떨림 증상과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해 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일 때 나타나는 경직 증상, 느린 행동과 발음 감소, 무표정한 얼굴 등으로 나타나는 느린 움직임, 몸이 앞으로 구부정하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서 있는 자세 불안정 등이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이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걸음을 걸을 때 보폭이 짧고 몸을 앞으로 쏠린 채 종종걸음을 해 잘 넘어진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의 경우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충분히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증상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병이 많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기 위해 혈액 검사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도파민 운반체의 밀도 및 분포를 측정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뇌의 영상의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파킨슨병이 발병한 환자는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2∼3년 이내에 타인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없는 정도가 되기도 한다.

한번 발병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 파킨슨병은 계속 진행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회복은 어렵지만 20년 이상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어렵지만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약물치료, 재활치료, 수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근육경직이 있어 통증을 많이 호소하게 되는데 이런 경직을 완화하기 위해 보행훈련, 자세교정 등 재활치료를 꾸준히 해줘 근육이 경직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그 외 고주파 치료는 오랜 약물복용과 재활치료로 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경우 사용하게 된다.

흔히 파킨슨병을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억장애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치매와 달리 파킨슨병은 신체적 제약이 가장 먼저 발생한다.

또한 모든 파킨슨병 환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전체 환자 가운데 약 3040% 정도만이 말기에 치매증상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빠른 진단과 치료를 시행하면 파킨슨병 환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미국의 유명배우 마이클 제이폭스도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에도 관리를 잘해 여전히 연기생활을 할 수 있었다.

대동병원 신경과 신혜경 과장. [이미지출처=대동병원]

대동병원 신경과 신혜경 과장은 “파킨슨병 자체는 수명에 직접적 영향을 주진 않지만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며 폐렴이나 낙상사고 등 2차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과장은 “느리게 진행되는 병인 만큼 주기적인 신경과 전문의 진단을 통해 적절한 약물과 운동 등의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킨슨병 환자는 규칙적인 약물 복용과 운동 이외 금연과 금주,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 심리적 안정 등이 중요하다.

행동 제약이 큰 파킨슨 환자는 쉽게 변비에 걸리기 때문에 야채나 과일, 그리고 적절한 양의 단백질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이다.

또 평소 맨손체조, 걷기, 관절 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하루 2∼3회 정도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아시아경제 2021년 4월 11일]

등 통증이 경고하는 질환 

흔히 등이 아플 때 단순히 근육통이나 염좌, 잘못된 좌식 및 수면 습관 등을 원인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등 통증
이 의외의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환자가 등 통증을 호소해 내원한 경우 등 통증의 위치와 양상, 통증 발생 시기, 환자의 병력 등을 토대로  

명치 뒤 중등도 통증 지속 땐 췌장
옆구리도 아프면 요로 이상 의심
통증 위치·양상 등 따라 질환 다양

의심 질환을 가늠해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등 통증 유형으로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을 알아본다.  
 

대동맥 박리 견갑골 사이 날카로운 통증

등 쪽 날개뼈(견갑골) 사이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면 ‘대동맥 박리’를 의심할 수 있다. 처음 발병 당시에 등 통증이 가장 심하고, 이후 수시간 이상 심한 통증이 지속한다. “칼로 찢는 것 같다” “도끼로 내려치는 것 같다”고들 표현한다.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강웅철 교수는 “심장에서 뻗어 나가는 대동맥은 내막·중막·외막 등 세 겹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고혈압으로 내막과 중막 사이가 찢어져 벌어진 질환이 대동맥 박리”라며 “박리 부위가 심장 뒤쪽의 하행 대동맥(척추 앞에서 내려가는 대동맥)일 때 이곳과 가까운 등에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환자가 순간적으로 큰 힘을 줄 때 대동맥 박리가 나타날 수 있다. 혈압약을 잘 챙겨 먹지 않거나,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가 고위험군이다. 환자의 고혈압 병력 유무와 통증에 대한 표현법 등을 바탕으로 CT, MRI, 심장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찢어진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거나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가 대표적이다. 고혈압 환자라면 일상 속 혈압을 수시로 측정하며 관리해야 한다.
 
 

췌장암 척추뼈나 신경절로 전이 땐  통증

등 통증을 동반하는 암이 췌장암이다. 췌장은 복강 내 뒤쪽, 척추뼈 바로 앞에 있는데 이곳에서 암 덩어리가 커져 척추뼈나 신경절로 전이된 4기 췌장암의 경우 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췌장이 있는 명치 뒤쪽(브래지어 라인) 등 부위를 중심으로 중등도의 통증이 계속 이어지며 일부 환자에게선 돌발성 등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윤재훈 교수는 “등 통증, 무통성 황달,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등으로 췌장암 의심 소견이 있을 땐 복부 CT로 췌장암 여부를 진단한다”며 “췌장암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지속적인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아 췌장암 4기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 권장되는 검진 주기는 나와 있지 않다. 윤 교수는 “췌장암 위험인자에 해당한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정기검진 주기를 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췌장에 물혹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을 앓는 경우, 55세 이상이면서 당뇨병으로 처음 진단받은 경우, 당뇨병 환자 가운데 약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직계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 등이 췌장암의 위험인자에 해당한다.
 
 

급성 신우신염 허리 위·옆에 통증과 발열

신우신염은 요로감염의 일종으로, 세균이 방광을 거쳐 콩팥(신장)까지 타고 올라와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그중 급성 신우신염의 경우 브래지어 라인 밑부분의 등이 뻐근하면서 손으로 등을 가볍게 칠 때 ‘악’ 소리를 낼 정도로 짧고 강한 통증을 느낀다.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이창화 교수는 “콩팥은 등에서 불과 3㎝ 깊이에 있어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등이 뻐근하고 눌렀을 때 찌릿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콩팥이 있는 브래지어 라인 밑의 왼쪽 또는 오른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세균 감염으로 인한 고열·오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랫배가 뻐근하면서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 수 있다. 신우신염이 의심되면 소변 검사를 통해 소변 속의 백혈구와 세균을 검사해 진단하고, 요 배양검사로 원인균을 확인해 항생제로 치료한다. 신우신염 원인균의 85%는 대변 속 대장균이다.
 
 

요로결석 허리 위 통증 1~2시간마다 반복

요로결석은 콩팥에서 모인 소변이 방광으로 내려오는 길(요관)을 돌이 가로막는 질환이다. 돌이 요관 주변의 신경을 자극할 때 이 신경과 가까운 등·옆구리 부위에서 산통 수준의 통증을 유발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비뇨의학과 박성곤 교수는 “등만 아프기도 하지만 왼쪽 또는 오른쪽 옆구리가 함께 아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왼쪽 신장과 연결된 요관에서 돌이 막히면 등과 왼쪽 옆구리가 아플 수 있다.  
 
통증 유발점은 허리 위쪽(갈비뼈 하단)에서 옆구리까지의 면적이다. 이 부위에서 극심한 통증이 20~30분 이어지다가 1~2시간 괜찮아지고, 다시 20~30분간 아픈 증상이 반복하는 게 특징이다. CT·X선 등으로 진단한다. 돌 지름이 5㎜ 이상이면 체외충격파술, 내시경적 수술 등으로 돌을 깨부수거나 빼낸다. 물을 잘 섭취하지 않는 사람, 통풍·류머티즘을 앓은 적 있거나 요로감염 발병이 잦은 환자는 요로결석의 고위험군이다. 최선의 예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땀을 많이 흘렸거나 운동 전후엔 수분 보충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정심교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21년 3월 22일] [건강한 가족] 날개뼈 찢어질 듯하면 대동맥, 등짝 한가운데 뻐근하면 콩팥 점검!

드라마 속에서 시한부를 선고받는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암 말기입니다. 암 세포가 많이 전이되어, 현재로서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속 대사만은 아니다. 의료 장비와 수술 기법 등이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치료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높은 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전체 사망자의 27.5%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대부분 초기암의 경우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고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암 발생인구의 약 1/3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암의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도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조직 검사 없이 혈액으로 검사하는 ‘액체생검’
현재 암 진단 시, 표준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조직생체검사’(Tissue Biopsy, 조직생검)다. 사람 몸에서 조직의 일부를 내시경, 바늘 등의 도구를 활용해 떼어내어 검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조직생검은 종양 발생 부위, 크기, 환자 상태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어려움이 크다.  
 
조직생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방법으로 ‘액체생검(Liquid Biopsy)’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에 떠돌아다니는 암세포 유래 DNA 조각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액체생검의 시장규모는 2016년 2,349만 달러이며, 연평균성장률 15.6%로 2030년에는 약 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액체생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편한 검사 방법으로 반복적 채취가 가능해 질병의 진행 경과나 재발 여부, 항암 효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의 발전으로 유전자 분석 정밀도가 향상되고 비용이 낮아져 효율성이 높아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암 환자를 위한 맞춤 치료의 목적으로 진행되는 동반진단용과 일반인 대상 암 진단을 위한 조기진단용으로 액체생검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유전자 진단 기술 발전, 맞춤형 치료로 이어져
액체생검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혈액 속에 있는 암 정보를 통해 현재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 발생 위치와 전이 여부 등을 알 수 있어 적합한 약물 치료도 가능하다. 다만 혈액 내에 극소량 존재하고 있어 분석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2019년 식약처 지정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으로 지정된 마크로젠은 암환자 임상시험을 위한 상급종합병원에 액체생검 분석 서비스 ‘Axen Liquid Biopsy(Axen Cancer panel, 암 패널)’를 제공하고 있다.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임상적 효과의 검증이 필요한 제약사 및 국내외 유전체 분석 기관도 주 고객이다. 본사 NGS 임상검사실은 미국 실험실표준인증(CLIA)을 획득해 신뢰도가 높으며, 2019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인한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GCLP)으로 지정된 바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NGS 기술을 통한 검체 분석을 도입한 기관으로서 신뢰성 높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내 임상시험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편, 마크로젠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K-MASTER 사업단에 환자의 혈액 샘플을 분석하는 Axen액체생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크로젠 건강/질환게놈사업본부 황상준 본부장은 “마크로젠의 액체생검 서비스는 암과 관련된 88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고감도로 확인할 수 있으며, 모든 공정을 자체 진행하여 준비과정 및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며 “기존 6주가량 걸리는 분석 과정을 7일로 단축해 효율성을 높였으며, 546개의 액체생검 패널로 분석 의뢰 기관의 필요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2021년 3월 23일] "액체생검, 혈액 몇방울로 암 진단 가능하다"

이원재 ㅣ LAB2050 대표

 

‘모든 사람에게 아무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제가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런데 아쉽게도 기본소득 논쟁이 정치공학적 입씨름 수준을 넘지 못하는 느낌이다. 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려면, 최소한 다음 세가지 질문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며 토론이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첫째, 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얼마나 빠를까?기본소득제는 경제구조 전환을 염두에 두고 제안된 제도다. 생산 과정에서 노동의 역할 변화가 핵심이다. 자동화가 점점 심화되고 다양한 노동에서 인간의 역할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문제는 그 변화의 속도가 어떨 것인지, 그리고 한국적 특수성이 얼마나 나타날 것인지다.한국은 제조업 국가이므로 변화가 느릴 것이며, 상당 기간 전통적 고용을 중심으로 경제를 운용할 수 있다는 관점이 있다. 또한 자영업은 쇠퇴할 것이지만 여기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업 고용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관점에 따르자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기보다는 고용과 연계된 전통적 복지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그러나 제조업 기업이 성공한다 해도 이런 전통적 고용은 확대되기 어렵다는 관점도 있다. 변화가 너무나 빠른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도 더 빠르게 맞닥뜨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제처럼 새로운 분배제도의 취지에 공감하게 된다.둘째, 돈벌이에 매달리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사회는 바람직할까?기본소득제 반대 주장 중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이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기본소득제가 게으른 사회를 만들고 말 것’이라는 논리다. 그런데 이 주장에는 논리적 결함이 있다. 기본소득제는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제도이므로, 기본소득을 받기 위해 돈벌이를 그만둘 유인이 약하다. 오히려 전통적 복지급여인 실업급여나 생계급여는 취업하면 중단되거나 깎인다. 기본소득제가 아니라 전통적 복지체제를 갖고 있는 유럽이 맞닥뜨린 높은 실업률이 바로 이 ‘게으른 사회’ 문제다.그럼에도 기본소득 게으름이 자꾸 연결되어 거론되는 이유는, 사실 우리 내면의 정서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취업해 돈을 벌어오는 활동이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는 ‘돈벌이 윤리’가 강하게 내면화된 사회다.기본소득제 도입은 이런 윤리적 기준을 흔들 수 있다. 예컨대 가사노동과 사회봉사도 취업해 출퇴근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고, 여가 역시 필수적인 활동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화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면 기본소득제를 선호할 것이다.셋째, 늘어나는 재정을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끊임없이 기본소득제가 국가재정 파탄으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반대 논리가 나온다. 그러나 기본소득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정부 재정은 계속 커지고 있다. 20여년 전 100조원이던 정부 예산이 이제는 500조원을 넘어섰고, 당분간 더 커질 전망이다.게다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적했듯이, 최근 다른 국가들의 재정확장 속도와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재정지출 여력이 크다. 이 여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더 깊이 논의해야 한다.사실 재정은 목적이 아니라 기능이다. 우리 사회는 필요한 일이 있다면 재원은 어떻게든 동원해 투입해왔다. 경부고속도로도, 전국민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도, 초고속 인터넷망도, 기초연금과 아동수당도 그렇게 만들어졌다.기본소득제 비판을 하더라도, 이 세가지 질문을 놓고 좀 더 정교하게 토론하면 좋겠다. 무턱대고 ‘게으름을 불러온다’거나 ‘나라 곳간 거덜 낸다’는 식의 비판은 게으르고 거칠다.물론 기본소득제 도입 주장 역시 더 정교해져야 한다. 무엇보다 기본소득제는 소비를 촉진하므로 그 자체가 중요한 경제정책이라는 의견에는 무리가 있다. 기후악당국가로 지목되는 우리 경제 상황에서, 생산 방식을 전환하지 않은 채 소비만 촉진한다면 이는 올바른 경제정책 방향이 되기 어렵다. 게다가 기본소득은 분명 우리 사회가 만들어내는 연간 1900조원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가치가 잘 생산되어야 나눌 몫이 생긴다.5년 뒤 우리는 지금을 어떻게 평가할까. 기본소득제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열린 태도로 깊이 있는 토론을 하며 의사결정을 함께 내릴 수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현명한 대처로 우리 삶을 한 단계 높인 시기’로 평가하게 되지 않을까.

 

[한겨레 2021년 월 24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4119.html?_fr=mt5#csidxee197e095c6e17c86b4c3e4b41c0560

 

[한겨레 2021년 2월 17일 독심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