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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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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61 호)

 

【 알프스 여행-락 블랑 트레킹

 

이 뉴스레터 내용은 제가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다녀왔던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의 내용을 정리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전체 일정이 아니라 중간에 해당하는 내용만 싣다보니 좀 내용이 생소할 수 있는데, 전체적인 여행 내용은 조만간 책으로 낼 예정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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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실질적으로 마지막 날인 오늘의 일정은 오전에 락 블랑 트레킹 또는 샤모니 시내 구경 중에서 선택하고, 오후에 다시 모두 모여서 안시마을을 가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락 블랑 트레킹은 2시간 동안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체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만 지원하라고 했다. 1차 팀에서는 락 블랑 트레킹을 지원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2차 팀에서는 한 명이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 3차 팀에서는 전체 23명 중 무려 아홉 명이나 지원했다. 나도 지원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친구가 강력하게 지원하자고 해서 지원했다. 락 블랑 트레킹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10시에 샤모니로 출발해서 샤모니에서 쇼핑도 하고 시내 구경도 하다가 락 블랑 트레킹 팀과 합류해서 샤모니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안시마을로 이동하기로 했다.

 

락 블랑 트레킹을 하는 팀은 7시에 숙소에서 출발해서 락 블랑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우리를 케이블카 탑승장에 내려준 리더는 우리와 함께 가지 않을 것이니 1시까지 탑승장으로 내려오라고 얘기했다. 8시 40분 케이블카에 탑승한 우리 아홉 명의 전사는 8시 50분 라 플라제르 산장에 도착해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트레킹을 시작하자마자 자갈길이 이어져서, 순간 락 블랑 트레킹 길이 오르막에 가파르다고 하여 ‘바위(락)가 많은 (몽)블랑’이라는 뜻인가 생각했는데, 락(Lac)은 프랑스어로 호수를 뜻한다고 했다. 그럼 몽블랑을 바라볼 수 있는 호수라는 뜻인가? 아무튼 락이 바위라는 뜻은 아니라고 했지만, 락 블랑 길은 바위가 많고, 바닥은 자갈로 이루어진 너덜길이라 걷기가 쉽지 않은 길이었다.

 

락 블랑 트레킹 길이 오르막길인데다가 두 시간이나 걸어야 하는 길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두 시간의 짧은 트레킹 길이고,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물론 70세가 훨씬 넘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걷고 있었다. 처음에 같이 출발한 우리 아홉 명은 조금 걷다가 점차 걷는 속도에 차이가 나면서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졌다. 나는 사진을 많이 찍기도 했지만, 걸음이 그리 빠른 편이 아니라, 점차 뒤로 쳐졌다. 1시까지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가야 하니까 너무 뒤처지면 안 될 것 같은데, 뒤에 보이는 몽블랑이 뒤로 잡아당기는 것인지 자꾸 걸음이 늦춰졌다. 꾸불꾸불 돌아가는 자갈길을 걸으면서 앞을 바라보니 아직도 산 정상까지는 절반도 채 못 왔다는 판단이 들었다. ‘에이 안 되면 중간에 다시 내려가지, 뭐.’라는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는데, 앞에 호수가 ‘짠’하고 나타나면서 그 옆으로 산장이 보였다.

 

아까 락 블랑 트레킹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는 ‘산 정상에 오르면 산장이 보이고, 그 밑으로 조금 내려가면 호수가 보인다.’고 내 멋대로 상상을 했었는데, 산 정상이 아닌 산 중턱에 산장이 있고 바로 그 옆에 호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산장까지 두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니 천천히 올라왔는데도 1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잖아.’라는 생각에 약간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호수는 두 개가 있었는데, 입구에서는 한 개밖에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 호수에서는 먼저 도착한 우리 일행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발 2,352미터에 있는 멋진 호수. 호수를 건너가 호수 위에 비친 몽블랑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니 작품 사진이 되었다. 호수 옆에는 눈이 쌓여 있었는데, 호수를 지나면 그쪽으로도 걸어갈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쪽으로 가기 위해 호수를 돌아가니 ‘와’ 하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멋진 또 하나의 호수가 나왔다. 그 호수에는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이 절반 이상을 덮고 있었는데, 환상적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내 눈을 사로잡았다. 먼저 간 일행들은 이미 눈 위를 지나 산장 쪽으로 내려갔고, 나와 몇몇 사람들은 얼음이 덮여 있는 호수와 그 뒤에 있는 산을 배경으로 한참 사진을 찍다가 내려가기로 했다.

 

아직 점심식사 시간도 아니고,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산장에 들르지 않고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앞에 갔던 일행들은 아직도 산장 입구에 있는 눈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긴 나는 올라오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앞에 갔던 일행들은 사진을 찍지 않고 빨리 걸었으니 내려가면서 지금부터 사진을 찍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라오면서 사진을 많이 찍은 나도 내려가면서 보는 몽블랑 모습과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멋있어서 다시 계속 사진을 찍게 되었다. 올라올 때는 뒤에 있던 몽블랑이 내려갈 때는 앞에 있으면서 봉우리에 걸린 구름의 양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환상적인 몽블랑 풍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파른 락 블랑 트레킹 길 오르기를 마다하지 않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점심식사 시간이 되지는 않았지만, 아침 일찍 출발했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느라 기운을 많이 뺏기 때문에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마침 트레킹 길옆에 널따란 평지가 보여서 거기서 쉬면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과일과 초콜릿 등으로 간단히 허기를 채우다가도 구름이 걷히면서 몽블랑 봉우리 모습이 보일 때마다 환성을 지르면서 사진 찍기에 바빴다. 올라갈 때 원래 예상했던 시간보다 적게 걸렸기 때문에, 리더에게 전화를 해서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보기로 약속했던 시간을 1시에서 12시 30분으로 30분 당겼다. 천천히 여유 있게 내려왔는데도 라 플라제르 산장에 있는 하산 케이블카 역에 11시 50분에 도착했다.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좀 쉬다가 12시 20분에 케이블카를 타고 샤모니 케이블카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30분. 이미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샤모니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일행들과 합류해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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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진: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 알프스 여행-락 블랑 트레킹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