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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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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42 호)

 

【 인도네시아 근무를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

 

작년 6월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 설비 공사 시작에 맞춰 인도네시아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설비가 준공되고 시운전이 끝나 얼마 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의 인도네시아 생활이었지만, 끝내고 돌아오려니 아쉬움이 컸습니다.

설비가 완공되고 시운전도 끝났으니 제 할 일이 마무리되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당연했지만,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는 기분이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제가 막 인도네시아 어도 어느 정도 알고, 인도네시아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에 나가 그곳 생활에 익숙해지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 오려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 도착해서 6개월 동안은 물을 갈아먹어서 그런지 설사도 하고, 몸살감기를 앓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인도네시아에 먼저 와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들은 얘기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6개월 동안에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아마도 한국의 사계절에 익숙한 몸이 열대 기후에 익숙해지려고 그런 앓는 과정을 겪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네시아 물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생수를 마시면서 주의한다고 해도 물을 갈아 마시면서 생기는 후유증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얼마간 인도네시아에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귀국하라는 통보를 받아서 귀국 준비를 하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우선 짐이 따로 부치기에는 많지 않고, 비행기에 다 싣고 오자니 조금 많아 고민을 하다가 비행기에 모두 싣고 오기로 했습니다.

웬만한 물건들은 주위에 나눠주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들만 가져오기로 했는데도 짐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더욱 더 난감했던 일은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인도네시아 여행을 좀 하려고 했었는데, 갑작스레 한국행이 결정되면서 여행을 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연휴나 주말 때는 길이 막힌다는 핑계로 길을 나서지 못하고, 평일에는 공사와 시운전 때문에 휴가를 내기가 어려웠으니까요.

시운전이 끝나고 여유가 생기면 여행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운전이 끝나자마자 귀국하게 되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귀국이 결정되고 나서 아쉽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발리라도 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여행 계획을 잡았습니다.

짐을 싸는 시간 여유가 필요했기 때문에 여행 기간을 길게 잡을 수도 없었고, 여행 계획을 세울만한 시간 여유를 가질 수도 없어서 전문 여행사에 여행 계획을 의뢰했습니다.

다행히 지인이 소개해준 여행사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둘이서 오붓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귀국하는 날자가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인 르바란과 겹치는 바람에 여행 계획도 급하게 잡아야 했고, 공항까지 태워다 줄 기사를 배정하는 데도 애를 먹었습니다.

회사 차량이 모두 SUV로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차 한 대로는 이삿짐을 모두 실을 수 없어서 더 걱정이 컸습니다.

다행히 직원 개인의 차까지 동원해서 차 두 대로 이삿짐을 겨우 다 싣고 공항에 도착해서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1년 동안 인도네시아에 살다보니 인도네시아에 적응했는지, 한국에 도착하고 나서 몸이 처지고 설사를 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시 한국에 적응하려고 몸이 반응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60년 넘게 한국 기후 조건에 적응했던 몸이니까 그리 오래지 않아 제 컨디션이 돌아오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이삿짐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성남누비길 1구간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는 동네 포장된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한국에서 걸었던 숲속의 흙길이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두 시간 넘게 달려 센툴의 트레킹 길을 가도 자갈길에다가, 숲을 보되 숲속을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한국의 숲속 길이 너무도 그리웠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무슨 일을 해도 아쉬움이 남고, 그래서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맡은 일 덕분에 인도네시아에 가서 일 년 살기를 하고 올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인도네시아에서의 일 년 살기는 좋은 꿈으로 접어두고, 다시 시작된 한국 생활에 빨리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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