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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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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여행-뿐짝(1)

2023. 4. 13.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39 호)

 

【 인도네시아 여행-뿐짝(1) 】

 

인도네시아에 온지 1년이 거의 돼가면서 업무 파악과 현지 적응을 위해 그동안 미뤘던 여행을 이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중에는 업무에 바빠서 틈을 내기가 어려웠고,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길이 막힌다는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새로운 공장 건설과 시운전 때문에 바빠서 주말은 물론 밤늦게 근무할 때도 있었고, 주중에 쉰다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동안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일정으로 불리뚱과 뿔라우 쓰리부(뿌뜨리)에도 다녀오고, 샌툴에 있는 캠핑장에서 했던 단체 캠핑에도 참여했으니, 여행을 전혀 안 다녔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오면 여행을 자주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상황에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새로운 공장이 완공되어 준공식을 마치고, 시운전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마자 가까운 곳부터 여행을 하기로 했고, 그래서 선택된 곳이 바로 뿐짝이었다.

 

뿐짝은 자카르타 남부에 위치한 보고르 시에 속해 있으면서, 1,000미터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기후가 서늘할 뿐만 아니라, 산악 지역이라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자카르타에서 막히지 않으면 차로 2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서 주말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기온이 서늘하고 경관이 좋기 때문에 부자들이 별장을 마련해놓고 주말에 가서 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 반해, 길이 좁아서 정체가 심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주말에는 일방통행을 시키고 있어서, 잘못 걸리면 3시간 이상을 꼼짝 못하고 차 안에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주로 주말 오전에는 보고로에서 뿐짝 방향으로, 오후에는 뿐짝에서 보고르 방향으로 일방통행을 시킨다고 한다.

뿐짝에는 처음 가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뿐짝에서 구경할만한 곳들을 찾아보았다. 대체적으로 구경할만한 곳으로는 차밭, 꽃 정원, 폭포, 숲 등이 있었으며, 이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Curug 7 Cilember과 Curug naga: 대표적 폭포로 주변에서 물놀이 가능

- Taman Bunga Nusantara Garden: 23 헥타르 규모의 대형 꽃 농원

- Gunung Mas Agrotourism(Teh Garden): 540헥타르 규모 차 농장

- Cibodas Botanical Garden: 수목원

- Wisata Argo: 차밭

- Merlimba Garden: Wisata Argo에서 뿐짝빠스로 10분 거리

- Genung Gede Pangrango National Park

<식당>

- Rindu Alam: 차밭 정상

- Merlimba Garden Kitchen

- Cimory resto: 우유, 요거트, 인도네시아 음식

 

잠자리에 까다로운 편인 아내와 가는 여행인지라 호텔은 일단 5성급인 Grand Aston Puncak Hotel & Resort로 예약을 했다. 5성급이었지만, 숙박 요금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고, 실제로 방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좋아서 만족했고, 특히 호텔 식당 음식은 최상급이었다. 인도네시아 여행 경험이 많지 않았던 탓에 라마단 기간에는 낮 동안에는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라 하마터면 굶을 뻔 했다. 애쓰게 찾아간 식당들이 저녁 5시가 넘어서야 문을 연다고 해서 난감했는데, 다행히 호텔 식당이 문을 열어 식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서 호텔 식당에서 최상급의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대만족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서 가보려고 했던 Cimory resto 등 맛 집에서 식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보다 더 맛있는 호텔 식당을 찾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호텔에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방 예약을 할 때 산 풍경이 보이는 방이 약간 더 비쌌지만, 풍경 차이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대부분의 시간 동안 차밭 등 외부에서 지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반대편 방을 예약했다. 그런데 실제 호텔에 도착해서 방을 확인하니, 반대편 방은 산자락에 막혀서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 건지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났다. 냄새에 민감하고,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아내를 고려해서 다른 방으로 바꿨는데, 방을 바꾸면서 이미 지불한 추가 비용을 저녁 때 다른 호텔 직원이 다시 받으러 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결국 호텔 직원의 잘못으로 판명되어 일단락이 되긴 했지만, 그 호텔의 좋은 이미지가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집에서 출발해서 보고르를 거쳐 뿐짝으로 가는 길이 거의 막히지 않아서 2시간 만에 도착했다. 뿐짝 입구에 위치한 보고르 식물원과 따만 사파리 동물원을 들르지 않고 곧바로 차밭으로 향했다. 식물원과 동물원은 나중에라도 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바로 뿐짝으로 향했다. 처음 간 곳은 Gunung Mas Agrotourism(Teh Garden)로 뿐짝으로 올라가는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 차밭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더니, 차밭 안으로 들어가 전망 데크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서도 또 입장료를 받았다. 그 금액이 적어서 그냥 내긴 했지만, 이렇게 이중으로 입장료를 받는 행위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 와서 처음 보는 차밭이라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차밭을 망칠까봐 그런 건지 차밭 위로 데크를 만들어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 길이가 짧아서 아쉬웠다.

뿐짝에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호텔 체크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아서 두 번째로 Cibodas Botanical Garden에 가기로 했다. 이곳은 호텔이 소재한 동네를 지나 10여 분을 달려 꼬불꼬불한 동네 길을 지난 산 입구에 위치해 있었다. 여기서도 차밭에서와 마찬가지로 동네 입구에서 통행료(?)를 내고, 다시 수목원 입장료를 따로 냈다. 수목원에 들어서자 온실이 보였는데, 그 규모가 작아서 ‘이걸 보러 입장료를 내면서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고산 지대라 기온이 서늘했기 때문에 그대로 떠나기가 아쉬워 온실 옆에 있는 자그만 동산으로 올라갔다. 동산에는 시냇물이 흐르는 산책로가 있어서 천천히 걸으면서 산책도 하고 앉아서 쉬면서 사진도 찍었다. 숲속이라 더 시원하긴 했겠지만,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기온도 20도 정도로 낮아서 한국의 초가을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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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사진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 인도네시아 뿐짝 여행-Genung Mas Teh Garden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