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671 호)
【 크리스마스를 기리며 】
다가오는 올해의 성탄절은 토요일인데다가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치면서 조용하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이었을 때만 해도 성탄절은 크리스마스 캐럴이 길거리에 울려 퍼지고 연말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괜히 들떴던 것 같은데, 이제는 캐럴도 별로 울려 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정에 거행되었던 성탄절 전야(크리스마스이브) 미사에 참여하느라고 힘들었던 기억도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기독교 문명이 바탕인 서양에서야 성탄절부터 연초까지 쉬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기독교 국가가 아닌 한국도 성탄절이 휴일인 것은 의아한 일입니다.
기독교 신자였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미군들을 생각한다는 핑계로 성탄절을 공휴일로 지정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독교 신자 수만큼 많은 불교 신자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석가탄신일도 공휴일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너무 종교적인 색채를 많이 풍긴다는 이유로 최근 서양에서 홀리데이(holiday)라는 단어를 쓰는 게 대세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긴 이제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의 전유물이 아니라 연말연시 세일이나 산타클로스로 대표되는 기업 홍보 기간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크긴 합니다.
어린이들의 꿈인 산타클로스도 코카콜라에서 만들어낸 홍보 수단(산타클로스 복장이 코카콜라 색깔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Christ)에 가톨릭 예배의식인 미사를 뜻하는 말(mass)이 더해져 만들어졌습니다.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쓰기도 하는데, 여기서 X는 그리스도를 뜻하는 그리스어 크리스토스(XPIΣTOΣ)의 첫 글자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는 노엘(프랑스), 나탈레(이탈리아), 바이나흐텐(독일) 등 나라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성경에도 나와 있지 않은 예수님의 생일을 어떻게 알아내서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로마 교황 율리우스 1세가 로마에서 섬기던 태양신 축제일인 12월25일을 크리스마스로 정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를 태양신과 동격으로 생각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어차피 지내는 태양신 축제에 숟가락을 하나 더 얹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로마가 태양신 축제일을 12월 25일로 정한 가장 큰 이유는 동지가 지나 해가 길어지는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해가 길어진다는 의미를 태양이 새로 탄생해서 자라기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했기 때문이겠죠.
그러니까 예수의 가장 큰 업적(?)인 부활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날의 의미를 확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성경 어디에도 예수가 태어난 날은 기록돼 있지 않지만 어느 계절에 태어났는지를 암시하는 구절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 탄생 당시 ‘목자들이 양 떼를 지키기 위해 밖에서 밤을 보냈다’는 대목은 나오는데, 이 구절로부터 예수가 양들을 방목하는 때인 10월 이전에 태어났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스라엘 지역의 12월은 겨울철로, 양치기들은 10월 이전에 양 떼를 우리 안으로 옮겨 겨울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탄생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이 아닌 나라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와 에티오피아 등에서는 1월7일을 크리스마스로 지내고 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와 레바논 등 몇몇 나라는 1월7일과 12월25일 두 날 모두를 크리스마스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일인 크리스마스가 언제인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예수님이 탄생한 날은 지나갔고, 그날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게 당연한 일일 테니까요.
보다 근본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탄생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우리 삶을 그에 맞춰 바꾸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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