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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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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자는 비음주자보다 평균 11년 이른 나이에 뇌출혈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3rf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평균 11년이나 이른 나이에 뇌출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혈 규모는 70%나 크고, 뇌 깊숙한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2배에 달했다.

국제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지난 5일 게재된 미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의 논문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뇌출혈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과도한 음주는 더 심각한 뇌출혈을 일으키고 젊은 나이에 뇌혈관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 입원한 뇌출혈 환자 1600명을 분석했다. 외상이나 사고로 인한 뇌출혈은 제외했으며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출혈의 크기와 위치를 확인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으로는 뇌의 작은 혈관 손상 징후를 점검했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뇌 스캔 사진. 123rf

뇌출혈 환자의 약 7%는 하루 3잔 이상 술을 마신다고 보고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과음하는 사람들은 뇌출혈이 발생한 나이가 평균 64세로 75세보다 11년이나 빨랐다. 출혈 크기도 약 70% 더 컸다.

과음자들은 뇌 깊은 곳에서 출혈이 발생하거나 출혈이 뇌척수액 공간으로까지 확장될 위험이 2배나 높았다. 하루 2잔의 음주량 역시 뇌출혈 발병 나이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과도한 음주가 혈압을 상승시켜 뇌의 미세혈관을 손상하거나 약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출혈이나 파열의 위험을 높인다.

더욱이 낮은 혈소판 수치는 인체가 출혈을 멈추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출혈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연구진은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음주량이 자가 보고 방식이었고, 과음자 수가 적었으며, 단일 병원에서만 진행됐다. 연구 대상 역시 대부분 백인 환자였다.

연구진은 음주량 감소가 뇌졸중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 의대 신경과 부교수이자 매스제너럴 브리검 신경과 임상연구원인 에딥 구롤 박사는 “뇌출혈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음주를 최소화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며 “뇌출혈 위험이 비교적 낮은 사람들도 음주량을 일주일에 3잔 이하로 제한해야 뇌졸중을 예방하고 심혈관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서울신문 2025년 11월 7일]

‘2025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의 부대 행사 중 하나인 ‘갈대 백패킹’이 열린 장소. 박준형 제공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보슬비가 내리던 지난달 어느 토요일 아침, 배낭을 메고 세종시 집을 나선 나와 아들은 고속열차(KTX)에 몸을 실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2025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이 한창인 전남 순천이었다.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그 의미를 시민들과 나누는 문화축제다. 선암사와 순천 갯벌 일대에서 펼쳐진 세계유산축전은 다양한 부대 행사가 더해졌다. 그중 하나가 ‘갈대 백패킹’이다. 우리를 순천으로 이끈 프로그램이다. 순천만 안풍습지에서 진행되는 1박2일 캠핑 행사다. 이 지역은 평소에는 야영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니, 순천만의 생태와 밤하늘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단 1회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엔 축전 기간 중 총 3회에 걸쳐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오후 4시부터 시작되기에 오전에 도착한 우리에겐 여유가 있었다. 우리는 오전 10시30분에 순천역을 출발하는 시티투어버스에 올랐다. 남도 특유의 구수한 억양으로 순천의 요모조모를 들려주는 베테랑 관광 가이드의 해설은 흥을 돋웠다. 송광사와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을 돌아보는 시티투어버스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했다. 그중 한 외국인 여성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프랑스인이라고 밝힌 여성은 최근 유럽을 휩쓴 케이(K)팝과 케이드라마 열풍에 매료돼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서울과 제주, 경주, 전주를 거쳐 순천까지, 한달째 홀로 전국을 여행 중인 그는 “한국은 어느 도시를 가든 도로가 깨끗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이 인상적이다. 프랑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한국 여행을 적극 추천할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2025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의 부대 행사 중 하나인 ‘갈대 백패킹’이 열린 장소. 박준형 제공
논과 밭을 보며 걷다가 발견한 ‘갈대 백패킹’ 운영본부 텐트. 박준형 제공

 

시티투어버스 일행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우리는 순천만습지 매표소 앞 세계유산축전 부스에서 ‘갈대 백패킹’ 참가자로서 체크인을 했다. 매표소부터 ‘갈대 백패킹’ 행사가 진행되는 안풍습지까지는 3㎞. 아이 걸음으로 한시간 거리다. 오전 내내 내린 보슬비가 그쳤다. 우리는 해밀(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만끽하며 순천만을 눈에 담았다. 갯벌과 논, 갈대가 어우러진 풍경에 마음까지 맑아졌다.

 

“아빠! 여기 한 손은 작고 한 손만 큰 게 보이지? 저게 농게야! 그리고 저건, 칠게인가 보다!” 최근 갯벌 생태에 대해 배웠다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 서진이가 재잘거리며 흑두루미와 칠면초, 짱뚱어 등 학교에서 배운 것을 읊조렸다. “참,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는 전세계의 11%가 순천만에 서식한대. 아! 저기 망원경 있다! 검은머리갈매기 있나 찾아보자!” 서진이는 망원경을 향해 뛰어갔고, 길가의 작은 게들은 재빠르게 길을 터주었다.

안풍습지 가는 길. 박준형 제공

 

좌우로 펼쳐진 논과 갈대밭을 음미하며 걷다 보니 오른편으로 넓게 펼쳐진 잔디밭 한편에 하얀 몽골 텐트가 보였다. “왐마, 날씨가 참 덥죠~. 시원한 물 한잔 들이켜고 마음에 드는 자리 잡으세요.” ‘갈대 백패킹’ 스태프가 시원한 생수병을 건네며 우리를 반겨줬다. “오늘 박지는 여기가 좋겠어, 아빠!” 시원하게 펼쳐진 안풍습지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리던 아들이 외쳤다. 우리가 텐트를 설치하는 사이, 하나둘 이웃이 늘어갔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있었다. 두 딸과 함께 배낭을 메고 여수에서 온 가족,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와 순천에서 온 가족, 그리고 서진이 또래의 아이와 창원에서 온 또 다른 아빠 백패커가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어른과 아이 백패커들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갈대 백패킹’ 행사가 펼쳐진 장소에 들어선 텐트들. 박준형 제공
 

“순천만습지를 둘러싼 논과 밭의 곡물은 추수철이 돼도 수확하지 않아요. 순천만을 찾는 겨울 철새들과 흑두루미의 식량인 셈이죠. 그래서 이 주변의 논밭에는 농약을 치지 않는답니다.” 세계유산축전과 ‘갈대 백패킹’의 운영을 맡고 있는 양지현(45)씨가 아직은 초록이 깃든 주변을 둘러보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번 세계유산축전이 끝나면 황금빛으로 물든 갈대밭을 감상하러 수많은 사람이 순천만을 찾을 거예요. 그리고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겨울 철새들이 순천만을 수놓습니다. 특히 흑두루미의 군무는 정말 장관이에요. 겨울의 차분한 순천만에서 즐기는 탐조 프로그램도 아이들과 즐기기 참 좋습니다.”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다. 아이들은 마치 오랜 친구인 듯 연신 웃음을 쏟아내며 잔디밭을 뛰놀았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순천만의 밤은 고요하게 저물어 갔다.

 

박준형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 저자

 

[한겨레 ESC 2025년 11월 15일]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77 호)

 

【 올 연말에는 저 자신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

 

며칠 전 벽에 걸린 달력이 한 장만 달랑 남은 게 왠지 보기 짠해서 2026년 달력을 구해다가 교체했습니다.

요즘은 벽에 달력을 걸어놓는 집이 드물다보니 달력을 발행하는 기관도 많지 않아서 달력을 구하기가 은근히 어렵습니다.

저도 거래하는 은행에 들러서 달력을 달라고 했더니 신분증까지 확인하고는 거래 고객에게만 줘야 해서 그러니 양해해 달라고 그러더군요.

 

시계도 그렇고, 달력도 그렇고 이제는 너무나 흔해져서 그런지 이런 것들을 집안 벽에 걸어두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옛날 습관이 아직 배어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시계와 달력을 집안 곳곳에 걸어 놓고 있습니다.

특히 달력은 매달 한 장씩 찢어낼 때마다 한 달이 지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집착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2월이 되어 벽에 걸린 달력이 달랑 한 장만 남겨지게 되면 괜히 마음이 들뜨면서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연말이 되니 각종 연말 모임 공지가 여기저기 떠서 어느 모임을 참석하고, 어느 모임을 참석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은퇴를 하고 나서는 그나마 연말 모임이 줄었고, 특히 꼭 참석해야 하는 부담이 되는 모임도 줄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연말 모임 참석 여부를 정할 때 미래를 지향하는 모임에는 참석하고, 과거를 회고하는 모임에는 가능하면 참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회고하는 모임이란 동향, 동문, 과거 직장 등 과거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모임을 말합니다.

이런 모임에 참석하면 마음은 편하지만, 과거의 추억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게 되기 때문에 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연말 모임에 참석하기로 하였습니다.

올해가 졸업 50주년이 되는 해인데다가, 고향 제주에서 동창들이 서울로 올라온다고 하여 모처럼만에 만들어진 연말 모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비교적 자주 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고등학교 졸업 후 50년 만에 이 모임에서 처음 만나는 친구들도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연말이 되면 이런 저런 모임이 많아지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연말을 핑계로 그동안 바빠서 못 봤던 사람들을 만나고자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명절, 제사 등을 핑계로 멀리 떨어진 친인척들이 한 번씩 만나서 정을 나누고자 하는 이유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동양만의 풍습은 아니어서 서양에서도 연말이면 가족들이 모여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함께 보내는 게 일반적인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연말을 핑계로 하루도 빈틈이 없이 모임으로 꽉 채우는 일은 이제부터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모처럼 생각이 나서 연말을 핑계로 한 번 보려고 연락한 지인이 이미 일정이 꽉 차서 내년에나 보자는 말을 할 때는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연말이 단순히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술이나 마시고, 흥청망철 보내기에는 아까운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한시라도 비워두면 불안한 틈새증후군에 시달리면서 직장생활을 하던 때도 연말이면 더욱더 바쁜 시간을 보냈던 게 후회스럽습니다.

은퇴를 한 지금은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틈새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이번 연말에는 꼭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만나야겠지만,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저를 조용히 만나는 시간을 갖고, 내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기운을 축적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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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제주 겨울 여행에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께서는 이메일(tiger_ceo@naver.com)로 회신 주시거나,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 밴드에 가입 후 댓글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여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제가 운영하는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 밴드(https://www.band.us/band/95412027)에 가입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