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겨울, 기온 하강·기압 변화…“관절 통증 호소자 급증”
혈액순환 저하, 근육 경직, 관절액 점도 증가가 주 원인
아침엔 5~10분 스트레칭…외출 때 얇은 옷 여러 겹
브로콜리·시금치, 관절 파괴 효소 억제…토마토, 통증 완화
양반다리·쪼그려 앉기·무릎 꿇기는 관절 압박 주범

“앗, 내 무릎!”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즈음에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아침에 일어날 때 무릎 통증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들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무릎, 발목, 허리 등이 뻣뻣해지고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진다. 가을철부터 시작된 이런 증상은 겨울로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데, 이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만이 아니라 날씨 변화와 관련이 깊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관절 통증 호소 증가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철부터 기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는 겨울까지,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에 400만 명 이상이 골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50대 이후 중년 여성들에게서 발생률이 높은데,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고 무릎에 미약한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이는 관절염의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혈액순환 저하와 근육 경직
왜 추운 날씨에 관절이 아플까? 추워지면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관절액의 점도도 걸쭉해지며, 낮아진 기압의 영향도 받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은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관절 주변의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근육과 혈관이 굳어지게 된다. 마치 겨울철 고무줄이 딱딱해지는 것처럼, 우리 몸의 근육, 인대, 관절도 유연성이 떨어져서 작은 통증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관절액의 점도 변화
관절과 관절 사이에는 ‘관절액’이라는 특별한 액체가 있다. 이 관절액은 마치 기계에 기름을 치는 것처럼 관절을 매끄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면 이 관절액의 성질이 변해서 걸쭉해진다. 그러면 관절 사이가 뻑뻑해지면서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생기게 된다.
기압 변화의 영향
날씨가 흐리거나 추울 때는 기압이 낮아진다. 기압이 낮으면 관절 안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관절액이 팽창해서 주변 신경을 누르게 된다. 특히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관절 통증이 더 심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는 관절 부위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어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이렇게 관절이 뻣뻣해지면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근육이 경직되면 조금만 넘어져도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길 자체가 얼어서 미끄러우니 조금만 부주의해도 넘어지기 쉽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면 뼈와 연골이 쉽게 굳어져서 작은 충격에도 골절 같은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겨울철 낙상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주로 엉덩이나 손목 관절 부위 골절을 많이 겪는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활동량 감소도 관절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절의 움직임도 줄어들어 관절이 더욱 굳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러한 위험을 방치하면 관절염이 점점 악화되고, 결국에는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특히 겨울철에는 관절 관리를 더욱 잘해야 한다.
우선 보온 관리다. 관절 통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무릎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운 시간대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옷을 따뜻하게 여러 겹 껴입어 관절 부위를 보호해야 한다. 두꺼운 옷 하나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 따뜻한 물주머니나 핫팩으로 온찜질을 해주면 좋다. 온찜질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만들어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평소에도 무릎 보호대나 무릎 담요를 이용해서 무릎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 필요
꾸준한 운동은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운동을 하면 관절 주위의 근육이 강해져서 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커지고, 관절이 굳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 건강에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다. 걷기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관절 근육의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일어나지 말고, 5~10분 동안 침대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스트레칭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어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운동 시간은 하루에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도 추천된다. 이런 운동들은 관절에 체중이 적게 실리면서도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만들어 관절이 받는 압력을 줄여준다.
음식물도 중요하다.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칼슘, 비타민 D, 식이유황(MSM) 같은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생선, 멸치, 우유 등이 있다. 멸치에는 칼슘뿐만 아니라 오메가3도 많이 들어 있어서 관절의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녹색 채소인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에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K가 풍부해서 뼈 건강에 좋다. 특히 브로콜리에는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많아 관절을 파괴하는 효소의 작용을 막아준다. 토마토에 들어있는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뼈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비타민 D는 칼슘과 함께 뼈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매일 3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도 비타민 D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고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올바른 자세도 중요하다.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거나,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관절에 매우 나쁘다. 이런 자세는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고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되도록 소파나 의자를 이용해서 무릎을 지나치게 구부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1월부터 시작되는 추운 날씨에는 관절 건강을 위한 보온, 운동, 영양 관리가 필수이다. 특히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분들은 통증이 악화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관절염으로 한번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치유하기가 어렵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통증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초기에 관리하면 건강한 관절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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