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최정수), “오 자히르,” 문학동네, 2005년
<연금술사>, <순례자>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리에게 알려진 파울로 코엘료가 쓴 소설 <오 자히르>는 그의 앞선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뭔가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 제목인 ‘자히르(Zahir)’는 아랍어로, 어떤 대상에 대한 집념, 집착, 탐닉, 미치도록 빠져드는 상태 등을 가리킨다. 이는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광기 어린 편집증을 나타낼 수도 있고, 긍정적인 측면에서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끝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원일 수 있다. 다시 말해 누군가로 하여금 무언가에 사로잡혀 미친 듯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에너지가 바로 ‘자히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무언가에 사로잡혀야만 미친 듯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많은 여성들과 결혼을 하고 또 이혼을 하면서 부족함이 없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 와중에 네 번째 아내인 에스테르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도 평범한 결혼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에스테르는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찾아서 그의 곁을 떠나고, 그제야 주인공은 자신의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은 에스테르가 만들어놓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몽골과 카자흐스탄 등 동양의 문명이 신비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소위 말하는 접신 등 무속 신앙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 소설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는 당연히 자히르를 추구하면 정말로 일상의 무수한 사물과 사건들은 전혀 새롭고 낯선 풍경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주인공이 자신의 정식 부인이자 자히르의 대상인 네 번째 부인을 그리워하고 찾아다니면서도 새로운 연인인 마리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일부일처제도에 익숙한 사람으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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