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81 호)
【 결핍의 행복 】
저는 작년(2025년)에 근무하던 몽골 시멘트 회사에서 퇴직하고 나서 ‘이제 다시는 회사라는 조직에 취업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사오정(사십 세가 정년), 오륙도(오십까지 근무하면 도둑)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70세가 다 되도록 회사에서 근무를 했으니 이제 더 이상 취업해서 돈을 벌기를 바라는 게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회사에서 퇴직하고 더 이상 월급을 받을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문득 제가 현재 갖고 있는 돈과 연금 등 수입으로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매달 월급이 나올 때도 돈을 모으기 위해서 돈을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렇게 절박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은퇴를 하고 나니 가진 돈으로 남은 생애 동안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면서, 돈을 쓸 때 한 번 더 고민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은퇴를 하고 나서 돈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은퇴 이전에도 몇 십 억짜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고액 연금을 받는 군인, 교수, 교사, 공무원 출신 친구들이 살짝 부럽기는 했습니다. 또 그 친구들이 은퇴 이후에도 비싼 해외여행을 별 부담 없이 다닐 정도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 같아 살짝 배가 아플 때도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비교가 행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격언을 떠올리면서 애써 마음을 달래곤 했지만 말입니다. 그러다가 제가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도 아니고, 마음껏은 아니지만 여행도 가끔 다닐 정도는 되는데 그런 친구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은퇴 후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돈을 많이 모으지는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돈을 걱정하지 않고 써도 될 정도로 돈이 많다면, 돈의 소중함을 모를 수 있으니까요. 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돈이 너무 없어도 안 되지만, 너무 많아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돈이 없으면 돈에 자신을 팔아야 할 정도로 돈에 얽매이게 됩니다. 반면에 돈이 넘치도록 너무 많으면 그 돈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잃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자식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탐내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삶의 가치를 돈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커질 테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은퇴 후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안 되는 적정점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적정점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럼, 은퇴 후 행복하기 위한 돈의 적정점이 얼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적정한 돈의 규모가 절대적인 금액이 아니라 돈을 가진 사람의 마음상태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이런 마음의 상태를 ‘결핍의 행복’이라고 부르는데,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 드려 보겠습니다. 먹는 음식은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행복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음식을 얼마나 많이 먹었을 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요? 만약 원하는 음식을 선택할 수 없고, 배고픔을 해결할 정도로 충분히 먹을 수 없다면 분명 문제일 겁니다. 하지만 여건이 된다고 해서 원하는 음식을 너무 배부르게 먹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사람은 약간 배고프게 먹었을 때 소화도 잘 되고 편안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먹을 음식이 충분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절제하면서 약간 배고프게 먹는 게 바로 ‘결핍의 행복’을 느끼는 적정점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돈의 경우에도 가진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가진 돈을 얼마 만큼 절제하면서 제대로 소비할 수 있느냐가 은퇴 후 행복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제 또래들이 “요즘 젊은이들이 풍족하게 자라는데도 불구하고 왜 불만이 많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많이 합니다. 저는 그 이유가 요즘 젊은이들이 ‘결핍’을 모르고 자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또래들은 지금은 대부분 풍족하게 살지만, 어릴 때는 굶주림의 고통을 느껴봤었습니다. 그러니 풍족하게 사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이야 풍족하게 사는 것이 당연한 환경에서 자랐으니, 풍족한 삶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없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죠. 결핍이 뭔지를 모르니 ‘결핍의 행복’을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이 맛있는 음식의 소중함을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어릴 때 항상 굶주림에 처할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가끔 흰쌀밥과 고깃국을 먹을 수 있었던 명절이나 제사를 손꼽아 기다렸었습니다. 하지만 원하면 언제나 흰쌀밥과 고깃국을 먹을 수 있는 여건인 요즘 젊은이들이야 명절이나 제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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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말이나 8월 초에 진행 예정인 몽골 여행에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께서는 제 이메일(tiger_ceo@naver.com)로 회신 주시거나,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 밴드(https://www.band.us/band/95412027)에 가입 후 댓글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까지 20여 분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셨는데, 현재 참여 희망자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1월 20일경에 자세한 여행계획을 공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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