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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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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6.01.12 책 소개-파친코

책 소개-파친코

2026. 1. 12.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이민진(이미정), “파친코,” 문학사상, 2018년

 

미국 또는 서구에 카지노가 있다면 일본에는 ‘파친코’가 있다. 카지노가 도박에 가깝다면 파친코는 도박과 게임의 혼합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카지노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데 반해, 파친코는 일본에만 있다는 점도 특별한 점이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은 거의 모두 몇 년 후에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파친코만은 한국에 상륙하지 못했다. 아마도 파친코의 도박적인 성격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카지노가 돈 많은 사람들의 여흥거리라면, 파친코는 월급쟁이들의 스트레스 해소용이라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오래 전에 일본에 가보면 시내 한복판 번화가에 파친코 가게가 있고, 거기서 샐러리맨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서 파친코를 하는 게 보였던 기억이 난다.

파친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재징 교포다. 재일교포가 많은 제주에서는 재일교포들이 파친코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일본 출장 때도 파친코에 더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 <파친코>에서도 제주 출신 고한수가 파친코를 통해 돈을 벌었고, 그 아들과 손자도 결국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파친코 사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온다. 그만큼 재일교포가 일본에서 차별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고, 앞으로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다보니 파친코를 통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재일교포들의 실상이 너무나 가슴에 절절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 이민진은 재캐나다 교포로서 일본에 몇 년 살았던 기회를 살려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너무나 생생히 그려지는 삼대에 걸친 삶을 이렇게 절절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한국에 살면서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의 삶을 견뎌내는 게 녹녹치 않았을 텐데, 재일교포로서 이 모든 고난의 삶의 견뎌낸 주인공들의 삶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저려왔다. 특히 고난의 시대에 겹쳐 여자로서의 삶을 견뎌온 양진, 선자, 경희의 삶과 무거운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낸 이삭, 창호, 요셉 그리고 노아와 모자수의 삶이 아직도 가슴 한구석을 울리고 있다. 이게 바로 소설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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