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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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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귀촌 계획

2023. 12. 7. 06:58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3 호)

 

【 나의 귀촌 계획 】

 

나는 3년 내에 귀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왜 귀촌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많지만, ‘이제 굳이 도시에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적합한 대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었을 때에야 직장이 도시에 있으니까 라든가, 도시에 살아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도시에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게 되니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시골의 고요한 정취를 즐기는 특권을 은퇴한 지금부터는 누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10여 년 전부터 귀촌을 계획하고 준비해왔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단체로 귀촌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어서 귀촌 희망지역에 대한 조사도 하고, 귀촌 관련 책도 쓰면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단체 귀촌을 준비하다보니 일이 너무 벅차고,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추진을 망설이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재취업이 되면서 귀촌 준비 작업이 멈추고 되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다시 은퇴를 하니 더 이상 귀촌을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원의 은봉 지역에 ‘지리산 활력 타운 사업’이 추진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은퇴자들을 위한 78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3년에 중앙 정부에서 사업 공고를 하였고 남원시 등 전국적으로 5개 지자체가 선정되었다.

 

남원에 건설될 타운은 2024년에 사업 계획과 설계를 마치고, 2025년에 건설을 시작해서 2026년에 입주할 예정이다. 아직 타운 조성 계획과 입주 조건 등이 확정되지 않아서 내가 확실히 입주가 가능한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 타운의 입주 예정 시기에 맞춰서 2026년에 나도 귀촌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타운 건설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3년 이내에 귀촌을 하게 되는 셈이다. 3년이라는 기간이 길면 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동안 준비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리 긴 기간이 아니다. 귀촌은 단순히 사는 곳만 시골로 옮기는 게 아니라서 이민을 가는 것과 같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골 마을로 혼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귀촌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은퇴자 타운에 입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귀촌하면서 겪는 문화 충격은 좀 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골 마을에 들어가 익숙하지 않은 시골 공동체 문화에 적응하려고 고군분투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내가 은퇴자 타운을 선호하는 이유가 단순히 귀촌으로 인한 문화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은퇴자 타운에 입주하게 되면 내가 그 동안 구상해왔던 단체 귀촌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78세대가 입주를 하게 되면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단지를 관리하는 일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지리산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서 도시민들에게 필요한 여러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수익도 올리고 무료함도 달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귀촌하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한정된 일자리를 찾아야 하지만, 단체 귀촌을 하게 되면 얼마든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귀촌을 기다리는 3년 동안 나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준비를 하려고 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준비할 계획이다. 우선 30여 년 전에 따놨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재발급 받았다. 글쎄 귀촌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필요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년에 ‘숲 해설가’와 ‘손해평가사’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숲 해설가는 지리산이 인접한 남원의 특성상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따놓으려는 것이다. 손해평가사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작물의 피해를 평가하는 자격증인데, 시골에서는 꽤 유용한 자격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숲 해설가는 산림청에서 인정한 기관에서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된다. 반면에 손해평가사는 자격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합격률이 1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워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한다.

 

3년 동안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일은 귀농귀촌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시골 살아보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남원에서 체험했던 두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서, 다른 곳에서도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려고 한다. 지금은 남원으로 귀촌하려고 생각 중이지만, 살아보기를 통해 다른 지역들을 탐색해 보는 작업도 진행해볼 생각이다. 몇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여의치 않으면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2박 3일 체험 프로그램에라도 많이 참여해보려고 한다. 몇 달 살기 프로그램이 심사를 통해서 입주자를 선발하는 데 비해, 2박 3일 프로그램은 선착순 접수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지만, 함께 귀촌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꼭 함께 귀촌하지 않더라도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움이 되는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도시에 살면서 귀촌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귀촌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별로 없다. 귀촌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만 있지,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는 드문 게 현실이다. 시골로 여행 갔다가 그곳 풍경이 좋아서 귀촌했는데, 그곳에 살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서 귀촌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골로 이민 간다는 생각으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 교환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혹시 그렇게 귀촌 준비를 위한 모임을 갖다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귀촌하게 되면 더욱 더 좋은 일이고 말이다.

 

나는 시골에 사는 것이 좋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귀촌하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은퇴자들의 귀촌이 국가적인 문제도 많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성장을 추구하는 도시는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공간이다. 이제 가진 것을 관리하고 나눠야 하는 은퇴자들은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자들이 도시를 젊은이들에게 물려주고, 고령화되면서 조만간 공동화될 위기에 처한 시골로 내려가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세대 간의 갈등이 저절로 해소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은퇴자들이 귀촌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문제, 환경 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다. 문제는 은퇴자들이 귀촌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국가 차원에서도 귀농귀촌을 장려하는 좋은 정책들을 많은 시행하고 있다.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귀농귀촌 교육과 시골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귀촌 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데도 말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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