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582 호)
【 노년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
제가 사람들을 만나 좀 친해지면 많이 듣는 얘기 중의 한 가지가 “왜 머리 염색을 안 하세요?”입니다.
그러면서 “피부가 탱탱(?)해서 염색만 하면 40~50대라고 봐도 될 것 같네요.” 라는 말을 보탭니다.
그러면 저는 “염색을 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길 염려가 있고, 눈도 나빠진다고 해서 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요즘 나이가 들면 머리 염색은 기본이고, 눈 성형에 보톡스 시술 등 피부 성형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물론 젊게 보이기 위해 이런 시술 내지 수술을 해서 본인이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긴다면 뭐라고 비난할 필요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단순히 늙음을 부정하고 젊은 시절이 그리워서 발버둥치는 행위의 결과라면 반대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모든 시술이나 수술을 반대하고 자연주의(?)를 외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2년 전에 얼굴에 생긴 검버섯이 보기 흉해서 피부과에서 제거시술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젊었을 때 썬크림도 안 바르고 골프 등 야외활동을 했기 때문에 검버섯이 생긴 게 아닌가 짐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얼굴의 검버섯 제거 시술을 받은 것은 물론 남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변명하고 싶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직장생활 등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머리 염색과 검버섯 시술 외에도 제 이마에 있는 팔자 주름을 펴기 위해 보톡스 시술을 권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긴 합니다.
단순미용 목적을 위해 어떤 시술 또는 수술을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 명확한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얼굴 표정이 없어질 정도로 성형 수술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잘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성형 중독이라는 정신적 질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면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의 아름다움은 젊은이들의 아름다움과는 다른 차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젊은이들의 아름다움이 봄의 싱싱함이라면, 나이 들어서의 아름다움은 가을의 ‘성숙함’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은 나이에 따라서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여자들에게 ‘섹시하다.’고 얘기를 하면 ‘천박스럽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아주 기분 나빠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여자들에게 ‘섹시하다.’고 얘기하면 ‘매력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아주 기분 좋아합니다.
요즘 여자들의 흡연율이 늘어나고 있는데, 흡연을 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다이어트, 즉 살이 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마른 체형이다 보니 살이 찌지 않기 위해 건강에 안 좋은 담배를 피우는 것입니다.
진화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아름다운 사람을 선호하는 이유가 아름다운 사람들이 건강할 확률이 높아서이기 때문이라는데, 마른 체형을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어떤 여성지에서 25~45세의 여성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더 아름다워질 수만 있다면 아이큐가 낮아져도 좋으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대답한 여성은 2/3가 넘었다고 합니다.
갈수록 이용이 늘어나는 보톡스가 바로 정확히 진짜 아름다움, 곧 환하게 빛나는 표정을 죽인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기만 합니다.
나이가 들어 진정한 아름다움은 인자한 표정에 있는데, 보톡스를 써서 아름다운 표정을 없애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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