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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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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581 호)

 

【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나서 느끼는 점 】

 

2020년 들어 독서 목록에 박경리의 <토지>를 올리고 나서 며칠 전까지 20권에 달하는 책을 다 읽었습니다.
박경리는 <토지>의 작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이며, <토지>는 한국문학사에 길이 빛날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토지>는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분량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를 정도로 방대합니다.

 

<토지>는 1969년 <현대문학>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한 이후 여러 매체를 옮겨가면서 연재를 했습니다.
1972년 <문학사상>으로 옮겨 2부를 연재했고, 1978년 다시 <한국문학>과 <주부생활>에 3부를 연재했습니다.
4부는 1981년 <마당>에서, 1983년부터는 <정경문화>에서, 1992년 9월부터 <문화일보>에 5부를 연재하여 1994년 8월에 5부까지 완결 지었습니다.

 

제가 <토지>를 읽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글 쓰려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토지>를 추천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이제까지 썼던 책들과 달리 소설을 한 번 써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토지>를 비롯한 소설책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토지>를 비롯한 유명한 소설들을 읽으면서 제가 그렇게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소설을 읽는 재미 자체에 빠져드는 효과도 거두었습니다.

 

사실 <토지>를 읽기 전에는 20권에 달하는 책을 읽으려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권, 2권 읽기 시작하면서 어서 빨리 다음 권을 읽고 싶다는 초조감에 빠져 들 정도로 <토지>는 흥미진진했습니다.
한참 <토지>를 읽고 있는 동안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도서관이 문을 닫아 15권부터는 책을 빌릴 수 없게 되자 금단현상(?)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송파도서관이 예약대출을 시행하면서 19권까지 빌려볼 수 있었는데, 다시 예약대출마저도 중단하는 바람에 20권은 한 동안 빌려볼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서울전자도서관(http://seoullib.barob.co.kr)에서 전자책을 빌려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지막 20권은 전자책으로 읽었습니다.
덕분에 일반 도서관이 문 닫은 동안에도 서울전자도서관을 통해 다른 책들도 빌려보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토지>는 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이 타올랐던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한국의 가장 큰 격동기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토지>가 20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이유는 민중들의 삶이 생동감 넘치고 생생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백정에서 양반까지, 독립투사에서 친일분자들까지 다양한 군상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토지>는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 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습니다.

 

만약 제가 <토지>에 나오는 내용을 역사책으로 읽었다면 지루해서 중간에 그만 두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 두지 않았더라도 <토지>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토지>을 읽으면서 소설이 단순히 재미를 가져다주는 효과를 넘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형성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이론적으로야 <토지>와 같은 대작을 쓰지 못하리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토지>와 같이 재미와 감동을 주는 소설을 쓸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제가 앞으로 소설을 실제로 쓰든, 생각만 하다 그만 두든, <토지>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은 계속 남아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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