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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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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579 )

 

틀림과 다름을 구분할 수 있는 사회

 

얼마 전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부사관이 군에서 강제 전역 조치를 당했습니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군대의 특성으로 인한 당연한 조치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다수가 찬성하는 쪽으로 모든 것들이 결정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진정한 민주 사회라면 소수자의 권리도 존중되어야 마땅한 일이 아닐까요?

다름이 곧 틀림이 되는 사회라면 사회 발전이란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진화도 다수와는 다른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조건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일 민족을 강조하는 한국에서는 다름이 곧 틀림이라는 인식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종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른 인종은 의례히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설사 다른 인종이 귀화하여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에도 진정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문 게 사실입니다.

 

한국에 살 때는 잘 몰랐는데, 제가 미국에 유학을 하다 보니 인종 차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공부하고 있던 대학 내에서는 워낙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있으니 인종 차별에 대한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학이 있던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 가면 백인 아이들이 저를 마치 원숭이 보듯이 빤히 쳐다보면 왠지 쑥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사실 저도 지하철이나 동네에서 외국인, 특히 백인을 제외한 아프리카나 동남아인을 보면 괜히 한 번 더 쳐다보곤 합니다.

미국에서는 소수 인종에 속했던 제가 한국에서는 다수 인종에 속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일까요?

사회 정의를 부르짖었지만, 정작 자신의 처신은 그에 맞지 않았던 어떤 사람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틀림과 다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비단 외모적인 면에서만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의 정치 사안에 대한 논쟁에서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사회 분위기로 자리 잡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다름을 포용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선거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위성 비례 정당의 출현도 어쩌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 아닐까요?

자기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 좋은 것도 배척하는 이기심의 결과물이 아닐까요?

물론 이런 부작용도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보기도 합니다.

 

한국이 이만큼 발전한 것은 ‘Dynamic Korea’로 상징되는 역동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역동성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좋은 점을 닮으려고 할 때 생겨나는 것입니다.

모두 나와 똑 같아지기를 바란다면 사회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최근 한국의 상황을 보면 자기 진영의 논리에 조금이라도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은 철저히 배척하는 분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설사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좀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이 속한 진영의 사람이라면 무조건 감싸고도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 조화와 공생의 원동력이 되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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