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688 호)
【 커피 대신 덖음차 어떠세요? 】
제가 봄이 되면 꽃보다 더 기다리는 게 있는데 바로 곡우를 전후해서 나오는 덖음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차 문화보다 커피 문화가 대세가 되었지만, 아직도 차 문화가 대세인 나라도 많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의 경우는 지금도 일상생활에서는 커피보다 차를 더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차를 많이 마시는 이유는 물이 음용하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런 사정으로 대용 음료를 개발하게 된 것은 비단 중국만이 아닙니다.
독일에서 맥주가,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포도주가, 영국에서 홍차가 일상화된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금수강산이라고 불리던 한국의 경우에는 물이 마시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굳이 차를 일상적으로 마실 이유가 없었지만 선비나 스님 등 일부 계층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차는 발효 정도에 따라 크게 불발효차, 반발효차(20~70% 발효), 발효차(90% 이상 발효), 후 발효차(~100% 발효)의 네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불발효차는 다시 처리 방법에 따라 덖음차와 증제차로 나눌 수 있고, 채취시기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눠집니다.
불발효차로는 한국의 덖음차와 일본의 증제차를 들 수 있습니다.
덖음차는 차 잎이 발효되기 전에 덖음 처리를 해서 만들고, 증제차는 일본식 차를 만드는 방법인데, 차 잎을 증기로 쪄서 처리하는 것이다.
덖음과 증제 처리 과정은 발효가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덖음은 차의 차가운 성질을 변화시키는(순치) 기능이 있는 반면, 증제는 그러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증제차는 색깔이 밝은 녹색을 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덖음은 가마솥에 녹차 새순을 넣고, 200~300도 사이의 적절한 온도에서 골고루 뒤집어주면서 가열한 다음(살청) 멍석 등에 꺼내 비비고(유념), 다시 가마솥에 넣어 가열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좋은 덖음차는 이런 가열과 비비기 과정을 아홉(9) 번 반복한다고 하는데, 이런 덖음 과정은 한약재를 처리하는 구중구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에는 커피보다 훨씬 더 많은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지만 덖음 과정을 거치면 차의 카페인 성분이 변화되어 몸에 천천히 흡수되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식 증제차는 카페인 성분이 원래 상태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마시면 몸에 급속하게 흡수되면서 자극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덖음차를 마시면 몸에 무리한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신이 맑아져서 선비들이나 스님들이 많이 음용하였던 것입니다.
발효도 차를 순치하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차의 유효 성분들이 변하게 되는 단점이 있는 반면 덖음차에 비해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과거 한 때 차가 건강에 좋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가 사라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불량 차(?)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티백 차는 새 순을 채취하지 않고, 기계로 기존 찻잎, 가지 등을 한꺼번에 잘라내서 덖음 처리 없이 그냥 사용하기 때문에 몸에 부담을 줍니다.
더욱이 대량 생산을 위해 차나무에 농약을 살포하는 경우까지 있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차에 대한 이런 싸구려 접근이 한국의 차 문화를 사라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고유의 덖음차는 어차피 비싸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데, 제 경우도 덖음차 한 통에 20만 원을 주고 구입하지만 두 달 동안 마실 수 있습니다.
차 한 통 가격은 비싸지만, 하루로 따지면 3,000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 금액이기 때문에 커피에 비해서 결코 비싸지 않습니다.
저는 카페인에 굉장히 민감한 체질이라 오후에 커피나 티백 차를 마시면 밤을 꼬박 새우는 정도지만 덖음차는 저녁에 마셔도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덖음차의 가치를 더 크게 깨닫고 있는데, 덖음차가 흐릿해지는 정신을 맑게 해주고, 하루 2리터 정도의 차를 마심으로써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차에는 폴리페놀(탄닌 또는 카테킨), 아미노산, 카페인, 당, 미네랄, 사포닌,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으니 덖음차를 마셔보시길 권해봅니다.
김송호 dream
----------------------------------------------------
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행복한 엔지니어 > 주간 뉴스 레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 출장 중 여행하기 (0) | 2022.05.05 |
---|---|
리더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 굴봉산 트레킹 (0) | 2022.04.28 |
코로나 시대의 해외 출장 준비 (0) | 2022.04.14 |
나이 들수록 관리가 중요하다(2) (0) | 2022.04.07 |
나이 들수록 관리가 중요하다 (0) | 2022.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