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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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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행

2014. 12. 29. 16:3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연말 여행으로 지인들과 강릉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중국에서 일하는 친구 부부와 서울에서 저를 비롯한 두 부부, 강릉에서 두 부부를 합쳐서 모두 다섯 부부가 여행을 한 것입니다.

정말 먹기 힘든 참복 사시미를 먹고, 라이브 카페에서 재미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경포대 해수욕장에 있는 바다가 보이는 리조트에서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는 우럭 미역국을 맛있게 먹었고요.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한 연말 여행은 한 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우럭미역국이 유명한 장안회집

 커피의 도시, 강릉에서 찾은 커피 공장(?)

 

 

<꽃보다 청춘>이 남긴 것 중 가장 탐이 난 것은 배낭을 짊어진 청춘이었다. 대학생 때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배낭여행이지만, 느지막한 나이에 선택한 배낭여행은 고급한 스타일도, 나이도 벗어던질 수 있게 해주더라. 여행의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섰던 늦깎이 배낭여행자들.


배낭에 사람과 인생을 담다
김새움(28세, 프리랜스 라이터), 이구름(28세, 그래픽 디자이너), facebook.com/Saramsarmproject

10년 전, 충남 아산의 고향 마을에는 영화관이 딱 한 곳 있었다. 그마저도 문을 닫는다고 하여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상영작은 <모터사이클>이었다. 아무도 없는 영화관에서 김새움과 이구름은 말없이 체 게바라와 알베르토의 여행을 인상 깊게 보았다.

어렴풋이 ‘우리도 언젠가는…’이라고 마음을 모았던 모양이다. 한 번도 남미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2012년 김새움은 칠레 산티아고로 일을 하러 떠났다. 12시간이나 시차가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두 사람은 메신저로 대화를 했다. 결국 이구름도 회사를 그만두고 남미로 떠났다.

그런데 그들의 여행은 시작부터가 남달랐다. 보통 숙박을 예약하고 이동 정보나 맛집들을 알아볼 텐데,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를 먼저 생각했다. 카우치 서핑으로 친구들을 검색해 메시지를 보내고 큰 배낭과 신발을 협찬해줄 만한 회사에 제안서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기획된 여행에는 ‘사람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3개월 반 동안 남미를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 총 10명의 인터뷰와 사진은 한 권의 책 <사람- 여행>(지콜론북)으로 묶였다. 사람을 통하니 실질적인 남미의 삶과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살아가는 방식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잖아요. 삶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라 보카에서 카메라를 도둑맞기도 하고, 볼리비아 타리하에서 우유니로 이동하는 야간버스에서는 너무 추웠고, 이후 고산병을 앓았다.

커다란 배낭은 무겁고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지만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애틋한 전우애가 떠올라 지금도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그렇게 여행한 이후 각자 삶에 변화가 생겼다. 이구름과 김새움은 다시 한국에 와서도 회사에 들어갈 생각 대신, 내 삶과 시간을 더 풍요롭게 쓰고 싶은 생각이 커졌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행위보다 ‘나’에 집중된 기분. ‘용기’라는 이름의 선물을 안았다.

1 페루 쿠스코 광장에서 이구름과 김새움

2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엠마누엘과 친구들

3 볼리비아의 티티카카 호수


여행 시기 2013년 1월 8일~4월 26일 약 3개월 반
여행 루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살타-볼리비아 타리하, 수크레, 우유니 사막, 코파카바나-칠레 산티아고, 푸콘-페루 쿠스코, 아구아 칼리엔테, 오얀타이탐보
여행 비용 항공비 약 3백만원, 체제 비용 약 2백50만원 총 5백50만원
배낭 용량 60L

BACKPACK 배낭의 하단과 상단의 용도와 외부 고리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모양 잡기가 불편한 샌들이나 등산화는 배낭 외부에 있는 고리에 달았다. 자주 꺼내 쓰는 짐은 작은 백팩에 넣어 몸 앞쪽으로 넣고 다니곤 했다.


버리는 시간, 또 다른 시작
예다은(28세, 다음카카오 근무), yedaplanb.com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낳지 않았지만 언젠가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족히 20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대학을 졸업해 IT 기획자로서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여행자 예다은의 마음은 말라갔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두 해 전,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2개월간 여행 준비를 했다.

집도 내놓고, 가구와 집기도 내다 팔고, 가진 모든 짐을 정리했다. 여행을 위해 편도 항공권만 끊고 일주일 치 숙소만 예약했다. 인생에 있어 딱 한 번 옆길로 샌다고 해서 인생이 그대로 끝날 것 같진 않더라. 유럽에 입국할 때만 해도 그녀의 짐은 24인치 캐리어에 담겨 있었다.

유럽은 울퉁불퉁한 자갈과 돌길이 많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건물도 많다. 결국 23kg의 짐을 반으로 줄여서 40L 용량의 배낭으로 갈아탔다. 처음엔 11~12kg 정도였다. 오래 걷기 힘들어서 버리고 또 버렸다.

유럽을 떠나 아시아로 건너오면서 여름옷 몇 벌과 최소한의 물건들만 남기고 보니 6.5kg이 되었단다. 10개월의 여행은 결국 비우기 위한 여행이 되었다. “내 어깨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짊어지는 것. 어쩌면 여행도 삶도 그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여자 혼자, 다 버리고 훌쩍 떠난 여행은 원 없이 시간을 소비하고, 젊음을 소비한 여행이 되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녀는 한 달 반 동안 머무른 스페인 여행책 <올라! 스페인>(북 노마드)을 냈다. 다음은 동남아 여행책을 준비 중이다. 훌쭉해진 배낭으로 발걸음이 가벼웠던 그곳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가 너무 바쁘게 사는 탓일까요? 유럽은 잘 살아서 여유로워 보였고, 동남아시아는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빈곤한데도 여유로워요. 신기해요. 서양과 동양의 여유는 다른 질감을 가졌다고 봐요. 전자는 물질적인 것이고 후자는 정신적인 것에 가깝겠죠.”

서양의 배낭여행자들은 동남아 배낭여행지를 ‘바나나 팬케이크 트레일’이라고 부른단다. 배낭여행자들끼리 서로 좋았던 곳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다.

동남아시아에는 저예산 배낭족들이 갈 만한 소박하고 다채로운 곳이 많다. 말레이시아의 페낭, 타이의 빠이,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은 매우 인상적인 도시였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도시나 마을. 느려서 답답한 것이 아니라 여유로워지는 곳. 재촉하지 않고 가만가만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던 곳.

그렇게 배낭의 짐을 내려놓고, 밝은 그들의 웃음은 최종적인 여행의 선물이 되었다. 조급한 마음도 사라지고, 예민함도 줄어서 이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졌다. 줄어든 배낭처럼 삶의 부피를 줄이는 법을 배운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1 태국의 빠이. 소박하고 고즈넉하다.

2 아이슬란드 라우발호븐. 10~4월 오로라를 볼 수 있다.

3 모로코 셰프샤우엔. 동화처럼 푸른 마을.

4 라오스 루앙프라방. 새벽이면 골목에 장이 열린다.

5 태국 치앙마이의 사원.

6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야시장. 라오 커피 맛이 진하다.

여행 시기 2012년 9월~2013년 7월 약 10개월
여행 루트 유럽 : 런던(2개월 반)-스페인(1개월 반)-아이슬란드(3주)-프랑스(3주)-총 20개국 7.5개월, 아프리카 : 모로코 2주, 동남아 :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타이-라오스-홍콩-마카오 총 6개국 2개월
여행 비용 유럽&아프리카 : 1일 3만~5만원 내외. 항공권, 교통 비용 포함 월 2백만원 내외, 아시아 : 1일 2만~3만원 내외. 2개월간 총 2백만원 정도 지출
항공비 인천~런던 약 50만원, 암스테르담~싱가포르 약 60만원. 그 외 유럽 및 아시아 저가 항공과 기차(3만~10만원) 대략 30회 탑승
배낭 용량 약 8kg 권장

BACKPACK 수수한 옷 몇 벌, 선크림, 모기약, 신발, 보조가방, 작은 노트 한 권.


라오스, 마음을 치유하다
이윤세(30세, 시나리오&소설 작가 <어느 특별한 한달, 라오스> 저자)

‘현실 탈출.’ 여행자 이윤세는 자신의 배낭여행을 이렇게 불렀다. 공을 들인 일이 무산되고 마음도 지쳐 매우 불안함을 느낄 무렵,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했다. 낯설고 넓은 세상에서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정답은 단 하나. 배낭여행이었다.

마음을 쉴 수 있고, 최대한 경제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를 선택했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넘나들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커다란 호박을 배낭에 넣고 산을 두 시간씩 오르내리는 준비까지 했다. 종아리가 단단해질 무렵, 그녀는 배낭여행을 시작했다.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여행이고 인생이던가. 당시 3개국을 둘러보겠다는 계획은 라오스에서 완전히 변경된다. 라오스 사람들의 따뜻하고 환한 미소는 계획된 한달을 모조리 바칠 만큼 아름다웠던 것. 시골로 갈수록 사람들은 하나같이 참 순수하고 착했다. 숙박업소가 문을 닫아 당황한 내게 선뜻 자기 가게의 차양 밑을 내주었고, 몽족 마을이 보고 싶다는 말에 두 시간 동안 가이드를 자처했다.

나무 그늘 아래 모여 앉아 코코넛 열매 껍질을 벗기는 모습, 맨발로 거리를 뛰놀고 알몸으로 강물에서 헤엄을 치는 아이들, 해 질 무렵 소를 몰고 집으로 가는 소녀, 전통 옷을 입고 나물 바구니를 머리에 인 채 뚝뚝을 기다리던 할머니….

어디 그뿐인가. 수천 종의 야생 동식물이 사는 정글 숲과 탑 카르스트로 이뤄진 기묘한 봉우리, 잔잔한 메콩 강과 바위를 부술 듯 흘러내리는 콘파펭 폭포, 길 한가운데 앉아 있는 버팔로 등 눈을 돌리는 곳마다 펼쳐진 풍경은 그림 같았다.

라오스와 타이의 국경을 잇는 도시인 훼이싸이에서 경험한 원숭이 체험은 잊지 못할 시간이다. 훼이싸이 외곽에 있는 숲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에 연결된 케이블로 원숭이처럼 이동하는 체험이다. 숲과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케이블을 모두 건너면 30m 높이의 나무 꼭대기 오두막에 이른다.

숲을 향해 뻥 뚫린 화장실에서 하는 찬물 샤워, 라오스 여인이 하늘을 날아와 가져다주는 저녁 식사, 짐승의 울음소리와 밀렵꾼의 총성 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기묘한 체험은 여행이 끝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다른 나라에서 여행 온 친구들을 만난 것도, 므앙응오이느아에서 개미를 넣고 찧은 양배추 샐러드를 먹은 경험도 행운이다! 내 자신이 좀 더 터프해지고 남다른 자립심이 생긴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소박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사는 현지인과, 신념에 따라 자기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유럽에서 온 여행자들을 만나면서 이전보다 욕심이 줄었어요. 내가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해졌죠.” 그녀는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 즈음 엄마와 함께 다시 라오스를 찾을 예정이다. 이번에는 조금 느긋한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1 훼이싸이에서 긴팔원숭이 체험을 마무리한 60m 나무 꼭대기의 오두막

2 돈 콘(Don khon) 섬에서 만난 버펄로의 여유로운 한때

3 돈 콘 마을

4 므앙응오이느아에서

여행 시기 2013년 9월 6일~10월 6일 약 1개월
여행 루트 타이 방콕-치앙콩-라오스 훼이싸이-루앙남타-우돔싸이-농키아우-므앙응오이느아-루앙프라방-방비엥-비엔티안-사바나켓-반나힌-탐콩로-팍세-시판돈-타이 우본랏차타니, 방콕
여행 비용 항공비 44만원, 체제 비용 1백29만5천원 총 1백69만5천원(1인)
배낭 용량 20L 약 14kg

BACKPACK 티셔츠 다섯 장, 반바지 세 개와 긴 바지 한 개, 얇은 점퍼 하나. 운동화, 구급약, 랜턴, 카메라, 랩 봉지 등이 배낭을 채웠다. 게스트하우스 숙박용 수건, 판매점을 찾을 수 없는 렌즈 세척액, 배탈약과 멀미약, 아스피린과 파스는 필수.


믿음 충만, 동유럽 배낭여행
김지선(34세, 여행작가, 샤베트미디어), 이진수(40세, 러브클레이 마케팅) http://juttilism.com

여행 전문가이자, 다양한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여행자 김지선은 일로 휴식으로 사진가인 남편과 함께 여행을 해왔다. 결혼한 지 5년째. 신혼여행부터 29박 30일의 여정으로 다녀온 그들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여행의 좋은 파트너다.

김지선 씨가 여행 계획을 세워 관련 사항을 체크하고, 남편은 아내의 계획에 따르면서 사진 촬영, 데이터 백업과 충전, 짐 관리 등을 맡는다. 맡은 역할이 철저하게 분배되어 여태까지 별다른 트러블 없이 여행을 해왔다. 가족이어도 트러블이 있을 수 있는데, 각자 파트에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큰 듯하다.

그들은 트렁크보다 배낭이 더 좋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배낭여행은 그저 ‘덜 챙기는 것’일 뿐이다. 지난해 한 달간 남편과 배낭을 짊어지고 떠난 곳은 바로 동유럽권이었다. 오랜 중세 도시들이 모인 동유럽에서는 배낭이 편하다.

“서유럽 위주의 여행이라면 캐리어가 더 편리할 수 있고 터키나 동유럽 쪽은 배낭이 편리할 수 있죠.” 4~5층 건물을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잦고 바닥도 캐리어를 끌기엔 많이 불편해 바퀴가 빠진다면 당황스러운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어서다. 하루씩 머무른 도시들이 많은 일정인 만큼 배낭 메고 자유롭게 여행한 커플은 동유럽 곳곳을 두 발로 여행했다.

최근 <꽃보다 누나>를 통해 인기를 모은 크로아티아에서 ‘자다르’를 가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짚어주기도 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붉게 물드는 자다르의 석양은 이카루스의 추락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요정이 살고 있을 것 같은 플리트비체의 호수처럼 크로아티아는 도시보다 자연이 더 아름다운 곳이란다.

동유럽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슬로베니아 또한 유럽 국가가 가진 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나라다. 피란에서 만나는 아드리아해의 멋진 바다, 종유석과 석순, 석주까지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동굴, 사랑의 전설이 내려오는 블레드 섬과 호수도 쉽게 볼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이었다.

반면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에서는 오히려 도시가 가진 특유의 편안한 느낌이 좋아서 4일을 보냈다. 역 근처에 위치한 감옥을 개조한 호스텔에 머무는 재미가 배가된 것도 한몫을 했다.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한다면 여기 베테랑 여행자 커플의 루트를 살펴보자. 만약 그들처럼 든든한 파트너십까지 준비되어 있다면, 남은 일은 하나다. 떠나는 것.

1 류블라냐 도시 풍경

2 포스토이나 동굴

3 브란 성 정경

4 피란 앞에 펼쳐진 아드리아해

5 플리트비체 호수에서

여행 시기 2013년 5월 21일~6월 27일 약 1개월
여행 루트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슬로베니아 피란, 포스토이나, 블레드, 류블랴나-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플리트비체, 자다르, 스플리트, 두브로브니크-몬테네그로 코토르, 부드바, 포드고리차, 마케도니아 스코페-불가리아 소피아, 릴라, 벨리코투르노보-루마니아 부카레스트, 브라쇼브, 브란 성, 시나이아, 시기쇼아라- 슬로바키아 코시체, 스피슈 성, 타트리 산-반스카비스트리차, 브라티슬라바-체코 프라하-오스트리아 빈, 그라츠
여행 비용 항공비 2백40만원, 체제 비용 3천7백 유로 총 8백60만원(2인)
배낭 용량 8~10kg

BACKPACK 평지나 오르막을 걸을 때는 무거운 물건은 최대한 위쪽에 넣고, 내리막을 걸을 때는 아래쪽에 배치한다. 고무 소재의 화장실용 슬리퍼는 비행기와 호텔에서 필수. 유럽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티슈 10매짜리 1~2개.

(중앙일보 2014년 12월 25일 기획 = 한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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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님아 … ' 관객 200만 돌파
연극서도 남편 순애보 작품 인기
각박한 현실에서 위로?희망 찾고
배우자의 소중함 되새기게 돼

문화계에 잔잔하면서도 뜨거운 ‘부부애’ 바람이 불고 있다.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20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 현상이다. 이 같은 부부애 바람은 공연장으로 이어진다. 상처한 남편의 순애보를 그린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는 90%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서울 대학로 무대를 달구고 있다.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공연 중인 또 다른 연극 ‘동치미’도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60여 년 해로했던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식음을 전폐하고 엿새 뒤 숨을 거둔 시조시인 김상옥 선생의 실화가 모티브다. EBS ‘장수의 비밀’, MBC ‘늘 푸른 인생’ 등 TV 프로그램도 노부부의 사랑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실에선 드물어지는 부부애”=1997년 외환위기 직후엔 『아버지』 『가시고기』 등 부성애를 강조한 소설이 인기를 끌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영화 ‘마더’, 소설 『엄마를 부탁해』 등 모성애가 부각됐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인 2014년엔 부부 사랑이 떠오르는 양상이다. 힘든 시기 믿고 기댈 수 있는 희망으로 가족 구성원이 돌아가며 릴레이처럼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혼율·이혼율이 높아진 이른바 ‘가족해체 시대’는 부부의 오랜 사랑을 문화계 ‘킬러 콘텐트’로 끌어올린 배경이 됐다. 지난 10월 대법원이 발간한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 건수는 3만2433건으로 역대 최다였다. ‘황금연못’ ‘슬픈연극’ ‘먼 데서 오는 여자’ 등 올 한 해 화제가 됐던 연극 중엔 노부부의 끈끈한 정을 내세워 관객들을 울리고 웃긴 작품이 상당수다. 문화평론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노동 중독인 우리 사회에서 40년 넘게 부부가 함께 사는 게 쉽지 않다. 깊은 부부애가 현실에서 드물어지면서 그 가치가 점점 더 귀하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정의 축, 부모·자식서 부부로=영화나 연극 속 노부부의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노부부는 서로 머리에 꽃을 꽂아 주고 물장난을 치는 등 알뜰살뜰 사랑을 나누며 76년 동안 해로한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남편은 아내 무덤을 시시때때로 찾아 사랑을 고백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늙어간다. 재혼한 뒤에도 아내의 무덤 앞에서 “맛있는 거 먹을 때 니가 생각난다”고 말한다. ‘동치미’의 71세 남편 김만복은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아내에게 빨리 가겠다”며 물도 마시지 않고 버티다 아내의 삼우제를 치른 뒤 숨을 거둔다. ‘60대는 살갗만 닿아도, 70대는 존재 자체가 이혼 사유’라는 농담이 통할 만큼 위태로운 현실의 부부 모습과는 딴판이다.

 이 같은 부부애 콘텐트가 각광받는 데는 각박한 현실 속에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신(新)판타지’ 효과도 작용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은 부부의 사랑을 구체화해 보여 준다는 게 관객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얼마나 소중한 반려자인지를 되새기게 하면서 오래 함께 산 부부에게는 ‘우리에겐 이런 사랑이 있지’란 위로를 주고, 젊은 관객들에게는 ‘나이 들면 저런 사랑이 생기겠구나’란 희망을 주는 것이다.

 부부애의 부상은 가족 관계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 원장은 “부부애가 강조되는 것은, 현대 가정의 축이 부모·자식에서 부부로 바뀌었다는 증거”라며 "끝까지 내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은 자식이 아니라 배우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2014년 12월 22일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