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 고군산군도 다섯 개의 섬을 잇는 해상인도교가 내년 전면 개통을 앞두고 있다.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14㎞ 길이의 트레일이 완성되는 셈이다. 2021년 먼저 개통한 방축도 출렁다리(83m).
전북 군산 앞바다 고군산군도 먼바다에 섬 다섯 개가 나란히 박혀 있다. 일명 ‘끝섬’이라 불리는 말도에서 방축도(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까지 이어지는 다섯 섬은 문자 그대로 ‘절해고도(絕海孤島)’다. 보농도와 광대도는 무인도, 나머지 세 섬도 인구를 다 합쳐봐야 200명 남짓이다.
서해의 이 외딴 섬이 ‘K관광섬’으로 뜰 채비를 마쳤다. 5개 섬을 하나로 잇는 해상인도교가 내년 상반기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섬과 섬을 한 줄로 꿰는 해상 트레일이 열리는 셈이다. 일명 ‘군산 섬잇길’ 일부 구간을 먼저 걸어봤다.
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 연결

말도와 보농도를 연결하는 1교(308m)도 17일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고군산군도 육로의 끝 장자도에서 뱃길로 50분을 달려 말도에 닿았다. 말도등대부터 들렀다. 1909년 세운 말도등대는 일제 강점기 군산항 자원 수탈의 현장을 굽어보던 장소다. 지금은 말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통한다.
말도에서 방축도까지 잇는 일명 ‘5도 4교’의 해상인도교 사업은 2017년 첫 삽을 떴다. 14㎞ 길이의 트레일이 연결되는 전면 개통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현재 3교(명도~광대도·555m)만 빼고 나머지 다리는 공사가 끝났다.
2021년 개통한 방축도 출렁다리(4교)는 고군산군도의 새 랜드마크로 뜬 지 오래다. 관광객이 몰려오는 덕분에 없던 식당이 생기고, 어촌 체험마을도 들어섰다. 말도와 보농도를 잇는 1교(308m)도 이달 17일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차준홍 기자
5도 4교의 잠재성을 인정받아 이들 5개 섬은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K관광섬’ 사업에 선정됐다. 군산시 김봉곤 문화관광국장은 “캠핑장, 해안 데크로드, 쉼터도 속속 들어선다”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도 내년 말도등대~1교 트레킹 등 해상트레킹 상품을 개발해 홍보할 계획이다.
말도 동쪽 끝 언덕에 섰다. 1교~보농도~2교~명도로 이어지는 풍경이 한 줄기의 능선처럼 보였다. 마치 바다 위 작은 만리장성 같았다.
명도엔 알리나, 방축도엔 덕순이

러시아에서 온 알리나. 직접 요트를 몰아 섬 투어 프로그램도 이끌고, 명도에서 펜션도 운영한다.
명도는 작은 섬이다. 펜션은 몇 곳 있지만, 식당도 없고 구멍가게도 없다.
명도의 얼굴은 뜻밖에도 러시아에서 온 이방인 알리나(41)다. 서울의 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하던 모범생(박경리·백석의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했다고 한다)이 2020년 불쑥 섬으로 들어와 펜션 ‘블루 아이즈’를 열었다.
그는 능숙한 한국어로 “섬에서 고립이 아니라 여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요트를 모는 섬 투어가 입소문을 타 연말까지 객실 예약이 꽉 찼다.

방축도 마스코트 ‘덕순이’.
방축도에선 길 안내 하는 강아지 ‘덕순이’가 명물로 통한다. 배에서 내리자 인기척을 들었는지 덕순이가 꼬리를 흔들며 마중 나왔고 섬 끝까지 앞장서 길잡이 노릇을 했다.
방축도는 가파른 말도·명도에 달리 평지가 많아 발이 가벼웠다. 덕순이와 섬 맨 끝의 방축도 출렁다리에 올랐다. 속이 뻥 뚫린 독립문 바위, 물결 모양으로 주름진 습곡, 고군산군도의 거칠 것 없는 풍경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말도식당’은 그날 잡힌 갯것으로 밥상을 낸다. 갑오징어볶음·꽃게장·간재미탕이 주로 올라온다.
☞여행정보=장자도 선착장에서 평일 2회, 주말 3회 말도·방축도행 배가 뜬다. 방축도는 25분(7200원), 말도는 45분(8200원)이 걸린다. 명도는 보행교 공사로 여객선이 들지 못한다. 대신 방축도에서 명도를 오가는 배가 셔틀처럼 오간다.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아침 식사를 주는 민박이 섬마다 있다. 말도 안쪽의 ‘말도식당’은 그날 잡힌 갯것으로 밥상을 차린다. 요즘은 갑오징어볶음·꽃게장·간재미탕이 주로 올라온다. 방축도에선 꽃게 넣은 해물라면이 인기다.
군산=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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