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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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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11.06 제주 신화

제주 신화

2025. 11. 6.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72 호)

 

【 제주 신화 】

 

한반도에 있었던 여러 국가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중국, 일본 등의 경우에도 시조들에 대한 신화는 있지만, 국가 영토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한라산과 오름 등 제주도를 만들었다는 ‘설문대 할망’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설문대 할망은 치마폭에 돌과 화산재를 담아 한라산을 만들었는데, 그 와중에 치마폭에서 떨어진 것들이 오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설문대 할망은 키가 한라산의 25배(49킬로미터)로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거리의 1.5배에 이를 정도로 컸다고 합니다.

얼마나 큰지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어 두 다리는 관탈섬에 걸쳐두고 낮잠을 자기도 하고, 성산일출봉 분화구에 빨랫감을 담고, 우도를 빨래판 삼아 빨래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제주도 사람들이 설문대 할망에게 제주를 육지와 이어달라고 부탁하자 베 100동으로 옷을 해주면 그러마고 했지만, 99동 밖에 구하지 못해 결국 제주도가 섬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제주도를 만들 정도로 큰 능력을 가진 설문대 할망이었지만, 신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으로서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그리스 신화의 신들처럼 인간적인 면모를 가졌지만 영생불사의 능력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먹기 위해 한라산에서 사냥도 하고, 아들을 500명이나 낳기도 했으며, 아들들이 먹을 죽을 끓이다가 그 솥에 빠져서 죽기까지 했으니까요.

 

설문대 할망의 흔적은 제주 곳곳에 남아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설문대 할망이 빠져죽은 죽을 먹은 아들들이 돌로 변했다는 영실기암과 차귀도 장군바위입니다.

또한 한라산에 걸터앉아 쉬는데 불편해서 설문대 할망이 뾰족하게 솟은 꼭대기를 걷어차서 백록담이 만들어졌고, 그 때 날아간 부분이 산방산이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산방산과 백록담의 크기와 모양이 유사해서 이 얘기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산방산이 백록담보다 훨씬 전에 생겼기 때문에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밖에도 성산일출봉의 등경돌, 바농상지돌(바느질고리돌), 오라동 감투바위돌 등 제주 곳곳에 설문대 할망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곳들을 방문했을 때 설문대 할망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것도 좋지만, 설문대 할망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듣고 싶다면 교래리의 돌문화공원을 방문하면 됩니다.

돌문화공원은 교래자연휴양림에 바로 인접해서 있기 때문에, 교래자연휴양림, 절물휴양림, 에코랜드 등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한 번 들러보길 권합니다.

 

설문대 할망이 제주도를 창조할 정도의 능력을 가졌지만, 신이 아닌 거인이 된 이유는 이 설화가 신이 창조된 청동기 시대 이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석기 시대에 이미 제주도에는 사람이 살기 시작했고, 화산 활동에 의해 한라산과 오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설문대 할망 신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남성이 아닌 여성인 설문대 할망이 제주도를 만들었는다는 점도 모계사회였던 신석기 시대에 이 신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설문대 할망이 제주도를 만들었지만, 그 후손들이 제주를 다스리지 않고, 탐라국을 다스리는 시조들은 현재 삼성혈로 알려진 곳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집니다.

삼성혈에 가보면 구멍(웅덩이)이 세 개가 보이는데, 그곳에서 양을나(良乙那)·고을나(高乙那)·부을나(夫乙那)의 삼신인(三神人)이 나왔다고 합니다.

삼신인은 일본에서 왔다는 사자(使者)가 데려온 세 명의 처녀(왕녀)를 배필로 맞아 혼인지에서 결혼하고 탐라국을 세워 제주도의 개조가 되었다 전해집니다.

 

삼신인은 활을 쏘아 각자가 살 곳을 정했는데, 양을나가 사는 곳을 제일도(第一徒), 고을나가 사는 곳을 제이도(第二徒), 부을나가 사는 곳을 제삼도(第三徒)라 불렀습니다.

저는 제주시 이도동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는데, 일도, 이도, 삼도라는 명칭이 일제강점기 때 정해진 이름인 줄 알았지, 탐라국 때 정해진 이름인 줄은 몰랐었습니다.

제 외가 쪽, 그러니까 제 어머니의 성이 고씨인데, 그러고 보니 고씨가 자리 잡은 터전에서 고씨의 후손인 제가 태어나고 자랐다는 얘기가 되니 묘한 기분이 듭니다.

 

초기에는 삼신인이 각자 부락을 이루어 살다가 탐라국이 되면서 양씨, 고씨, 부씨가 돌아가면서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처음에는 삼신인이 동등한 위치였지만, 조선 시대 이후 제사를 지내기 위해 위폐를 모시면서 양을나가 제1위, 고을나가 제2위, 부을나가 제3위의 순으로 정해졌습니다.

다른 지방에는 많이 없는 고, 양, 부의 삼성이 제주에는 비교적 많은 편인데, 각 성씨의 숫자로는 고씨, 양씨, 부씨의 순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도를 창조했으면서도 신이 아닌 거인인 설문대 할망이나 하늘에서 내려온 왕이 아니라 땅속에서 솟아난 삼신인의 얘기는 제주도의 소박한 정서를 표현해 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주도를 창조할 정도로 큰 능력을 가졌지만, 직접 빨래와 바느질, 식사 준비를 하는 설문대 할망을 통해 제주인의 소박한 생활상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하늘이 아닌 땅에서 나와 제주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던 삼신인의 얘기를 통해 제주인들의 평등 정신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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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제주 여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제가 운영하는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 밴드(https://www.band.us/band/95412027)에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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