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은 이렇게 7가지 색깔로 표현이 됩니다. 그런데 무지개를 가만히 쳐다보면 이 7가지 색깔이 비교적 선명하게 구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색깔이 겹치는 부분에서는 약간 덜 선명하지만 말입니다.
왜 이렇게 색깔이 선명하게 구별되는지에 대해서 이해를 하려면 약간 과학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색깔에 대해서 이해하기 전에 약간 철학적인(?)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색깔이 다르다.’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질문은 철학적이지만 답은 과학적으로 해 보겠습니다. 색깔이 다르다는 것은 빛의 에너지 수준, 즉 파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파장이 짧으면 에너지가 높습니다. 위에 예를 든 무지개 색깔의 경우에 빨간색은 파장이 길고, 보라색으로 갈수록 파장이 짧습니다. 다시 말해 빨간색은 에너지가 낮고, 보라색은 에너지가 높습니다.
갑자기 에너지가 나오니까 머리가 좀 어질어질 할 겁니다. 그래서 얘기의 방향을 약간 돌려서 해 보겠습니다. 언젠가 ‘투우사들이 빨간색 천을 소 앞에서 흔드는데 사실 소는 색맹이라서 빨간 색을 보고 흥분하는 게 아니라 펄럭이는 천 자체와 관중들의 환호에 흥분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글쎄 저는 소가 색맹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소가 돼 볼 수도 없기도 하고, 소에게 물어볼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각 동물 내지 생물체에 따라 색깔을 구별하는 법은 다릅니다. 예를 들면 곤충들은 구체적인 색깔을 구별하기보다는 형체를 알아보는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눈의 구조도 다르죠.
그렇다면 왜 인간은 색깔을 구별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물체의 성분을 구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일 겁니다. 즉 물질의 성분이 다르면 색깔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한의학이나 우리의 조상들은 건강하기 위해서는 여러 색깔의 채소와 과일들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한 겁니다. 즉 우리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여러 성분이 골고루 필요하지만, 그 성분들은 일일이 분석해볼 수 없기 때문에 간단하게 여러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먹으라고 한 겁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여러 성분들을 섭취하게 되니까요.
그럼 왜 물질의 성분이 다르면 색깔이 달라지는 걸까요? 이 문제에 대답하려면 약간 복잡한 과학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에 화학을 배우신 분들은 원자의 구조에 대해서 배우셨을 겁니다. 사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운 원자의 구조 그림은 현대 과학으로 보면 약간 잘못된 측면이 있지만, 편의상 그때 배운 원자 구조를 가지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원자에는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전자들을 아무렇게나 도는 게 아니라 일정한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우리가 빛을 보게 되는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에너지(대부분의 경우는 햇빛)가 원자에 들어오게 되면 맨 바깥을 돌고 있던 전자가 그 다음 바깥쪽 궤도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바깥쪽 궤도로 갔던 원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그 두 궤도 사이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파장을 내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 파장이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되면 빛으로 보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 궤도 사이의 에너지 차이는 연속적이 아니라 불연속적입니다. 즉 중간의 빛깔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죠. 물론 같은 성분이라도 화학구조에 따라서 두 궤도 사이의 에너지 차이가 약간 다를 수 있지만, 그 차이는 전체 차이에 비하면 아주 작습니다. 따라서 각 궤도의 에너지 차이의 정도에 의해 빨간색, 주황색 식으로 빛이 불연속이 되는 것입니다.
설명이 좀 어려울 수는 있지만 얘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만 더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색깔로 인식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우리 뇌가 물질에서 나오는 다른 에너지 파장을 우리에게 편리하도록 다른 색깔로 해석해 주는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평면인 지도 위에 산의 높이를 표현하기 위해 산의 높이에 따라 다른 색깔로 표현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 산의 높이와 색깔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데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입니다. 다시 말해 색깔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의 뇌가 만들어 내는 환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니 소가 색맹이냐 하는 논란은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것으로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