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콜본 외(권복규), “도둑 맞은 미래,” 1997, 사이언스북스
<도둑맞은 미래>라는 제목은 이와 유사한 책인 <침묵의 봄>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충격적인 책이다. <침묵의 봄>이 DDT로 대표되는 살충제가 뿌려진 세상이 얼마나 절망적으로 변할지 표현한 책이라면, <도둑맞은 미래>는 살충제는 물론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합성화학 물질이 우리 인간의 삶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지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물론 과학으로 탄생한 합성화학 물질을 다루고, 그 합성 물질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설명하려다보니 이 책의 내용이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과학적 지식이 필요로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저자들은 최대한 일반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어느 정도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그 상세한 내용을 알고 나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현대 남성들의 정자 수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고, 정자의 활동성도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이 운동 부족이나 영양 결핍이 아니라, 호르몬 교란 화학물질 때문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제까지 우리들은 합성 화학물질의 독성, 그 중에서도 암 발생 등 겉으로 드러나는 독성 현상에 집중했었다. 이런 독성 현상은 화학물질의 농도가 높을 때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독성물질이라도 낮은 농도에 노출되면 큰 악영향이 없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호르몬 교란 화학물질은 아주 극미량이라도 아주 큰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결과들은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과학적 관찰 결과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 세상을 구하고, 인류의 종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호르몬 교란 화학물질의 부작용을 잘 알고, 이를 퇴치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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