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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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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나는 날, 부부는 웃고 있었다…'존엄사' 유족이 떠올린 기억

 
[MT리포트] 품위있게 죽을 권리 ④해외에선 어떻게
[편집자주] 자신 또는 사랑하는 이가 불치병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면 어떨까. 얼마 남지 않은 생을 극심한 고통 속에 억지로 연명 치료를 받으며 보내야 할까. 스스로 편안하고 품위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조력존엄사' 법안의 명암과 국회 통과 가능성을 따져본다.
2017년 4월 오레곤주 존엄사법에 따라 운명을 함께한 찰리 에머릭(왼쪽)과 프렌시 에머릭 부부. 자녀들은 부부가 임종하는 준비하는 모습을 모아 다큐멘터리 '삶과 죽음: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영상은 유튜브 채널 ShareWisdomNetwork에서 시정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캡처(ShareWisdomNetwork)
 
#지난 2017년 4월 미국 오레곤 주에 살던 에머릭 부부는 존엄사(한국에선 '조력존엄사' 이름으로 법안 마련)법에 따라 함께 눈감았다. 심장질환으로 고통받던 88세 아내가 처방 약을 복용하고 먼저 임종했다. 15분 뒤 87세 남편도 전립선암, 파킨슨 병으로 인한 6년의 투병생활을 끝내고 세상과 작별했다. 남편 찰리는 그해 초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심장병과 암을 앓던 아내 프렌시에게 남은 시간도 길지 않았다.

임종 6일 전, 부부는 가족들과 함께 루트비어를 마시며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세 딸은 "후회도, 마치지 못한 일도 없이 떠나신 것 같다"며 "부모님이 여전히 함께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유족들은 부부가 임종을 준비하는 순간을 모아 다큐멘터리 영화 '삶과 죽음: 러브스토리'를 내놨다. 딸들은 "죽음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오레곤 주 존엄사법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이며 △6개월 이하 시한부 판정을 받고 △신체 상태에 관한 의사소통·판단능력을 갖춘 환자만 존엄사를 요청할 수 있다. 환자는 15일 간격을 두고 주치의를 2회 이상 만나 존엄사를 원한다고 직접 말해야 한다. 또 증인 2인 이상이 보는 가운데 존엄사 신청서를 작성해 주치의에게 따로 제출해야 한다. 증인 중 최소 1명은 환자와 무관한 사람이어야 한다. 주치의는 다른 의사 1명과 함께 환자가 존엄사 요청 요건을 갖췄는지를 심사해야 하며, 환자에게 호스피스 치료·통증경감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친 후에도 환자가 존엄사를 계속 원하는 경우 의사는 약제를 처방할 수 있다.

치료가 불가능한 병을 안은 연명 환자에게 스스로 삶을 마칠 기회를 주자는 목소리는 세계적으로 커지는 중이다. 임종결정권에 관한 세계 연맹(WFRTDS)에 따르면 주마다 법이 다른 미국은 1997년 오레곤 주를 시작으로 11개 주에서 존엄사를 합법화했다. 다른 39개주는 그렇지 않다.

관련 법이 없는 플로리다 주에서는 올해 1월 연명 치료 중이던 77세 남성이 아내가 쏜 총에 숨졌다. 남편은 병세가 계속 악화하면 고통을 끝내달라고 아내에게 부탁한 바 있고, 아내는 남편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사건 이후 아내는 스스로에게 총구를 겨눈 채 경찰과 4시간 대치하다 체포됐다. 이 일은 존엄사 필요성에 대한 논쟁을 불렀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적극적 안락사'까지 인정하는 나라도주에 판단을 맡긴 미국과 호주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존엄사를 인정하는 국가는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콜롬비아 등 11개국이다.

위 나라들의 존엄사 인정 기준은 대체로 미국 오레곤 주와 비슷하지만 일부 차이가 있다. 스위스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있다면 시한부가 아니어도 존엄사 요건을 인정한다. 네덜란드, 벨기에는 불치병으로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에 한해 미성년자에 대해서도 존엄사를 인정한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콜롬비아 등 7개국은 '적극적 안락사'까지 인정한다. 의료인이 처방한 약제를 환자가 스스로 복용해 이뤄지는 존엄사와 달리 적극적 안락사는 의료인이 약제를 환자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환자가 스스로 실행하기 어려운 처지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적극적 안락사뿐이어서 이 문제도 논의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포르투갈은 지난 5월 마르셀로 헤벨루 드 소자 대통령이 세 번의 거부권 행사 끝에 법안에 서명하면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됐다. 콜롬비아는 반대로 안락사만 합법이었으나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안락사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해 존엄사가 합법화됐다.

존엄사 확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캐나다는 2016년 시한부에 한해 존엄사와 안락사를 합법화했다가 이후 불치병으로, 내년 3월부터는 정신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캐나다 정부가 발간하는 시행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사망 사례에서 존엄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2% △2020년 2.5% △2021년 3.3% △2022년 4.1%로 매년 증가했다. 스위스의 존엄사 비율이 자국민 기준 1.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지난해 존엄사한 사람은 1만3241명이었는데 이는 전년비 31.2% 증가한 것이다.

존엄사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존엄사 적용 범위가 정신질환으로 넓어지는 데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지 비영리 연구단체 앵거스리드가 이 연구소 포럼 회원인 성인 187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82%가 존엄사 조건 확대 시행에 앞서 정신건강 관리 방식이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신질환으로 존엄사 적용 범위 확대는 이미 올해 초에 1년 연기된 바 있다.

다른 나라인 스위스에서는 정신질환 환자의 존엄사를 도운 의사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간 끝에 검찰의 살인죄 적용 주장을 기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머니투데이 2023년 12월 9일]
눈이 내린 두륜산 고계봉

 

땅끝 해남 두륜산에 눈꽃 세상이 펼쳐졌다.

겨울비와 함께 갑작스런 추위가 찾아온 17일 두륜산은 겨울나무마다 쌓인 눈과 함께 상고대가 활짝 피어 새하얀 겨울 왕국으로 변신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고계봉(638m)에는 눈이 그치자마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푸근하고 고요한 겨울산의 정취를 만끽했다.

상고대는 수중기가 나뭇가지에 달라붙어 생긴 얼음 결정으로, 상고대가 핀 두륜산의 모습은 케이블카를 타고 볼 수 있는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두륜산 입구에서 고계봉 전망대까지 운행한다. 전망대에서 데크길을 따라 고계봉 정상까지 걸어갈 수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18일 "해남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탁트인 전망과 사시사철 아름다운 두륜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어 두륜산 도립공원을 찾는 이들의 필수 코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ss@newsis.com

 

[조선일보 2023년 12월 18일]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6 호)

 

【 저에게 특별히 다사다난했던 2023년 】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단어들 중 하나가 바로 ‘다사다난“이라는 단어가 아닐까요?

요즘은 이처럼 한자어로 된 상투적인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를 잘 찾아보기 힘들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사다난이란 말을 들으면 상투적이라는 느낌이 들긴 하면서도 옛 친구를 만난 듯 뭔가 익숙하고 반가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을 한자 뜻 그대로 해석하자면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한 해를 보내다 보면 당연히 일도 많았을 것이고, 특히 어려운 일이 많았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다보면 나중에 기억에 뚜렷이 남고, 밤새 고민할 만한 일이 줄어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하루는 지루하지만,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것도 바로 기억에 남을 만한 큼지막한 일들이 드물게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에는 학교에 들어가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학년이 올라가는 등 한 해 동안 엄청나게 새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직장에 들어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기르다보면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일상이 지루하게 반복이 되곤 합니다.

 

이런 반복적인 일들은 은퇴를 하고 나서 집안에 머무르는 날이 길어지면 더욱 더 익숙해지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 채널을 몇 번 돌리고, 유튜브를 몇 개 보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가끔 동문이나 동창 모임에 나가고, 친구들이랑 같이 또는 모임에서 가벼운 등산이라도 다녀오는 날이 있긴 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문 일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일 년이 지나고 나면 전 세계적으로, 아니면 국가적으로 일어났던 큰일들은 기억이 나지만, 자신이 겪는 큰일들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게 됩니다.

그나마 직장에 다닐 때는 업무를 진행하다가 어쩔 수 없이 큰일을 겪는 일이 일어날 때가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부서를 옮기든가, 승진을 하든가, 해외 출장을 가든가, 프로젝트를 완수하든가,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든가 하는 일로 말입니다.

 

저에게 2023년은 다사다난까지는 아니지만, 다사(多事)한 해였던 것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면서 공장을 세우고, 그 공장의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새로운 공장을 세우고 시운전을 완수하는 일은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2023년 5월에 한국으로 귀국한 다음에는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9박 11일 동안 다녀온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여행은 여러 면에서 제게는 의미가 깊었습니다.

직장에서의 해외 출장이 아닌 개인적인 해외여행이라는 의미 외에 그 여행에 대한 여행기가 내년 5월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라는 점도 큰 의미를 더해줍니다.

 

2023년에 저에게 세 번째로 큰일은 전라북도 남원에서 두 달 살아보기를 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2024년부터 전라북도 남원에 조성을 시작해 2026년에 입주예정인 ‘지리산 활력 타운’에 입주하기 위한 탐색 과정으로 남원을 선택했는데, 한 마디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제 아내가 두 달 동안의 시골 살아보기에 너무 만족스러워 해서, 귀촌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을 보내고, 2024년도 2023년 못지않게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만들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관련 책을 비롯해서, 이미 번역을 마친 책 등 두 권의 책을 내년 상반기에 출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2024년에는 ‘과학으로 보는 세상(가제)’라는 책의 원고를 완성하고 연말까지 출간할 예정입니다.

 

내년 2024년은 귀촌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해로 만들 예정인데, 이를 위해 우선 손해평가사와 숲해설가 자격증을 따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아울러 귀촌을 희망하는 분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는 모임을 카페와 밴드(함께 귀촌 준비합시다 https://band.us/band/91381493)에 만들어서 활동하려고 합니다.

그밖에 하루 만보 걷기, 1년에 책 200권 읽기 등을 꾸준히 실행하고, 아내와 함께 일본과 제주도 여행을 가고, 지리산 둘레길 21개 코스 중 2023년에 걷지 못한 9개 코스를 마저 걸을 계획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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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제주 여행-교래자연휴양림

2023. 12. 27.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제주 여행-에코랜드

2023. 12. 26. 07:0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책 소개-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2023. 12. 25.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박준,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웅진윙스, 2008년

 

이 책 제목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를 읽으면서 ‘써바이’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이 단어 ‘써바이’는 캄보디아 어로 ‘행복하다’, ‘즐겁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어떠냐?’라고 물으면 모두 ‘써바이, 써바이’라고 한다고 해서 책 제목을 이렇게 정한 모양이다. 이 책은 책 제목만큼이나 캄보디아가 가난하지만 모두가 행복해 하는 나라라고 한다. 한국 사람으로서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 하루하루 굶지 않고 살아가는 캄보디아 인들이 신기하지만, 그들은 가난 속에서도 항상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한다.

사실 캄보디아 여행에 대해서는 많이 읽고, TV에서도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여행을 가고 싶은 곳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고생을 했던 기억 때문에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에는 여행을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캄보디아 하면 폴 포트 정권에서 자행되었던 학살이 생각나서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써바이, 써바이’ 한다는 글을 읽고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캄보디아만큼은 아니지만,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던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들이 겹쳐 보였다. 그들에 비하면 너무나 많은 것을 갖고 있는 나 자신도 이제부터는 ‘써바이, 써바이’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노년기 우울증 바로 알기

노년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실’을 겪는다. 직장에서의 지위 상실,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자녀의 독립, 체력 저하 등이다. 우울증에 노출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실제 노년기 우울증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정신 질환이다. 자칫하면 신체 질환을 악화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제때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이들은 많지 않다.

여기저기 아픈데 이상 소견은 없어
우울증일 때는 기분이 축 처지고 매사에 의욕이 떨어진다. 입맛이 없어지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노년기 우울증 환자는 모호한 신체 증상도 자주 호소할 수 있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기운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이다. 여러 병원을 거치며 검사를 반복해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고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지 기능 문제도 노년기 우울증의 주요 증상이다. 기억력이 흐릿해져 중요한 일정을 까먹는가 하면 집중력도 뚝 떨어진다. 이로 인해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로 오해받기 쉽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는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인지 기능의 변화 양상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의 80% 이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악화하는 게 특징이다. 반면에 우울증 환자는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특성상 노년기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다. 설령 마음의 병을 인지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이러다 말겠지’ 하며 낙관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눈에 안 보이는 병이라 해서 대충 참고 넘어가려 하면 또 다른 문제들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예컨대 당뇨병 환자라면 평소 혈당 관리를 위해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지만, 우울증이 지속하면 자기 관리에 소홀해져 종국에는 건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우울증이 배우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부부 중 한 사람이 우울증 환자일 때 배우자도 우울증을 앓게 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약물 복용 땐 의사에게 알려야
노년기 우울증은 약물, 정신 치료 등을 진행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인 건 항우울제 복용 같은 약물치료다. 보통 약의 반응은 복용 후 2주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강 교수는 “약을 처방할 때는 저용량으로 시작해 천천히 그 양을 늘려나가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년기에는 각종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이 다양할 수 있다. 정신과를 비롯해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는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을 의사에게 알려 약이 중복으로 처방되거나 약물 간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약 복용 시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있다면 다음 진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약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우울증이 치매로 이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인지 기능의 이상 여부도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중년 이후에 우울증을 겪게 된 경우가 그렇다. 이때는 뇌의 퇴행성 변화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 깊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 우울 증상은 나아졌지만 기억력에 호전이 없는 경우, 우울증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이어나가는 게 좋다. 주 3회,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강 교수는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높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노년기 우울증의 주요 특징
● 신체적 불편감을 자주 호소한다

● 기억력 감퇴 등 인지 관련 증 상이 나타난다
● 불안 증 상이 동반되고 수면 장애를 보인다
● 무기력증, 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자료: 보건복지부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11월 25일]

국내여행 일타강사⑤
코리아둘레길 풀 스토리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걷기여행 열풍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코로나 기간 해외로 못 나간 사람들이 400㎞가 넘는 올레길을 다 걷고 있다고 들었는데, 요즘엔 신발 벗고 길로 나온 사람이 별안간 늘었단다. 맨발로 걸었더니 혈압도 잡히고 심지어 암도 치료됐다는 기적의 경험담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자치단체마다 동네 산책길에 황토 뿌리느라 난리도 아니다. 우리 동네에도 4.9㎞ 황톳길 깔았다고 선전하는 플래카드가 나부낀다.

우리나라에 걷기여행 바람이 분 건 제주올레의 공이 지대하다. ‘제주올레 전속기자’(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붙여준 별명) 자격으로 조만간 제주올레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다룰 예정이지만, 2007년 제주올레 1코스 개장 이후 국내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팩트는 먼저 짚어야겠다. 제주올레의 성공 신화에 힘입어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전국 자치단체도 앞다퉈 트레일(Trail·걷기여행길)을 내기 시작했고, 그 결과 현재 593개 트레일이 방방곡곡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기 때문이다(걷기여행 정보서비스 ‘두루누비’, 2023년 11월).

오늘은 대한민국의 수다한 트레일 가운데 가장 길고,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고,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갔고, 가장 정치적인 부침이 심한, 하여 가장 이야기가 많은 트레일을 콕 집어 이야기한다. 이름도 거창하다. 코리아둘레길. 이름처럼 대한민국을 다 둘러 버리는 어마어마하고 무지막지한 길이다.

🕵️ 용어 설명 : 트레일

산티아고 순례길은 세계 트레일의 대명사다. 사진은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순례길 이정표. 손민호 기자

 

트레일(Trail)은 길이다. 원래는 ‘흔적’이라는 의미인데 ‘길’로 확장했다. 꽤 철학적이다. 길을 걷는 건, 누군가의 흔적을 뒤따르는 행위이어서다. 관광학에서 트레일은 여행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 또는 통로가 아니라 스스로 여행의 목적이 되는 길을 가리킨다. 산티아고 순례길, 존 뮤어 트레일, PCT(Pacific Crest Trail)처럼 길을 걷는 행위 자체가 여행이 되는 길을 트레일이라 부른다. 하여 트레일은 대체로 길며, 대자연 속에 있다. 이를테면 PCT는 전체 길이가 4265㎞나 된다.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할리우드 영화 ‘와일드(Wild)’가 젊은 여성이 홀로 PCT를 94일간 종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트레일은 ‘걷기여행길’이라고 번역해야 옳다. 트레일이란 단어에 여행의 의미가 매겨져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언저리부터 트레일이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활발히 쓰였는데 그때는 ‘걷기여행길’로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정부가 ‘걷기길’을 더 자주 쓰고 있다. 행정용어의 편의상 줄여 쓰는 것이라는데, 두 글자 줄이는 데 얼마나 편의가 도모되는지 모르겠다. 걷기길이 있으면 뛰는 길이나 눕는 길도 있다는 건가. 한심한 행정 편의주의다. 차라리 트레일을 그냥 갖다 쓰는 게 나아 보인다.

 

손민호 기자

 

[중앙일보 2023년 11월 15일]

나의 도서관 사랑

2023. 12. 21.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5 호)

 

【 나의 도서관 사랑 】

 

저는 1년에 200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실제로 매년 150~200권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올해도 현재까지 160권의 책을 읽었는데, 아무래도 목표인 200권을 채우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목표를 채우지 못한 이유는 올 4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는 바람에 읽을 책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00권의 책을 읽으려면 매월 20권 가까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렇게 많은 책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4월 말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다시 책을 구할 수 있게 되어 200권은 못 채웠지만, 160권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목표를 채우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책을 읽지 않으면 뭔가 빠진 듯이 느껴지니 책 읽기가 체질화가 된 것 같습니다.

 

1년에 200권의 책을 읽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지는 2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오프라인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직접 책을 사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직접 사서 읽는 게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매년 200만 원이 넘는 돈을 책을 사는 데 사용하다보니 은근히 금전적인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책이 계속 쌓이다보니 더 이상 책장에 넣는 것도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 집안에 책을 쌓아두는 것도 문제지만, 이사를 가려고 할 때마다 그 많은 책을 포장하고 옮기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삿짐을 옮기는 사람들이 이사 비용 견적을 내러 왔다가 책장의 책을 보고는 혀를 내두르면서 비싼 이사 비용을 청구하다보니 아내가 질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쌓이는 책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500권이 넘는 책을 전에 다니던 직장에 기부하고 일부는 버리기까지 했는데도 아직도 책장에는 책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면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고 할 때 제가 읽고 싶은 책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나중에 그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느 도서관이나 희망 도서 신청 서비스가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신청하면 도서관에서 구입해서 빌려줍니다.

제가 주로 이용하는 송파도서관의 경우에는 한 사람당 한 달에 두 권으로 제한을 두기 때문에 1년에 20권정도 희망 도서를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희망도서를 굳이 신청하지 않더라도 송파도서관에는 충분히 많은 책이 이미 소장되어 있기 때문에 소장된 책에서 빌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송파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가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따로 보관할 수 있는 관심도서 항목이 있는데, 거기에는 항상 제가 읽고 싶은 책이 넘쳐납니다.

제 나름 계속 많은 책을 읽고 또 읽는 데도 불구하고, 읽고 싶은 책이 관심도서 목록에 계속 추가되는 게 저도 신기할 정도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게 되면서 또 한 가지 좋은 점이 저절로 걷기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을 빌릴 때마다 제 집에서 송파도서관까지 걸어서 다니는데 왕복 거리가 만보를 조금 넘습니다.

저는 매일 만 보 걷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도서관에 다녀오는 것으로 목표를 채우게 됩니다.

 

책을 빌려서 읽으면서 정신 건강도 챙기고, 도서관까지 걸으면서 육체적 건강도 챙기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제 집과 송파도서관 사이에 오금공원이 있는데, 오금공원의 숲속 길을 걸을 때면 언제나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숲 속에 잘 조성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절에 따라 느끼는 정취가 달라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책이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지만, 점점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언젠가 외국 영화에서 악당이 침대에서 책을 보다가 복수하러 온 사람의 총을 맞아 죽는 장면을 보고 외국에서는 악당도 책을 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읽는 여러분께도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거나, 인생의 진로를 바꿔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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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최고위과정 송년회

2023. 12. 20.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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