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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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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혈압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뇌의 소혈관이 막히거나 터진다. 지금까지는 뇌졸중 같은 대혈관 질환에 비해 마비 정도가 덜하고 사망률이 낮아 과소평가됐지만, 소혈관 질환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은 낮지 않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심각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젊음이 주어진 것이라면 늙음은 이뤄내는 것이라고 한다. 건강이 딱 그렇다. 10여 년 전만 해도 나이 따라 기억력이 감퇴하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건 자연의 섭리로 여겼다. 그러나 인지·보행·우울·배뇨 장애가 뇌 속 실핏줄인 ‘소혈관’의 이상에서 비롯됐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제는 노인증후군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뇌졸중(중풍)을 유발하는 대(大)혈관 질환에 비해 소(小)혈관 질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시간 차이가 있을 뿐 소혈관 질환이라는 머리 속 시한폭탄을 미리 관리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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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명연(68·가명)씨는 얼마 전 손자를 안아올리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평소 끔찍이 아끼던 손자 이름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잖아도 요즘 들어 걸음걸이가 전보다 느려진 김씨는 ‘이제 정말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에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김씨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그 원인이 단순히 나이에만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담당의사는 김씨에게 뇌 MRI 사진을 보여주며 ‘소혈관 질환’이 그 원인이라고 했다.

커버스토리 고령화 사회 복병 '소혈관 질환'?

인지장애·보행장애·우울증 등 유발
엄밀히 말해 소혈관 질환은 동맥, 그중 소동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혈관은 마치 나무와 같다. 두꺼운 줄기에서 가지로, 다시 잎사귀로 갈라지며 온몸에 혈액을 전한다. 심장에 가까울수록 굵고 튼튼하고, 멀수록 가늘고 약해진다. 소동맥은 줄기(대동맥)와 잎사귀(미세혈관) 사이의 ‘가지’에 해당한다. 심장은 분당 60~70회를 박동하며 5L의 혈액을 내뿜는데, 손끝·발끝 미세혈관까지 혈액을 보내야 돼 이때의 압력은 매우 높다. 혈관벽이 두껍고 튼튼한 대동맥은 이 압력에 잘 버티지만, 소동맥은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서히 망가진다. 얇은 고무호스에 많은 물을 반복해 흘려보내면 너덜너덜해지다 언젠가 새거나 터져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혈관 질환이 주로 문제가 되는 곳은 뇌 쪽이다. 다른 장기에서는 잘 발생하지도 않을뿐더러 문제가 생겨도 별다른 증상 없이 넘어간다. 소혈관 질환이 뇌에 특히 위험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로 뇌에는 대동맥에서 갈라지는 소동맥이 매우 적다. 다른 장기의 경우 같은 압력이라도 대동맥에서 많은 소동맥으로 갈라져 그 압력을 적절히 분산한다. 보통 혈관이 줄기 하나에서 많은 가지가 뻗어나가는 구조인 데 비해 뇌혈관에선 뻗어나가는 가지가 적다. 당연히 각 혈관에 걸리는 부하가 크다.

둘째로 뇌혈관은 우회로가 없다. 다른 장기는 소동맥이 막히거나(경색) 터지더라도(출혈) 근처의 다른 소동맥과 미세혈관을 통해 혈액을 충분히 공급해 기능을 유지한다. 그러나 뇌는 각 부위에 들어가는 혈관이 소동맥 하나뿐이다. 공급로가 막히면 혈액을 전달할 수 없다.

셋째로 뇌세포는 조그마한 손상에도 매우 예민하다. 혈액 공급이 5초만 중단돼도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미세한 상처만 나도 마비나 장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반면에 다른 장기의 세포는 손상에 비교적 강하다. 간, 위, 장 같은 기관은 수술이나 이식을 위해 일부를 떼어내도 기능을 유지하고 회복한다.

중요한 건 손상 정도가 아니라 손상 부위다.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망가진 소동맥의 위치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라면 인지장애, 운동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라면 보행장애가 나타나는 식이다. 이 밖에도 우울증, 배뇨장애, 흡인성 폐렴이 소혈관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이기정 교수는 “혈관이 얼마나 손상됐는지보다는 손상된 부위가 어디인지가 중요하다”며 “경색이 어디에 생겼는지에 따라 혈관성 치매가 올 수도, 혈관성 파킨슨병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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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여명, 뇌졸중과 불과 1년 차
소혈관 질환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대혈관 질환에서 발생한 뇌경색·뇌출혈은 심각한 수준의 마비가 매우 빠르게 온다. 큰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할 수 있다. 반면에 같은 뇌경색·뇌출혈이라도 소혈관에서 발생하면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뇌에 전달되는 혈액이 감소하면 영양분이 부족해진 뇌세포가 죽기 시작하고, 결국 회백질이 백질로 바뀌며 각종 장애가 서서히 나타난다.

소혈관 질환 자체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뿐 장차 증상이 심각해질 위험은 아주 크다. 대표적인 예가 ‘무증상 뇌경색’이다. 일반 뇌경색과 마찬가지로 뇌의 혈관이 막힌 상태지만 마비 같은 증상은 없다. 마비를 일으키는 뇌 부위에 경색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증상 뇌경색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60세 이상 우울증 환자 절반에서 무증상 뇌경색을 발견했다는 보고도 있다. 학계에선 노인 10명 가운데 2~3명이 무증상 뇌경색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의학계에선 지금까지 소혈관 질환의 심각성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같은 뇌혈관 질환이라도 마비 정도가 덜하고, 사망률이 낮아 과소평가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소혈관 질환과 대혈관 질환이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소혈관 질환을 재조명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노인병학회지에 게재된 하버드의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뇌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을 기준(0)으로, 인지기능의 경우 소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0.16)이 대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0.1)보다 오히려 저하된 상태로 나타났다. 보행 속도와 악력 역시 소혈관 질환이 있을 때 예후가 나빴다. 이를 바탕으로 할 때 양쪽 질환자의 기대여명차이는 9~15개월에 불과했다. 대한고혈압학회 김철호(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이사장은 “뇌 MRI가 늘어나면서 10여 년 전부터 소혈관 질환이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아직도 문제의식은 낮지만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노인층이 많아지면 결국 소혈관 질환이 굉장히 큰 현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노화와 달라 … 고혈압 환자 특히 주의를
소혈관 질환의 진단은 쉽지 않다. 뇌 MRI를 찍고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까지 전조증상조차 없어 일상생활에서 미리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이기정 교수는 “(소혈관 질환이) 인지·보행·배뇨·우울장애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우연한 기회에 MRI를 찍었던 사람에게서 소혈관 질환이 발견되고, 이들에게 각종 기능 저하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는 보고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명확히 밝혀진 위험인자도 그리 많지 않다. 다만 고혈압과의 연관성은 매우 크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과의 관계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통계학적으로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김철호 이사장은 “소혈관 질환은 높은 혈압이 오래 지속됐을 때 발생한다”며 “예전엔 혈압을 전혀 관리하지 않아 뇌졸중을 얻고 부랴부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엔 혈압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오랫동안 높은 혈압을 유지하다 소혈관 질환을 얻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험인자는 나이다. 의학계에선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5명은 소혈관 질환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증상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중등도 이상으로 봤을 땐 노인의 30%, 경도까지 포함했을 땐 절반 가까이 소혈관 질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소혈관 질환을 일반적인 노화 현상으로 볼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철호 이사장은 “소동맥이 노화하면 혈관의 탄성이 떨어지는 데 그치는 반면, 소혈관 질환을 앓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다”며 “소혈관 질환으로 인한 인지장애, 보행장애 등을 일반적인 노화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교수는 “소혈관 질환은 매우 미세한 수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MRI로도 발견하기 어렵다”며 “MRI에 찍힐 정도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2016년 8월 8일] [건강한 당신] 손주 이름이 깜박깜박 나이 탓이라 생각했더니…
통계청, 전국 100살 이상 고령자 3159명 전수조사
절제된 식습관, 규칙적인 생활, 낙천적 성격 순 장수비결 꼽아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가수 이애란씨의 ‘인생역전’ 히트곡 <100세 인생> 노랫가사 가운데 일부분이다. 실제 100세 인생을 사는 고령층은 지난해 11월 기준 315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첫손에 꼽은 장수비결은 ‘소식 등 절제된 식습관’이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아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가운데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집계결과’를 25일 발표했다. 100세 이상 고령자는 인구 10만명 당 6.6명으로 2010년 조사 당시 10만명 당 3.8명에 비해 2.8명 늘었다. 시도별로는 경기(692명)·서울(521명)·경북(224명) 순으로 많았다. 인구 10만명 당 고령자 순위로는 제주가 17.2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전남(12.3명), 충북(9.5명) 순이었다. 시군구 별로는 충북 괴산군(42.1명)이 가장 높았고, 경북 문경(33.9명)·전남 장성(31.1명)·충남 서천(3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100세 인생을 사는 고령층이 스스로 꼽은 ‘장수 비결’로는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 습관이 39.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규칙적인 생활이 18.8%로 2위, 낙천적인 성격이 14.2%로 3위에 랭크됐다. 100세 이상 고령자들 가운데 ‘현재 삶이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4.4%에 달했다. 지난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된 사회조사에서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21.8%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또 100세 이상 고령자들은 술·담배도 멀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생 술을 마신 적 없다는 응답자는 80.5%, 평생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다는 응답은 82.9%에 이르렀다. 평생 술·담배를 모두 하지 않았다는 복수 응답자도 73.0%였다. 이같은 응답에는 100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여성이 2731명으로 전체의 86.5%에 달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00세 이상 고령자들이 3개월 이상 앓고 있는 만성 질환은 치매(39.9%)·고혈압(28.6%)·골관절염(28.0%) 순이었다.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한 고령자는 73.2%에 달했다. 또 100세 이상 고령자들 가운데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은 44.6%로 5년 전 (57.1%)에 비해 12.5%포인트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노인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지낸다는 응답이 43.1%로 5년 전(19.2%)에 비해 23.9%포인트 늘었다.

 

[한겨레신문 2016년 7월 23일 기사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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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가산동 CJ푸드빌 상생협력센터. 제빵 수업이 진행되는 이곳에선 나이 지긋한 48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아직은 밀가루 반죽이 어색한 60대 남성의 눈빛도, 마음만큼은 고사리손의 어린이와 같은 50대 여성의 손길도 진지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기업도 재취업 플랜 적극 짜라
롯데·현대 등 ‘은퇴자 스쿨’ 열어
CJ푸드빌, 일반인에게 무료 개방
삼성전자, 교육 후 88%가 재취업
외국은 입사부터 생애경력관리
재산축적·인간관계까지 교육

 

수강생인 임철수(47·경기 동탄)씨는 LG전자에 1995년 들어갔다. LG그룹 사내벤처와 정보기술(IT) 벤처기업 등을 거쳐 2004년 필리핀 세부로 이주했다. 세부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만 10년 만인 2014년 폐업했다. 돌아온 임씨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날 비프 콘소메, 양송이 수프 등의 요리를 배웠다. “내년쯤 오너셰프로 창업을 한 뒤 지점까지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CJ푸드빌이 고용노동부와 함께 베이비부머 세대의 제2인생 설계를 지원하려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은퇴 예정인 CJ 임직원은 물론 일반인도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카페 ▶베이커리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3개 과정이다. 지난 2년7개월간 641명이 거쳐 갔다.

최근 들어 기업이 만든 ‘은퇴자 스쿨’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가 대표적이다. ‘퇴직자에게 새로운 기회, 재직 임직원에게는 미래 준비’라는 모토로 2001년 설립됐다. 이곳을 거쳐 간 5500명 중 87.7%인 4823명이 재취업했다. 이곳에선 ▶퇴직임원 ▶전직실행 ▶창업지원 ▶귀농·귀촌 등 4종류의 과정을 운영 중이다.

임원 프로그램은 한평생 ‘삼성 임원’ 하나만 보고 달려왔던 사람들을 위한 재교육이다. 일·재무·인간관계· 여가·건강 등 인생 2막을 종합적으로 돌아보는 훈련을 한다. 전직실행 프로그램은 차장·부장 등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실전 교육이다. 성공적인 전직 전략에 대한 강의를 듣는 한편 이력서 작성 훈련도 한다. 창업 계획을 수립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걸 도와주고, 귀농·귀촌을 위해 농사의 이론과 실습 과정을 제공한다. 채수연 삼성전자 차장은 “단순한 재취업 일자리 알아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퇴직 임직원별 일대일 맞춤식 교육·상담·재취업매칭 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 대부분이 은퇴자나 은퇴예정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은 생애 경력관리 중심으로 운영한다. 입사 초기부터 해당 연령대에 유용한 경력 쌓기와 관리, 사회적 관계형성, 재산축적 등을 돕는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수준까지 고려하는 기업은 없는 실정이다. ▷여기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정년퇴직 예정자를 위한 ‘은퇴설계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무관리·건강관리·은퇴 후 삶의 자세 등을 조언한다. 전국 각 지점 지정 병원에선 퇴직예정자 본인과 배우자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주준식 롯데백화점 사원복지팀장은 “한평생 몸담았던 퇴직자들에 대한 관리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자동차는 2014년 울산공장에 HMC 퇴직지원센터를 열었다. 정년퇴직 5년 전부터 은퇴 준비 교육을 하고, 정년을 1년 앞둔 근로자에게는 변화관리·인생설계 등의 강좌와 수시 진로상담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2700명이 거쳐 갔다. 현대중공업도 2013년부터 인재개발원에서 정년퇴직 예정 직원에게 은퇴설계 지원 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는 ‘58년 개띠’라 불리는 1958년생 1100여 명이 수강한다.

SK그룹의 ‘SK 아너스 라운지’ 프로그램은 임원 출신 퇴직자에게 집무실을 지원하고 재무상담·창업지원을 겸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육보다 예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경제학) 교수는 “최근 기업이 인생 2막을 준비하도록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은퇴에 임박해선 효과가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은퇴나 은퇴예정자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정부와 함께 운용하고, 근로자 전체에 대해서는 생애를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신입사원 때부터 재무 등 각종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2016년 7월 20일] 퇴직 임박해선 효과 적다, 회사는 신입부터 은퇴교육을

제가 만든 수제 맥주

2016. 7. 26.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지난 주에 만든 수제 맥주를 10일간 숙성했다가 병입 작업을 했습니다.

1리터 병에 설탕 8그램씩 넣고 맥주를 넣고 1주일 동안 기다리면 탄산 가스가 생기면서 부피가 늘어납니다.

이를 대비해서 플라스텍 병을 찌그려 놓아서 나중에 탄산 가스가 차면서 병이 부풀어오르도록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장 속에 사는 특정 세균으로 비만·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권미나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팀은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가 체중과 혈당을 줄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30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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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자가섭식 유전자(Atg7·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에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유전자)가 없는 실험용 쥐가 정상 쥐보다 체중과 복부 지방량, 혈당이 낮다는 특징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후 이 쥐의 분변을 채취해 유전체 배열을 분석했더니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가 정상 쥐보다 많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세균을 배양해 정상 쥐에게 먹이자 같은 양의 사료를 먹더라도 체중과 지방량은 현저히 줄고 혈중 인슐린 양이 늘면서 혈당이 줄어들었다.

아산병원 연구팀 메커니즘 규명
지방분해 효소 촉진해 체중 감소
혈당 감소 호르몬도 활성화시켜

연구팀은 “장내 세균인 박테로이데스는 복부의 지방세포와 소장의 호르몬 조절 상피세포에 작용한다. 이에 따라 지방 분해효소(PPARα)를 활성화해 몸속의 지방을 연소시키면서 체중이 줄고, 혈당 감소 호르몬(GLP-1)이 활성화되면서 체내 혈당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사람의 몸속에는 100조 개가 넘는 세균(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장내에 머문다. 이번에 비만·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박테로이데스도 수많은 장내 세균 중 하나다. 이러한 장내 세균이 우리 몸의 소화·면역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의 제프리 고든 교수는 장내에 서식하는 세균의 종류에 따라 살이 찌거나 날씬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2006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하지만 장내에 사는 세균이 숙주인 사람의 체중과 혈당 조절에 작용하는 원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권미나 교수는 “항생제를 남용하면 장내 세균의 대사 조절을 방해해 비만과 당뇨병을 키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며 “유산균 같은 인체 유익균을 살아 있는 채로 섭취하게 만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처럼 박테로이데스를 대량 배양해 비만이나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점막 면역학(Mucosal Immun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종훈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16년 7월 1일] “장내 세균 배양, 비만·당뇨 치료제 활용 가능”

수제 맥주 만들기 체험

2016. 7. 12.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한겨레 느린삶학교를 같이 수료한 분께서 수제맥주협동조합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그 분의 배려로 수제 맥주 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포도주는 포도를 그냥 담가서 숙성만 하면 되지만, 맥주는 원료와 첨가제, 발효 방법에 따라 수천, 수만 가지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이번에 실습을 한 맥주는 에일(Ale)맥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80퍼센트 이상, 한국은 전체가 라거 맥주라고 합니다.

5시간의 작업을 마쳤지만, 10일 후에 병입을 하고, 1주일의 숙성, 또 1주일의 냉장 시간을 거쳐야만 완성된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강연들

2016. 7. 6.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세종문화회관과 조계사에서 시행하는 여러 강연들입니다.

 

 

보사연 ‘전국 부양실태’ 설문조사

20~64살 1천명 부양실태 조사
전체 10% 성인자녀 부양…평균 4년
10명중 6명, 본인·배우자 부모 부양
평균 12.9년에 한달 34.8만원 부담
경제적 부담 가중…“국가 지원해야”
고양시에 사는 이아무개(63)씨 부부는 맞벌이다. 한때 건설회사 해외지사장까지 지냈지만 조기 은퇴해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했다. 이씨의 아내도 식당보조 일을 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생활은 늘 쪼들린다. 둘 다 벌이가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시골에 홀로 계시는 노모에게 돈을 부쳐야 하는데다, 자녀 셋 중 둘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아직까지 뚜렷한 직장이 없기 때문이다. 소득의 상당 부분이 지금도 다 큰 아이들한테 들어간다.

25살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한국인은 10명 중 1명꼴에 이르며, 또 10명 중 6명 꼴로 노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연구위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20~64살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부양실태를 전화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102명이 자신이 부양하는 25살의 성인 자녀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성인 자녀를 부양한 기간은 평균 4.13년이며, 6년 이상 장기간 부양한 경우도 26%에 이르렀다. 베이비부머 은퇴자가 많은 60대의 경우, 20.9%가 11년 이상 성인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양 성인 자녀의 87%는 미혼이었다. 상당수 베이미부머 세대가 자신들의 노후 생활도 버거운데 노부모 부양에 성인 자녀까지 부양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부모 중 1명 이상이 생존해 있는 응답자 가운데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이들은 56.7%로 나타났다. 20대의 18.3%, 30대의 52.8%, 40대의 71.1%, 50대의 79.3%, 60대의 71.0%가 각각 경제적 부양을 하고 있었다. 평균 부양기간은 12.9년이며, 41.4%가 자동차로 30분 미만 거리 등 등 인접한 곳에 살며 부모를 부양한다고 답했다.

부모 부양 비용은 월 평균 34만8천원으로,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9.7%였다. 장남 47만6천원, 차남 이하 33만9천원, 장녀 28만7천원, 차녀 이하 26만6천원 등으로 조사됐다. 부모 부양을 위한 지출 규모는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가 43만5천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40만3천원, 40대 34만1천원, 50대 32만8천원, 60대 15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부양 비용의 수준에 대해서는 55.8%는 ‘그런대로 감당할만하다’, 19.6%는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24.6%는 ‘가계에 부담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피부양자는 늘고, 부양자의 부양 책임은 약해지는 부양환경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제적 부양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정서적 부양은 가족이 담당하도록 하는 등의 공적부양시스템과 정서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2016년 5월 25일 이창곤 선임기자)
우리 차(茶)문화의 역사는 이웃 중국·일본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일본인 모로오카 다모쓰(諸岡存) 등이 현장 답사를 통해 1940년 출간한 『朝鮮の茶と禪(조선의 차와 선)』에는 “이곳(전남)에서 생산되는 차는 일본의 차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차는 불교를 통해 건너온 것이니 조선이 본가이지요” 같은 구절이 나온다.

박권흠 한국차인연합회 회장
녹차 1~2잔에 과일 5개분량 비타민
“난 녹차 자주 마셔 성인병 없어
80대 중반에도 혈액 나이는 40대
녹차 소비 늘어 값 싸지도록 해야”

하지만 21세기 한국 녹차의 위상은 초라하다. 2011년 국내 녹차 생산량은 2110t에 불과했다. 같은 해 일본의 해외 수출물량(2232t)보다 적다. ‘사이즈’보다 ‘내용’은 더 심각하다. 커피의 압도적 위세에 눌려 한국 녹차는 소수의 충성스러운 중장년층 애호가 사이에 행해지는 별난 취미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젊은 층은 외면한다.

오는 25일은 제36회 ‘차의 날’이다.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잔디마당에서는 차의 날을 기념한 ‘팔도차문화 축제’가 열린다. 차를 마시며 정담을 나눌 수 있는 노천 찻자리 1000개가 마련되고(두리차회), 한·중·일 다례 시연, 올해의 명차·명다기 품평대회, 차 상품 장터 등이 펼쳐지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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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인연합회를 25년째 이끌고 있는 박권흠 회장. 서울 안국동 차인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차를 만난 건 인생의 행운”이라고 말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해부터 차문화축제를 열고 있는 한국차인연합회 박권흠(84) 회장을 최근 만났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92년부터 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은 누구보다 투철한 한국 녹차 옹호론자다. 녹차의 효용, 차문화 실태, 확산 방법 등을 들었다.

박 회장은 “내 나이가 팔십대 중반인데 매년 건강검진을 받으면 여러가지 수치상 혈액 나이가 40대라는 진단이 나온다”며 말문을 열었다. 피가 탁해 고혈압·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리는 것인데 자신의 피는 40년 가량 젊게 측정되고, 그런 결과는 녹차를 자주 마시기 때문이라는 거다. 박 회장은 심지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은 멀쩡한데 유독 우리나라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취약했던 원인도 중국·일본에 비해 차를 덜 마셔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리(藥理) 효과를 과장해서는 안 되겠지만 녹차가 사람 몸에 이롭다는 연구결과는 수없이 많다. 녹차 연구가 김영경 박사가 쓴 『녹차가 내 몸을 살린다』에 따르면 녹차는 암·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질병은 물론 탈모·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각종 노인성 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해 1∼2잔의 녹차에는 과일 5개 또는 비타민C 400㎎과 맞먹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는 분석이다.

해방 직후 침체돼 있던 한국 차문화는 79년 한국차인연합회가 결성되는 등 중흥 운동이 일었다. 2000년대 들어 녹차의 효능에 대한 각종 임상보고에 웰빙 바람까지 가세해 인기가 치솟았다. 2006년 녹차생산량이 4400t까지 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 방송사의 ‘농약 녹차’ 리포트가 직격탄이었다. 열기가 꺼졌고, 소비가 줄자 생산자들은 찻잎을 더 딸 수 있는데도 수확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실정이다. ▶강력한 각성효과 ▶라이프스타일 소비 차원에서 커피를 즐기는 젊은층에게 녹차는 뒷전일 수 밖에 없다.

박 회장은 “녹차 마시는 절차가 복잡하다고들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식 다례 절차는 까다롭지만 일상 속의 ‘생활 녹차’는 그저 물 끓여 적당히 우려 먹으면 된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녹차 가격이 비싼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녹차 소비가 늘도록 가공방법을 다양화하고, 생산확대→가격인하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차문화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차산업 발전 및 차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과 ‘인성교육진흥법’이 나란히 제정돼 각각 정부·지자체 차원의 지원책, 미래의 차 애호가를 육성할 근거가 마련되서다.

박 회장은 특히 “초·중·고 학교 급식과 공공기관 구내 식당에서 차를 후식으로 마시도록 하고, 다례를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 특히 교육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녹차는 인위적으로라도 확산시킬 가치가 있는 음료라서다. “다례를 가르쳐 보면 신기할 정도다. 아이들이 얌전하고 점잖아진다”고 했다.

글=신준봉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16년 5월 23일] “다례, 인성교육으로 최고…녹차를 학교 급식 후식으로”]

 네덜란드 연구진 FMT시술, 체중감량·감염질환 등에 효과
고혈압·고지혈증·비만 환자, 몸속 미생물 종류 굉장히 적어
식습관 변화·항생제 오남용이, 좋은 장내 미생물 균형 깨뜨려

 

장내 미생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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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로 낳은 아이들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각종 질환에도 쉽게 노출된다. 과학자들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엄마의 산도를 통과하면서 산도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노출돼 면역체계가 강해진다고 추정해왔다. 어렸을 때 다양한 균에 노출돼야 면역력이 좋아진다는 '위생가설'이다.

최근 미국 뉴욕대 연구진이 이를 장내미생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푸에르토리코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17쌍의 아이에게 엄마 산도의 분비물이 묻은 거즈를 입부터 몸 전체에 발라줬다. 마치 산도를 통해 태어난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준 것이다.

김병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미생물면역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그 결과 17명 아기의 장내 미생물이 자연분만한 아이들과 상당히 비슷해지는 결과가 나왔다"며 "엄마의 산도 안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항 균능력이 강한 '락토바실러스'를 뒤집어 쓰고 나오기 때문에 자연분만 아이들의 면역력이 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된 이 연구결과는 장내 미생물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해준다. 면역력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뇌에 있는 신경전달물질 분비와 혈관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자폐증, 치매는 물론 암과 같은 질병에도 장내 미생물은 생각보다 많은 관여를 하고 있었다.

만약 내 장속에 좋은 미생물보다 나쁜 미생물이 많이 있다면 이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좋은 미생물을 많이 넣어 나쁜 균 무리보다 많아지게 하면 된다. 이때 사용하는 시술이 바로 '대변 미생물 이식(FMT·fa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이다.

대변을 이식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미 상당히 많은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FMT는 건강한 사람 대변에서 미생물을 분리해낸 뒤 이를 환자 장속에 넣어주는 시술이다. FMT로 체중 감량은 물론 각종 바이러스 감염 질환, 당뇨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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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와게닝겐대 공동연구진은 의학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슨'에 FMT를 통해 장내 염증을 유발하는 유해 균을 잡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으로 이 균은 우리 몸의 장에 상존하면서 장염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의 장속 미생물을 13명의 환자에게 이식하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정상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했다. 항생제만 썼을 때는 13명 중 4명만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이 사라진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치료율을 보인 것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당뇨 치료제로 알려진 '메트포민'의 경우 이를 투여받은 사람들 장속에서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라는 미생물이 많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한 연구가 있었다"며 "이 미생물을 따로 분류해 쥐에게 먹였더니 혈당이 조절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미생물을 따로 분류해 키운 뒤 치료제에 적용해볼 수 있다"며 "이제는 미생물을 약으로 활용하는 '파마바이오틱스'가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좋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식습관 변화와 항생제 오·남용을 꼽는다. 유전공학 발달과 함께 20세기 들어 식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육식이 보편화되며 식이섬유를 적게 섭취하자 장내 미생물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고광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먹고 산다"며 "야채나 과일 섭취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박테로이데스처럼 유익한 균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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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발달과 함께 만들어진 항생제도 장내 미생물 분포를 엉망으로 만드는 원인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항생제 치료를 받고 나면 유해 균만이 장에 남아 가득 차게 된다"며 "장내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 염증성 장질환, 식중독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비만, 당뇨 등의 위험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내 미생물들이 균형을 이룰 경우 유해한 균이 장에 들어와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정확한 기전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다양한 장내 미생물들이 장 벽을 뒤덮어 유해 균이 정착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장내 미생물은 유전되기도 한다. 수백만 년을 함께 살아오면서 인간 유전자가 특정 미생물이 더 잘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고 교수 연구진은 국내 655명의 이란성·일란성 쌍둥이와 가족의 장내 미생물을 조사한 결과 50종의 미생물이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영국의학저널' 4월호에 게재됐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장내 미생물 종류가 상당히 적었을 뿐 아니라 서터렐라, 메탄생성고세균 등 나쁜 미생물이 많았다.

고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유전이 70%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장내 미생물이 기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계에서는 다양한 장내 미생물의 상호작용과 공생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며 "10년 이내에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일경제 2016년 5월 18일 원호섭 기자 / 이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