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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융합

2009. 12. 10. 10:0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과거에도 부분적으로 아날로그 기술들 사이에 융합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기술 융합이 주목을 받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디지털 융합’에 의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의 탄생이 가능해졌다는 데 있다. 디지털 융합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여러 제품이나 서비스가 융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탄생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디지털 융합은 최근의 IT 제품들이 ‘0’과 ‘1’로 상징되는 디지털이라는 기술 기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아날로그 기술 기반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융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각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발생된 아날로그 신호를 서로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반 제품들은 모든 정보가 디지털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에 그 정보를 쉽게 사용할 수 있고, 각 제품이나 서비스에 맞게 변형, 응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과거의 아날로그 제품들은 융합을 하게 되면 전체적인 편의성은 조금 증가하였지만, 각각의 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효용보다는 떨어지는 게 당연했다. 예를 들어 침대와 소파를 겸한 소파 베드의 경우에 소파로서의 기능에서도 침대(베드)라는 기능에서도 각각의 제품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디지털 융합 제품에서는 융합에 의한 성능 저하의 문제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디지털 기능들이 컴퓨터 칩에 의해 수행되는데, 칩의 소형화와 메모리 성능의 향상에 의해 여러 기능을 한 개의 칩에서 같이 처리해도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과 주소록 기능이 같이 있어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작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 개 이상의 칩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칩끼리도 정보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나의 칩처럼 생각해도 아무 지장이 없다.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전송할 경우에도 데이터를 수정할 필요 없이 바로 전송하면 된다. 아날로그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서 전송하는 경우에는 팩스 등을 통해 다른 전송 신호로 바꿔서 보내야 했던 것과는 다르다.

디지털 융합은 그 근간이 되는 핵심 칩 분야에서 시작해서, 점차 기기로 확대되고,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단계인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 발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디지털 융합은 핵심 칩의 융합, 기기의 융합, 그리고 서비스의 융합으로 진전된다고 볼 수 있다. 핵심 칩의 융합은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에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부가하는 것도 있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추세는 바이오칩과 같이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등 타 기술영역과 결합된 다양한 원칩소자의 등장이다. 기기의 융합은 스마트폰, 텔레매틱스 단말기, 셋톱박스, 홈 네트워크 서버 등에 서로 다른 기능들이 합쳐지는 방식으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형화, 휴대화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및 소프트웨어가 기기 통합을 촉진하고 있다. 디지털 융합의 최종 완성은 서비스의 융합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서비스 융합의 예로는 이동통신단말에서 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서비스, 이동통신단말로 각종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m-뱅킹서비스, 그리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유무선 통신을 에너지 산업과 결합한 스마트그리드 등의 서비스 창출을 들 수 있다. 서비스 융합은 시장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매개체로서 제품과 서비스의 변화 모습을 말하며, 기기 융합과 칩 융합은 바로 서비스 융합을 가능케 하는 동인(enabler)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기술 융합(기기 융합과 칩 융합)은 융합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 즉 시장 니즈(서비스 융합)를 충족시키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소비자의 욕구 변화 과정과 기술의 발전 과정은 제품과 서비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진화하게 된다. 다시 말해 제품과 서비스는 기술을 사용해서 구현한 가시적 실체인데, 소비자는 가시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자신의 욕구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판단해서 구매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 융합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도 소비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은 경우에만 시장에서 살아남게 된다. 결국 디지털 융합은 시장니즈, 즉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유용한 수단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시장에서의 생존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즉 디지털 융합이 최근 대세를 이루고 있는 이유는 융합이 쉽다는 기술적인 요인보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가장 쉽게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시장 친화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융합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다양한 조합이 있을 수 있다. 새로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들까지 고려한다면 그 조합의 수는 거의 무제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그 많은 디지털 융합에 대해 모두 언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대두되고 있는 대표적인 몇 가지 디지털 융합 분야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그 분야로는 방송⋅통신⋅인터넷의 융합(IPTV, 모바일 TV, 무선 인터넷 등), 의료 분야(U-health), 기계 분야(텔레매틱스, 로봇 등), 유통 분야(전자상거래, 전자책 등)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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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감성의 융합

2009. 12. 8. 12:2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융합은 다른 기술들 또는 학문 분야들 사이에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전혀 별개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기술과 감성의 융합에 의해서도 일어난다. 사실 기술과 감성의 융합은 이미 우리가 익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요즘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디자인이 기술과 감성 융합의 모습이다. 다만 최근 들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은 기술과 감성 모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기술이 중요해진 이유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제 기술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기술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과학 문명에 회의를 느끼고 자연주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자동차가 없는 세상, 전기가 없는 세상, 컴퓨터가 없는 세상은 이제 상상할 수도 없는 정도가 되었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핸드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 증세를 보이는 정도가 되었다니 기술이 어느 정도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평범한 나도 핸드폰을 집에 두고 어딜 가는 날에는 어딘가 불안한 마음이 드는 정도이니 핸드폰과 함께 자란 아이들의 경우야 당연한 현상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앞으로는 입는 컴퓨터가 나오고, 가상현실이 일상화 되면 기술이 없는 세상은 더욱 더 상상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감성이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는 시대적인 변화에 의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적인 변화란 우리 사회가 산업 사회에서 지식 사회를 거쳐 이제 감성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감성 사회의 특성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지식이나 정보를 넘어 감성을 중요시 한다는 점이다. 지식 사회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서 결정을 했다. 하지만 지식 사회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식이 너무 넘쳐나게 되었다. 그런데 인간의 특성 상 넷(4) 내지 다섯(5) 가지 이상의 정보가 주어지면 더 이상 정보를 통해 판단을 하는 게 힘들어지고, 전체를 뭉뚱그린 직감, 즉 감성에 의해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전체적인 이미지, 즉 브랜드가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마케팅 이론에서는 소비자들은 대개 감성으로 물건을 사고, 나중에 이성으로 이를 합리화한다고 말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선택에 있어서 감성적인 요인, 즉 브랜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가장 극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광고 분야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자동차를 광고할 때 주로 광고하는 내용은 ‘고장이 없다’거나 ‘연비가 높다’거나 하는 실용적인(?) 정보 전달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내용으로 자동차 광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요즘은 그 자동차를 타면 사막도 달리고, 거친 파도도 뚫고 나갈 수 있다거나, 자동차에 탄 사람이 멋진 미남이나 예쁜 미녀가 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리고 실제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도 ‘고장이 없다’거나 ‘연비가 높다’는 등의 실용적인 정보가 아니라, ‘뒤태가 잘 빠졌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는 차’라는 감성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화소수가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화소수보다는 디자인이나 유행선도 능력 등에 좌우되게 된다고 한다. 기술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요인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예로 요즘 가전제품은 성능도 중요하지만 색상이나 다른 가구들과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 하는 디자인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백색가전이라 불릴 정도로 흰색 일변도였던 냉장고, TV 등은 다양한 색깔을 갖기 시작했고, 디자인도 다른 가구들과 어울리는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더구나 와인 냉장고나 화장품용 냉장고의 경우에는 제품에 맞도록 우아하게 디자인되고 있는 추세다. 에어컨의 경우에는 천장에 매립하는 형태의 디자인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가전제품의 가격이 디자인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42인치 PDP TV의 경우 국내 판매 가격이 소니 제품은 1천3백만 원인데 비해 한국산은 7백만 원으로 큰 차이가 나고 있는데, 이는 디자인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판단되고 있다(<기술과 감성의 융합 시대> 보고서, 삼성경제연구소). 이는 TV의 경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해당되는 한국의 문제점이다. 즉 한국의 전자제품은 기술에서는 뛰어나지만, 디자인에서 뒤쳐져서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혁신에는 성공하더라도 감성이 들어간 제품으로 만들지 못하면 경쟁에서 탈락하는 최근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감안할 때 이는 심각한 문제로 판단된다. 한국 기업들이 진정한 세계 최강이 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개발에도 힘써야 하겠지만, 브랜드 등 감성에 투자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소니의 경우에는 기존의 PC(개인용 컴퓨터) 제품들이 ‘감성’을 도외시한 제품이란 점에 유의하여, ‘소유가 즐겁고 사용이 즐거운 PC’라는 컨셉을 PC에 적용해서 색상과 로고, 휴대감, 디자인 등이 뛰어난 감성 노트북 PC <VAIO>를 출시해서 대히트를 쳤다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형적인 기술 위주 제품인 자동차에도 감성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2002년에 취임한 아우디자동차의 빈터곤 회장은 ‘자동차는 느낌’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면서 감성적인 요소를 자동차에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BMW도 자동차의 냄새를 중화시키는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신차에 적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단순 통화 기능을 넘어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핸드폰의 경우에는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초콜릿 폰’ 등으로 핸드폰의 색상을 바꾸거나 폴더 형, 슬라이드 형 등으로 바뀌는 정도였으나, 여러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그 기능들에 맞게 핸드폰을 디자인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예를 들어 TV를 보기 위해서는 TV 화면에 맞게 가로의 길이가 길도록 화면을 돌릴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고, 게임에 맞게 자판을 배열 하는 등의 노력은 이제 당연한 게 되었다. 요즘은 모바일 인터넷 기능, SNS(Social Network Service) 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햅틱 기능에 의해 화면상에서 입력이 가능하도록 디자인이 바뀌었다. 앞으로 유비쿼터스가 일반화되면서 핸드폰으로 모든 가전기기를 기능하도록 바뀌게 되면 그에 맞도록 핸드폰도 디자인이 바뀔 것이다.

융합을 이용한 디자인에 의해 이미 레드오션으로 바뀐 제품들이 다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이제 휴대용 컴퓨터 메모리인 USB는 너무나 흔한 레드오션 제품이다. 그런데 USB를 지니고 다니는 것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니자니 불안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악서서리 내지 쥬얼리 개념을 융합하여 휴대하고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만드는 아이디어를 낸 회사가 있다. 국내의 한 회사에서 이런 개념의 USB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메탈 소재의 USB 본체에 20개 내지 84개의 크리스털이 박혀 있어 명품 쥬얼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 회사에서 출시하고 있는 USB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체인 식 휴대폰 고리로 이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목걸이, 귀고리, 팔찌, 가방액세서리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으로 연출이 가능하다.


왜 기술 융합인가?

2009. 12. 7. 18:3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기술 융합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크게 보아 다음 두 가지 요인이 만나서 상승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는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산업 구조가 개편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산업 사회에서는 기업들이 개발한 제품들을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였다. 그런데 지식 사회가 되면서 소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게 되고, 그 결과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선택권을 갖게 되었는데, 그 결과 소비자들은 어떤 기술이든 상관없이 자신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를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제는 어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들이 충분히 개발되었거나, 필요시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개발보다는 기존 기술들을 활용해서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을 합쳐서 생각해 보면 새로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업의 성공 요건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든, 기존의 기술들을 융합하든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와 연결시키기가 기술 융합의 경우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더구나 새로운 기술개발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인내심이 부족한 소비자들을 짜증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 융합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되는 것이다.

기술 융합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볼 수도 있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사실상 하나였던 지식과 학문이 산업혁명 이후 세분화ㆍ전문화됐다. 산업혁명 이후의 요소 환원주의는 과학과 기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계를 드러냈다. 예를 들어 생명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세포 단위의 연구를 했지만, 각 세포가 합쳐졌다고 해서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이해인데, 이에 대해 세분화된 부분의 연구가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데 기여를 했지만, 그런 부분적인 이해를 합쳐도 전체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부분적인 것들을 모아서 전체를 이해하는 통합, 즉 융합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환원주의의 기본적인 철학은 1+1=2라는 생각이다. 즉 전체는 부분의 합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위에 예를 들었듯이 생명체는 여러 신체 기관들의 합인 것은 사실이지만, 각 기관들을 합치게 되면 전체적인 신체 모양은 나올지 모르지만, 생명이라는 부가적인(?) 현상을 얻을 수는 없다. 즉 기술의 융합이 추구하자고 하는 것은 1+1이 2보다 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두 개 이상의 기술을 융합해서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가치란 주로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만족시킬 수 없는 고객들의 니즈라고 보면 될 것이다.

사실 최근의 디지털 기술 융합이 새로운 기술 발전의 트렌드로 떠오르기 전에도 편의성을 추구하기 위해 아날로그 기술들의 융합은 존재해 왔다. 예를 들어 각종 칼과 가위 등이 한 세트에 들어 있는 스위스 나이프, 군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크 겸용 숟가락, 침대와 소파를 겸할 수 있는 소파 베드 등을 들 수 있다. 서비스가 융합된 경우로는 항공, 숙박, 차 렌트 등이 통합된 여행 패키지, 은행 서비스와 보험 서비스가 결합된 방카슈랑스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종전의 융합은 1+1은 2보다 작은, 즉 기존 서비스를 보완하는 정도의 융합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의 디지털 기술 융합은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IT 기술을 융합한 텔레매틱스의 경우에 단순히 자동차 기능에 IT 기술이 편의성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위험 환경 감지를 통한 안전성의 확보와 최적의 주행 조건을 감지를 통한 경제성 확보 등의 부가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텔레매틱스를 통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사무를 보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기술 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융합의 목표와 방향 설정이며, 특히 기존 제품의 단순한 개선보다는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 개척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목표와 방향의 정립이 중요하다. 아날로그 형 융합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자연발생적인 인접기술 간의 물리적 혼합과 활용을 통한 도구의 형태 위주의 기술 융합에서 탈피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목표지향적인 이종 기술 간 화학적 융합을 통한 기술 융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바꿔서 말하자면 기술 관점에서의 융합보다는 시장, 즉 사용자 관점에서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술 융합을 통해서 구현할 수 있다면 그 융합 대상 기술을 내가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 또는 다른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기술 융합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그 기술을 개발할 게 아니라, 아웃소싱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4장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런 융합은 단순히 기술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학문 분야에서도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어떤 현상을 관찰하고 해석함에 있어서 이제까지는 한 분야의 관점에서만 해석을 하려는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실제 현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여러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게 학문 융합의 필요성 대두의 요인이다. 예를 들면 이제까지 경제 현상을 관찰함에 있어서는 기본적인 가정, 즉 수요⋅공급의 법칙이라든가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또는 경제 주체는 최적의 선택을 한다는 가정 등을 전제로 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 경제 현상은 인간이라는 주체의 불완전한 심리 상태 때문에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경우를 보면, 담배를 끊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옳은 선택이다. 담배를 피우면 비용도 높아지고 건강도 나빠진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담배를 계속 피우는가? 그건 사람들이 금연으로 인해 얻는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담배를 피움으로 인해 얻는 심리적인 안정이라는 단기적인 이익에 더 비중을 두기 인간의 심리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경제학에 심리학을 융합한 행동경제학을 통해서 나올 수 있는 해석이다.

이제 기술 융합, 학문 융합의 중요성은 각국의 기술 개발 정책에도 최우선 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융합의 중요성을 결정적으로 촉발시킨 것은 2001년 12월 미국과학재단과 상무부가 공동으로 작성한 융합 기술(convergent technology)에 관한 정책 문서이다. 이 문서는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Cognition) 등 4대 분야(NBIC)가 상호의존적으로 결합되는 것을 융합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기술 융합으로 르네상스 정신에 다시 불을 붙일 때가 되었다고 천명하였다. 일본도 2004년부터 '포커스21(Focus 21)'이라는 기술 융합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며, 유럽도 2004년부터 본격적인 기술 융합 산업 육성정책에 돌입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HPㆍIBM 등은 홈ㆍ모바일 사업에, 인텔ㆍ모토로라 등은 바이오칩에 뛰어드는 등 융합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 정부 및 기업도 초기 단계지만 융합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제야 기술 융합 정책을 내놓을 준비를 하는 등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기술 개발에 비중을 더 두는 편으로 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는 아직도 약한 편이다(서울경제 2009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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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3일 제1회 국제융복합 컨퍼런스에서 미국의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아래 내용은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주최한 '제1회 국제융복합컨퍼런스>에 참석하여 기조 연설을 한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에 대한 소개 내용임.)




학력: 예일대학교 법학 박사 / 노스웨스트대학교 언어학 명예 학사

신성장동력 분야 : 첨단융합사회 예측


< 융합관련사례 >

예술과 감성까지 아우르는 통섭과 종합의 능력인 ’하이 콘셉트(High-concept)‘

시대 예측 (그가 말한 미래는 출판·영상·웹·모바일 등의 미디어가 융·복합하는

현재의 ’미디어 하이브리드 시대‘로 실현, 진화중)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 (A Whole New Mind)’ 에서 ‘조화’를 미래의 트렌드

로 주장하며, 디지로그와 융합의 개념을 쉽게 표현함.


< Abstract > 

과거에는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테두리 내에서 기업 활동을 영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필수조건이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니엘 핑크는

이제 경계를 넘나들지 않으면 성공을 쟁취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즉, 산업적인

측면에서 기술, 비즈니스 모델, 프로세스 등의 두 가지의 개체를 융합하여

시너지효과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 주장은 ‘융복합 산업’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계발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술가, 발명가, 화술가

(storyteller), 사회복지사처럼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시 된다.

이러한 창의적인 사람들이야말로 조직의 핵심역량을 담당할 차세대 비즈니스

엘리트인 것이다.

핑크는 청중들을 즐겁게 하면서도 도발적인 이번 기조강연을 통해

Abundance(풍요로움), Asia(아시아), Automation(자동화)의 영향력이 전통적

인 ‘지식 노동자’가 아니라 창의적인 사람, 감정이 풍부한 사람, 융복합의 힘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좌우하는 시대를 향해 우리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여러 국가의 사례들을 분석증거로 제시할 것이다. 핑크는 이러한

변화가 조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 실생활에서의 예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도구 및 팁을 통해 우리가 이 새로운 영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핑크가 접근할 주제는 아래와 같다.:

- 왜 ‘하이테크’가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에 밀려 나는가?

- 새로운 세상에서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여섯 가지의 기질(자세)

- 미래에 대한 융복합의 중요성 및 그 미래가 한국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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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융합이 미래의 대세다.

2009. 11. 29. 20:16 | Posted by 행복 기술자

2009년 6월 22일 미국의 2009년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을 주시하던 투자자들은 애플의 실적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2009년 2ㆍ4분기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2008년 동기 대비 7배, 이익은 4배씩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적인 휴대폰 강자였던 노키아는 매출이 20퍼센트, 모토롤라는 30퍼센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포드로 화려하게 부활한 애플이 기술 융합 제품인 아이폰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룬 것이다. 핸드폰 시장에 처음 등장한 애플이 전통적 선두주자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제치고 강호로 등장한 것은 순전히 소비자들의 니즈를 꿰뚫어 본 기술 융합 전략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애플 아이폰의 상륙을 앞두고 한국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등이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이유는 거의 모든 IT 관련 서비스, 즉 통화, 문자, 영상, 이메일 등이 하나의 휴대폰에 융합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술 융합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그 성과가 특정 제품의 서비스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창의적 가치를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기술 융합이 21세기 키워드로 부상하는 데는 원천기술 확보 없이도 기존 기술을 접목시켜 전혀 새로운 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기술 융합 제품인 아이폰을 통해 휴대폰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것은 애플이 휴대폰 제조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애플의 아이폰은 운영체계(OS)만 애플의 시스템을 채용하고 반도체는 삼성 제품, 케이스는 중국제를 쓰며 조립은 대만에서 하고 있다. 기술 융합에 있어서는 콘텐츠가 중요하지, 기술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애플이 노키아와 모토롤라라는 강자가 버티고 있는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듯이, 기술 융합은 단순히 기술들 간의 접목을 넘어서 기존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유형의 산업을 창출할 원동력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구나 원천기술 개발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기술 융합은 기존에 있는 기술들을 조합해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 확실하다. 그야말로 기술 융합은 ‘21세기 최고의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융합은 영어 '컨버전스(Convergence)'의 번역어로 사전적 정의는 상이한 아이디어와, 그룹들, 사회들이 서로의 차이점을 서서히 줄여가며 서로 유사하게 바뀌는 과정을 의미한다. 컨버전스는 주로 융합으로 번역되고 있지만, 통섭, 융복합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융합 제품의 예로는 카메라나 mp3 기능을 갖춘 핸드폰, 캠코더 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융합 제품들은 불과 수 년 전에 우리 일상 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디지털 제품에는 대부분 융합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그럼 왜 융합이 최근에 이토록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은 것일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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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기술(NT)의 미래

2009. 11. 22. 14:4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21세기에 가장 주목 받을 기술 분야로는 ‘나노 기술(NT)'를 꼽을 수 있다. 현재까지는 정보 통신 기술(IT)이나 생명 공학(BT)이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긴 했지만, 나노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후에는 나노 기술이 우리 생활에 미칠 영향은 정보 통신 기술이나 생명 공학에 비할 비가 아니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정보 통신 기술은 기술 그 자체로는 우리와 그래도 떨어져서 존재하는 기술이고, 생명 공학은 우리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만 그 기술을 우리에게 적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우리가 조정할 수 있지만, 나노 기술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의 물질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나노는 10억 분의 1을 의미하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특수한 전자현미경(STM =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전자가 입자인 동시에 파동성을 갖는 이중성을 활용해 물체의 표면을 볼 수 있는 전자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크기다.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8만∼10만분의 1정도이며, 수소원자 10개를 나란히 늘어놓은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 나노기술은 극 미세기술로서 원자나 분자 수준에서 물질을 합성, 조립, 제어하며 그 성질을 측정하고 규명하는 기술로 기존 물질의 특성 개선 및 신물질 창출에 매우 적합하다. 나노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나노 크기의 수준에서는 물질이 전혀 다른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가진 물질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름 20나노미터 입자의 경우 대략 10퍼센트가 표면 원자인 반면, 1나노미터 입자는 99퍼센트가 표면원자로 구성되게 된다. 나노기술은 이처럼 물질이 작아졌을 때의 성질을 파악하고 이용하는 기술이다. 물질은 나노 수준으로 쪼개지면 원래 성질과 전혀 다른 성질을 나타낸다. 금의 경우 수십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지면 붉은색으로 바뀌며, 이후 푸른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나노 금 입자와 은 입자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촉매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은 나노’ 입자가 뛰어난 살균력을 나타내는 것도 은 나노 입자가 탁월한 촉매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탄소는 자연계 상태에서 숯, 흑연, 다이아몬드 형태로만 존재하지만, 나노기술을 이용해 탄소의 분자구조를 나노튜브 형태로 바꿀 경우, 흑연이나 다이아몬드와는 전혀 다른 물성이 나타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탄소나노튜브는 강철보다 100배 강한 인장강도, 구리보다 높은 전도성, 다이아몬드보다 높은 열전도도 등을 가져 각종 복합소재나 디바이스 제조에서 급진적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탄소나노튜브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도체, 반도체, 부도체의 특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기존 물질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적용된 나노기술은 매우 초기단계로 기존 제품의 성능이나 부가가치 향상 수준에 머물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나노 기술 개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에서는 이미 초고집적도를 달성하기 위해 수십 나노미터 급의 공정을 개발·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나노소재를 각종 전자제품이나 생활용품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노 기술을 통해 단전자 트랜지스터, 약물전달시스템, 먼지보다 작은 첩보로봇, 머리카락 굵기에 백과사전을 저장하는 초미니 반도체, 백만 배 빠른 컴퓨터, 부작용 없는 치료 물질, 자기 복제가 가능한 칩 등이 현실화되면 인류의 문명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공해 없는 연료전지 자동차, 완벽한 보안성을 가진 초고속 양자컴퓨터, 암세포만을 추적해서 치료하는 나노로봇, 장기 및 생물체의 완벽한 복제, 외부 환경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건물 등 나노기술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변화시킬 것이다.

나노 기술은 물리, 화학에서부터 전자, 정보통신, 생명공학, 에너지, 의학, 환경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다. 하지만 나노 기술의 진가는 나노 어셈블러(Assembler)를 통해 구현될 것이라는 게 미래학자들의 예측이다. 나노 어셈블러(Assembler)는 나노기술에 관한 최초의 저서로 평가되는 에릭 드렉슬러의 <창조의 엔진(Engines of Creation)>에 처음 소개된 나노기계로 분자나 원자 수준에서 물질을 제조해 내는 장치다. 특히 나노 어셈블러는 자기 재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물과 무생물의 정의 자체에 혼란을 일으키면서 제조업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다. 즉 이제까지의 제조의 개념은 화합물의 단위에서 어떤 반응 조건을 주느냐에 따라 원하는 다른 화합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나노 어셈블러는 분자나 원자 단위에서 원하는 물질을 바로 조립해 내고, 그 조립된 물질이 스스로 자신과 같은 물질을 재생산해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나노 어셈블러는 물질의 설계도인 결합 구조에 맞춰 원자들을 기계적으로 적절히 결합시킴으로써 원자들로부터 그 무엇이든 필요한 물질을 제조하는 것이다.

나노 어셈블러가 실용화되면 바이오 연료전지를 이용하여 잠수함처럼 혈류를 따라 항해하다 암세포 등 특정 목표물을 정확히 인식하여 목표물에 착륙한 후 내장된 약물을 침식시키는 바이오나노 로봇 치료 소자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바이오 나노 로봇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본떠서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바이오 나노 로봇은 이미 자연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 실현성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목적, 예를 들어 목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어떻게 프로그래밍한 나노 로봇을 제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바이러스는 ‘목표 인식-착륙-유전자침식’ 기능을 정교하게 수행하는 자연산 나노 기계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오나노 로봇은 1950년대에 이미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이 “오래지 않아 인류는 분자 수준에서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매우 작은 구조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을 하면서 예측된 기술이다. 만약 이 기술이 실현이 되면 1987년 개봉한 <이너 스페이스>에서처럼 사람이 탑승한 잠수정을 한꺼번에 축소해서 인체에 주입하고 인체를 탐험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오나노 로봇을 이용하면 이론적으로는 사람이 가진 어떤 질병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노 기술의 이런 장밋빛 전망에 못지않게 부작용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제품의 크기가 작아지고 정밀해지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오작동 가능성이 커진다는 정도의 작은 문제부터 인류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큰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DVD, CD-롬 등과 같은 정보저장기기는 물론 고선명(HD) TV, 휴대전화 단말기, PDA 등에 나노기술이 적용되면서 나노입자 때문에 예기치 않은 오작동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즉 회로 사이나 기기 사이의 간격이 나노미터 단위로 작아지게 되면서 나노입자가 그 사이에 끼게 되어 오작동이 일어나게 경우가 빈번해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나노 입자가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나서서 나노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서 강력하게 경고했듯이, 영국의 왕립학회(Royal Society)는 나노 기술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만큼 나노 입자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재앙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20세기 과학 발전의 원동력인 상대성 이론을 이용하여 개발한 핵무기가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수도 있듯이, 나노 기술이 인류의 불행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나노 기술의 위험성은 우선 나노 입자의 성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석면에 노출된 사람들이 석면입자의 인체 침투로 진폐증이라는 악성질환에 걸린 경우에서 보듯이, 이 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활동량이 큰 은 나노 입자, 탄소나노튜브 등이 인체에 침투할 경우 훨씬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인체의 세포는 대략 수십 나노미터로 그 보다 큰 세포들은 인체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해로운 물질들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먹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과정도 인체에 흡수될 수 있을 정도로 잘게 쪼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나노 입자의 경우에는 인체의 이러한 보호 작용을 뚫고 바로 인체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더구나 축구공처럼 생긴 나노입자 ‘풀러렌’은 빛을 쬐면 활성산소란 유독물질을 만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활성산소는 DNA를 손상시켜 암과 같은 난치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이다. 또 이산화티타늄, 탄소분말, 디젤입자 등 몇몇 물질들은 나노단위로 크기가 줄어들면 독성이 강해진다.

나노 입자의 부작용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게 많다는 점도 나노 기술의 앞날을 가로막는 장애요인들 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철 나노 입자를 오염된 토양으로 투입하면 유기질소 성분이나 염소화탄화수소 물질들을 분해시켜 토양을 정화시킬 수 있다. 토양에 가장 오래 남는 골치 아픈 환경물질들을 분해시켜 정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투입된 철은 토양 내 생물체에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킴으로써 커다란 폐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철 나노입자는 바다에 뿌려 플랑크톤의 생육을 촉진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지 아직은 철 나노입자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응용기술이 앞서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IT나 BT는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시점에서 종결하면 문제 확산을 막을 수 있지만, 나노 기술은 임의적으로 통제가 어렵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다시 말해 나중에 철 나노입자가 해양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을 때 그걸 회수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기 중에 배출된 나노입자는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나노 로봇을 개발했을 경우에, 이 나노 로봇이 원래의 기능에 상관없이 인체의 다른 기관을 공격하게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하물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나노 물질을 이용한 무기를 개발했을 경우에 그 심각성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해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 무기가 자기 복제를 하면서 온 세상에 퍼져 나간다고 한 번 생각을 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과 ‘지.아이. 조(G.I. Joe) - 전쟁의 서막’에 나오는 나노(nano)무기가 현실화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나노마이트(nanomite)는 암 치료용으로 개발된 나노입자 크기의 로봇을 전쟁 무기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일단 가동되면 생물체이건 무생물이건 가리지 않고 주변의 모든 물체를 분해시켜 버린다. 그런 무서운 무기가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기증식을 하면서 대기 중에 떠돌아다닌다면 인류의 생존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나노 기술의 심각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기업이나 과학자들은 나노 입자가 퍼져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흡착, 포집을 통해 나노 입자를 제거하는 기술은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나노 기술의 안정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나노입자를 감별하고 측정하는 기술표준은 물론, 나노입자의 오염 및 배출에 관한 규제지침도 개발돼야 한다. 이러한 기술 표준이나 규제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하기에는 문제의 심각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각 국가별로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나노기술개발전략기구(NNI), 미국 과학재단(NSF), 국방부 등을 중심으로 나노 물질의 위험 평가, 환경 평가, 독성 연구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과학기술안전위원회의 사전 승인 없이는 나노 연구를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보다 엄격한 규제장치를 마련했다. 대만 정부는 2004년부터 세계 최초로 나노소재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안전성을 보증하는 인증 제도를 도입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오는 2014년까지 100억 원을 투입해 나노제품의 잠재적 위험성을 평가할 측정 및 분석방법 개발에 나선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은나노ㆍ다중벽탄소나노튜브ㆍ이산화티타늄 소재 및 관련제품에 대한 '위해성 관리 플랫폼 기술'과 '성능향상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2013년까지 15개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2014년에는 확립된 평가기술을 보급,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나노 기술은 21세기의 주역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에 있다. 한국의 경우는 나노 기술의 선두 주자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져 있지만, 지금부터 노력하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더구나 나노 기술의 최대 문제인 안전성 문제를 같이 고려해서 개발한다면 제2의 경제 도약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기술(ET)의 미래

2009. 11. 18. 23:1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요즘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물론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지구 온난화 문제와 관련되어 탄소 배출권 등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친환경 기술과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업에 있어서도 ‘녹색 경영’ 또는 ‘지속 가능한 경영’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환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기업을 경영하기도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종전에는 기업이 환경 사업을 대하는 자세가 주로 기업 활동을 하면서 나오는 환경오염을 얼마나 줄이느냐 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다면, 지금은 친환경 기술을 통해 기업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원유의 고갈과 원유 가격 상승이 예측되면서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 기술하면 발생된 이산화탄소(탄산가스)를 저장하느냐 하는 사후 처리 기술도 있지만, 대체 에너지의 개발 등의 근본적인 사전 대비 기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태양열 발전, 풍력 발전, 지열 발전, 바이오 연료, 핵융합 발전 등의 친환경 대체 에너지와 연료 전지, 수소 에너지, 하이브리드 카 등 요즘 부상되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원유, 천연 가스 등의 채굴 가능한 기간이 얼마냐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을 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몇 십 년 전부터 원유 고갈에 대한 예측이 수도 없이 나왔지만, 아직도 원유는 그때 예측했던 기간만큼이나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이런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원유 고갈 시기가 자꾸 뒤로 미루어지는 이유는 (1) 새로운 유전의 발견, (2) 채굴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유전의 채굴량 증가, (3) 기술의 발전으로 에너지 효율, 특히 자동차 연비의 향상으로 에너지 소비 증가세 감소, (4) 대체 에너지의 사용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에너지 자원의 채굴 가능 연수를 예측해야 한다면, 에너지 소비가 현재 수준일 때 석탄 230년, 천연가스 70년, 원유는 50년 정도다. 물론 대체 에너지의 개발 등에 의해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의 소비가 줄어들게 되면 그 수명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은 지면의 제약이나 이 책을 읽는 독자층이 비공학자인 점을 고려할 때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투자 관점에서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해 기술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데이비드 에드워즈(David Edwards) 북아메리카 리서치 이사가 2007년 10월 발간한 ‘대체에너지, 지속가능한 기회(Clean Energy, Sustainable Opportunities)’ 보고서를 기준으로 사업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조선일보 2007년 11월 23일 기사 참조)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유가 급등으로 대체 에너지 산업은 최고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풍력·태양광·지열 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은 현재 1.3퍼센트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전체의 29.9퍼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대체에너지 시장 규모는 2020년 5000억 달러, 2030년에는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체 에너지 산업은 기술적으로나 규모 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체 에너지 기업의 성공 여부는 첨단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에 달려 있다. 최근 등장하는 많은 신기술들은 1970년대에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다. 대체 에너지 산업의 또 다른 문제는 석유는 물론 다른 대체에너지와도 가격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기술 자체보다는 얼마나 다른 대체 에너지에 비해 경제성을 가지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에드워즈의 보고서에 의하면 대체에너지 산업에는 장기적으로 ‘4단계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물결은 풍력이다. 풍력 산업은 10년 전부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막 시작된 1세대 바이오 연료와 태양에너지의 물결이다. 1세대 바이오연료는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상용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단계다. 세 번째 물결은 향후 1~3년에 걸쳐 기술 개발이 되고 3~5년에 걸쳐 시장 규모를 확장할 2세대 바이오연료와 2세대 태양광 에너지이다. 2세대 바이오 연료는 옥수수 대신 조류 등을 이용한다. 2세대 태양광 에너지는 에너지를 흡수하는 얇은 특수한 화학물질 막을 건물 외벽과 지붕에 도배하는 빌딩통합태양 에너지 발전(BIPV)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2세대 기술은 1세대에 비해 높은 기술 수준과 효율을 갖게 될 것이다. 네 번째 물결을 일으킬 기술은 5~10년 내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 물결로 거론된 풍력부터 살펴보자. 풍력은 현재까지는 가장 경제적인 대체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외국의 경우 가장 좋은 조건에서 (풍력발전의) 발전 단가가 4-5센트/킬로와트시에 불과하여 원자력 발전의 단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각국에서 풍력 발전에 투자하는 바람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기 부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데, 이런 부품 부족 현상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기 가격도 단기적으로 4~6퍼센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덴마크가 풍력발전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덴마크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화석에너지에 더 이상 국가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1979년 첫 풍력발전기를 개발한 뒤로 현재 5500여기를 운영하고 있다. 발전용량만 해도 3100메가와트(㎿)로 덴마크 전체 소비 전력의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풍력 발전 용량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베스타스’(덴마크)도 보유하고 있다. 그 외의 현재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에 총 11만 메가와트 정도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2030 비전’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전력의 28퍼센트를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풍력에 대한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독일이다. 미국은 ‘20퍼센트 Wind Energy by 203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030년까지 미국 전력의 20퍼센트를 풍력이 책임지기 위해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각국의 관심에 힘입어 세계 풍력 산업은 올해 25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발전 추세가 계속 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2012년에는 약 29만 메가와트(MW), 2017년에는 69만 메가와트(MW)를 생산해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현재 보급된 풍력설비의 총 규모는 2008년 9월말 기준 약 280메가와트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도 풍력 발전에 투자를 하여 2012년에는 약 2200메가와트를 생산해 낼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인 중공업과 조선, 해양 건설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기반기술을 통해 현재 독일, 덴마크, 스페인 등 10개국 정도가 8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풍력발전 설비 시장에 도전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크다고 보여 진다.

풍력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람이 항상 불지 않는다는 점, 소음과 조망권 침해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해상에 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해상에 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난류가 적고 풍속이 육상보다 빨라 발전량이 늘고 피로하중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된다. 또 유사 조건의 육상 풍력발전과 비교해 1.5배의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 덴마크는 이미 세계 최대 발전용량을 자랑하는 니스테드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단지에는 풍력터빈 72기가 연간 60만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내고 있다. 노르웨이도 해상 풍력 발전에 적극적이다. 노르웨이의 에너지기업 스탯오일하이드로은 해안에서 10㎞나 떨어진 먼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대형 터빈과 송전탑 건설을 위해 산이나 해안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도 돼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 이를 위해 스탯오일하이드로는 부표처럼 물위에 띄울 수 있는 부유(浮游)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초고층 건물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 건물 유지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시도를 하는 곳도 있다. 중동의 바레인 수도 마나마 중심부에 들어선 50층 높이의 쌍둥이건물 ‘바레인 세계무역센터’(BWTC)에 풍력터빈 3기를 설치한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지름 29 미터짜리 풍력터빈 1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연간 400메가와트로 BWTC 전체 전력 사용량의 15퍼센트를 충당할 수 있다. 이런 시도는 풍력 발전에 의한 전력비 절감이라는 이익도 얻을 수 있지만, 특이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높은 상공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에너게일’은 공중 풍력 발전 설비를 캐나다의 ‘마겐파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하여 상용 설비를 설치 중에 있다. 공중 풍력 발전 설비는 지상 300미터 상공에서는 초속 15미터 이상의 바람이 안정적으로 분다는 점을 이용해 발전장치를 장착한 비행선을 헬륨가스를 이용해 띄운 후 공중에서 발전하고 지상으로 송전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가동 효율이 50퍼센트 이상으로 기존 육상의 타워형 풍력(20퍼센트 대)보다 높고 발전원가를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미항공우주국(NASA) 등 각국에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음으로는 태양광 발전과 바이오 연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우선 태양광 에너지 산업은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을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현재 태양광 에너지 생산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태양광 에너지의 장기 전망이 밝기 때문에 높은 태양광 에너지 생산 비용을 보상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 왔으나 그 지급을 중단하거나 줄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태양광 에너지 생산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현재 태양광 발전에 쓰이고 있는 1세대 패널은 반도체에 사용되는 결정 실리콘으로서, 반도체 산업이 활성화되면 패널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반도체 패널은 공급이 부족한 형편이다.

하지만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태양광 발전 관련 산업은 2002년 이래 연평균 42퍼센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가 소비한 전기 중 태양광 발전이 0.01퍼센트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많은 확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보여 진다. 또 다른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5년쯤 후에는 특수 화학물질을 얇은 막으로 건물 외벽과 지붕에 도배하는 빌딩통합태양 에너지 발전(BIPV)이 개발되면 태양광 에너지 생산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체 에너지 분야는 전 세계 에너지 점유율에서 2010년 22퍼센트, 2020년 34퍼센트 그리고 2040년에는 82퍼센트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태양광 발전은 2040년에는 전체 36,000테라와트시(테라=1000기가=1,000,000메가) 규모의 대체 에너지 중 점유율이 31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패널 단가와 더불어 태양이 가려지면 발전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밤에는 발전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구름이 끼는 날에도 발전을 할 수 없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을 한 다음에 지구로 송전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주공간에는 대기가 존재하지 않아 태양광의 손실이 없고, 날씨에 관계없이 하루 24시간, 1년 내내 태양광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일본이다. 최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까지 우주공간에 태양광 발전용 인공위성을 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주태양발전시스템(SSPS)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계획의 핵심은 적도 3만6,000km 상공의 정지궤도에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 에너지는 극초단파를 이용해 지상의 수신기지에 보내게 된다. 이 경우 수신기지 한 곳에서만 약 50만 가구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1기가와트(GW=100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비싼 위성의 가격으로 인해 경제성을 갖추기 힘들지만, 2030년경이 되면 위성의 가격은 낮아지고, 원유 가격은 올라서 충분히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세대 바이오 연료는 옥수수, 콩, 유채 등 식용작물을 이용해 생산한 에탄올이다. 예를 들어 원료를 이용한 에탄올은 생산 단가의 50퍼센트가 원료인 옥수수 가격이다. 나머지는 에스테르화 반응을 일으키는 등의 처리 공정비용이다. 따라서 바이오 연료 가격은 곡물 가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즉 바이오 연료의 수요가 많아지면 곡물 가격이 오르게 되고, 이 경우 바이오 연료는 경쟁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빈곤한 국가의 서민들에게 또 다른 재앙을 초래한다. 다시 말해 식용작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는 실용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이오 연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식물 구성성분인 셀룰로오스와 조류(藻類)를 활용한 2세대 기술이 개발되어야만 한다. 억새, 수수 등 식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기본물질인 셀룰로오스(cellulose)를 이용해 만드는 에탄올이 대표적인 2세대 바이오 연료다. 셀룰로오스를 활용한 에탄올 생산 기술은 앞으로 1~2년 동안 계속 선을 보이고, 3~4년 내에 검증 과정을 거친 후, 지금부터 5년 뒤에는 완전한 생산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류를 이용한 연료 기술도 기대된다. 조류는 짧은 시간 내에 급속히 증식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원료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조류 관련 기술은 향후 5~10년 안에 개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탈리아의 엔알그 사는 조류로 만든 바이오디젤로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를 베니스 시에 준공하고 시험 가동 중에 있다. 2011년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인 이 설비는 4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아직까지는 경제성에는 문제가 있지만, 기술이 개선되고 유가가 오르게 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연료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디젤 등의 석유 제품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자동차에도 별도의 설비 개조 없이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난한 나라들이 위치한 적도 부근에서 효율적으로 생산될 수 있어서 부의 배분에도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작물 재배를 통해 바이오 연료가 생산되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의 주류를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작지 전체에서 바이오 연료용 식물을 재배한다 할지라도 거기에서 얻은 연료로는 모든 자동차의 5분의 1을 감당할 수 있을 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앞에 언급한 풍력과 더불어 현 시점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체 에너지로는 지열을 들 수 있다. 지열 발전은 땅속으로 들어가면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지표면의 낮은 온도와 깊은 땅속의 높은 온도 차이를 이용해서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도 지열 발전은 일부 빌딩에 적용되고 있는데, 요즘은 시추 기술이 발전되어 있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 중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지열 발전의 생산비는 최신 설비의 경우 킬로와트시당 약 4센트 정도지만, 지역이나 설비 기술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앞으로 생산단가는 최적의 조건에서 킬로와트시당 1센트에서 2센트로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열을 이용한 전력생산은 1975년부터 1995년까지 연간 9퍼센트씩 증가해서 1998년 지열을 이용한 전력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45테라와트시(테라=1,000기가=1,000,000메가)에 달했다. 앞으로 2020년까지 연간 9퍼센트씩 지열 발전이 확대된다면 2010년에는 전력생산이 130테라와트시, 2020년에는 310테라와트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에는 지열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최신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강화지열시스템(EGS)인데 석유·가스 탐사기술을 활용해 지표면 밑 3000~1만m를 파고 들어가 얻은 지열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MIT(메사추세츠 공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EGS는 10년 안에 경쟁력을 갖추고, 킬로와트시(kWh)당 5~7센트의 가격으로 20년 동안 생산 가능하게 된다. EGS가 성공하면 2030년에는 지열 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공급량의 1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기술은 아이슬란드에서 개발 중인 초임계수를 이용한 지열 발전이다. 아이슬란드는 지하 4㎞에 있는 초임계수를 활용, 소형 원자로에 버금가는 지열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 기술은 마그마가 위치한 지하 4㎞까지 파 내려가면서 온도가 600도에 이르는 초임계수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정도의 깊이에서 물은 마그마의 온도와 암반층 사이의 압력이 더해져 기체도 액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가 되는데 이 같은 고온ㆍ고압의 초임계수는 에너지 효율성이 탁월해 일반 지열발전소의 10배 수준인 500메가와트(㎿)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더구나 이 초임계수는 지구의 핵이 식지 않는 한 영원히 공급되는 무한 에너지원이다. 물론 이 기술은 화산 지대가 많은 아이슬란드에서나 적용 가능한 기술이지만, 만약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더 깊이 파서라도 이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한 풍력, 태양광, 바이오 연료 등은 다름 아닌 태양 에너지의 여러 다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태양은 자기 스스로 수소핵융합을 함으로써 초당 3.83x1026와트라는,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에너지 중 17만 4,000테라와트(1테라와트=1x1012와트) 정도가 지구에 도달한다. 지구의 대기층과 지표면에서 손실되는 양을 제외하면 지구에 공급되는 양은 약 12만 테라와트이다. 이것은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12∼14테라와트)의 1만 배에 해당한다. 이렇게 지구에 이른 태양광은 풍력의 형태로 바뀌기도 하고,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바이오 연료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원리인 핵융합을 통해서 지구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면 어떨까? 현재의 핵붕괴에 의한 핵 발전은 방사능 물질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핵폭탄 제조 우려와 더불어 방사능 폐기물이라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를 야기한다. 이와 달리 핵융합은 두 개의 수소가 핵융합을 통해 헬륨을 생성하는 반응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청정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또한 중수소 1그램(g)을 핵융합 시키면 휘발유 1만 리터에 달하는 막대한 에너지 발생하기 때문에 인류가 필요한 에너지는 충분히 얻을 수 있게 된다. 더구나 핵융합에 사용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에 충분하게 들어있기 때문에 자원에 대해서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다시 말해 핵융합 에너지는 성공을 한다면 대체 에너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꿈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핵융합 에너지’의 중요성에 비추어 여러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한국 등 7개국이 핵융합에너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공동개발 사업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 ITER)를 착수하여 2007년 건설이 시작되었고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ITER은 프랑스 해안도시 마르세유에서 자동차로 40분가량 들어간 작은 소도시 카다라슈에 설치되고 있다. 예정대로 2016년부터 ITER의 가동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인류는 20∼30년 이내에 핵융합에 의한 대규모 전기 생산을 보게 될 전망이다.

물론 핵융합 기술 개발에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들이 있다. 우선 핵융합이 일어나는 조건이 상당히 극한 조건이라는 점이다.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1억℃의 고온이 필요한데, 플라즈마를 이용해 1억℃를 얻을 수는 있지만 이런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용기(반응로)가 없다는 게 문제다. 1억℃를 견디는 재질은 없지만 토카막 장치를 이용해 1억℃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법이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1991년 유럽연합이 JET라는 토카막 장치를 제작하여 1.7메가와트의 전력을 얻는데 성공하였고, 미국의 프린스턴연구소, 일본 원자력연구소 등이 비슷한 연구 성과를 얻었는데, 이는 ITER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는 자동차용 대체 에너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자.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7∼8퍼센트만이 화학 원료로 이용되며 나머지는 가솔린, 디젤유, 난방유 형태로 직접 연소된다. 즉 원유 고갈에 대비하고 친환경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솔린, 디젤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자동차의 에너지를 대체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필요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용 대체 에너지 개발에 심형을 기울이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 규제도 점점 심해지는 추세다.

자동차용 대체 에너지로는 위에 열거한 여러 대체 에너지 기술들 중에서는 바이오 연료를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기존의 휘발유, 디젤 등에 혼합 또는 대체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대체 에너지들은 별도의 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대체 에너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경제성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장치가 자동차라는 좁은 공간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야 한다는 제약점이 가장 큰 장애 요인이다.

이런 제약 조건에 맞춰서 현재 개발되고 있는 대체 에너지 기술로는 전기차와 연료 전지차를 들 수 있다. 전기차는 축전지를 탑재한 다음 이를 전기 모터를 통해 구동하는 시스템이다. 연료 전지도 비슷한데 축전지 대신 연료를 사용해서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실용화에 가장 가까운 전기차의 경우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가솔린이나 디젤차 정도의 주행거리를 가지려면 현재의 기술로는 축전지의 부피가 너무 크고 중량도 너무 무거워진다. 또한 전기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가속이 느리고, 전기를 충전하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전기가 우리 일상생활에 친숙한 에너지지만, 주유소만큼 전기 자동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큰 과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솔린과 전기 에너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가 개발되어 실용화 되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를 선두로 이미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한국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시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속을 할 때는 가솔린을 사용하다가 어느 정도 속도가 올라간 다음에는 전기를 사용해서 자동차를 구동하게 된다. 이 경우 탑재하는 축전지 수를 줄일 수 있고, 가속과 정속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가솔린차에서는 감속을 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마찰 에너지가 고스란히 열에너지로 소모되게 되지만, 하이브리드차에서는 전기모터를 통해 감속을 하면서 다시 충전이 되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의 친환경 에너지로 개발되고 있는 또 다른 기술이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단어가 의미하는바 그대로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하는 전지다. 일반 전지가 외부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그대로 소모하는 것이라면 연료전지는 에너지를 가진 연료를 이용해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발생시켜서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차보다는 연료전지차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전기차의 경우에는 석유 연료를 자동차의 엔진을 통해 연소시키면서 에너지를 확보하던 것을 외부 발전 설비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 다음에 이를 축전했다가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즉 석유 연료를 자동차 엔진에서 태우느냐 발전소에서 태우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물론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면 간접적으로는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되겠지만, 전기차 자체가 친환경 기술은 아니라는 것이다.

초기에는 수소를 연료로 이용하는 연료전지가 주로 개발되었다. 수소 자체는 연료로서 특성이 우수하다. 즉 수소는 산소와 화학반응을 통해 물만 생성하고 환경 오염물질을 전혀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로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을 전기 분해 하던가, 천연가스, 납사,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원료로 하여 수증기 개질, 열분해, 가스화 등의 방법을 써야 하는 단점이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풍력, 태양광 등의 대체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분해 수소제조법, 광화학적/광생물학적 수소제조법, 제4세대 초고온원자로를 이용한 열화학적/고온 전기분해에 의한 수소제조법 등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렇게 제조된 수소를 연료전지로 이용하려면 수송과 저장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자동차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냉각장치를 갖춘 액화탱크를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수소 충전을 위한 별도의 저장 시설도 갖춰야 하는 것도 실용화를 가로막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의 대안으로 메탄올 연료전지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가 연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 용융탄산염 연료전지가 기술적이나 경제적으로 가장 상용화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연료전지 차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효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가솔린차의 경우 약 14퍼센트의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데 비해 현재 시제품이 나와 있는 연료전지 차는 약 36퍼센트의 효율을 나타내며 향후 약 42퍼센트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체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나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노력을 넘어 아예 도시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탄소제로도시’로 명명된 이런 프로젝트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스다르(Masdar) 프로젝트, 캐나다의 도크사이드 그린(Dockside Green) 프로젝트, 중국의 동탄(東灘) 프로젝트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탄소제로도시’란 글자 그대로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제로(0)인 도시를 말한다. ‘탄소제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위에 열거한 대체 에너지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거나 최소화하고 전철 등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며, 물을 포함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사용, 재활용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고 있다. 건축물에 단열 장치와 옥상 녹화를 설치하고, LED 조명, 고에너지 효율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도록 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기술 분야를 생각하면서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좀 과장된 면이 있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의견도 고려하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제조업을 개발도상국으로 넘기면서 이산화탄소까지 같이 묶어서 팔려는 속셈에 의해 지구 온난화 문제가 과장되었다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실 습기가 많은 공기 속에서는 훨씬 강력하게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수증기에 의해 복사선의 통과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게 과학의 정설이다. 지금의 지구 온난화 문제는 지구의 역사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시점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게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약 6,000년 전에는 오늘날 침엽수가 자라고 있는 북유럽에 낙엽수 숲이 있었다고 한다. 또 오늘날 작아지고 있는 빙하가 6,000년 전에는 오늘날보다 훨씬 더 작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쓰는 돈을 가난과 질병, 공교육, 공중 보건, 바다와 육지의 생명체의 보존과 같이 더 긴급하고 더 중요한 곳에 써야 하는 게 아닌지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외른 롬보르는 그의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에코리브르)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의 목을 조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교토의정서를 실행에 옮기는 비용은 매년 1,5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반해, 유니세프의 추정에 의하면 1년에 700억∼800억 달러만 있으면 제3세계의 모든 국민들에게 보건, 교육, 식수, 하수시설 등 기본적인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돈을 거기에 투입하는 게 합리적이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생명공학(BT)의 미래

2009. 11. 18. 23:1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생물학과 나노 기술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보여 진다. 현재 전성기에 들어선 IT 기술은 물리학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IT 기술이 앞으로 개발될 생물학 및 나노 기술과 결합하게 되면 기술 발전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나노 기술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다루고 여기서는 생명공학, 즉 BT(Bio Technology)의 기술 현황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다.

생명공학의 인간의 생명 내지 생물체의 생명 현상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기계, IT 등의 기술보다는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무생물인 기계나 재료를 다루는 것보다는 생명 현상을 다루기가 훨씬 복잡하다. 따라서 생명공학은 발전 속도도 느리고 연구나 실용화에 대한 규제도 심하다. 예를 들어 황우석 박사가 연구하던 줄기세포 분야만 해도 인간의 난자를 실험에 사용하는 문제와 난자 핵을 제거 한 후에 체세포를 집어넣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용납되는가 하는 문제가 되어 미국에서는 최근까지만 해도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할 수 없었다.

현재 생명공학은 어느 수준까지 발전되어 있는가? 아마도 최근 생명공학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전은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일 것이다. 2004년 10월 당초 계획을 앞당겨 인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함으로써 의학의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몇 가지 면에서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첫 번째는 인간의 유전자 수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적다는 사실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전에는 인간의 유전자 수가 최소 3만 개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2만여 개에 불과하여 초파리(1만 2,600개)나 예쁜 꼬마선충(1만 9,500개) 따위의 벌레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간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구겨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두 번째는 인간 유전자 지도 자체는 유전자 치료 등 의료 분야에 직접적으로 응용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인간 유전자의 염기서열에 대한 정보는 그 자체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염기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인데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유전자의 염기 역할을 규명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어떤 특정한 염기가 한 가지 기능만을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염기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 특정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특정 유전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떤 특정 부위의 하나의 염기만 변경 내지 치환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가 어긋난 것이다. 물론 인간 유전자 지도 작성 자체가 생명공학의 발전에 큰 진전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이제 그 서막이 올랐다고 보는 게 옳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인간 유전자 염기들의 역할이 규명되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이미 유전자 치료와 관련된 임상실험이 실시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치료 유전자에 적합한 운반 차량, 이른바 벡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는 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하고 있으나 그 유해성에 대한 검증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미래학자들은 2020년경이면 설계대로 만들어지는 주문 형 아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20년경에는 인공자궁이 개발되어 태아를 완전히 어머니의 몸 밖에서 발육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학용으로 완전한 기능을 가진 피부는 2010년 전후로 개발되고, 심장은 2015년경에, 간은 2030년까지 개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2030년이 되면 팔다리를 포함해서 인체의 기관과 조직의 95퍼센트가 네오기관으로 교체 가능하게 될 것이다(이인식 저 <지식의 대융합> 참조).

현재까지 인간 유전자 지도를 활용하는 분야로는 범죄 감식 등에 활용되는 ‘유전자 지문’이나 한참 동안 관심을 끌었던 ‘친자 확인’ 정도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일부 회사에서는 개인의 유전자 지도를 작성해 주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분석에 드는 비용도 획기적으로 낮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 분석을 받고 있다고 한다. 분석 비용을 보면 인간 유전자 지도가 처음 작성된 2003년에는 수 억 달러를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5천 달러 수준에서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분석된 유전자 지도가 아직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데 있다.

인간과 관련된 생명공학은 아직 실용화까지는 멀었다고 보이지만, 동물 관련 생명공학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선 분야가 많이 있다. 1991년에 네덜란드의 생명공학업체인 파밍이 탄생시킨 형질전환 젖소의 젖에는 락토페린 등 사람의 모유에 들어 있는 각종 유용 단백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1998년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센터에서도 백혈구 생성인자G-CSF를 함유한 젖을 가진 흑염소 메디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형질전환 동물복제 기술은 앞으로 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동물복제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97년 최초로 복제된 양인 ‘돌리’도 양의 평균 수명인 12.5년을 채우지 못하고 6년 반 만에 죽었다. 돌리를 복제한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월머트 박사는 돌리를 포함한 세 마리의 복제양을 조사한 결과 텔로미어(염색체 말단에 붙어 있으며 세포 분열에 의해 조금씩 짧아지다가 다 없어지면 죽음)의 길이가 3-4킬로바이트 정도 정상 양보다 짧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인간도 복제할 경우에 복제한 사람의 잔여 수명밖에 살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식물의 경우에는 이미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들이 재배되어 유통되고 있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한 종의 특정 유전자를 다른 종에 인위적으로 삽입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원하는 특성을 갖도록 만들어 낸 농산물을 말한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얻고자 하는 특성으로는 주로 생산량의 증대, 또는 유통, 가공의 편의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약과 병충해에 끄떡없는 콩, 오래 저장해도 무르지 않는 토마토 등을 만들 수 있다. 전통적인 품종 개량법은 수정이 가능한 같은 종끼리 교배하여 원하는 형질을 얻고, 자연 속에서 장기간 검증되어 온 것인 반면, 유전자 조작 기술은 다른 종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삽입하여 단기간에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예측할 수 없는 갖가지 부작용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예측되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유전자 변형 형질이 잡초나 해충에게 전이되어 내성을 갖는 변종이 탄생할 수 있으며,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유전자 변형 농산물들을 사람이 먹었을 때의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아직 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대한 동물 실험 결과 체내 면역력 약화와 뇌 위축 현상 등이 관찰되었다는 연구 보고도 있는 상황이라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가장 많이 개발되고 실제 시판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인데, 지난 10년간 500여종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개발하고 있고, 현재 15개 작물 70여개 품종으로 콩, 옥수수, 감자, 토마토, 호박, 유채 등을 시판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농산물들 중 70퍼센트가 유전자 변형 농산물인데, 그 대부분을 수출용, 사료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콩과 옥수수를 90퍼센트 이상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벼, 고추, 감자, 배추, 양배추, 토마토, 오이, 들깨 등 17개 작물 40품종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실험실, 온실, 야외 격리 재배로 시험 중에 있고, 제초제에 강한 유전자 변형 벼와 바이러스에 잘 견디는 유전자 변형 감자의 경우 2000년부터 논에서 격리된 채 시험 재배되고 있는 상태이다.

비료와 농약이 농산물의 수확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 인류의 식량난 해결에 큰 공헌을 했지만, 환경을 파괴하고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부작용을 주었듯이 유전자 변형 기술도 식량 증산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보고 개발되고 있지만 그 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큰 상황이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대한 거부 운동은 유럽을 중심으로 점차 널리 퍼져 나가는 상황이다. 심지어 별도의 식품을 통해 비타민A의 섭취가 곤란한 빈곤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개발한 황금쌀(Golden rice)도 대상 국가들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대한 거부감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류의 건강을 담보로 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문제는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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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통신 기술(IT)의 미래

2009. 11. 18. 23:1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18세기 말 증기기관의 발명 이후 20세기 초반까지를 기계 기술의 시대라고 한다면, 20세기 중반 이후는 확실히 IT(정보 통신 기술)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기계 기술의 시대에는 기술들이 공장이라는 별도의 공간에서 구현되었기 때문에 우리 생활과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IT는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우리 일상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IT 분야는 그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이 짧은 지면에서 IT 전반에 대해 자세히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IT 분야 중에서 우리 일상생활과 사업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가상현실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려고 한다. 현재 IT는 다른 기술과의 융합(convergence) 형태로 생활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3장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겠다.

IT는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등 하드웨어적인 분야와 인터넷, 가상현실 등 소프트웨어적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IT 분야들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이 바로 반도체 기술이다. 전자기기의 발달은 진공관의 발명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트랜지스터를 거쳐 반도체의 발명에 의해 크기가 작아지고, 기억 용량이 획기적으로 커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됨으로써 IT 산업 분야의 기술 발전도 급속하게 빨라지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의 증가 속도는 ‘1.5년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씩 증가 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넘어 현재는 ‘1년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씩 증가 한다’는 <황의 법칙>이 적용될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황의 법칙>은 삼성전자의 황창규 사장이 20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증가하며 그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 등 이른바 비(非) PC'라고 주장한 후 기존 <무어의 법칙>을 대체하는 반도체업계 정설로 자리를 굳혔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메가비트(Mb, M=106)에서 2000년 512메가, 2001년 1기가(Gb, G=109), 2002년 2기가, 2003년 4기가, 2004년 8기가, 2005년 16기가에 이어 2006년에는 32기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황의 법칙을 7년째 입증해 보였다.

그렇다면 <황의 법칙>의 의해 앞으로도 계속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두 배씩 증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 이유로는 현재의 반도체 기술로는 더 이상 집적도를 높일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최근 개발한 32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40나노미터(nm, n=10-9) 급이다. 다시 말하자면 반도체 소자에 기록되는 선의 폭이 40나노미터라는 얘기다. 반도체가 용량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더 가는 폭으로, 선 사이를 좁게 새기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선 사이의 간격이 30나노미터가 되면 너무 좁아서 전자가 흐름을 조절하는 장벽을 곧바로 관통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작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도체 집적도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로 발전된 것과 같은 획기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 후보 대상이 되는 기술로는 광컴퓨터(Optical Computer)와 바이오컴퓨터(Bio-computer)를 들 수 있다. 이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 비공학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알아듣기가 버거울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 원리와 앞으로의 개발 전망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하기로 하겠다.

광컴퓨터(Optical Computer)가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Digital Computer)와 기본적으로 다른 점은 전자 대신에 빛(광)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에서는 연산을 위해 전자를 사용해서 ‘0’과 ‘1’의 디지털 기호를 사용하는 데 반해, 광컴퓨터에서는 빛(광섬유)과 광집적회로(Optical IC)를 이용한다. 물론 여기서 사용하는 빛은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빛인 가시광선이 아니고, 특수하게 처리된 레이저이다. 전자 대신 빛을 사용하게 되면 유리한 점은 우선 빛이 전자보다 빠르다는 사실이다. 빛은 전기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빛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돌 수 있지만 전기는 채 한 바퀴도 못 돈다. 따라서 같은 크기라면 연산 속도는 10 배 이상 빠르게 된다.

또한 빛은 전자와 달리 간섭 현상이 없다. 우리가 텔레비전 옆에서 컴퓨터를 켜면 지지직거리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전자의 간섭 현상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전자의 간섭 현상 때문에 컴퓨터에서는 직렬 연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빛은 간섭 현상이 없기 때문에 병렬 처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한 번 계산이 끝나고 다음 계산을 하는 직렬 계산 대신 여러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병렬 계산을 하게 되면 처리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지게 된다. 요즘 주로 사용하는 광케이블의 속도가 빠른 이유도 바로 이런 병렬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빛의 간섭 현상이 없다는 장점은 다른 면으로는 광컴퓨터의 실용화를 막는 가장 큰 단점 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자는 간섭을 받기 때문에 방향, 세기 등을 조정할 수 있지만, 빛은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 즉 빛은 빠르기는 한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를 원하는 대로 실어 보내고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입력이나 출력, 저장 장치 등 부분적인 기능에 빛을 이용하는 장치는 이미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의 중앙 처리 장치에는 아직까지 빛을 이용하는 방법이 완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용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연구되고 있는 다른 종류의 미래 컴퓨터인 바이오컴퓨터나 뉴로 컴퓨터(Neuro-Computer)에 비한다면 광컴퓨터는 상당히 연구가 진전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미래학자들은 광컴퓨터가 2014년이면 실용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박영숙 저, 당신의 성공을 위한 미래 뉴스). 참고로 바이오컴퓨터는 생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사용, 바이오 소자를 만들어 조립한 컴퓨터를 일컫는다. 뉴로 컴퓨터는 인간 두뇌의 기본요소인 뉴런(neuron)이라는 세포의 정보처리방식을 컴퓨터의 처리방식에 응용한 차세대 컴퓨터를 말한다.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가 논리적 정보처리, 직렬적 연산 등에 기초를 둔 것에 반해서, 뉴로컴퓨터는 패턴 중심적 정보처리, 병렬적 연산 등에 기초를 두고 있다. 따라서 뉴런 컴퓨터는 논리적 연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형태 인식, 조합최적화 문제 해결, 인공지능 등에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광컴퓨터에 사용되는 광 연산소자나 바이오컴퓨터에 사용되는 바이오칩이 개발되면 메모리 칩 크기는 엄청나게 작아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작아진 메모리 칩은 우리 책상 위나 기기에 있던 컴퓨터를 농산물, 가전기기, 일상용품 등 주변의 모든 물건에 들어가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곳곳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물건들끼리 또는 물건과 사람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 상태를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줄여서 유비컴이라 부른다. 유비컴 기술이 실현되면 우리 주위의 모든 물건이 지능을 갖게 된다고 보면 된다.

현재도 유비컴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태다. 하이패스로 대변되는 고속도로의 요금 지불방식이나 지하철이나 버스의 교통카등에 의한 요금지급방식도 유비컴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유비컴이 일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유비컴이 일상화되기 위해서는 물건 속에 들어가는 메모리칩의 가격이 충분히 낮아서 일회용으로 쓰고 버려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이라야 한다. 즉 농산물, 배송 중인 물건 등에 부착된 메모리칩이 그 물건이 소비된 후에는 버려져도 상관없을 정도로 낮은 가격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메모리침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하이패스 등에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유비컴의 가장 진화된 단계는 유엔비래포럼의 제롤 글렌(Jerome Glenn) 회장이 2015년이면 실현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이버나우(Cyber-Now)다. 옷과 안경 형태의 입는 컴퓨터인 사이버나우를 통해 사람들은 주위에 있는 물건들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가상현실과도 수시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사이버나우는 우리 신체의 상태를 담당 의사에게 알리기도 하고, 악수하는 상대에게 나의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상대의 정보를 전달받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가 사생활보호 문제다. 미래학자들은 2020년이 되기 전에 보호받을 만한 사생활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의 익명성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생활은 여지없이 노출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사람의 생각과 감정까지 전달하는 기술도 개발된다고 하니 사생활 보호는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컴퓨터에 방호막을 치듯이 인간의 생각에도 방호막을 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게 되지 않을까?

IT 분야에서 앞으로 급속도로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들 수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은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사이버 스페이스(Cyber Space)를 통해 실현된다. 사이버 스페이스는 1984년 미국의 윌리엄 깁슨이 발표한 소설인 <뉴로맨서Neuromancer>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사람들은 센서가 내장된 옷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기 위한 안경을 착용하면 컴퓨터가 만들어 낸 사이버 세상에 들어가 있는 듯한 환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가상현실은 디자인과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교육 분야에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학실험의 경우에 현재와 같이 실험실 공간에서 직접 실험을 하지 않고 사이버 공간에서 쉽게 실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 교육의 경우에도 단순히 교과서에서 글이나 그림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직접 칭기즈 칸도 만나고 시저도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효율적이겠는가. 또한 사이버 강의를 하게 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수시로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오프라인 위주의 대학 강의는 설자리가 없게 될 수도 있다.

IT 분야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휴대폰이다. 많은 IT 기기들 중에서 왜 하필 휴대폰에 대해서 여기에 언급하는가 하고 궁금해 할 수 있다. 우선 휴대폰은 제3장에서 언급할 디지털 융합,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의 디지털 융합의 중심에 위치한 아주 중요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사이버나우가 등장해서 안경 등으로 컴퓨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휴대폰이 디지털 융합된 신호를 받아들이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융합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할 경우에는 휴대폰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동차와 같이 별도의 공간에서는 텔레메틱스를 위한 휴대폰 이외의 송수신기기를 설치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움직이면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휴대폰 이외에 다른 기기를 가지고 다니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휴대폰을 이용해서 디지털 융합을 하는 게 편리하다.

IT 사업에 있어서 휴대폰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자신을 나타내는 분신과 같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 휴대폰은 그야말로 통신기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아직도 2G 휴대폰을 사용한다.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등 통신에는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휴대폰을 보면 무언가 장식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또한 새로운 휴대폰만 나오면 바로 바꾸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선전하는 휴대폰은 바로 산다. 왜냐하면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다른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고, 다른 젊은이들과 동질감을 느끼는 통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중국 등 동남아의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휴대폰을 사기 위해 수개월 치 월급을 털어 넣는 것을 보면 나 같은 기성세대들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1인 1휴대폰 시대가 되었지만, 아직도 휴대폰이 팔리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는 이유는 첫째로는 앞에서 언급한 젊은이들이 휴대폰을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새로운 휴대폰을 소지함으로써 시대를 리드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다른 젊은이들과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서비스를 받으려면 새로운 휴대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을 겨냥한 특화폰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공전의 히트를 친 이후에 트위터를 비롯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신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LG전자는 'GT500', 삼성전자는'코비(Corbyㆍ모델명 S3650)', 모토로라는 ‘클릭(Cliq)’, 노키아는 'N97미니(Mini)'를 출시했다. 따라서 디지털 컨버전스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현재 휴대폰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휴대폰을 보급해야 하는지에 따라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넥센, NHN 등의 온라인 게임이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초고속인터넷 망이 설치되고, 스마트폰 등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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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기술 미래비전> 발표

2009. 11. 17. 18:2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과학기술 미래비전> 발표회가 11월 12일(목)에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넬탈 호텔에서 있었습니다.
25개의 과제가 미래 기술로 선정되어 발표되었습니다.

- 자연과 함께 하는 세상

(1) 신재생 에너지

(2) 에너지 이용 효율화(분산 에너지 공급 시스템)

(3) 자원 순환 및 신 자원

(4) 기후 변화 예측 및 적응

(5) 환경오염 및 생태 위해성 관리

(6) 온실 가스 방지 및 저감

- 풍요로운 세상

(7) 지식 서비스

(8) 로봇

(9) 녹색혁명(농업)

(10) 신소재 나노

(11) 생산 시스템 스마트화

(12) 첨단 물류 및 운송

- 건강한 세상

(13) 뇌인지 과학

(14) 생명 공학

(15) 새로운 질병

(16) 실버 의료

(17) 생활 안전 및 테러 대응

(18) 위해성 평가 및 관리

(19) 새로운 형태의 전쟁

- 편리한 세상

(20) 유비쿼터스 컴퓨팅

(21) 통신 미디어 체계 및 새로운 미디어

(22) 가상현실의 보편화

(23)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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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도시 형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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