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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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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05 코로나 시대에 겪은 아버지의 임종
  2. 2021.02.02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3. 2021.02.01 책 소개-이완반응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25 )

 

코로나 시대에 겪은 아버지의 임종

 

인간에게 가장 평등한 게 무어냐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죽음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유명하건 유명하지 않건 간에 피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돈이 많다면 병원에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위험한 고비를 넘기거나 생명을 연장하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인생 후반부의 행복에 대해 고민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어느 정도 해보긴 했습니다.

뉴스레터에서도 몇 차례 죽음에 대해 썼고, 제 책 <행복하게 나이 들기>에서도 죽음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죽음을 목도한 것은 며칠 전 제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제 어머니께서 척추협착증으로 거동이 불편하시고, 아버지께서는 치매가 심하셔서 3년 전부터 두 분이 함께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셨습니다.

그런데 126일에 갑자기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니 대형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가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에서 제주도로 온 사람은 병원에 드나들 수 없다고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행히 제주도 사람은 병원에 드나들 수 있다고 해서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서 종합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저도 급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온 다음에 내려갔지만, 아버지 면회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위독하시게 되자 저는 음성 판정을 받아 임종을 지켜볼 수 있었지만, 제 동생은 검사는 받았는데, 아직 음성 판정이 나오기 전이라 임종을 지켜볼 수가 없었습니다.

 

사망진단서 상의 아버지의 사망 원인은 폐렴이지만 아버지 연세가 90세가 넘었으니 노환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영화나 드라마 상에서 보면 죽음을 앞두고 자녀들에게 유언을 남기거나, 숨을 잘 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숨을 멈추는 장면을 많이 봤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전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괴롭게 숨을 몰아쉬다가 어느 순간 숨이 멎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달려 있던 여러 의료 기기들의 신호음이 멈추자 간호사들이 눈동자를 비춰 보는 등의 조치를 하다가 의사를 불렀습니다.

당직 의사가 와서 다시 맥박도 재보고 플래시로 눈동자를 들여다보더니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저를 향해서 “20211302337분 사망하셨습니다.”라고 사망선고를 하였습니다.

저는 갑자기 멍해졌다가 “23분만 더 있다가 돌아가시지, 3일장을 하려면 너무 바쁘고 어떡하지?”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인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시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제 죽음이 저에게 한발 더 다가섰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했던 아버지의 형제들(작은 아버지들)의 노쇠한 모습을 보면서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버지처럼 병원에서 임종을 하지만, 저는 가능하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해서 괴로운 호흡을 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현대 의료에 대한 회의가 들게 했습니다.

그나마 연명치료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제 형제들이 모여서 제사를 비롯한 여러 현안들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형제들의 사정을 고려하고, 제사의 현대적 의미(?)를 살려서 제삿날에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보고 식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 부상까지 당하셨던 아버지의 고단했던 삶을 생각하면서 아버지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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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21. 2. 2.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책 소개-이완반응

2021. 2. 1. 00: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허버트 벤슨(양병찬), “이완반응,” 2020, 페이퍼로드

 

이 책 <이완반응>은 하버드대학교 의사인 허버트 벤슨이 쓴 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13개국에 출간되었으며, 수백 만 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현대의 대부분의 병, 특히 스트레스에 의해 생긴 병, 예를 들면 심장병 등이 간단한 명상에 의한 이완반응으로 증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간단한 얘기다. 동양 사람이라면 너무도 당연한 얘기가 서양 사라므 그것도 의사에 의해 과학적으로 이완반응의 효과가 증명되고, 주장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인기비결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주장했듯이, 건강을 위해서는 세 개의 방법, 의약품’, ‘의학적·외과적 치료’, ‘셀프케어가 적절히 활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대의 치료는 셀프케어가 무시된 채 의약품과 의학적·외과적 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은 이 두 가지 의학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셀프케어가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심장병 전문의 허버트 벤슨은 자신의 전공 분야인 심장병에 대해 이완반응의 효과를 차분하게 들려주고 있다. 이완반응에 의해 고혈압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를 연구한 결과를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이미 동양에서는 그 효과가 실생활에서 증명이 된 이완반응, 즉 명상의 효과를 의사가 나서서 서구의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증명하고자 했다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 이완반응 못지않게 침술의 효과라든가, 한약의 효능 등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치료 위주의 서양 의학이 이미 정점에 다다른 요즘, 예방 위주, 건강 생활 위주의 동양 의학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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