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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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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눈 맞으며 즐기는 노천욕, 살이 꽉 차오른 신선한 방어 한 입…. 겨울 제주도에 볼거리, 먹거리가 없다는 건 오래된 편견이다. 겨울 제주 즐기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추운 겨울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들만 추렸다.

섭지코지에서 야간 수영을 -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 사계절 온수풀. 한겨울에도 수온을 35 이상으로 유지한다. 사진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의 최대 장점은 섭지코지라는 거대한 자연 정원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섭지코지의 겨울 하늘을 누리며 야외 수영도 즐길 수 있다. 사계절 온수풀을 갖추고 있는데, 수온을 35도 이상으로 유지해 한겨울에도 무리 없이 물놀이할 수 있다. 야간 수영도 가능하다(오전 10시~오후 9시 운영).

11일부터 내년 2월까지는 오전과 오후 하루 2차례 핫초코 타임도 운영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수영장에서 무료로 핫초코를 맛볼 수 있다. 실외 온수풀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는 ‘미디어 불멍쇼’도 벌인다. 휘닉스 아일랜드 제주 허장열 총지배인은 “겨울 시즌 전체 투숙객의 약 70% 이상이 아이를 동반 가족 고객”이라며 “온수풀이 최고의 인기 상품”이라고 말했다.

살이 차오른다 – 모슬포 방어

제주는 방어는 11월까지 2월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 제철 방어는 지방 함량이 많아 맛도 식감도 훌륭하다. 백종현 기자

겨울 제주를 상징하는 맛은 누가 뭐래도 방어다. 이맘때 겨울이면 봄 산란기를 앞두고 잔뜩 살을 찌워 찰진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몸집이 클수록 지방 함량이 많아져 맛도 훌륭하고 식감도 부드럽다. 방어는 11월부터 2월까지 겨우내 맛볼 수 있다. 방어는 부위별로 맛과 식감이 달라,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크다. 기름기 많은 뱃살은 김이나 백김치를 곁들여 먹고, 담백한 사잇살은 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어야 맛있다. 방어 최대 집산지로 통하는 서귀포 모슬포항 일대에 방어를 다루는 횟집이 널려 있다.

 

 

동백꽃 필 무렵 - 동백포레스트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동백포레스트를 찾은 관광객들이 만개한 동백꽃을 보며 겨울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의 풍경이다. [연합뉴스]

 

겨울에도 꽃은 핀다. 서귀포 안덕면의 카멜리아힐, 남원읍 위미리의 동백군락지와 동백수목원, 신례리의 카페 동백포레스트, 휴애리자연생활공원 등의 주요 동백 명소는 이미 꽃이 피기 시작했다. 신례리의 동백포레스트는 동글동글하게 조경한 동백나무들이 숲을 이룬 풍경으로 워낙 유명하다. 카멜리아힐은 국내에서 가장 큰 동백 수목원이다. 17만2000㎡(5만2000평)의 거대한 동산 가득히 동백나무가 심겨 있어 곳곳이 포토존이다.

여름엔 시원해 겨울엔 따뜻해 – 만장굴

만장굴에서 볼 수 있는 7.6m 규모의 세계최대급 용암석주. 사진 제주도

 

만장굴 탐방도 겨울이 좋다. 동굴 내부 온도가 사계절 내내 10~15도를 유지해서다. 한겨울에도 외투를 벗고 다닐 수 있을 만큼 포근하다. 만장굴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올랐다. 벵뒤굴, 김녕굴 같은 유네스코 유산은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만장굴은 언제든 내부를 탐방할 수 있다. 3곳으로 입구가 형성돼 있는데 제2입구를 통해 1㎞ 길이의 동굴 내부를 탐방할 수 있다. 동굴 끝자락에서 볼 수 있는 7.6m 높이의 용암 석주가 만장굴의 하이라이트다.

 

백종현 기자

 

[중앙일보 2023년 12월 8일]

하루 만보 걷기 실천

2024. 1. 18.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9 호)

 

【 하루 만보 걷기 실천 】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방안들이 많지만, 특히 걷기는 식습관과 더불어 가장 많이 실천되고 있는 방안입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지만,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점을 부인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걷기를 얼마나 또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하루 만보 이상 걷기를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가지 실천 방안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왜 하루 만보를 기준으로 정했느냐고 묻는다면 명확하게 답을 하기는 곤란한 게 사실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일본에서 처음 만보계를 만들었는데, 만보계에 맞춰서 하루 만보라는 기준이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합니다.

 

만보를 채우기(?) 위해서는 개략적으로 6~7킬로미터의 거리를 1시간 조금 넘게 걸어야 합니다.

이 정도의 거리면 처음 걷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정도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물론 걷는 장소가 경사가 어느 정도냐, 도심의 포장길이냐 시골의 숲길이냐에 따라 걷기의 부담 정도는 달라질 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이미 수년간 하루 만보 걷기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만보가 별로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매일 만보를 걷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정도로 중독(?)이 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루 만보 걷기가 숙제이기도 하지만, 몸 컨디션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제가 느끼고 있는 점들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걷기를 하면 칼로리를 직접적으로 소모하는 효과도 있지만, 다리 근육이 탄탄해지면서 기초 대사량이 높아져서 지속적인 칼로리 소모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올바른 자세로 걷기를 하면 좌식 생활로 인해 비뚤어지기 쉬운 척추가 제자리를 잡게 됩니다.

 

저는 물론이고 주위에서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걷기를 하면 소화가 잘 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장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소화가 잘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빨리 걷기를 하다보면 혈액 순환이 되면서 정신도 맑아지고, 땀이 약간 날 정도로 체온도 상승하는 게 느껴집니다.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면역력이 높아지면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걷기를 하면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을 뿐만 아니라, 체온 상승으로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걷기를 하려면 최소한 30분 이상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기를 해야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하루 만보 걷기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약속이나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할 경우에는 가능하면 지하철을 이용하도록 하고,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갑니다.

문정동에 있는 회사에 다닐 때는 방이동 집에서 회사까지 걸어서 출근했는데, 그러면 거의 만보가 채워졌습니다.

 

두 번째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송파도서관까지 책을 돌려주고 빌리러 걸어서 다녀오면 만 보가 넘습니다.

도서관 가는 길에 오금공원이 있는데, 만보를 채우기 위해 오금공원의 오솔길을 일부러 돌아서 걷기도 합니다.

외출이나 도서관 갈 일이 없는 날에는 집 근처에 있는 올림픽공원에서 걷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서울 근처에 있는 산에 트레킹을 다니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트레킹을 하는 날에는 하루 만보가 넘어서 2만 내지 3만 보 정도를 걷게 됩니다.

예전에는 산악회에 가입해서 높은 산에도 오르고는 했는데, 이제는 무릎 걱정 때문에 가능하면 산에 오르는 것은 삼가고 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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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산-고덕산 트레킹

2024. 1. 17.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트레킹

2024. 1. 16.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책 소개-오래된 여행자의 주제 넘는 여행기

2024. 1. 15.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이지상, “오래된 여행자의 주제 넘는 여행기,” 의미와재미, 2022년

 

나는 이 책 <오래된 여행자의 주제 넘는 여행기>의 저자인 이지상 같은 여행 작가가 참 부럽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서 수입도 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책을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가진 채 여행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즐거움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된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나도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서 책을 쓰는 여행 작가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등 다수의 여행 에세이를 쓴 이지상은 나의 부러움이 대상이다.

이지상도 여행을 하면서 책을 쓰는 여행 작가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었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스트레스가 쌓이고, 여행을 할 수 없으니 책을 쓰지 못해 수입도 끊기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대안으로 국내 여행을 하면서 역사적인 사실들을 살펴보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하긴 여행이라는 것이 꼭 장소를 이동하는 것만이 아니고, 시간을 이동하는 것도 포함하기 때문에 이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역사 관련 책들을 많이 읽고, 그에 맞는 여행지를 다니면서 답사를 하고 나서 쓴 책이 바로 이 책 <오래된 여행자의 주제 넘는 여행기>다. 이제 코로나 사태가 끝났으니 예전처럼 장소 이동 여행을 하면서 책을 쓰는 생활로 돌아갈지, 아니면 시간 이동을 포함한 여행을 함께 병행했던 이번 시도를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뉴스1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뇌가 쪼그라들고, 한번 쪼그라든 뇌는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2일(현지시간) UPI 통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흡연자가 노인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이유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성인 50만명의 유전자와 건강정보가 담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서 3만2094명의 뇌 사진을 받아 분석한 결과,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뇌 용량이 작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대학의 로라 J. 비어우트 석좌교수는 "과학자들은 최근까지도 흡연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왔다. 흡연이 폐와 심장에 미치는 끔찍한 영향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뇌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하자 흡연이 뇌에도 정말 나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뇌 용량의 감소는 노화와 같다"며 "노화와 흡연은 모두 치매 위험 요소로, 인구가 고령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견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담배를 끊으면 뇌의 추가적인 축소는 막을 수 있지만, 이미 발생한 손상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몇 년 전 담배를 끊은 사람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 그들의 뇌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들의 뇌보다 영구적으로 작아진 상태였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장윤후씨는 "흡연은 수정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뇌의 노화를 막고 치매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바로 금연"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전날 생물 정신의학 분야 학술지인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에 발표됐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12월 13일]

 

진우석의 Wild Korea ⑨ 전남 영암 월출산

월출산 산성대 코스에서 바라본 천황봉. 산줄기가 공룡 등 같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다. 월출산(809m) 도갑사에서 홀로 머물며 2023년을 찬찬히 되돌아보기로 했다. 산사의 긴 긴 밤은 성찰하기 좋은 시간이다. 템플스테이 후에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월출산에 올랐다. 지난 9월 ‘하늘 아래 첫 부처길’이 개통했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산에서 만나는 앙상한 나무와 형형한 바위는 무언가 깨달음을 줬다.

 

방안서 내다보는 월출산 줄기

도갑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탑돌이를 했다.

 

오후 4시, 도갑사에 도착해 선불장(選佛場) 건물의 방 한 칸을 배정받았다. 방은 작지만 정갈했고 화장실이 딸려 있었다. 방문을 여니 대숲 넘어 월출산 줄기가 보였다. 신라 말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 도갑사는 호남에서 손꼽히는 명찰이다. 건네받은 생활한복으로 갈아입고, 국보인 해탈문과 보물인 미륵전의 석조여래좌상, 도선국사비 등 도갑사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저녁 공양 후에 스님과 꽃차로 차담을 나누며 ‘내가 나를 지켜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성찰의 화두를 받았다.

도갑사 템플스테이 방은 아담하고 정갈하다.

산사의 어둠은 빠르다. 땅거미 내려앉는 고요한 산사를 누릴 수 있는 건 템플스테이의 특권이다. 대웅보전 앞 오층석탑을 탑돌이 하며 ‘나를 지켜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방에 들어와 가부좌 틀고 화두를 붙잡았다. 열이 올라 방문 열고 별을 바라보다가 까무룩 잠들어 버렸다. 꿈속에서도 화두를 붙잡으려 했을까. 잠이 깨면서 ‘욕심을 부리지 말자. 계속 여행을 떠나자’라고 중얼거렸다. 이것이 나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모든 바위가 부처로 보이는 마법

 

아침을 든든히 먹고, 공양주 보살이 주신 군고구마와 바나나를 야무지게 챙겼다. 도갑사에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 대신에 녹양마을에 있는 ‘하늘 아래 첫 부처길’을 선택했다. 월출산 유람하던 선비들이 다니던 옛길이다.

녹양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 바로 위에 대동제가 자리한다. 영암 군민의 식수원이다. 대동제 위로 콸콸 좔좔 쏟아져 내리는 계곡을 따른다. 날이 맑은 덕분에 산죽·참식나무·대나무 등이 반짝반짝 빛난다. 어젯밤 나름 수행을 해 그런지 겨울빛과 낙엽 밟는 소리, 물소리가 다 고맙다.

2시간에 걸친 인내 끝에 용암사지에 닿았다. 어쩌자고 이리 높은 곳에 절을 지었는지. 볕 잘 드는 용암사지 너른 공터에는 자연산 머위가 쑥쑥 자라고 있다. “머한다요. 빨리 따 집에 가져가 부러. 안사람에게 이쁨 받는당께.” 배 나온 영암 아저씨의 사투리가 정겹다.

국보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 크기가 8.6m에 달한다.

용암사지 삼층석탑은 아우라가 강하다. 탑 아래 앉으면 저절로 수행이 될 것 같다. 용암사지에서 100m쯤 오르면 마애여래좌상을 만난다. 화강암을 우묵하게 파고 그 안에 불상을 새겨 넣었다. 크기가 무려 8.6m다. 마애여래좌상 덕분에 주변의 바위들이 전부 부처로 보인다. 월출산은 부처산이다.

삼층석탑에서 구정봉 가는 길은 눈이 호강한다. 왼쪽으로 천황봉이 하늘 높이 솟구쳤다.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만큼의 좁을 굴을 통과하면, 대망의 구정봉 정상에 선다. 시야가 거침없고 하늘이 넓게 열린다. 장쾌하고 통쾌하다.

 

설악산 뺨치는 산세

영암 고을이 내려다보이는 구정봉. 바위에 파인 물웅덩이가 9개 있다.

 

구정봉은 암반에 9개의 돌우물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바위에 크고 작은 홈이 파였고, 그 안에 물이 고여 있다. 문헌에 따르면 마르지 않은 돌우물에서 용 9마리가 살았다. 구정봉 근처에 있다는 괴이한 동석(動石)은 아침에는 향로봉 쪽에 있다가 저녁에는 구정봉 쪽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이를 영암(靈巖)이라 불렀고, 고을의 이름이 됐다.

구정봉까지 왔는데 천황봉을 안 갈 수 없다. 저 멀리서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천황봉에 서면 하늘에 오른 듯한 뿌듯한 감정이 밀려온다. 하지만 구정봉만큼 충만한 느낌은 아니다. 그래서 선인들이 월출산 최고봉을 구정봉이라고 했나 보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출렁다리, 바람재, 산성대 세 가지다. 주차장까지 3.3㎞로 다른 코스보다 1㎞쯤 길지만, 풍광이 좋은 산성대 코스를 선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삼거리에서 산성대 코스로 접어들면, 아기자기한 암릉이 이어진다. 어려운 구간은 계단을 깔아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산성대 코스 중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천황봉에서 내려온 산줄기 중 하나는 출렁다리가 있는 사자봉으로 가고, 또 하나는 산성대로 내려온다. 공룡의 등처럼 거칠고 수려한 산줄기가 설악산 안 부럽다. 봉수대가 있었던 산성대 터를 지나면 영암 시내를 바라보면서 내려온다. 마침내 지루한 길은 주차장에 닿으면서 끝난다. 먼 길이라 피곤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힘차다. 돌에는 힘이 있다. 월출산의 굳센 정기를 받았으니, 내년에도 힘차게 살아야겠다.

 

☞여행정보=템플스테이 홈페이지에 사찰의 특징과 가격 등 정보가 잘 나와 있다. 도갑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하게 머물기 좋다. 월출산 트레킹은 녹양마을 주차장(회문리 산19-2)~용암사지~구정봉~천황봉~산성대~산성대 주차장 코스로, 거리는 약 10㎞고 시간은 6시간쯤 걸린다. 거리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대중교통으로 출발점인 녹양마을 주차장에 가려면 택시를 이용한다.

글·사진=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중앙일보 2023년 12월 8일]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8 호)

 

【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야 】

 

요즘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끼리 만나면 가장 많이 나누는 대화의 주제가 바로 ‘건강’과 ‘죽음’입니다.

실제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식사를 하다보면 건강이 좋지 않아서 술을 사양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젊은 시절에 만났을 때는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이 상남자의 기준이라도 되듯이 부어라 마셔라 하던 분위기가 이제는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친구들 사이에 학창 시절에는 지적 차이가, 사회에 진출한 다음에는 직장이나 부의 차이가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60세가 넘어가면서 지적 차이나 부의 차이보다는 건강의 차이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야’라는 것이 친구들 사이의 공통적인 인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많은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타고난 유전적 인자라든가, 젊었을 때 얼마나 건강관리를 잘 했느냐가 60세 이후의 건강에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건강관리를 잘 한다면 최소한 현재의 건강 상태를 유지 내지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타고난 유전자 덕분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건강관리에 힘써서 아직까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편입니다.

아직까지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고, 치아와 무릎에도 큰 문제가 없으니까요.

과거에 비해 기억력이 조금씩 퇴화하고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지만,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제가 건강관리를 하는 요령은 제가 쓴 <행복하게 나이 들기>라는 책에 나온 내용을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인생 후반부의 행복을 위해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재정관리, 가족(인간)관계, 일, 마음가짐 등의 다섯 가지 분야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제가 쓴 책을 제가 읽고 참고한다고 하니까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내용이라 저도 수시로 읽고 참고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건강을 위해 제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항들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에도 한 번 소개해 드린 적이 있지만, 그때는 직장생활을 할 때였고, 지금은 은퇴를 했다는 점이 다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은퇴 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힘든데,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잠을 푹 자는 것이 건강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밤 11시경에 잠을 자고, 아침 7시경에 일어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저녁에 일찍 잠이 들고, 아침 일찍 깨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까지는 그런 경향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 나름대로 글 쓰고, 책 읽고, 운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의 피로도가 직장생활 할 때 못지않게 크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20분 정도 스트레칭 위주의 요가 동작을 해서 가볍게 몸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이 요가 동작은 코로나 이전에 주민센터에서 배운 것인데, 요즘은 주민센터에 별도로 나가지 않고 그때 배운 것을 나름 응용해서 하고 있습니다.

운동 후에는 제가 직접 배양하고 있는 티벳 버섯이라는 유산균에 견과류, 흑마늘, 매실 엑기스 등을 혼합해서 쌀 빵 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합니다.

 

쌀 빵이라고 특히 강조 드리는 이유는 제가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어서 밀가루 빵을 먹으면 속이 거북하고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한 다음에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덖음차(녹차)를 계속 마십니다.

덖음차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나중에 따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녹차가 아니라 스님한테서 구입하는 차입니다.

 

덖음차 덕분에 하루에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게 되어 배뇨 작용도 원활하고, 정신도 맑아지는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커피도 차와 마찬가지로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서 덖음차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저는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기 때문에 삼가고 있습니다.

제가 건강을 위해서 실행하고 있는 또 하나의 실천방안이 하루 만보 이상 걷기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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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휴애리 동백꽃

2024. 1. 10. 06:58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영장산 눈꽃 트레킹

2024. 1. 9. 06:5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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