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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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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회로에 의해 강점의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로 남녀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물론 개인차가 있지만, 남자는 좌뇌가 발달해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반면, 여자는 우뇌가 비교적 발달해서 감성적이고, 직관적이다. 여기서 여자 뇌와 남자 뇌의 차이에 대해서 자세히 논하게 되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뇌 회로 차이와 강점의 연관성 면에서만 간략하게 살펴보겠다. 일예로 여자의 뇌에서는 커뮤니케이션과 정서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뇌가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에 훨씬 능하다. 실제로 남자들은 하루에 약 7,000개의 단어를 사용하는 반면, 여자는 약 20,000개의 단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남자는 좌뇌만 비대칭적으로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한 가지 일밖에 못하지만, 여자는 남자에 비해 뇌량이 발달해서 좌뇌와 우뇌가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남자는 TV를 보는 동안에는 아내의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없지만, 여자는 설거지를 하면서 TV도 보고, 남편과 대화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녀의 차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원시사회부터 사람이 살아오면서 필요에 의해 갖게 된 자연적 현상일 따름이다. 즉 남자는 사냥을 위해 힘이 세야하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이 필요했던 반면, 여자는 아이를 돌보고 공동체 내의 여자들과 협력을 잘 해야 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다. 남녀평등의 시대라고 해서 남자와 여자가 동일시되는 것보다는 이러한 남녀의 뇌 회로 차이에 의한 각각의 강점을 알고 잘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사회적으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평하지만, 그것은 지금까지의 산업사회에서 유리했던 조건들이 힘, 논리 등이었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네트워크 사회가 되면 남자들의 강점인 힘이나 논리보다는 여자들의 강점인 감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필요한 세상이 되기 때문에 여자들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런 강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발견하고 계발해나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제5장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일단 자연스럽게 일을 하다보면 즐거운 일과 하기 싫은 일이 구별되게 되는데, 이때 하기 싫은 일은 멈추고, 즐거운 일은 계속하면 된다. 자신의 강점을 사용할 때는 자신감을 느끼게 되고 즐거움이 솟는다. 또 강점들은 스스로 강력해지기 때문에 내버려두더라도 드러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강점과 약점은 타고난 유전자와 열다섯 살까지의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된 시냅스 연결 상태에 의해 이미 결정되기 때문이다. 뉴욕대학교의 신경과학과 교수 조지프 르도가 추가된 시냅스 연결은 새로운 나뭇가지라기보다는 이미 있는 가지의 새눈과 같다.”라고 표현한 대로 강점, 즉 이미 연결된 시냅스를 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열다섯 살 이후의 성인기에는 이미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영역, 즉 시냅스 가지들이 이미 두껍고 튼튼한 영역에서 학습할 때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내가 하루에 10시간씩 그림 연습을 한다고 피카소 같은 위대한 화가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성보다는 성적에 의해 진로를 결정하다보니 학습 효율도 떨어지고, 사회 진출 이후에도 업무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까지 낮아진다는 점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시카고 대학교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만은 학업 성적이 보여주는 인지적 능력보다 사회적 성취와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인성적 자질과 같은 비인지적 능력이다.”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 강점의 계발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또 연세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적성 검사를 실시한 안진훈 브레인OS 대표(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2년 전 중국 칭화대에서 250명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80퍼센트가 전공과 뇌 적성이 맞는 걸로 나왔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절반 정도가 뇌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매일경제 20161017일 기사 <대학생 50% 잘못된 진로 선택> 참조]. 사실 이런 적성검사는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실시하여 전공 선택에 참고가 되도록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런 인적성 검사가 기업의 입사 과정에는 반영이 되고 있는데 반해, 학교 교육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교육이 아직도 산업사회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물론 대학이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하여 선발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특별 전형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의 좋은 취지와는 달리 수능 점수가 낮은 학생들의 편법 입학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구설수에 휩싸이고, 최근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그 취지가 많이 변질되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실시 초기에는 특별한 강점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 합격을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조선일보 2011923일 기사 <파브르를 꿈꾼 소년, 내신 8등급에도 延大 수시뚫었다>를 보면 시신경 이상으로 성적이 저조했지만, 잘못 알려진 곤충 6종 찾아내 생물연구학센터에 신고하기도 한 차석호 군을 연세대가 시스템생물학과에 합격시켰다. 나도 서울 소재 모 대학의 입학사정관으로 수년 간 활동했지만, 입학사정관제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예를 들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차석호 군 같은 특정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더라도, 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아직도 그런 학생들을 교육시킬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차석호 군이 연세대를 제대로 졸업했는지는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졸업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대학 교육 커리큘럼은 한 분야만 잘 해서는 졸업이 쉽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선전하기 위해 특별한 학생을 선발하기는 하지만, 그 학생이 강점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 대학의 교육 현실이다.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라(1)

 

세계 역사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한 사람은 누구일까? 비유적으로야 예수, 석가, 마호메트 등 세계인의 마음을 정복한 위인들을 들 수 있지만, 물리적인 영토 면에서는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이다. 몽골이 그토록 짧은 기간 안에 그 넓은 영토를 정복한 비결이 무엇일까? 물론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원인을 그들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전쟁의 가장 중심은 보병이었다. 물론 기병도 있었지만, 기병은 어디까지나 보병을 보완하는 역할에 그쳤다. 더구나 보병들은 두꺼운 갑옷과 무기를 들고 전투를 벌여야 했기 때문에 기동성이 뒤질 수밖에 없었다. 유럽에서는 기마병들조차 무거운 갑옷과 무기를 갖춤으로 인해 기마병의 장점인 기동성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몽골은 유목 민족의 강점인 기동성을 살려서 전투를 했다. 즉 무거운 갑옷을 벗어 던지고, 칼이나 창, 활로 무장하였기 때문에 말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여 줄 수 있었다. 이런 가벼운 무장 덕분에 그들의 강점인 마상에서 현란한 재주를 부릴 수 있어서 전투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기동성에 의해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인 보급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른 육포를 각자 지니도록 하였다. 마른 육포를 그대로 먹기도 했지만, 여유가 생겼을 때는 투구에 물과 현지의 야채를 넣고 요리를 해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요리가 바로 샤브샤브라는 얘기가 있다. 아무튼 이런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빠른 시간 안에 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제국을 건설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강점을 버리는 순간 몽골 제국은 곧바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즉 말에서 내려 성을 쌓고 그들이 정복했던 민족들을 따라 하게 되면서 망하는 길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몽골이 지닌 유목민족으로서의 기동성이 정복 전쟁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했지만, 통치에서는 그 강점이 오히려 약점이 되었기 때문에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칭기즈칸이 했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내가 살던 땅에서는 시든 나무마다 비린내만 났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탓하지 말라. 내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동원한 몽골 병사는 적들의 100분의 1, 200분의 1에 불과했다. 나는 배운 게 없어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그런 내 귀는 나를 현명하게 가르쳤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에 있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즈칸이 됐다.” 김종래의 밀레니엄맨-미래를 꿈꾸는 또 다른 칭기스칸을 위하여라는 책에 있는 내용이다. 이 말을 실제로 칭기즈칸이 했는지, 또 이 말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칭기즈칸이 자신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에 집중함으로써 세계적인 대제국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약점이 아니라 강점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최근의 뇌과학을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다. 수정된 난자가 자궁에 착상되고 42일이 지나면 뉴런이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120일이 지난 뒤에는 무려 천억 개의 뉴런이 생성된다. 그 이후에 뉴런의 수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사람은 천억 개의 뉴런을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태어난 이후에도 천억 개의 뉴런은 더 이상 늘지 않고, 노화와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에 의해 감소하기만 할 뿐이다. 세 살이 될 무렵, 천억 개의 뉴런은 각각 15,000개의 연결(시냅스)을 만든다. 그 후 세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그동안 정성들여 엮었던 수십억 개의 시냅스를 잃어버리고 마는데, 이 때 한 번 끊어진 시냅스는 또다시 재생할 수 없다. 여기서 왜 절반 정도의 시냅스가 끊어져 버리는지는 오랜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최근 강점이 되는 시냅스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끊어버리는 게 진화에서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즉 우리 인체가 약점을 버리고, 강점을 개발하는 데 더 힘을 쏟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뇌 회로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약점을 고치는 것보다 강점을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약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는 의미는 이미 끊어져 버린 시냅스를 연결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이 되지만, 강점을 계발하는 것은 이미 연결되어 있는 시냅스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까지 가졌던 교육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즉 이제까지는 교육의 목적이 못 하는 부분을 잘 하도록 고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많았는데, 위에서 살펴본 뇌 회로 관점에서 보면 잘 하는 부분을 더 잘하도록 계발하는 것이 교육이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타고난 적성을 고치려고 하는 것보다는, 단지 적성을 찾아내서 더 잘 하도록 계발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과거 산업사회에서 학교 교육의 목적을 학생들의 적성에 관계없이 약점을 보완하도록 하여 표준화된 인재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향이었는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강점을 찾아내서 더욱 계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잘 보여주는 실험이 있다. 네브라스카 대학에서 3년간에 걸쳐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속독 훈련에 대해 연구하였다. 연구진은 훈련 대상 학생들을 읽는 속도가 평범한 학생들(A그룹)과 뛰어난 학생들(B그룹)의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런 다음 그 학생들에게 속독 훈련을 시킨 결과 놀랍게도 뛰어난 학생들(B그룹)의 훈련 성과가 훨씬 더 좋았다. A그룹의 훈련 전 속독 속도는 90단어였는데, 훈련 후에는 150단어로 1.7배 향상된 데 반해서, B그룹은 훈련 전 350단어에서 훈련 후 2,900단어로 8.3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읽기에 강점을 가진 그룹이 속독 훈련에서 평범한 그룹에 비해 약 5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비유해서 돼지에게 노래를 가르치려고 노력하지 말라. 돼지만 힘들게 할 뿐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는 방법들

 

앞에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 했다고 설명을 했다. 그에 따라 기업들도 차별화된 최고 기업이 되기 위해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설명도 했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스마트 스킬을 갖춘 인재, T형 인재, H형 인재를 제시했다. 하지만 스마트 스킬, T형 인재, H형 인재 등 새로운 시대의 인재상은 과거 산업사회의 인재상처럼 정형화된 모델이 아니라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즉 과거 산업사회의 우수 인재상은 표준화, 평준화된 인재로서 학교 공부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판단 기준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우수 인재상은 이런 획일화된 판단 기준이 없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 능력을 가져야할 뿐만 아니라, 다른 차별화된 최고 인재들과 서로 협업하여 차별화된 최고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까지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제시한 스마트 스킬을 갖춘 인재, T형 인재, H형 인재가 바로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달리 표현한 것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우수 인재를 동일한 기준, 즉 우수 학습 능력으로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우수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사회의 획일화된 방법이 아니라 각 개인에 맞는 차별화된 맞춤형 방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각 개인의 특성에 맞춰서 능력을 개발해야만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각 개인의 특성을 어떻게 찾아내어 어떻게 계발해야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섯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물론 여기 제시된 방법을 이해했다고 해서 바로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 제시된 방법에 따라 각 개인이 자신의 특성을 찾아내고 그 특성을 제대로 계발해야만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각자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또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 사실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종이 두 장을 펼쳐놓고 한 장에는 자신의 강점을 나열하고, 다른 한 장에는 약점을 나열해보면 의외로 강점을 찾아내어 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특성을 찾는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의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자신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특성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더 나아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전략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점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약점은 없다. 다만 이제까지 산업사회의 관점에서 자신의 특성을 바라봤기 때문에 약점이라고 판정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 네트워크 사회의 관점으로 자신의 약점을 바라보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자신의 약점에 해당하는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다른 사람과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네트워크 사회에서 그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에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 노력하는 것이 몇 배로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는 외부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완하고, 그렇게 절약된 시간과 노력을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 더 투입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네 번째 방법은 자신의 강점들을 찾아내어 서로 네트워크 화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강점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진 모든 강점들을 찾아내어 그 강점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이 가진 한 가지 강점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시키기가 어렵지만, 여러 강점들을 네트워크화 한다면 차별화가 훨씬 더 쉬워진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외부와 네트워크를 잘 맺도록 하는 일인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열린 자세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다름, 즉 강점을 존중할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쉬울 것 같지만 상당히 힘든 일이다. 우리가 일반적인 대화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지만, 일단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을 하다보면 마음도 변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는 방법들

 

앞에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 했다고 설명을 했다. 그에 따라 기업들도 차별화된 최고 기업이 되기 위해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설명도 했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스마트 스킬을 갖춘 인재, T형 인재, H형 인재를 제시했다. 하지만 스마트 스킬, T형 인재, H형 인재 등 새로운 시대의 인재상은 과거 산업사회의 인재상처럼 정형화된 모델이 아니라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즉 과거 산업사회의 우수 인재상은 표준화, 평준화된 인재로서 학교 공부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판단 기준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우수 인재상은 이런 획일화된 판단 기준이 없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 능력을 가져야할 뿐만 아니라, 다른 차별화된 최고 인재들과 서로 협업하여 차별화된 최고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까지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제시한 스마트 스킬을 갖춘 인재, T형 인재, H형 인재가 바로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달리 표현한 것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우수 인재를 동일한 기준, 즉 우수 학습 능력으로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우수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사회의 획일화된 방법이 아니라 각 개인에 맞는 차별화된 맞춤형 방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각 개인의 특성에 맞춰서 능력을 개발해야만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각 개인의 특성을 어떻게 찾아내어 어떻게 계발해야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섯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물론 여기 제시된 방법을 이해했다고 해서 바로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 제시된 방법에 따라 각 개인이 자신의 특성을 찾아내고 그 특성을 제대로 계발해야만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다.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각자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또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 사실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종이 두 장을 펼쳐놓고 한 장에는 자신의 강점을 나열하고, 다른 한 장에는 약점을 나열해보면 의외로 강점을 찾아내어 쓰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특성을 찾는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의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자신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특성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더 나아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전략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점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약점은 없다. 다만 이제까지 산업사회의 관점에서 자신의 특성을 바라봤기 때문에 약점이라고 판정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 네트워크 사회의 관점으로 자신의 약점을 바라보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자신의 약점에 해당하는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다른 사람과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네트워크 사회에서 그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에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 노력하는 것이 몇 배로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는 외부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완하고, 그렇게 절약된 시간과 노력을 자신이 잘 하는 분야에 더 투입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네 번째 방법은 자신의 강점들을 찾아내어 서로 네트워크 화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강점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가진 모든 강점들을 찾아내어 그 강점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이 가진 한 가지 강점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시키기가 어렵지만, 여러 강점들을 네트워크화 한다면 차별화가 훨씬 더 쉬워진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외부와 네트워크를 잘 맺도록 하는 일인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열린 자세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다름, 즉 강점을 존중할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쉬울 것 같지만 상당히 힘든 일이다. 우리가 일반적인 대화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지만, 일단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을 하다보면 마음도 변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T형 인재와 H형 인재

 

앞에서 네트워크 사회에는 스마트 스킬을 갖춘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를 다른 관점에서 표현한 인재형이 바로 도요다 자동차에서 주창한 ‘T형 인재. T형 인재는 도요다(TOYOTA) 자동차의 첫 글자인 T를 따서 만든 것이다. T형 인재는 자기 분야는 깊게(I) 알되, 주변 분야의 지식도 넓게() 갖춘 인재를 말한다. 원래의 의미는 도요다 자동차 공장에서 공정 개선을 위해 직원들이 좀 더 효율적인 제안을 내도록 하기 위해 제안된 인재 모델이다. 즉 단순히 자기가 맡은 공정에 대한 지식만 가지고 제안을 낼 때보다는 앞 뒤 공정 더 나아가 자동차 공정 전체에 대해 깊이는 없더라도 넓게라도 알고 제안을 낼 때 훨씬 더 좋은 제안들을 많이 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만들어낸 개념이었다. 예를 들어 타이어를 조립하는 기능공이 단순히 타이어에 대한 지식만 아는 것보다는 타이어에 연결된 조향 장치, 더 나아가 자동차의 구동 원리를 이해하면 더 좋은 제안을 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현재는 이 개념을 확장시켜서 자신의 전공 분야는 깊게 알되, 연관된 여러 지식을 폭넓게 아는 인재를 뜻하게 되었다.

 

 

 

 

 

 

 

 

                <T형 인재>                  <진화된 멀티 T형 인재>

 

 

예를 들어 나처럼 화학공학 전공의 경우에는 화학공학 전공에 더하여 다른 분야의 공학적인 전공들을 폭 넓게 아는 T형 인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인문학 분야들에 대한 폭넓은 지식도 갖춘 T형 인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타 분야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춰야 진정한 T형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깊은 지식을 갖춰야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오르는 정도의 깊이까지 이르려면 그 자체로도 벅찬 일이고, 대충 일반적인 지식만 갖춰서는 차별화가 안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 하지만 그 지식 정도를 지식 자체가 아니라 나를 차별화하는데 필요한 정도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막연한 얘기지만 어떤 사람은 전공 지식은 얕지만 무궁무진한 타 분야의 지식으로 차별화된 T형 인재가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타 분야에 대한 지식은 그저 그 분야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지만,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지식을 갖춘다면 다른 형태의 차별화된 T형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글로벌 HR포럼에 참석했던 래리 라이퍼 스탠퍼드대 교수는 다학제적인 환경에서 공부한 사람이야말로 차세대리더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다학제적인 환경을 통해 21세기의 네트워크 사회가 요구하는 T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21세기 교육의 목표는 T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래로 뻗은 직선이 여러 개가 되는 (진화된 멀티) T형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필요한 확실한 차별화를 위해서는 한 가지 전공 분야에서 깊은 지식을 가진 단순한 종래의 T형 인재로는 부족하고,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갖춘 진화된 멀티 T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물며 종래의 T형 인재는커녕 단순한 전공 기술만 가진 인재를 키워내면서 그 인재들이 21세기 네트워크 사회에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현재의 한국의 대학들이 위기를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스마트 스킬을 갖춘 인재와 멀티 T형 인재가 네트워크 사회에 필요한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론이라면, 이를 어떻게 적용하여 실제 효과를 낼 것인가 하는 방향이 ‘H형 인재. 그러니까 H형 인재는 앞서 설명한 T형 인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네트워크를 잘 할 수 있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닌 인재다. T형 인재가 자신의 전공과 주변 지식을 넓힌 개인에 관한 개념이라면, H형 인재는 자신의 차별화된 강점과 다른 사람의 차별화된 강점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강력한 합체를 만드는 능력을 지닌 인재다. 만화에서 정의 편에 선 로봇들이 악당 로봇과 싸우다가 도저히 적수가 되지 않을 것 같으면 합체하여 아주 강력한 힘을 내는 원리라고나 할까. 더 나아가 H형 인재는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강점과 외부 기업의 강점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차별화된 사업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말한다.

 

 

 

 

H형 인재가 개인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면, 이 원리를 사업에 적용하면 H형 기업이 된다. H형 기업은 내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만 집중하고 나머지 분야는 내 기업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기업에게 아웃소싱 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이다. 산업 사회에서는 거대 기업이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계열화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대세였다. 즉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내부에서 하고, 혹시 초기에는 힘이 부쳐서 남에게 맡겼더라도 나중에 힘이 생기면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이 당연한 추세였다. 그래서 어느 제조 대기업에서는 구내식당에서 쓰는 두부까지도 자체 생산했다는 웃지 못 할 일도 생겼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스피드가 곧 경쟁력이고, 변화와 혁신이 필수이기 때문에 핵심 사업 분야만 자신이 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 하는 것이 몸집이 가벼워 스피드를 낼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웃소싱을 하면 필요에 따라서 인원 감축이라는 소모적인 행위 없이도 변화와 변신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네트사회에 적합한 H형 기업에는 H형 인재가 필요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치다.

 

 

 

 

스마트 스킬을 갖춘 인재

 

내가 공대 출신이라서 그런지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강연을 가서 교수들을 만나면 공대의 인기가 떨어져서 걱정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공대의 인기가 다시 올라가서 다행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아마도 최근 공대의 인기가 올라간 이유는 경쟁 관계인 의과계열의 인기가 조금 내려간 영향과 인문사회계의 상대적 쇠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의과계열의 인기가 내려간 이유는 의사 수가 과다하게 늘어나면서 의사 자격증이 안정된 직장과 높은 수입을 무조건 보장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인문사회계의 인기가 낮아진 이유는 첨단 기술 사회가 되면서 기술 기반 학문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즉 인문사회계의 주력 분야인 일반 관리, 경영 분야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의해 급격히 대체되고 있는데, 인문사회계 교육은 아직도 과거 교육 내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의 관계를 다음 그래프로 나타내 보았다. 여기서 하드 스킬은 혼자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이고, 소프트 스킬은 협업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중요도

 

 

 

 

 

 

 

 

 

 

 

산업사회 지식정보사회 네트워크사회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실무자에게는 주로 하드 스킬이 필요하다. 다른 팀원들과 협업을 하는 소프트 스킬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팀장으로부터 지시받은 업무를 혼자서 해결해 나가는 하드 스킬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하지만 팀장이 되면 자신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인 하드 스킬도 중요하지만, 다른 팀원들의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요구된다. 경영진의 경우에는 회사의 경영 방향에 맞춰 구성원들의 하드 스킬들을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진다. 이 관계를 통해 왜 공학계열 졸업생들이 인문사회계열 졸업생들보다 취업이 잘 되는지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즉 신입사원으로 취업을 할 때에는 기술 기반의 하드 스킬을 가진 공학계열 졸업생이 더 선호되기 때문에 취업이 더 잘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을 보면 신입사원의 비율에서는 공학계열의 비율이 높지만, 경영진으로 올라갈수록 공학계열보다는 인문사회계열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진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보면 공학계열의 소프트 스킬이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문사회계열도 취업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만들고, 공학계열도 경영진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은 인문사회계열에게는 하드 스킬을 키워주고, 공학계열에는 소프트 스킬을 키워주면 된다. 이처럼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을 균형 있게 갖춘 상태를 스마트 스킬이라고 부르겠다. 스마트 스킬은 내가 명명한 것이지만, 공학교육혁신을 표방하는 공학교육인증제에서도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제시하는 공학교육인증 10개 학습 목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수학, 기초과학, 공학의 지식과 정보기술을 공학문제 해결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

2)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어진 사실이나 가설을 실험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능력

3) 공학문제를 정의하고 공식화할 수 있는 능력

4) 공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신 정보, 연구 결과, 적절한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5) 현실적 제한조건을 고려하여 시스템, 요소, 공정 등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

6) 공학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팀의 구성원으로서 팀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

7) 다양한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

8) 공학적 해결방안이 보건, 안전, 경제, 환경, 지속가능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9) 공학인으로서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10) 기술 환경 변화에 따른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

 

위의 10가지 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앞의 5가지 항목은 하드 스킬, 뒤의 5가지는 소프트 스킬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앞으로 공학계열의 졸업생들도 하드 스킬만이 아니라 소프트 스킬을 균형 있게 갖춘 스마트 스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스마트 스킬을 균형 있게 갖춰야 한다고 해서 모든 항목들을 최고 수준으로 갖출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하드 스킬에 강점이 있는 서울 명문대생들은 하드 스킬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되 소프트 스킬을 어느 정도 가미하면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다. 반면에 하드 스킬이 뒤지는 지방대생들은 소프트 스킬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되, 하드 스킬도 어느 정도 가미하면 서울 명문대생들과는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거 산업 사회에서는 하드 스킬이 뒤쳐지는 지방대생들에게는 기회가 없었지만, 스마트 스킬이 요구되는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얼마든지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위 표에서 보듯이 산업사회에서는 하드 스킬이 중요했지만, 네트워크 사회로 갈수록 소프트 스킬, 더 나아가 스마트 스킬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들고, 지방대생들이 취업 경쟁에서 뒤쳐지기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고 하는 지방대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즉 하드 스킬이 경쟁력이었던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지방대생들이 서울 명문대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별로 없었지만, 스마트 스킬이 중요해진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얼마든지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키워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방대에서 아직도 이런 시대적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채 산업사회 식의 교육방식, 즉 하드 스킬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면서 성적, 즉 하드 스킬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지방대에 오는 게 지방대 위기의 본질이라고 한탄만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지방대에 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이런 한탄만 해서는 지방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하지만 수능 성적이 낮은 학생들도 스마트 스킬을 키워 차별화된 최고 인재로 키운다면 지방대의 위기는 자연스럽게 극복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방대에서 키운 차별화된 최고 인재는 기업에서 환영을 받을 것이고, 이에 따라 더 많은 학생들이 지방대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지방대 교수들은 스마트 스킬을 키우는 것이 힘들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생겨난다. 첫째는 교수들이 변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즉 이제까지는 자신이 배웠고, 잘 하는 전공, 즉 하드 스킬만 가르치면 됐는데, 스마트 스킬을 가르치려면 교수들이 먼저 스마트 스킬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존의 교수들이 스마트 스킬을 배우지 않는다면, 스마트 스킬을 가르칠 수 있는 다른 교수를 채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교수 자신의 전공과목 강의 시간이 줄어들 각오를 해야 한다. 스마트 스킬 강의 시간 수가 늘어나면 교수들의 의무 강의 사간을 채우는 게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어차피 학생 수가 줄어드는 현실에서는 학생을 위한 대학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교수가 가르치기 쉬운 과목들을 선택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더 필요한 과목들을 가르치는 게 맞는 방향이 아닐까.

둘째는 수능 점수에 맞춰 오는 다양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차별화된 스마트 스킬을 가르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제기 된다. 대학의 입장에서도 모든 학생들에게 다양한 스마트 스킬을 가르치기보다는 특정한 스마트 스킬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따라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입학 시에 각 대학의 인재 양성 목표를 확실하게 제시하고 그에 적합한 인재들을 선발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우리 대학은 기술 영업에 최고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내세우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기술(하드 스킬)에 대해서도 배우지만, 영업에 필요한 여러 기법(소프트 스킬)에 대한 커리큘럼도 필요할 것이다. 학생들을 뽑을 때도 영업에 흥미와 적성이 맞는 학생들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행 입학 제도가 이런 학생 선발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학생 수가 줄어든다면 이런 사소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수 년 동안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시행하는 공학교육인증 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공학교육인증제도는 공대 학생들에게 차별화된 스마트 스킬을 익히도록 하여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좋은 제도다. 하지만 아직도 대학들, 특히 지방대학들이 공학교육인증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가장 크게 아쉬운 점은 각 대학들의 인재 양성 목표가 너무 천편일률적이라는 점이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앞에서 언급한 10개의 학습 목표를 모두 잘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두 잘 한다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을 못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모든 분야를 다 잘 하는 만능 인재가 아니라 특정 분야를 잘 하도록, 즉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키우는 게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라면 하드 스킬은 조금만 잘 하되, 특정 소프트 스킬이 뛰어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만 한다. 모든 지방대학들이 서로 다른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키우는 목표를 제시하고, 학생들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들이 배출될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환영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기업의 활력도 되찾아져서 한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고, 청년 실업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고, 지방대들의 위기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네트워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면접과 인적성검사 등을 통해 스마트 스킬을 갖춘 차별화된 최고 인재들을 찾기 위해서 기를 쓰고 있다. 반면에 대학들은 아직도 과거 산업사회에 필요한 하드 스킬 위주의 인재 육성 커리큘럼을 고집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학교공부를 열심히 해서 높은 수능점수를 따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사회에서 성공하는 인재가 되려면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찾고, 그 적성을 잘 키워줄 수 있는 대학을 찾는 노력이 중요해 질 것이다. 물론 한국의 대학들이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말이다.

공부만 잘하는 인재를 몰아내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201639일부터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을 펼쳐 41패의 절대 우세로 이긴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세기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전승을 할 수 있었지만, 알파고에 대한 지나친 견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한 번 져줬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성능(능력?)에 대한 충격이 컸다는 점을 반영한 소문이라고 보여 진다. 문제는 이미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속에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점점 더 그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구굴의 검색 기능, 아마존의 상품 추천 시스템 등은 넓은 의미의 인공지능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자율운행무인자동차, 로봇 등도 인공지능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알파고도 의료분야, 증권투자분야에 대한 인공지능이 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생활이 편리해지는 대신에 일자리를 뺏기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컴퓨터와 로봇 등 초기의 인공지능이 계산, 용접 등 단순 업무 위주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면, 알파고 등의 미래 인공지능은 의사, 법률가(판사, 변호사 등), 증권거래인 등 고급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다. 단순 업무 위주의 일자리를 자동화를 통한 원가절감이라는 명분으로 컴퓨터와 로봇에게 뺏기는 현상은 이미 현실적으로 닥친 문제다. 한국의 경우에는 후발 개발도상국인 중국과 인도 등으로 단순 제조업이 이전하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단순 업무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청년 실업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그 원인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단순 업무 일자리뿐만 아니라, 법률가, 의사 등의 고급 업무도 인공지능에게 뺏기면서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업무 내용이 변하게 될 것이다.

우선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의사의 역할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의사는 전문 지식이 필요한 고급 일자리지만, 다양하고 정확성이 높은 진단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지금과 같이 의사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진단에서 벗어나 점차 진단기기의 진단 결과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최신 진단기기들의 진단 결과는 대부분 디지털 형태이기 때문에, 진단기기와 소통 측면에서도 인공지능이 의사보다도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점이 이런 전망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의 최근 연구 결과에서 아직까지는 의사가 컴퓨터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컴퓨터 진단 앱들이 올바른 답을 한 비율이 34퍼센트에 그친 데 비해 의사들은 72퍼센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모든 진단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면서 축적해나가고, 최신 의료 정보를 빠르게 업데이트하게 되면 의사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리게 될 날이 조만간 다가올 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의료 인공지능은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간 의사의 능력을 뛰어넘은 것은 시간문제일 뿐만 아니라, 날이 갈수록 그 격차가 커질 것이다. 만약 진단은 진단기기가 담당하고, 그 진단 결과를 인공지능(컴퓨터)이 저장하고 분석한 다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를 판단하게 되고, 수술이 필요하면 외과 수술 로봇이나 나노 로봇이 담당하고, 수술이 여의치 않으면 고장 난 장기를 통째로 교환하게 되는 날이 오면 의사의 역할이 지금과 같이 중요할까? 물론 최종적인 판단은 인간인 의사가 해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인공지능의 발달로 컴퓨터가 더욱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게 될 가능성이 많고, 백보를 양보해서 인간인 의사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많은 의사는 필요 없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의사 면허증만 가지면 동네에 의원을 열어서 평생 동네 환자를 치료하면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의사가 되기로 했다면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의사가 되는 사람들은 공부를 잘 하는 인재들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공부 잘 하는 인재보다 더 의학 지식이 앞서는 시대가 금방 오기 때문에, 공부 잘 하는 사람들이 의사가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제 의사가 해야 되는 주요 역할은 인공지능이 내린 진단 결과를 해석해서 최종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환자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의학 지식을 더 잘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더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된다는 의미다. 현재도 공부를 잘 해서 의사가 된 사람들 중에는 매일 환자들을 만나는 게 적성에 맞지 않아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의 권위가 절대적이라서 환자들에게 막 대할 수 있었던 과거에는 불친절하더라도 의술이 뛰어난 의사가 대접을 받았지만, 진단을 진단기기에 의존하고 환자의 권리가 커진 요즘에는 대인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의사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병원에서는 인공지능과 진단기기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진단을 담당하는 의사가 과거와는 달리 뛰어나게 공부를 잘 하는 인재일 필요는 없고, 오히려 환자와 잘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환영을 받을 것이다. 동네 병원의 경우에는 비싼 첨단 진단기기를 갖출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의학지식을 가진 의사가 유리하겠지만, 마찬가지로 환자와 잘 소통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공부를 잘 하는 인재가 의사가 되는 게 아니라, 친절하게 환자를 대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한다. 물론 의술도 뛰어나고, 대인관계도 뛰어난 의사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좋겠지만, 두 가지 능력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야한다면 대인관계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대인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인재들도 의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인재들은 현재와 같이 환자를 직접 대하는 역할보다는 진단기기나 인공지능의 개발로 방향을 바꾸는 게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의학지식만 배우면 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IT 기술을 배우든가, 진단기기 개발을 위해 전자나 기계 분야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앞으로 의사가 의학지식만 배워서 평생 먹고사는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진단과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도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잘 해야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진단기기의 기능을 잘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결국 앞으로 의사도 진단기기, 인공지능, 로봇이 할 수 없는 인간만의 역할을 찾아서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즉 의료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진단기기,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하는 하드웨어적인 역할을 수행하거나,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적인 감성을 발휘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의과대학의 커리큘럼에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목이나 IT 등 기술 관련 과목이 선택 과목으로 채택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또 의과대학 입학생 선발에 있어서도 단순 학습 성적만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반영해야 할 필요성도 증가할 것이다.

의사, 법률가, 증권거래인 등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힘을 발휘하겠지만,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 등 감성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술 분야에도 인공지능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소니의 컴퓨터과학연구소(CSL)는 최근 자사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플로머신(Flow Machine)’으로 작곡한 팝송 2곡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플로머신은 전 세계 다양한 장르의 곡의 악보 13000여 장을 분석한 다음 아빠의 차(Daddy’s Car)’미스터 섀도의 노래(The Ballad of Mr Shadow)’라는 두 개의 곡을 작곡했다. 물론 작사와 제작, 편곡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인공지능이 작곡한 팝송 두 곡을 들은 네티즌의 반응은 극찬과 혐오 사이에서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 중앙일보 2016927일 기사 <작곡까지 넘보는 AI비틀즈와 재즈 스타일 곡 지어>] 2012년 런던 심포니는 스페인 말라가 대학이 개발한 작곡용 인공지능 이아모스의 작품 10곡을 연주해 앨범으로 발매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167월 성시연 지휘 경기필하모닉의 청소년음악회에서 인공지능(로봇) 작곡가로 잘 알려진 에밀리 하웰이 작곡한 오케스트라 곡 모차르트 풍 교향곡(Symphony in the Style of Mozart)’ 1악장 알레그로를 선보였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산타크루스 대학 데이비드 코프 교수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작곡 프로그램으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에 두고, 바로크에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형식을 반영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이번 공연에서 경기필하모닉은 '진짜' 모차르트 교향곡 341악장을 연이어 들려주고 어느 음악이 더 아름다운지 고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출처: 중앙일보 201685일 기사 <인공지능과 모차르트, 청소년음악회서 대결>]

20165월에는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인간과 로봇의 피아노 배틀이 열렸다. 53개 손가락으로 1000곡을 연주할 수 있는 로봇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와 이탈리아 연주자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무대에 올랐다.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등 똑같은 곡을 번갈아 연주하고 상대 연주에 대해 서로 품평했다. 사실 이날 배틀은 실력파 피아니스트 프로세다가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 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며 지금까지 미국·중국 등 7개국에서 가졌던 공연의 연속선상에 있다[출처: 중앙일보2016517일 기사 <로봇 테오 난 인간보다 정확피아니스트 음악 파괴 못 참아”>]

아직 작곡과 연주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오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초기 축음기가 등장했을 때 음반이 실제 연주의 감흥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축음기는 호기심을 끄는 제품 그 이상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뛰어넘었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인공지능이 학습기능을 살려 인간의 감성까지 흉내 낸 작곡과 연주를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모차르트 연주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때가 되면 단순히 피아노를 잘 쳐서 최고를 하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분야를 만들어 최고를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조성진보다 연주 실력은 떨어지지만,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어 차별화된 분야의 최고 인재가 된 피아니스트 윤효간처럼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춤추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유튜브 스타가 된 걸그룹 트와이스의 치어 업(Cheer Up)’도 또 하나의 차별화된 최고의 예로 들 수 있다. 붉은색 티에 하얀 미니스커트를 입은 윤은경(제니윤·25)이 바이올린을 켜면서 동료들과 함께 발랄하게 춤을 추는 3분 분량의 유튜브 동영상이 조회 수 97만 건을 넘어섰다. 그들이 만든 장르는 댄스와 바이올린 연주가 결합한 댄스올린(Dance+Violin)’이다. 윤은경은 대학에서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현재 바이올린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조성진 같은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바이올린 실력과 그녀가 좋아하는 춤을 결합하여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서 차별화된 최고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출처: 중앙일보 2016928일 기사 <바이올린 켜며 걸그룹 춤, 유튜브 스타 됐네요>]

 

 

왜 차별화된 최고 인재인가?

 

이제까지 달에 착륙했던 사람들은 누가 있는가? 아마도 닐 암스트롱외에 다른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것이 1969년의 일이고, 그 후 아폴로 12, 14, 15, 16, 17호 등이 달에 다녀왔지만, 닐 암스트롱 외에는 기억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당연히 닐 암스트롱이 첫 번째로 달에 착륙했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은 최고만이 기억되는 세상’, ‘최고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되었다. 기업도, 사람도 최고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된다고 하면 반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치원 시절부터, 아니 엄마 뱃속에서부터 최고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최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게 당연한 일이다. 사실 차별화된 최고 인재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때나 대화를 나눌 때도 사람들이 '최고'이라는 단어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많이 느낀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최고'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모두 최고가 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냥 최고이 아니라 '차별화된 최고'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모두 차별화라는 단어보다는 최고이라는 단어에만 눈길을 주는 것 같다. 나도 산업 사회에서 말하는 '최고'이 되자는 주장에는 절대 반대한다. 지금 한국 사회에 만연한 '최고', 즉 다른 사람들을 누르고 혼자 우뚝 서는 최고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산업사회의 최고 개념은 한 사람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은 패배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제외한 절대 다수를 패배자로 만드는 사회는 결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주장하는 차별화된 최고개념은 모든 사람들을 승리자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최고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수학은 못하지만 미술에서는 최고', '공부를 못하지만 남을 배려하는 데는 최고', '느리지만 기발한 생각을 하는 데는 최고' 등 뭔가 자기만의 분야를 만들어 그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차별화된 최고의 개념을 인정하는 사회는 서로의 다른 능력을 인정하고 협력하여 더 큰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다. 서로를 경쟁자로 보는 약육강식의 사회가 아니라, 각자가 차별화된 최고 분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함으로써 더 나은 것을 만드는 상생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차별화된 최고 인재를 찾는 이유도 기업 자체가 차별화된 최고 기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사는 경우의 예를 들어보자. 과거에는 별로 핸드폰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주위의 말만 듣거나, 판매원의 말만 듣고 판단해서 샀기 때문에 최고 제품을 살 확률이 낮았다. 따라서 자기도 모르게, 또는 친인척인 판매사원들의 권유로 2, 3등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핸드폰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다. 가격 비교 사이트도 있고, 사용해 본 사람들의 핸드폰에 대한 평가를 올려놓은 사이트도 많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2등인 핸드폰을 사려는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누구나 최고 제품을 사려고 할 것이다. 이처럼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식 사회가 되면서 필히 나타나게 된 현상이 바로 최고 제품에 대한 쓸림 현상승자 독식에 의한 양극화 현상이다. 글로벌 기업인 지이(GE)와 삼성이 세계 최고가 아닌 사업 분야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들의 차별화된 최고 전략은 산업사회에서의 최고 제품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산업사회에서의 최고 제품 전략이 모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현재의 차별화된 최고 전략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소비자층을 차별화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컴퓨터 그래픽 카드 제조회사인 <현인지향>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사업 개시 2년 만에 일본의 컴퓨터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 <현인지향>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은 불친절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포장이 엉성하고, 제품에 대한 설명서도 없다. 제품에 대한 의문점이 생겨도 문의할 회사 내 담당자도 없다. <현인지향>은 컴퓨터 그래픽 카드의 주 고객이 전문가들이라는 데 마케팅의 주안점을 두었다. 즉 전문가들이라면 포장이 화려할 필요도 없고, 설명서도 필요 없다는 점에 착안을 한 것이다. 그러면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하고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인지향>의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전문가로서 차별화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즉 포장에도 신경을 안 쓰고, 매뉴얼도 필요 없는 전문가로 보이고 싶어서 <현인지향>의 제품을 사는 것이다. 처음에는 전문가들이 주 고객이었으나, 점차 일반인들도 전문가로 보이고 싶어서 <현인지향>의 제품을 주문하게 되면서 매출이 획기적으로 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마케팅 전략은 고객들에게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제품의 출시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즉 포장, 사용 매뉴얼 작성, 상담 담당자 채용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제품 개발과 제조 이외의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으니 제품 출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제품의 사이클이 빠른 IT 사업에서 출시 속도가 경쟁업체보다 빠르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아마도 <현인지향>에서 뽑으려고 했던 인재는 컴퓨터 그래픽 카드를 잘 만드는 능력을 가진 인재보다는 차별화된 최고 마케팅 전략 인재였을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 카드를 잘 만드는 일류 대학 출신보다는 지방대생이라도 차별화된 최고 마케팅 전략 능력을 가진 인재였을 것이다.

기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의 예를 들어보겠다. 몇 년 전 윤효간이라는 피아니스트가 <피아노와 이빨>이라는 제목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 공연을 관람했다. 아는 후배가 1000회가 넘는 공연을 한 피아니스트의 특별 공연이라면서 나를 초대를 해서 우연히 그 공연을 관람한 것이다. 이 공연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윤효간이라는 피아니스트가 고졸(중퇴?)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윤효간은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은 것은 물론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부잣집에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그러다 중학생 때 피아노 콩쿠르에 나갔는데 등수에 들지 못하고 나서는 왜 피아노는 악보에 정해진 대로만 쳐야 하는 건지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 입시를 위해 규격화된 피아노 연주를 배우라는 주위(부모?)의 뜻을 거부하고 고3때 가출을 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자신만의 차별화된(?) 피아노 연주 방법을 개발(?)해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피아노 연주방법이 독특할 뿐만 아니라, 피아노가 무대 위에만 있어야 한다는 상식을 깨고 사막 위에도, 폐허 위에도, 국군 장병들 속에도 피아노를 놓는 파격을 저지르고 있다. 그는 피아노를 운반하기 위한 전용 차량까지 구비하고 있다. 윤효간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자신만의 해석에 의한 연주를 하고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다른 피아니스들은 악보에 약하게 치라는 곳에서 세게 쳐 보고, 한 옥타브 올리거나 내려서 치는 윤효간 식의 파격적인 연주는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윤효간은 악보와는 다른 연주를 하면서 이를 세상에서 오직 윤효간만이 하는 차별화된 연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효간은 유명한 대학, 유명한 스승 밑에서 피아노를 배워야 성공한다는 세간의 상식을 깨고 자신만의 차별성으로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된 것이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도 최고 인재지만, 자신만의 피아노 연주 분야를 개척한 윤효간도 차별화된 최고 인재.

우리는 최고하면 수학에서 최고, 영어에서 최고, 학급에서 최고, 피아노 연주에서 최고를 생각한다. 또한 그 최고의 기준이 정해진 규격에 얼마나 잘 맞추느냐 하는 데 달려있다. 하지만 이런 과거의 최고 방식으로는 앞으로 성공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선천적인 능력도 있었겠지만,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이다. 물론 윤효간도 노력은 했겠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했기 때문에 조성진만큼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윤효간은 피아노를 단순히 정해진 규격에 따라 잘 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즐기는 도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윤효간만의 피아노 연주가 가능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연주를 사랑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조성진처럼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나와서 조성진을 2, 3등으로 밀어내겠지만, 윤효간을 2, 3등으로 밀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윤효간은 자신만의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날 윤효간의 연주회에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관람을 왔다. 이 연주회의 특징 중의 한 가지가 피아노 연주가 끝난 다음 질의응답 시간이 있다는 점이었는데, 그때 자녀들에게 윤효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날 부모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부모들은 고졸인 윤효간도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었는데 내 자녀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의망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만약 거기에 온 아이들 중에서 어떤 아이가 윤효간을 따라서 했다고 해서 윤효간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나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확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절대로 차별화된 최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최고가 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어서 거기서 최고를 하면 된다. 아니 자신만의 분야를 만들면 저절로 최고가 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처럼 남이 만들어준 분야에서 최고하기는 너무 어렵지만, 피아니스트 윤효간처럼 자신이 만든 분야에서는 얼마든지 최고를 할 수 있다. 나는 지방 대학에 강연을 갈 때면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고 한다. 고졸 학력인 윤효간이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자신만의 길을 찾아 차별화된 최고이 되기 위한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격화된 최고가 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모와 교사, 교수 등 주위로부터 구박을 받아 주눅이 든 지방대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이제 세상은 과거의 규격화된 최고 인재도 필요하지만, ‘차별화된 최고가 더욱 더 필요한 시대로 변했다.

 

새로운 시대는 차별화된 1등 인재를 원한다

 

나는 1980년대 강원도 삼척의 시멘트 공장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공장에서 내가 했던 주 업무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시멘트 제조공정의 열효율을 측정해서 상부에 보고하는 일이었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최신 기술 정보를 모아 정리한 다음 다른 기술자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시멘트는 섭씨 1450도의 고온에서 석회석 등 돌가루(?)를 구어서(전문 용어로 소성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연료(당시에는 벙커씨유였지만, 나중에는 유연탄으로 바뀌었다)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퍼센트 정도를 차지했고, 전기를 포함하면 에너지 비용이 70퍼센트를 넘었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시멘트 제조 공장에서 아주 중요한 업무였다. 제조원가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퍼센트를 조금 넘었으니까, 에너지 효율을 10퍼센트만 높이면 인건비를 두 배로 올려줄 수 있는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려면 각 공정의 공기의 풍량, 압력, 온도 등을 측정한 다음 에너지 수지(energy balance)를 계산해야 한다. 무거운 측정 기구를 들고 서너 명이 뜨겁고 먼지 많은 현장에서 오전 내내 측정을 하고나면, 오후에는 몇 시간에 걸쳐 계산을 해야 했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계산은 계산기를 이용해서 일일이 손으로 해야 했다. 그나마 1970년대 중반에 전자계산기가 나왔으니까 망정이지, 그 이전에는 주산으로 계산을 하거나 구구단을 외어가면서 계산을 해야 했다. 아무튼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에너지 효율을 계산하고 나면, 그 계산결과를 과장, 차장, 부장, 상무 등을 거쳐 공장장에게 보고하고, 공장장은 퇴근 전까지 본사에 보고를 해야 하루 일과가 끝났다.

하지만 최근 삼척공장을 가봤더니 내가 했던 이런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자는 이제 더 이상 없었다.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여전히 에너지 효율은 중요하지만, 모든 측정은 온라인으로, 계산은 컴퓨터로 행해져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장 근무자나 공장장은 물론이고 본사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당시 회사 장학금을 받고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석사 과정을 마친 다음 공장에서 근무하던 엘리트 기술자였다. 하지만 엘리트 기술자였던 내가 했을 정도로 중요했던 업무는 이제 더 이상 사람이 필요 없는 업무가 되었다. 당시에 내가 받았던 학교 교육 내용은 측정하고 계산하는 업무에 적합한 능력을 키우는 것이었지만, 이런 업무가 필요 없어진 지금도 대학의 교육 내용은 변함이 없다. 컴퓨터와 로봇이 대신하고 있는 업무를 아직도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왔으니 인재상도 바뀌고 대학의 커리큘럼이나 교육 내용도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산업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고집하고 있다.

그럼 새로운 시대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한 것일까? 앞으로 계속 설명을 하겠지만, 우선 비유를 들어 보겠다. 어느 날 아내와 백화점에 갔다가 아내가 핸드백 코너에 전시된 어떤 핸드백을 가리키며 가격이 얼마나 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루이비통 핸드백이었는데, 그 가격이 무려 500만 원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50만 원을 잘못 표기했거나, 내가 숫자를 잘못 읽은 줄 알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1,000만 원이 넘는 핸드백도 많다는 것이었다. 시장에 가면 5만 원만 줘도 쓸 만한 핸드백을 살 수 있을 텐데, 왜 고급 백화점에서는 500만 원짜리 핸드백이 팔리고 있는 것일까? 핸드백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소지품을 넣는 것이지만, 500만 원, 1,000만 원짜리 핸드백을 사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소지품만 넣기 위해서 그런 비싼 핸드백을 사지는 않을 것이다.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용도라면 시장에서 살 수 있는 5만 원짜리 핸드백으로도 충분할 테니까 말이다. 비싼 핸드백을 사는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부자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모두가 가난했던 1970년대에는 5만 원짜리 핸드백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부유층이 많아지면서 500만 원, 1,000만 원짜리 핸드백을 찾는 소비자층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5만 원짜리 핸드백을 만들어서 파는 게 이익이 많이 남겠는가, 아니면 500만 원짜리 핸드백을 만들어서 파는 게 더 이익이 많이 남겠는가? 누구나 500만 원짜리 핸드백을 만들어서 파는 게 더 이익이 많이 남을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문제는 제품을 고급스럽게 만든다고 해서 500만 원짜리 핸드백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5만 원짜리 핸드백에 비해, 500만 원짜리 핸드백이 당연히 품질이 더 좋겠지만, 100배 더 좋지는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2, 3배 더 좋을까? 소비자들은 품질이 더 좋기 때문에 500만 원짜리 핸드백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브랜드 때문에 100배나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만 원짜리 핸드백의 제조원가가 2만 원(40퍼센트)라고 했을 때, 500만 원짜리 핸드백의 제조원가는 얼마나 될까? 2만 원보다는 많겠지만, 500만 원의 40퍼센트인 200만 원이 되지는 않을 것은 틀림이 없다. 계산상의 편의를 위해 20만 원(4퍼센트)이라고 가정하자. 물론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지키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5만 원짜리보다는 500만 원짜리가 훨씬 더 많겠지만 말이다.

5만 원짜리 핸드백을 만들던 과거의 기업에서는 원가 절감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필요했다. 과거에 내가 삼척의 시멘트 공장에서 했던 일이 바로 원가 절감을 하는 업무였다.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내 능력을 시멘트 회사가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가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마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대주면서 스카우트 했던 것이다. 하지만 500만 원짜리 핸드백을 만드는 현대의 기업에서는 원가 절감보다는 비싼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500만 원짜리 핸드백의 제조 원가인 20만 원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1,000만 원짜리로 만드는 게 기업으로서는 훨씬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의 교육 내용은 아직도 핸드백의 제조 원가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은 제조원가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인재가 필요한 데도 말이다. 대학에서 이런 내용의 강의를 하면 교수들. 특히 공대 교수들은 그래도 품질 향상이나 원가 절감이 중요하고, 더 나아가 브랜드를 높이는 것은 공대의 교육의 목표가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한다. 물론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이 중요하지만, 그런 인재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인재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다. 지방대생들의 입장에서는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는 서울 명문대 학생들을 따라갈 수 없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능력으로는 뒤처질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만약 지방대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키워낸다면 기업에서 대환영을 받을 것임을 보장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지방대생들이 서울 명문대생들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제조원가를 낮추거나 품질향상을 하는 산업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는 과거 산업사회에서 필요했던 제조원가를 낮추거나 품질향상을 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숫자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창의력을 보여주는 숫자가 아니다.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기준이 바로 산업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이라는 의미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수능 점수가 낮은 지방대생들이 수능 점수가 높은 서울 명문대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서울 명문대생들이 잘 하는 분야는 대부분 로봇이나 컴퓨터가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대생들도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치를 높이는 창의력을 갖는다면 얼마든지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좀 더 일반화하여 얘기하자면 자본 중심의 대량 생산 체제의 산업사회에서는 표준화, 평준화된 인재가 필요했다.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시스템에 맞춰 개미처럼 근면, 성실하게 근무하는 평준화된 인재가 필요했다. 표준화된 시스템을 무시하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보태는 튀는 인재는 대량 생산의 적이었다. 왜냐하면 표준화된 시스템을 벗어난다는 의미는 곧 불량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산업사회는 표준화된 시스템에 의해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면 무조건 팔리는 시대였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무릅쓰면서 변화를 꾀할 이유가 없었다. 산업사회의 이런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말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든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난 돌이 예술 작품이 되고, 튀어야만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튀어도 조금 튀는 정도가 아니라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1등 인재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기업의 기존 제품을 잘 만드는 인재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획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어 기업에 공헌하는 차별화된 1등 인재가 필요하다. 5만 원짜리 핸드백을 싸고, 빨리 만들어내는 인재보다는 500만 원짜리, 1,000만 원짜리 핸드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차별화된 1등 인재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기업도 생존 경쟁에 내몰리면서 차별화된 1등 기업이 되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차별화된 1등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차별화된 1등 인재를 요구하는 시대

 

어렸을 적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솝 우화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우화는 더운 여름날 개미와 베짱이가 만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개미는 더운 여름날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반면에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서 놀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개미가 베짱이를 보고 하는 말, “베짱아, 너는 일은 안 하고 노래만 부르고 있니? 이제 조금 있으면 추운 겨울이 닥칠 텐데, 그렇게 놀기만 하고 겨울 준비를 안 하면 굶어죽게 될 거야.” 그래도 베짱이는 개미의 조언을 들은 채 만 채 하면서 신나게 노래만 부르고 있다.

장면이 바뀌어서 눈보라 치는 겨울 어느 날. 베짱이가 남루한 여름옷을 입고 개미의 집을 찾아온다. “개미님, 너무 춥고 배가 고파요. 먹을 것 조금만 주세요.” 하면서 베짱이가 사정을 했지만, 따뜻한 집에서 음식을 배불리 먹으면서도 개미는 그래 내가 뭐라고 그랬니? 겨울을 대비해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내가 충고를 했는데도 너는 듣지 않았잖아.” 하면서 베짱이의 청을 매정하게 거절해서 결국 베짱이는 밖에서 굶어 죽었다.

 

하지만 이 우화는 최근 다른 버전으로 바뀌었다.

 

개미는 더운 여름날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반면에 베짱이는 나무 그늘에서 놀면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개미가 베짱이를 보고 하는 말, “베짱아, 너는 일은 안 하고 노래만 부르고 있니? 이제 조금 있으면 추운 겨울이 닥칠 텐데, 그렇게 놀기만 하고 겨울 준비를 안 하면 굶어죽게 될 거야.” 그래도 베짱이는 개미의 조언을 들은 채 만 채 하면서 신나게 노래만 부르고 있다.

장면이 바뀌어 눈보라 치는 겨울 어느 날. 개미는 단칸방에서 추위에 떨며 누워있다. 더운 여름에 더위를 먹으면서 너무 무리하게 일하느라고 허리 디스크가 걸려서 쥐꼬리만큼 모아둔 돈을 병원비로 다 날리고 난방비도 없어서 단칸방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베짱이는 좋은 집에서 배불리 먹으면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베짱이는 더운 여름날 열심히 연습한 노래가 대박을 터트려서 돈도 많이 모으고,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앞의 우화는 산업 사회에서의 근면 성실을 강조하는 과거의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에, 뒤의 우화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부를 쌓는 현대의 인재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산업 사회의 인재상에 맞춰 자신의 강점과 무관하게 하기 싫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위의 우화에서의 개미처럼 무작정 열심히 일만 했다가는 몸만 망가지고 성공도 하지 못하는 불쌍한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지금은 세상이 원하는 일을 찾아 근면 성실하게 일하기보다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신나게 일해야 성공할 수 있다. 산업 사회에서는 학교 공부를 잘 하는 인재가 요구되었지만, 이제는 끼를 발휘하는 인재가 성공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산업 사회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 사회에서 성공했던 기성세대들은 자녀들에게 무조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고, 산업 사회의 인기 직종이었던 공무원, 의사, 교사, 교수 등이 되라고 강요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끼를 발휘하여 적성에 맞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려고 하거나, 벤처라도 창업하려고 하면 기를 쓰고 반대하면서, 대기업에 취업하여 부모의 위신을 높여주도록 강요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시대 변화에 따라 공무원, 의사 등 안정적이라 여겨지던 직업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게 되고, 대기업이 직원들의 평생을 보장해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1960년 대 이후 농경 사회의 주역이었던 우리의 부모들 중에서 산업 사회의 도래를 직감적으로 알아채고 논밭과 소를 팔면서 자녀 교육에 투자해서 성공한 경우가 많이 있다. 이제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의 변화 못지않게 큰 시대적 변화의 물결이 이미 우리에게 닥쳤다. 그 변화의 물결을 감지하고 그에 맞는 인재가 되는 사람은 성공의 기회를 거머쥐겠지만, 변화의 물결을 거부하고 과거의 인재상을 고집하는 사람은 실패의 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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