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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26호)

【이순신 장군의 전승 전략을 배우자】

지난 번 뉴스레터에 소개드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중에 23전23승(무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 기록은 세계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앞으로 깨지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전력도 열세이고, 조정의 지원도 받지 못한 불리한 상황에서 전승의 기록을 세운 것이기에 이순신 장군의 능력은 더욱 빛납니다.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이 23전23승의 놀라운 전과를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요?

물론 그 요인으로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저는 컨버전스와 강점 살리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컨버전스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원래 이순신 장군은 무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문신으로 몇 번 과거 시험을 봤으나 낙방하였는데, 나이도 차고 더 이상 문신으로 과거에 급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서 무과 시험을 보고 무신으로 변신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조선 사회에서의 무신은 천대받고 있었기 때문에 글께나 읽는 선비들은 무신으로 나아가지 않았고, 무신들은 당연히 글보다는 싸움 그 자체에 능하였습니다.

싸움을 잘 하는 무신들은 단순히 변방만 지키거나 성문 보초를 서거나 시키는 임무만 수행하는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상황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전쟁은 싸움을 잘하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작전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다른 무신들 중에는 병서를 읽고 전략을 짤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바로 문신이었기 때문에 병서를 읽고 작전을 짜면서 전쟁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문신이라는 면과 무신이라는 면을 컨버전스 하면서 그토록 눈부신 전과를 거두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무신으로서도 문신으로서도 당시 조선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뛰어난 수준이 아니었지만, 무신과 문신을 컨버전스 시킴으로써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신과 무신이라는 컨버전스 전략을 잘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군과 일본군의 무기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조선군 무기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도록 작전을 짜서 전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당시 조선군의 무기는 대포와 활이었습니다.

장거리에서는 대포, 단거리에서는 활을 사용했는데, 대포는 일본군에 비해 우수한 반면에 활은 일본군 조총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순신 장군은 대포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조총의 사정거리 밖에서 대포를 동원한 전투를 주로 했습니다.

또한 일본군의 배는 빠르기는 하지만 충돌에 약한 단점이 있는 점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대포로 파손 시킨 뒤에 거북선을 앞세운 조선군의 배로 충돌시켜 침몰시켰습니다.

물론 홈그라운드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서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한 점도 승리의 큰 요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즉 이순신 장군의 23전 전승의 비결은 이순신 장군의 문신과 무신이라는 능력을 컨버전스한 것과 더불어 일본 수군에 비교하여 조선 수군이 가지고 있던 여러 강점들을 살린 것입니다.

전반적으로는 조선 수군의 전력이 일본 수군에 비해 열세였지만, 조선 수군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잘 살리자 전승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방 대학을 다니면서 강연을 하다보면 공대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수학, 과학 등의 능력 부족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는 지방대 학생들의 단점인 부족한 수학, 과학 실력을 무조건 끌어올리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찾아내어 컨버전스 시키는 노력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서울의 일류 대학 학생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 능력, 소통 능력 등을 평범한 공대 전공 능력과 컨버전스 시킨다면 이순신 장군처럼 뛰어난 인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특히 요즘은 다양한 인재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처럼 무조건 공부를 잘 하는 인재만이 필요한 세상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요즘은 기업도 그런 다양한 컨버전스 된 능력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를 뽑기 위해 면접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무조건 전공만 공부시켜서 내보낸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차별화된 인재를 만들어서 내보낼까하는 생각을 한다면 지방대학 학생들에게도 분명히 성공의 길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부족한 문신으로서의 실력을 한탄만 하고 있었더라면 23전 전승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수학과 과학 공부를 좀 못하는 학생들도 이순신 장군처럼 전승하는 엔지니어로 키울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습니다.

컨버전스와 강점 살리기를 통해서 말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교사와 교수의 미래 모습

2009. 8. 5. 11:4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하는 데는 여러 기법이 사용되지만, 여기서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상식적인 단순한 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미래학자들은 미래사회 변화의 원동력으로 ① 인구변화, ② 과학기술의 발달, ③ 세계화, ④ 이동성, ⑤ 여성성의 중시 내지 강화 등을 꼽는다. 이런 요인들 중에서 교사와 교수의 미래 모습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인구변화와 과학기술의 발달을 들 수 있다.

우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학생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당연히 교사와 교수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리라는 점은 누구나 이해하고 있다. 현재 65억 명인 세계의 인구는 2050년에 91억 명으로 늘어났다가 2100년에는 60억 명, 2150년에는 36억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유엔미래포럼은 예측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인구감소 문제가 더 심각하다. 심지어 어떤 미래학자는 한국인을 지구상에서 사라질 민족으로 첫 손가락에 꼽고 있다. 한국의 현재 출산율 1.10명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2005년에 4800만 명이었던 한국의 인구는 2015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고, 저출산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2040년부터는 인구가 더욱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그 결과로 한국의 인구가 2050년에 3400만 명, 2100년에 1000만 명, 2150년에 290만 명이 되고, 2305년에는 한국인이 단 한 사람도 남지 않게 된다.

물론 이런 예측을 빗나가게 할 긍정적인 변수로 이민이나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 등이 있지만, 저출산의 심화로 인한 인구감소의 가속화를 우려하는 비관적인 견해도 많다. 물론 유전자 공학의 발전과 장기이식 기술의 발전에 의해 인간의 수명이 대폭 길어져 낮은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상당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그림 3-1> 한국의 연도별 인구의 추세와 전망

(2005년까지는 통계청 인구통계자료, 그 뒤의 전망은 유엔미래포럼의 예측)

그러나 어떤 경우든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감소하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대세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체 인구가 아닌 취학연령인 7세의 아동인구에 대한 통계청의 추정치를 보면 2008년에 59만 명, 2018년에 42만 명, 2028년에 37만 명, 2038년에 34만 명, 2048년에 26만 명으로 급속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금도 젊은이들이 떠난 시골의 분교를 중심으로 많은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있고, 초등학교 교사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며, 교사의 신규채용이 급속히 줄어들어 교대나 사범대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 점차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로도 확산되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도 이미 대학에서 정원보다 지원자 수가 적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그 정도는 해가 지날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림 <3-2>에서 보듯이 2009년에 대학입학 정원은 약 60만 명인 데 비해 고교졸업생 수는 약 58만 5천 명으로 정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졸업생 수는 2012년에는 약 64만 명으로 대학입학 정원을 웃돌겠지만, 그 뒤로 고교졸업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2021년에는 약 47만 명에 불과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부 지방대학들의 경우에 정원도 못 채우는 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지만, 2017년 이후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의 실적에 대한 평가가 연구나 수업을 충실히 하는 것보다 신입생을 얼마나 많이 모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대학의 교수들은 고등학교 졸업반에 찾아다니면서 학생모집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해당 대학의 주위에 있는 고등학교의 교무실 문에 ‘교수와 잡상인 출입금지’라는 표지가 붙어있을 정도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일시적이어서 세월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그림 3-2> 연도별 고교 졸업생 수의 변화

(자료: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경제신문> 2009년 5월 8일자에서 재인용)

그러나 교육분야에서 근본적이면서 더욱 심각한 변화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일어나게 될 것 같다. 가장 큰 변화의 요인은 인터넷과 가상현실에 의한 사이버 교육의 실현이다. 지금도 사이버 대학이 있지만, 아직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의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놓는 수준이어서 경쟁력이 없다. 하지만 이런 사이버 교육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나가면 점차 그 대단한 위력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그 가장 큰 위력은 가상현실에 의한 체험교육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유엔미래포럼의 제롬 글렌(Jerome Glenn) 회장은 2015년이면 옷과 안경 형태의 컴퓨터인 사이버나우(Cyber-Now)를 통해 사람들이 24시간 사이버 공간과 접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사이버나우로 2010년에는 전 세계의 10%, 2025년에는 전 세계의 70%를 연결해 지구촌 인구의 44퍼센트가 사이버나우를 통해 적어도 1주일에 1회 이상은 접속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사이버나우를 통해 가상현실에 접속하면 무엇이든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고, 실제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세계역사를 배울 때 연대표를 외우거나 글로 풀어놓은 스토리를 읽는 수준이지만, 가상현실에서 세계역사를 배울 때에는 역사의 현장에 가서 당시의 실제 상황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학기술을 배우는 경우에도 지금은 실험실에서 실험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을 관찰해야 하지만, 가상현실을 이용하면 아무 때나 어디에서든 실험을 해볼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사이버 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가상학교가 증가할 것이다. 2015년이 되면 극히 특수한 소수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가상학교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로 지금과 같은 개별 학교는 존재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전 세계를 통합하는 사이버 대학이 등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각자가 배우고 싶을 때 인터넷을 통해 배우고 싶은 내용을 개별적으로, 그리고 거의 무료로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여담이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의 망국적인 사교육 문제나 조기유학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미국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인터넷 2’에서는 208개 대학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70개 대기업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글로벌 대학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또한 MIT대학은 수년 전부터 강좌를 웹에 무료로 올리면서 100여 개 대학과 맺은 국제적인 ‘오픈코스웨어(OCW) 컨소시엄’을 통해 무료의 대학통합 강좌를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이 사이버 교육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강좌를 직접 만들어 사내에서 사원교육을 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사원이나 대학의 학생으로서는 비싼 교육비나 등록금의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강좌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데다가 강의내용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빠른 지식발전 속도를 따라가는 데도 도움이 되므로 사이버 교육을 절대적으로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이버 교육이 일반화될 경우에 교수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미래에는 인지과학자, 행동가, 첨단 과학기술 전문가, 연예인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교수나 교사의 직책을 맡게 될 것이다. 즉 현재와 같이 한 사람의 교수나 교사가 이론적인 지식을 학생들에게 한꺼번에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은 쇠퇴할 것이고, 그 대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학생 하나하나와 만나게 되기 때문에 교수나 교사는 안내자 내지 상담자의 역할을 하는 데 그치게 될 것이다. 특히 대학의 교수들은 사이버 강의가 보편화되면 강의를 하고 시험을 치는 등의 종래 역할에서 벗어나 점차 심도 있는 토론, 조직운영, 교육과정을 지도하거나 연구 프로젝트에 피드백을 해주는 조언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 강의의 특성상 그것이 보편화되면 지리적, 시간적 제약이 소멸하므로 인기 있는 유명대학의 유명교수들만 강의자로 살아남게 되고, 그 밖의 수많은 교수들은 논문지도나 학생지도를 담당하는 역할만 맡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만 골라 하듯이 강의도 재미 위주로 고르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표출될 수 있고, 사이버 강의에 대해 대학이나 교수들이 저항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대학의 교수들이 지금 불평하는 ‘연구와 수업을 모두 잘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강의는 유명한 사이버 강의 담당 교수에게 맡기고 개별적인 학생상담과 자신의 연구에만 전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된다면 교수들로서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 가운데는 “설마하니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하고 코웃음 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미래학자들이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 내다보았을 수도 있고, 위에서 예상해본 미래 모습이 그렇게 빨리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미래 모습이 시간상 약간 뒤로 미루어질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처음 출현했을 때 지금과 같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사실을 상기한다면, 아직은 초보단계인 사이버 교육이 미래에 큰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대놓고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항공기조종사 훈련 등에는 그런 사이버 교육이 이미 이용되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교육제도도 역사가 그리 오랜 것이 아니라 겨우 200년 전에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생겨난 제도임을 고려한다면, 위와 같은 나의 예측이 허황된 상상만은 아님을 이해할 것이다. 산업사회 이전의 농경사회에서는 지금과 같은 교사나 교수라는 직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의 교육은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나 동네어른에게 배우는 정도였고, 그나마 집 밖에서 배우는 경우에도 도제제도에 의한 개인교육 정도였다. 일부 특수계층(예를 들어 조선의 양반이나 서양의 귀족)을 위한 별도의 교육기관은 있었지만, 이는 지금의 대중적인 교육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지금의 교육은 부모가 집을 떠나 별도의 작업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을 떼어놓게 된데다 집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일이 아닌 별도의 일을 하기 위한 지식이 필요해지면서 만들어진 제도에 불과하다.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산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표준형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교육을 실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가 가업이 아닌 별도의 일을 해서 수입을 올릴 수 있게 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교육제도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시대가 요구하는 바가 변하고 더 좋은 교육방법이 생겨나면 교육제도가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농경사회에서는 낯설었던 현재의 대중적인 학교교육이 산업사회로 전환된 뒤로는 200년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잡았다면, 앞으로 펼쳐질 감성사회에서는 사이버 교육이 새로운 교육제도로 자리를 잡게 되지 말하는 법이 없지 않겠는가.

산업사회에서는 지식의 변화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평생 한 가지 전공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었다. 따라서 교사나 교수도 자신이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그대로 학생에게 넘겨주어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과거의 지식으로는 더 이상 평생을 버틸 수가 없게 됐다. 예를 들어 첨단과학기술의 발달로 엔지니어의 지식수명은 5년으로 짧아졌고, 앞으로 10년 뒤에는 지금 엔지니어가 갖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의 90%를 컴퓨터의 일로 대체될 것이다. 따라서 누구든 끊임없이 지식을 업데이트해야만 생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출판인쇄물은 4년마다 2배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지식의 반감기가 4년으로 엄청나게 짧아졌다. 더구나 IT 등 첨단분야의 지식반감기는 2년 이하로 짧아졌고, 앞으로 더욱 더 짧아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의 정보량이 3.5개월마다 2배씩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하므로 앞으로 교사나 교수는 실시간으로 정보와 지식을 업데이트해야만 학생을 가르칠 수 있게 된다. 더구나 지식반감기가 이렇게 단축되면 일단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이 5∼10년간 사회에서 일하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1∼2년간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고 일자리를 옮겼다가 또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몇 개월 훈련을 받는 식의 평생 직업교육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대응해 대학교수들도 지식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한다.

나는 동국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공대 학생들에게 과거의 지식을 배우려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미래의 기술을 터득하는 노력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래서 내 강의의 제목도 ‘기술로 보는 미래세상의 모습’이다. 산업사회에서는 표준화된 공정에 의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역할이었기 때문에 공대 학생이 과거의 기술을 익혀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품생산은 개발도상국과 컴퓨터, 로봇이 담당하게 될 것이고, 엔지니어의 주된 임무는 제품개발, 디자인, 콘텐츠 개발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미래의 기술을 터득하고 익히는 능력이 엔지니어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제품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기술로 평생을 보내려는 생각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나는 학생들에게 거듭 강조한다.

그럼 여기서 원래의 논제로 돌아가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에도 교수나 교사라는 직업이 지금과 같이 안정적인 지위를 계속 누릴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물론 앞으로 교육은 가장 각광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남을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교육도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어 시장의 원리가 철저하게 작용하는 분야가 될 것이므로 교수나 교사라는 직업이 지금과 같은 안정성을 계속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교수나 교사가 현재와 같이 단순한 지식전달자로 머물 수 없으므로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실시간으로 공부해야 하고, 이에 더해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까지 담당해야 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교수나 교사가 되더라도 오래 견뎌낼 수가 없을 것이다.

초중고교 교육의 경우에는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고, 현재 교사가 하고 있는 역할을 사이버 교육이 담당하게 될 것이므로 필요한 교사 수가 엄청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 줄어드는 속도 자체가 워낙 빠를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재직하고 있던 교사들 가운데 일부를 내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실정을 고려하면 초중고교 교사직의 직업적인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대학 교육의 경우는 현재와 같이 고등학교 졸업생을 받아들여 1회성으로 교육을 실시해 내 보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학 교육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사이버 교육이 자리를 잡게 되면 지역적, 시간적 제한이 없어져서 현재의 대학들이 계속 생존할 수 있는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점에 있다. 교수들과 대학의 교육시스템이 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변해야만 한다. 지금과 같이 과거의 지식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는 교수도 대학도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교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하거나, 유익하고 업데이트된 내용의 강의나 게임과 같이 재미있는 강의로 전 세계 학생들을 사로잡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미래에는 교수직도 지금과 같은 직업적인 안정성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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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책 소개 글

책 소개

복잡다단한 대인관계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시그널, 즉 '소통의 기호'를 주목한 책이다. 이 책은 여러 소통의 신호들을 정확하게 감지함으로써 상대방이 누구인지, 어떤 말을 하는지에 구애받지 않고도 데이트 상황, 입사면접, 더 나아가 급여협상에 대한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안목을 갖추게 해준다.

MIT 공학 교수이자 네트워크 과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핸드폰과 많은 센서가 장치된 전자 배지를 이용해 수십만 시간 동안 수백 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관찰했다. 그 과정에서 밝혀낸 커뮤니케이션, 공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여전히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무의식적 의사소통 채널에 관한 비밀을 공개한다.

책 속에서

최종적으로 이 책에서는 소시오미터 같은 디지털 기기들이 일상생활에서 아주 흔하게 되는 미래의 모습을 살펴볼 것이다. 삶의 사회적 측면을 예측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면 어떻게 우리 자신을 관리하고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게 되고, 사회적 기관의 건강도를 투시할 수 있게 되고, 직원들의 행복을 최고조로 만들 수 있도록 회사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확대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신경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동시에 이 새로운 기술은 개인적이거나 사회적 자유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이용하고 감독해야만 한다. 이 새로운 인간 신경 시스템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대한 논쟁은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의 하나다. - 본문 18~19쪽,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및 역자 소개

알렉스 펜트랜드 - 알렉스 펜트랜드 교수는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내에 있는 미디어융 합기술연구소의 중추적인 인물이자, 조직공학과 이동정보시스템 분야의 선구자적인 인물이다. 그는 20개 이상의 다국적기업들이 혁신적 방법을 찾기위해 조직한 디지털라이프콘소시엄을 공동으로 이끌고 있으며, 또한 신흥시장 개척에 앞장선 기업가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넥스트빌리언네트워크를 지도하고 있다. 1997년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기를 이끄는 100인의 미국인'의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김송호 -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안정적인 삶을 누리다가, 이대로 안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식구들을 이끌고 훌쩍 미국으로 떠나 퍼듀대학교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도 교수나 연구소를 선택하지 않고 기업인의 길을 택했다. KG케미컬(주)에서 착실하게 현장 감각을 쌓은 뒤, 1997년 화학ㆍ환경 분야 전문 기업인 홍진씨엔텍(주)을 설립하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여러 건의 발명 특허를 취득, 사업화 해냈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환경신기술 인증’을 받았으며 ‘녹색환경에너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로 '기술로 보는 미래 세상'이라는 강의를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숙명여자대학교 취업경력개발원과 서울대학교에서 ‘감성 엔지니어 되기’라는 멘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한동대학교 등에서도 공학인증교육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이공계 성공 전략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 <행복하게 나이들기>와 번역서 <감정 사용설명서> <어니스트 시그널> 등이 있다.

추천 글

사람들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빈번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때문에 피로에 지친 현대인들은 "휴대폰을 잠깐이라도 꺼버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농담하기도 한다. 자, 이제 당신은 이 책을 읽을 때만이라도 휴대폰을 꺼야 한다. 소시오미터(sociometer)는 우리들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작동방식과 그 중요성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내놓는다. 커뮤니케이션의 미래 형태를 이 책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 - 밥 멧칼페 (3Com 창립자, 에터넷 발명가)

네트워크 과학 및 커뮤니케이션 공학의 선구자인 알렉스 펜트랜드는 이 멋진 명저에서, 우리가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음 깊은 곳의 신호와 그것들이 우리의 사회적 행동을 어떻게 표현하고 나타내는지를 정확히 집어낸다. - 마이클 가차니가 (캘리포니아대학교 세이지 마인드연구센터)

펜트랜드의 연구는 인간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과 서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에 대해 혁명적인 길을 제시한다. - 2008 Future of Health Technology 포럼

프롤로그

Chapter1 정직한 신호

인간의 정직한 신호는 무엇인가 / 영향력 / 모방 / 활동 수준 / 일관성 / 다음 단계

Chapter2 사회적 역할

사회적 역할 신호 보내기 / 탐색 / 경청 / 팀 협력 / 리드하기 / 신호들 / 다음 단계

Chapter3 사람들 읽기

전술적인 행동 / 사회적인 회로망들 / 신호가 사람들을 바꾼다 / 벌거벗긴 마음 / 다음 단계

Chapter4 생존 신호들

그룹 내의 사회적 임무들 / 그룹 내의 정직한 신호들 / 진동과 소음 / 다음 단계

Chapter5 네트워크 지능

아이디어 마켓 : 그룹의 힘 이용하기 / 바보와 험담 / 보물 사냥 / 네트워크 지능 관리하기 / 다음 단계

Chapter6 민감한 조직체

발견 / 네트워크와 기능 / 정보의 흐름 제어하기 / 전자 회로들 / 분산된 회로들 / 다음 단계

Chapter7 감각적인 사회들

사회 구조 / 네트워크 지능 / 사회 물리학 / 결론

에필로그

[부록]

부록 A : 사회 과학적 배경

부록 B : 성공

부록 C : 연결

부록 D : 사회적 회로망

부록 E : 무의식적인 지능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대인관계의 격률!

지금 나와 마주한 상대방이 언제나 진실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 때, 혹은 관심도 없으면서 귀 기울이는 척만 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이 쉬워졌지만,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그다지 쉬워지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복잡다단한 대인관계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시그널, 즉 '소통의 기호'에 대해 주목한다. 소통이란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논리적이고 의식적인 어구나 표현으로 '맞장구치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니라, 오히려 무의식적인 영역, 특히 상대의 태도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의사소통은 말발이 아니라 과학이다!

상대방의 사고와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직관의 영역이 아니다. 한 사람의 사고와 행동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간에, 그것은 매우 '과학적'으로 예측될 수 있다. 옛날 영장류의 신호 보내기 메커니즘으로부터 진화된, 생물학에 기초한 '정직한 신호(honest signals)'는 한 사람의 의도와 목적, 가치관을 나타내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신호들을 정확하게 감지함으로써 상대방이 누구인지, 어떤 말을 하는지에 구애받지 않고도 데이트 상황, 입사면접, 더 나아가 급여협상에 대한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안목을 갖추게 해준다.

두 번째 의사소통 채널, 그 은밀한 메커니즘!

무선통신, 디지털센서, 소시오미터 같은 혁신적인 측정장치들은 이전에는 도저히 불가능했던 인간행동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과학적인 측정을 가능케 했다. <뉴스위크>가 선정한 '21세기를 이끌 100인의 미국인' 중 한 명이며, MIT 공학 교수이자 네트워크 과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핸드폰과 많은 센서가 장치된 전자 배지를 이용해 수십만 시간 동안 수백 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상세하고 정량적인 데이터들은 커뮤니케이션, 공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여전히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무의식적 의사소통 채널에 관한 비밀을 최초로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