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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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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첫 세미나 임영익 변호사 강연
편향 못 벋는 인간 판사 대체하는 해외의 AI 판사
“우리나라 법 체계가 달라 인공지능 판사 도입은 한계”
향후 개인이 법 데이터를 해석하는 도우미 역할 기대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의 ‘데이터 저널리즘과 법률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강연 중인 임영익 변호사(프리젠테이션 앞에 선 이)와 참석자들.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제공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의 ‘데이터 저널리즘과 법률 인공지능‘ 세미나에서 강연 중인 임영익 변호사(프리젠테이션 앞에 선 이)와 참석자들.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제공

칼럼, 권오성, 권오성의 세상을 바꾼 데이터
칼럼, 권오성, 권오성의 세상을 바꾼 데이터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바꾸고 있는 영역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법률’ 분야다. 기술과 법의 결합, ‘리걸 테크’는 이른바 4차산업혁명 바람을 타고 순항 중이다.

현재 결성을 준비 중인 국내 첫 범 언론사 데이터 저널리즘 협회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는 그 첫 세미나 주제를 ‘데이터 저널리즘과 법률 인공지능(AI)’으로 잡고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노스테라스 카페에서 모임을 주최했다. 기자는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결성 준비위원이자, 세미나의 모더레이터로서 이 자리에 있었다. 이날 세미나는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변호사)가 강연하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는데, 임 변호사는 이 분야의 대표 전문가로 꼽힌다. 세미나의 주요 내용을 ‘세상을 바꾼 데이터’ 독자께 전한다.

우선 첫 세미나를 임 변호사의 법률 인공지능으로 진행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와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DCRC)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구글이 후원해 열린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국제 콘퍼런스의 영향 덕분이다. 당시 강연자 가운데 하나였던 임 변호사는 참석자들로부터 “강연이 짧아 아쉽다”라는 호응을 가장 많이 끌어낸 바 있다. 이에 단독 강연으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임 변호사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이며, 판사 역시 인간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것이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조너선 레바브(Jonathan Levav) 교수가 2011년 발표한 논문이다. 레바브 교수는 8명의 이스라엘 재판관의 범죄자 석방 여부에 대한 판결이 하루 동안 어떻게 바뀌는지 조사했는데, 휴정이나 점심 직전까지는 점점 범죄자에게 엄해지다가 휴정, 점심 뒤에는 크게 관대해지는 경향을 관찰한 것이다.

고도의 법률 전문가인 판사조차 자신의 생리적, 심리적 상태에 따라 흔들린다면, 밥도 먹지 않고 인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공지능이야말로 법률적 판단에 가장 적합한 존재가 아닐까? 미국과 영국 등에선 이런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겠노라며 법률 인공지능의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지난해 미국 시카고 대학교 다니엘 마틴 카츠(Daniel Martin Katz) 교수(법대)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미국 대법원 판결 10개 가운데 7개를 맞추는 데 성공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이런 성취에 도달하기까지 기계학습과 신경망 분야에서 어떤 혁신들이 이뤄져 왔는지 개괄했다. 연구자들이 먼저 주목한 분야는 시각이었다. 과일을 보고 사과인지 배인지를 구분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먼저 이뤄졌다는 뜻이다. 시각 정보를 히든 레이어에 통과시켜 결과를 내는 신경망 구조에 무수히 많은 사과와 배 사진을 통과시켜 학습 시키는 신경망 기계학습은 이를 가능케 했으며, 그 발전된 형태인 콘볼루셔널 신경망(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은 그 성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 성과가 기념비적인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이다.

특히 그 성취가 놀라운 이유는 ‘폴라니의 패러독스’를 깼기 때문이다. 영국-헝가리계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는 우리의 세상에 대한 지식은 우리가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것 이상이라고 봤다. 즉, “우리는 말로 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많이 안다”는 것이다. 이런 암묵적인 지식은 언어 등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 너머에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물론 어떤 기술로도 재현하기 불가능하다는 추론이 폴라니 패러독스에 담겨 있다. 그런데 알파고는 그런 영역을 표현해 낸 것이다. 우주 원자 보다도 많다는 바둑의 경우의 수 가운데 인간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직관을 뛰어넘는 기량을 보인 것이다.

그 다음 도전의 대상은 ‘언어’였다. 임 변호사는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기술로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자인 미콜로프(T.Mikolov)의 워드투벡(Word2vec) 기술을 꼽았다. 이 기술은 언어를 수학적인 벡터로 변환하여 처리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컴퓨터 인공지능이 언어를 다루는 방법을 비약적으로 확장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에는 주목받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까지 등장해 기계의 역량은 더욱 확대되었다.

그러면 이런 진보 속에 인간 법률가는 이제 다른 여러 직업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게 임 변호사의 예측이다. 우선 우리나라 법의 경우 체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한다. 우리의 헌법은 인간 판사의 판단을 최종 결정으로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계가 아무리 정교한 판단을 내리더라도 인정 받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또한, 판사 또는 배심원의 재량이 큰 영미법과 달리, 우리 법은 죄의 유무와 형량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연구에서 나타난 ‘오락가락 판결’이 나타나기 힘들다는 게 임 변호사의 지적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법 체계에 이야기를 국한하지 않더라도, 영화 <터미네이터> 식으로 기계가 인간을 퇴출시키리라 예측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발상이라 지적했다. 기계와 인간의 미래를 해석하는 두 가지 관점, 자동화 대 증강화(Automation Vs Augmentation)에서 자신은 증강화에 더 무게 중심을 둔다는 것이다. 법률 인공지능을 데이터 측면에서 본다면 이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살다가 가끔 변호사가 필요한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변호사가 필요하단 것은 바꿔 말하면 현재 처한 상황의 데이터를 해석하기 충분한 지식이 우리에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법률 인공지능은 이런 데이터 해석을 도와주는 비서, 또는 우리 뇌의 ‘증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오성 기자

 

[한겨레 2019년 2월 9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skill/881351.html?_fr=mb2#csidx25681d4408a2822932d08b4664bdd70

책 소개-길버트 웰치(홍영준) “과잉 진단"

2019. 2. 11.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길버트 웰치(홍영준) “과잉 진단,” 진성출판, 2013

 

요즘을 100세 시대라고 부른다. 현대 과학으로 인해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 중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린 가장 큰 공신은 상하수도 설비, 천연두 백신 등 예방 주사, 항생제 등으로 최근의 조기 진단은 그리 큰 공헌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조기 진단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과잉 진단의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영화나 책을 보면 말기 암에 걸린 사람에게 의사가 가장 흔하게 하는 말이 좀 더 일찍 와서 진찰을 하고 조기에 발견했더라면 나을 수 있었을 텐데~~’입니다. 하지만 과연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면 모두 치료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웰치 박사는 조기 진단의 효과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이전에도 조기 진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반영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이 책의 특징은 의학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인 논리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조기 진단을 권유하는 근거는 조기에 발견한 질병은 완치가 가능하며, 이런 예방적 조치가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웰치 박사는 조기에 발견한 질병의 완치율이 높은 것은 아무런 조치가 없이 그냥 놔뒀어도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 과학적 근거로 조기 진단에 의해 각종 질병의 진단자 수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가 거의 그대로 인 점을 들고 있다. 만약 조기 진단에 의해 질병을 치료한 효과가 크다면 당연히 사망자 수가 감소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조기 진단에 의해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예방적 조치로 취한 치료 행위, 예를 들면 수술 등에 의한 부작용이 커서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 자신도 전립선암 예방 차원에서 실시한 전립선 제거 수술로 발기부전에 빠졌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내과 의사인 저자는 연구 논문에 나타난 사례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접한 수많은 환자들의 경우를 예로 들어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폐를 검사하다가 우연히 나타난 갑상선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대사질환 환자가 되어 버린 사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선별 검사를 실시해서 질병을 미리 알아내려는 노력은 환자를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병원, 제약회사 등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제약회사들은 의사들을 앞세워서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진단 기준을 바꿔서 정상적인 사람들도 환자로 둔갑시키기까지 하고 있다. 질병이 있으면 당연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겠지만, 증상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조기 진단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를 맞은 현대인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토요판] 천종식의 미생물 오디세이
⑤ 다시 부각되는 위생가설

질병 원인 유해균 조심해야 하지만
자연상태 미생물 대부분은 무해
오히려 인체 면역 훈련시키는 구실

도시에서 자란 아이 아토피 더 많고
살균 철저한 가정 비만 가능성 높아
자연스럽게 미생물 접촉 늘려야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 미생물을 막을 공공위생은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철저한 개인위생은 자연의 많은 미생물이 우리 몸의 면역을 훈련시켜줄 기회를 막을 수 있다. 합성고무 바닥의 깨끗한 놀이터보다 흙과 나무가 있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게 하자.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한겨레> 자료사진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 미생물을 막을 공공위생은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철저한 개인위생은 자연의 많은 미생물이 우리 몸의 면역을 훈련시켜줄 기회를 막을 수 있다. 합성고무 바닥의 깨끗한 놀이터보다 흙과 나무가 있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게 하자.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한겨레> 자료사진

“살균 99%”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제품이 우리 주변에 넘쳐난다. 세균은 무조건 잡아 죽여야 하는, 깔끔하게 ‘멸균’되어야만 하는 존재인가? 물론 반론도 있다. “막걸리가 바로 유산균 덩어리”라는 광고가 등장한 것을 보아도, 세균 중엔 피하지 말고 오히려 찾아 먹어야 하는 좋은 종류도 있는 듯하다. 유산균으로 대표되는 ‘유익균’을 뺀 다른 모든 세균은 ‘유해균’으로 봐야 할까?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처럼 미생물의 세계에도 ‘유익’ 아니면 ‘유해’란 두 딱지만 붙일 수 있는 것일까? 깨끗함이 무조건 좋을까? 오늘은 이런 질문의 답을 찾아보기로 하자.

 

위생의 역설

영국의 런던 위생·열대의과대학 데이비드 스트래컨(Strachan) 교수(현 세인트조지 런던대 교수)는 1989년에 7만명의 영국 아이들을 추적조사하고서 당시로는 상당히 엉뚱한 생각을 발표했다. 나이 많은 형제가 많을수록 그 아이가 꽃가루 알레르기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또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으로, 잘살게 되면서 점점 가정의 가재도구와 가족이 깨끗해진 것도 한몫했다고 봤다. 그 원인으로 어릴 때 충분히 다양한 미생물의 접촉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나중에 그 유명한 ‘위생가설’이 되었다. 깨끗한 고급 아파트 단지의 실내 놀이터에서 혼자 뛰어노는 아이와 도심이 아닌 농촌의 흙과 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공간에서 여러 형제가 뒹굴고 노는 광경을 마음속으로 그려본다면, 후자가 아토피 피부염에 덜 걸린다는 주장이다.

피부염, 천식, 비염처럼 증상은 몸의 다양한 부위에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런 알레르기 질환의 밑바탕에는 ‘면역의 오작동’이 있다. 우리가 흔히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부르는 종류이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 10명 중 무려 2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고 한다. 필자와 같이 19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당시에 아토피란 단어도, 그런 증상을 가진 아이도 거의 없었다고 기억할 것이다. 40~50년 전과 지금의 한국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국민소득도 늘었고, 음식도 채식에서 고기 위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노는 장소가 훨씬 깨끗해진 것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 한 가정에서 아이의 수도 스트래컨 교수의 주장대로 줄어들었다. 과연 깨끗할수록 자가면역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는 위생가설은 맞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생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넓은 의미로 쓰인다. 대략적인 정의는 우리 주변 환경을 더럽지 않고 깨끗하게 유지함을 뜻한다. 좀 더 좁히면 우리의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이 우리 주변의 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15년 만에 유행한 2016년의 콜레라를 예를 들어보자.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 질병은 비브리오 콜레라라는 세균을 섭취해서 일어난다. 19세기 조선 시대부터 우리나라도 콜레라 유행의 희생자였다. 사망자만 수십만명에 이른 것으로 기록돼 있는 이 ‘성공적인’ 세균은 현대의 한국에 오면 맥을 추지 못한다. 2016년에 우리나라에서 콜레라가 발생했을 때도 단 3명의 환자로 막아낼 수 있었다. 적도 지역의 저개발 국가였다면 엄청난 유행과 사상자를 냈을 것이지만, 우리의 경우 선진적인 상하수도 시설이 이를 막아냈다. 오늘 한국에 사는 우리는 현대화된 상수도와 하수도 체계를 숨 쉬는 공기처럼 당연히 생각하지만, 콜레라뿐만 아니라 장티푸스, 이질 같은 수인성 전염병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혹시 외국에서 콜레라에 걸린 사람의 대변을 통해 이 병원균이 아무리 많이 배출돼도, 상하수도를 통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모두 우리의 공중위생 수준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위생이 많은 감염성 질병을 막아주고 인류의 수명을 늘려온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스트래컨 교수의 위생가설에서는 위생이 왜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된다는 것일까?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연구가 지난 30년간 발표되었지만, 몇가지만 여기에 소개한다.

스위스 사회·예방의학연구소의 샤를로테 브라운파를렌더(Braun-Fahrl?nder) 박사는 세계적인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2002년 발표한 논문에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지역의 6~13살 아이 812명을 주거 형태에 따라 농장 지역과 도시 같은 비농장 지역으로 나누어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요인을 조사했다. 그런데 당시의 상식을 깨는 결과가 나왔다. 바로 세균이 만드는 독성물질인 내독소(endotoxin)가 침대 매트리스에서 많이 나온 농장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현저히 적게 발생한 것이다. 내독소는 대장균을 비롯해 가축의 내장에서 많이 발견되는 세균들이 내는 독소의 한 종류인데 공기 중에 떠 있다가 쉽게 우리 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농촌 아이들이 사는 환경에서 내독소가 많이 발견되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어떻게 내독소에 노출된 아이들이 반대로 알레르기 질환이 덜 발생하는지는 당시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연구진은 적정량의 내독소에 노출되는 것이 이런 질병의 예방에 중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1살 이전에 농장에 살면서 이런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며, 초등학교에 갈 때쯤에 노출되는 것, 즉 농장에 사는 것은 질병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를 보면 농장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스웨덴 예테보리 퀸 실비아 어린이병원의 빌 헤셀마르 박사 연구진은 7, 8살 아동 1029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설거지 방법이 알레르기 질환 발생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서구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자동식기세척기의 사용률이 현저히 높다. 결과는 놀랍게도 손설거지보다 자동식기세척기의 사용이 많을수록 그 집에서 자란 아이는 천식이나 습진 같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비슷한 연구가 또 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의 아니타 코지르스키 교수팀의 2018년 보고에 따르면, 화학 성분의 가정용 살균제품을 사용하는 가정의 아이들이 비누나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가정에 비해서 3살에 이르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아이가 생후 3개월이 되었을 때 장내 미생물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를 조사했는데, 빈도 높은 살균제의 사용에 따른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비만 발생의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외에 다른 여러 논문은 2살 미만의 어린 시기에 발생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아토피 피부염뿐 아니라, 소아 비만과 당뇨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한다. 모두 어린 시절에 충분히 병원균이 아닌 자연상태의 미생물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더럽게 산 쥐가 더 건강

앞에서 언급한 연구는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에 여러 요인을 모두 제한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엔 비교 조건을 한가지로 제한할 수 있는 동물실험이 적당하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바르바라 레어만 박사팀은 깨끗한 환경의 쥐와 더러운 쥐, 더 정확히는 인위적으로 미생물을 살균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은 자연 상태의 쥐를 비교하고자 했다. 깨끗한 쥐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미 그가 일하는 연구소에 수십년간 대대손손 극진한 대우를 받으면 5성급 호텔 같은 사육 시설에서 키워진 실험용 쥐가 있었다. 오히려 어려운 건 이 실험용 쥐와 비교할 더러운 쥐를 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 메릴랜드 지역의 자연공원에서 야생 쥐를 생포해야만 했다. 최첨단 분자생물학 연구자들이 야생 동물을 잡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생포된 쥐 중에서 게놈 분석을 통해 사용하려는 실험용 쥐와 가장 비슷한 것을 골라 비교실험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의 실험에서, 야생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는 무균 위생 상태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과 생존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쥐의 장내 미생물이 바이러스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떨어뜨림을 보여준 실험 결과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의 실험에서, 야생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는 무균 위생 상태 쥐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과 생존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나치게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쥐의 장내 미생물이 바이러스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떨어뜨림을 보여준 실험 결과다.
그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연구의 결과와 비슷하게, 실험용 쥐보다 야생 쥐에서 장내 미생물이 더 건강한 상태인 것처럼 보였다. 야생 쥐의 장내 미생물을 구성하는 세균은 종의 수도 많고 더 다양했다. 이렇게 다른 두 쥐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실제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연구팀은 다행히 미생물이 없이 자란 무균 생쥐도 키우고 있었다. 무균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야생 쥐와 실험용 쥐의 대변, 즉 장내 미생물을 먹이면, 두 그룹의 무균 쥐는 각각 야생 쥐와 실험용 쥐의 장내 미생물을 갖춘 쥐로 바뀌게 된다. 두 그룹은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이고, 먹는 음식, 사는 환경이 모두 같다. 이제 차이가 나는 부분은 장내 미생물뿐이다. 일정 시간 키운 다음에 이 두 그룹 사이의 면역력과 병에 대한 저항성의 차이를 관찰하기로 했다.

먼저 연구팀은 쥐에게 치명적인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는데, 실험용 쥐의 장내 미생물을 갖춘 쥐는 80%가 폐사했지만, 야생 쥐의 장내 미생물을 갖춘 쥐는 반대로 90%가 살아남았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대장암을 유발하는 약품을 먹였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야생 쥐의 장내 미생물을 갖춘 쥐에서 암의 발생이 현저히 적었다. 지나치게 위생적인 환경에 자란 쥐의 장내 미생물이 바이러스와 암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증명된 것이다.

 

미생물 ‘감염’ 아닌 ‘이주’

지금도 수많은 미생물이 숨을 쉬거나 음식을 먹는 동안 입과 코를 통해 내 몸 안으로 들어온다. 스탠퍼드대학교의 마이클 스나이더 박사는 호흡을 통해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미생물을 2년 동안 측정한 결과를 작년에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수천종의 미생물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이 작은 생명체가 내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가 될 수도 있고, 아주 오랜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미생물이 내 몸에서 병을 일으키면 ‘감염’이라고 불렀고, 이를 막기 위해 항균 제품으로 우리 주변에 울타리를 쳤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아주 일부의 병원성 미생물을 제외하면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상태의 미생물 대부분은 우리를 감염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면역계를 훈련시켜서 자가면역 질환을 막아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감염’이 아니라 미생물의 ‘이주’로 표현하려고 한다. 물론 건강한 사람에게 해가 없는 이주 세균이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사람에게는 감염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 같은 곳이나 병원균이 있을 가능성이 큰 병원에 다녀오면 반드시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위생가설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미생물과의 접촉을 늘리자는 것이지 무조건 더럽게 살자는 것은 아니다.

상하수도 같은 공공위생은 치명적인 전염병을 막아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개인위생의 단계에서는 미생물에 대해 좀 더 너그러울 필요가 있다. 이제 갓 걸음을 내디딘 아이가 합성고무 바닥으로 된 놀이터에서만 놀고 있다면, 흙과 나무가 있는 산이나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뛰어놀게도 하면 어떨까? 위생가설은 이제 더는 가설이 아니다.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라는 철학자 니체의 말처럼 자연의 미생물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한겨레 2019년 1월 26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879971.html#csidx2f485d60668b07da2a967f879472b1e

입춘이 지났다. 꽃피는 봄다운 봄은 더 기다려야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가면 제법 봄 분위기가 난다. 2월에는 제주를 걸어보자.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걷기 좋은 제주의 길 5개를 선정했다. 자세한 길 정보는 두루누비 홈페이지(durunubi.kr) 참조.
서귀포 작가의 산책길에서 보이는 문섬. [사진 한국관광공사]

서귀포 작가의 산책길에서 보이는 문섬. [사진 한국관광공사]

 
①지오트레일 수월봉 트레일
제주 지오트레일을 걷다 보면 화산재가 층층이 쌓인 지층을 볼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주 지오트레일을 걷다 보면 화산재가 층층이 쌓인 지층을 볼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수월봉 트레일 A코스는 차귀도가 보이는 해안 길을 따라 시작해 수월봉 정상까지 오른다. 이어 엉알과 화산재지층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수월봉 엉알길’이라고도 한다. 걷는 내내 푸른 바다와 화산재 지층으로 이루어진 절벽, 천연기념물 제513호인 수월봉, 검은모래해변 등을 볼 수 있다. 수월봉 정상에서는 차귀도, 당산봉을 비롯해 광활한 고산평야와 한라산이 보이고 날이 맑으면 마라도까지 보인다.
ㅇ 코스경로: 녹고의 눈물 ~ 갱도진지 ~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 수월봉 정상 ~ 엉알과 화산재지층 ~ 검은모래해변 ~ 해녀의집

ㅇ 거리 : 4.6㎞
ㅇ 소요시간 : 2시간
ㅇ 난이도 : 보통
 

②작가의 산책길 
작가의 산책길을 걸으면 서귀포 구도심에서 유명 예술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작가의 산책길을 걸으면 서귀포 구도심에서 유명 예술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작가의 산책길은 ‘유토피아로’라고도 불린다. 이중섭갤러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구도심 4개의 미술관(이중섭미술관·기당미술관·소암기념관·서복전시관)과 예술시장·관광극장·시 읽으며 걷는 칠십리시공원·자구리해안·소정방폭포 등을 연결한 길이다.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을 남긴 예술가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다. 거리 곳곳에서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명품 산책길이다.
ㅇ 코스경로 : 이중섭미술관 ~ 커뮤니티센터 ~ 기당미술관 ~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 ~ 소남머리 ~ 서복전시관 ~ 소정방 ~ 소암기념관 ~ 이중섭공원  
ㅇ 거리 : 4.9㎞
ㅇ 소요시간 : 3시간 30분
ㅇ 난이도 : 보통
 

③쫄븐갑마장길
과거 최상급 말을 키우던 표선면 가시리. [사진 한국관광공사]

과거 최상급 말을 키우던 표선면 가시리. [사진 한국관광공사]

이름부터 재밌다. 쫄븐갑마장길. 서귀포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길이다. 낯선 이름이지만 ‘갑마장’은 ‘최상급 말을 키우던 곳’, ‘쫄븐’은 ‘작은’이라는 뜻으로 갑마장 주변을 호젓하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짙은 초록빛 곶자왈을 지나, 쭉쭉 뻗은 편백 숲길을 걷고 금빛 억새가 일렁이는 따라비오름과 일몰이 장관인 큰사슴이오름을 걷는다. 조랑말체험공원을 출발해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작은 배낭을 메고 느긋하게 걷길 권한다.
ㅇ 코스경로 : 조랑말 체험공원 ~ 가시천(곶자왈) ~ 따라비오름 ~ 잣성길 ~ 큰사슴이오름 ~ 꽃머체 ~ 조랑말 체험공원
ㅇ 거리 : 10㎞
ㅇ 소요시간 : 4시간
ㅇ 난이도 : 보통
 
④제주올레 10코스 
제주올레 10코스를 걸으면 손에 잡힐 듯 산방산을 스쳐간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주올레 10코스를 걸으면 손에 잡힐 듯 산방산을 스쳐간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주올레 10코스는 제주 남서부의 비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3만여 평 검은 모래 해변이 펼쳐진 화순 금모래 해변부터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송악산 둘레길을 지난다. 가슴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알뜨르 비행장을 지나 한국 최남단인
마라도로 향하는 배편을 탈 수 있는 모슬포항에 도착하면 올레 10코스가 끝난다.
ㅇ 코스경로 : 화순금모래 해변 ~ 영산암 ~ 사계포구 ~ 사계 화석발견지 ~ 송악산 ~ 섯알오름 추모비 ~ 하모 해수욕장 ~ 모슬포항

ㅇ 거리 : 17.5㎞

ㅇ 소요시간 : 5시간
ㅇ 난이도 : 보통
 

⑤한라산둘레길 동백길
한라산 중턱, 빽빽한 원시림을 만날 수 있는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사진 한국관광공사]

한라산 중턱, 빽빽한 원시림을 만날 수 있는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사진 한국관광공사]

한라산 해발 600~800m 높이에는 상록 활엽수림과 낙엽 활엽수림이 어우러져 있다. 독특한 원시림, 그러니까 한라산의 속살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길이 한라산둘레길이다. 둘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동백길은 일제강점기 때 생긴 하치마키 병참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를 연결하는 운송로 등을 엮어서 만들었다.
ㅇ 코스경로 : 무오법정사 입구 ~ 무오법정사 ~ 표고 재배장 ~ 돈내코 탐방로

ㅇ 거리 : 13.5㎞
ㅇ 소요시간 : 4시간 30분
ㅇ 난이도 : 보통
 

최승표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19년 2월 6일] 봄 찾아 남쪽으로…2월에 제주서 걷기 좋은 길 5

퇴직 제대로 즐기기

2019. 2. 7. 21:29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521 )

 

퇴직 제대로 즐기기

 

이제 퇴직을 하고 아침에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집에서 지낸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퇴직을 하고 나서 생활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만큼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교수로 있는 친구들 빼고는 저와 비슷한 나이 대들이 대부분 퇴직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가능성도 있겠죠.

 

퇴직 후 처음에는 지난 125일 출간된 제 책 <인공지능 AI 공존 패러다임> 원고 수정과 출간 준비 때문에 바빠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던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퇴직하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아침에 억지로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날 부담이 없으니 늦게 자고, 아침 늦게까지 자는 버릇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이제 다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동안 푹 자지 못해서 쌓였던 피로가 풀리느라 아침에 늦잠을 잤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잠을 푹 자니 컨디션이 좋아져서 책을 읽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고, 글도 전보다 더 잘 써지는 느낌이 듭니다.

 

퇴직을 하고 나서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마음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퇴직하자마자 동네 도서관의 회원증을 만들어서 책을 빌려다 보고 있는데, 벌써 20여 권의 책을 빌려서 읽었습니다.

이제는 시간 여유도 있으니까 도서관까지 걸어서 가는 경우도 많은데, 왕복 2시간 정도 걸리니 자연스럽게 운동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요즘 동네 도서관은 원하는 책을 주문하면 구입해서 비치하는 제도가 있어서 벌써 10권 정도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혹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동네 도서관을 적극 활용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도서관에 책을 주문하실 때 제 책 <인공지능 AI 공존 패러다임>을 비롯한 다른 책들도 주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퇴직 후 시간이 많이 남으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 중의 한 가지가 여행을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주말에 다니거나 특별히 휴가를 내서 급하게 다녀야 했기 때문에 여행이라기보다는 관광을 다닌다고 하는 편이 올바른 표현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긴 여행을 다니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책도 출간되었으니까 여행을 다녀 보려고 합니다.

 

물론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고향 제주에 자주 가야 하는데 평일에 다닐 수 있어서 비행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주말이나 휴가 때 비행기 표를 사면 1인당 왕복 20만 원 정도 드는데, 평일에 사면 10만 원도 들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장에 다닐 때는 내려가면 보통 3일 이내로 짧게 지내다 왔는데, 이제는 훨씬 더 길게 지낼 수 있으니 좋습니다.

 

더 나이가 들면 걷는 게 불편하게 되어 여행에 제약이 많으니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여행을 다녀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걷기를 좋아해서 가능하면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무릎 관절뿐만 아니라 몸 상태가 점점 더 나이를 느끼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는 노랫말처럼 조상님들의 지혜를 점점 더 느끼고 있으니까요.

 

안나푸르나 트레킹, 산티아고 길,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동유럽 여행 등 해외여행도 계획하고 있지만, 우선 국내 여행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동안 저 나름대로는 섬 여행을 많이 하긴 했지만, 봄이 되면 남해의 여러 섬을 비롯해서 서해의 섬 여행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올해 후반이나 내년쯤 고향 제주에 내려가서 오름도 오르고, 그 동안 한 두 코스씩 걸었던 올레길도 걸으면서 고향 제주의 품을 제대로 느껴보겠다고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행복한 미래를 여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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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조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한겨레출판, 2008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인 조현 기자가 2001년 출간해서 일반인들의 수행-수도 붐을 일으켰던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2008년에 개정증보판으로 낸 책이다. 2001년 누리꾼들이 선정한 올해의 인문교양서이기도 했던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은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수행-수도의 현장을 널리 알림으로써, 각박하고 외로운 현대인들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해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정증보판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그간 종교적 명상수련센터 위주였던 17가지 테마에 꿈 분석, 애니어그램, 치유수련회, 절수행, 요가 등 종교를 초월한 프로그램을 보태고 기천, 국선도, 굿 등 우리 민족 고유의 뿌리와 맞닿아 있는 프로그램 등을 더해 총 31가지 자기를 찾는 과정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자신을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각자의 종교와 처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국내의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틱낫한, 달라이 라마, 핀드혼 등 세계적인 프로그램들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수행-수도 참가자들이 참나를 찾아가는 처절한 목소리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소개한 프로그램 중에서 주말 체험으로 소개된 매리지 엔카운터와 야마기시 연찬회 두 가지 프로그램은 이수하였다. 둘 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기회가 되면 꼭 이수해보도록 권하고 싶다. 나도 여기 소개된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몇 가지는 꼭 이수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늘 나에게 있는

새로운 마음이지만

오늘은 이 마음에

색동옷 입혀

새해 마음이라 이름 붙여줍니다

일년 내내

이웃에게 복을 빌어주며

행복을 손짓하는

따뜻한 마음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며

감동의 웃음을

꽃으로 피워내는

밝은 마음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먼저 배려하고

먼저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

다시 다가오는 시간들을

잘 관리하고 정성을 다하는

성실한 마음

실수하고 넘어져도

언제나 희망으로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겸손한 마음

곱게 설빔 차려입은

나의 마음과 어깨동무하고

새롭게 길을 가니

새롭게 행복합니다

- 시집 <작은 기쁨>에서

‘세월이 참 빠르지요?’ ‘일년이 이렇게도 빨리 가다니 허망합니다’ ‘새로운 결심을 세우기보단 하던 일이나 잘해야겠어요’. 친지들이 주고받는 이런저런 대화를 들으며 떡국을 먹었습니다.

하얀 떡국 속에 들어 있는 쌀의 웃음소리, 햇빛의 노래도 사랑하며 다시 나이 한 살 더 먹는 쓸쓸한 기쁨! 같은 마음이라도 늘 새해 마음으로 바꾸는 노력을 하기로 다짐하며 메모했던 나의 시를 다시 읽어봅니다.

자신도 복을 짓고 복을 나누는 기쁨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복된 새해일 것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서도 감사를 발견하고 키우고 익히면서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면 밝은 웃음꽃이 저절로 피어날 것입니다. 행복이 가까이 숨어서 손 흔들고 있는데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놓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의 길에 있어서도 누가 자꾸 무엇을 해주길 바라기보다는 내가 먼저 사랑하려는 용기를 지니고 꾸준히 실습하다보면 마음의 문도 조금씩 넓어지는 걸 경험합니다.

아침에 눈을 뜰 적마다 ‘어서 오세요, 시간이여’ 하며 정답게 인사하고, 밤에 잠자리에 들 때는 ‘오늘 하루도 고마웠어요’ 하며 시간과 좋은 친구가 되는 성실한 노력을 거듭해야겠습니다. 일이 뜻대로 안되거나 넘어지고 실수해도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겸손을 배우고 싶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의 그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도 곱게 차려입었던 색동저고리의 추억은 언제나 즐거운 미소를 띠게 합니다. 바쁜 걸 핑계로 자주 들여다보지 못했던 내 마음에도 색동옷을 입혀 또 한 해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마음 좀 곱게 써라’ ‘마음 단속부터 잘해라’. 명절마다 어르신들로부터 듣던 그 덕담을 이제는 내가 후배들에게 해주는 나이가 되었네요.

일년 내내 새해 첫날의 설렘을 간직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새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따뜻한 마음, 밝은 마음, 넓은 마음, 성실한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새 옷을 입어보기로 해요. 내일 모레는 입춘이니 봄과 같은 마음으로 설 연휴도 기쁘게 보내야지요. 광안리 우리 수녀원에는 지금 산다화(동백꽃)가 곱게 피어 웃고 있습니다. 동백꽃 닮은 기도 한 송이 날리며 꽃마음의 새해인사 올립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해인 수녀

[경향신문 2019년 2월 2일]

 

이원재
LAB2050 대표

 

기본소득제란,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소득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실험 중인 제도다. 미국에서는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복잡한 복지제도를 단순화하기 위해, 한편에서는 기초생계급여나 실업급여에 안주하며 사는 이들의 취업 동기를 키우기 위해,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혁신으로 생기는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험한다.

내가 처음 기본소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경제 영역의 공익 활동가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하고 나서였다. 시장이 보상하지 않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이들은 빈곤과 과로에 허덕이고, 결국 그 가치 자체가 흔들리고 마는 일이 잦다. 계산이 어려우니 보상도 어렵다.

사실 처지는 음악가도 미술가도 유튜브 창작자도 비슷하다. 불안정성을 감수하며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에 뛰어든 사람들 상당수는 생계 어려움 탓에 활동이 쉽지 않다. 품격 높은 콘텐츠를 창작할수록 더 그렇다. 이들에게 기본소득 개념의 생계비를 미리 지급하고 활동하게 하면 우리 사회 공익도 창조성도 더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제조업 고용 쇠락기를 맞은 한국 사회를 보니, 기본소득은 노동자들의 고용 전환이 필요한 현실적 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군산과 거제와 통영의 해고노동자들은 좌불안석이다. 공장은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역 정치인들의 말을 끝까지 믿었고, 공장이 떠나자 가장 먼저 정리 대상이 되었고, 수십년 공장생활 정리하고 나서도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다가, 급한 마음에 한두 달 만에 실업급여조차 포기하고 퇴직금을 쏟아넣어 프랜차이즈 창업에 나선다. 자녀 학원비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아야 한다는 생계 압박 탓이다.

조선업 몰락으로 ‘말뫼의 눈물’을 겪은 스웨덴의 노동자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하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튼튼한 사회안전망 덕에 생계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직장은 떠났지만 주거, 교육 등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장기간의 준비 끝에 새로운 직업을 구해 삶이 전환되기도 했다.

군산과 거제와 통영의 노동자들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전환할 시간을 버텨줄 안전망이 없어서다. 급하게 얻는 직장에서 소득은 반 토막 나기 쉽다. 퇴직금 쏟아넣어 시작한 자영업은 포화상태다. 자기계발 할 시간도 없고 적성, 가치관을 고려할 여유도 없다. 이런 사회에서 해고는 살인이다. 기본소득은 이들에게 전환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기본소득은 청년들의 삶의 전환에도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능력과 적성과 가치관과는 무관하게 공무원이 되고 공기업 직원이 되려고 몇 년씩을 시험공부에 쓴다. 국가적 비극이다. 기본소득은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 혁신적인 일에 뛰어들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한편 기본소득은 적게 일하고 적게 벌어 쓰려는 생태주의적 삶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돌봄노동에 대한 보상을 미리 해준다는 의미도 있다. 미국 벤처포아메리카의 창립자인 앤드루 양은 <보통 사람들의 전쟁>에서 “우리는 월급봉투에 적힌 금액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되는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라면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했다.

소득만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득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에게 소득은 필요하고, 기본소득제는 그 필요를 채우는 가장 쉽고 명확한 방법이다. 작은 규모의 정책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해보는 것도 좋겠다. 필요한 계층부터 시작하며 사회적 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겨레 2019년 1월 30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0396.html#csidxc6d291ebd33e27ba3a7c7ea7aff9d90

[토요판] 뉴스분석 왜

공유경제 넘어 구독경제 유행
음악, 영상, 전자책은 물론
옷, 미술품, 화장품, 자동차까지
월정액 내면 집 앞까지 배달

인터넷기술 발전으로 날개 달아
구독경제 관련 스타트업만 300개
소유보다 경험 중시 2030세대
빠른 트렌드 변화도 유행 원인

일러스트 김대중
일러스트 김대중

▶“이번 달은 SUV, 다음 달은 경차, 그 다음 달은 외제차, 대체 차가 몇 대야? 차가 매달 바뀌네.” 상상이 현실이 됐다. 자동차도 구독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신문처럼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 쓰는 구독경제, 옷, 화장품, 전자책은 물론 자동차나 미술작품도 구독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 것인 듯 내 것이 아닌, 내 것 같아졌다.

나는 지난해 겨울, ‘코트 부자’로 살았다. 겨울 옷 특성상 코트 값은 비싸면 수십만원까지 드는데, 나는 매주 새로운 코트를 입고 다녔다. 물론 그 코트들은 ‘내 것’이 아니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전국의 여성들과 코트를 공유했다.

에스케이플래닛이 만든 ‘프로젝트앤’이라는 패션 공유 서비스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2016년 9월 만들어진 이 서비스는 누적 가입회원 40만명(2018년 3월 기준), 이용권 판매 3만3천건을 기록했다. 프로젝트앤은 모바일 앱을 통해 9만9천원짜리 월 정액권을 끊으면 한 달에 옷 4벌(한번에 한벌씩 최장 한달)을 빌릴 수 있었다. 원하는 옷을 골라 입은 후 다시 새로운 옷과 교환하면 됐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을 차지하긴 쉽지 않았다. 빨리 클릭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더구나 코트 같은 고가의 옷을 빌릴 때는 회비가 아깝지 않았지만 봄이 되면서 얇은 옷을 입게 되니 한벌당 2만5천원꼴이어서 돈이 아깝게 느껴졌다. ‘자라’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 상품은 2만~3만원이면 티셔츠나 니트를 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서비스를 해지하진 않았다. 좁은 집에 옷을 보관하지 않아도 되고, 돌려줄 때 세탁을 안 해도 된다는 점이 좋았다. 옷을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니 어느 정도 홀가분하기도 했다.

‘줄라이’는 의류를 정해진 요일에 격주 단위로 새벽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문 앞에 입었던 옷을 세탁 없이 걸어 두기만 하면 새로운 옷과 교체할 수 있다. 사진은 기자의 집 현관에 걸려 있는 줄라이의 배달의류. 신지민 기자
‘줄라이’는 의류를 정해진 요일에 격주 단위로 새벽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문 앞에 입었던 옷을 세탁 없이 걸어 두기만 하면 새로운 옷과 교체할 수 있다. 사진은 기자의 집 현관에 걸려 있는 줄라이의 배달의류. 신지민 기자
패션구독 체험해보니 그러나 ‘옷 부자’ 생활은 몇달 만에 끝났다. 이 패션공유 업체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미 공유에 적응된 나는 옷을 사는 데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옷장은 이미 터져나갈 지경이었다. 이 많은 옷을 언제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하나 싶어질 때쯤, 다른 패션공유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번엔 그냥 공유가 아니라 ‘구독’이라고 했다.

‘패션구독업체’를 표방하는 ‘줄라이’는 나에게 맞는 옷을 정해진 요일에 격주 단위로 새벽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문 앞에 입었던 옷을 걸어 두기만 하면 새로운 옷과 교체할 수 있어 세탁이나 보관 걱정 없이 2주간 마음껏 입고 반납하면 된다. 한달 이용료는 7만8천원이다. 이 업체는 사이트에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나에게 맞는 옷을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협력해 추천해준다. 고객은 추천된 옷 2가지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나에게 맞는 옷을 고르는 번거로움은 덜어내고, 최종 선택만 하면 되는 일종의 ‘퍼스널 쇼퍼’인 셈이다.

지난달 회원가입을 하면서 내 신체사이즈를 입력했다. 좋아하는 패턴도 고르고, 싫어하는 색깔도 적었다. 배송 3일 전에 카카오톡으로 두 가지의 추천 의상이 왔다. 연보라색 코트와 니트·원피스 세트 중에 고르라고 했다. 고민끝에 연보라색 코트를 골랐다. 연보라색은 튀는 색이라 구매까지 생각하진 않겠지만, 어차피 2주만 입고 돌려줄 것이므로 부담 없이 선택했다. 배송된 옷들의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지, 사이즈는 내 몸에 맞는지 피드백도 보냈다. 업체 쪽은 다음번엔 내게 더 맞는 옷을 추천하겠다고 했다.

프로젝트앤과 줄라이는 옷을 소유하지 않고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점은 같았다. 그러나 프로젝트앤은 내가 직접 옷을 골라서 대여하는 것이었고, 줄라이는 업체에서 옷을 골라서 정기적으로 보내준다는 점에서 달랐다. 내가 직접 고른다는 점이 프로젝트앤의 장점이 되기도 했지만 단점이기도 했다. 언제 원하는 옷이 입고될지 몰라 자주 사이트에 들락날락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때가 되면 알아서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보내주는 것은 줄라이의 장점이었지만, 보내준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점이 되기도 했다.

옷뿐만이 아니다. 책들도 ‘구독’으로 읽는다. 월정액 전자책 대여 서비스업체인 ‘밀리의 서재’는 한달에 99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책이 다 있는 건 아니지만 베스트셀러나 화제가 된 책은 대부분 구비돼 있고, 나의 독서 이력에 따라 맞춤 추천도 해준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책을 읽었더니 종이책을 사서 읽는 것보다 많은 양의 독서를 할 수 있었다.

퇴근 후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월정액 9500원)에서 추천해주는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 2주에 한번씩은 꽃구독 서비스업체인 ‘꾸까’(월 6만2천원)에서 보내주는 꽃으로 거실 테이블을 장식한다. 옷을 사러 옷가게에 가지 않아도 된다. 서점에도, 꽃집에도 갈 필요가 없다. 집에 가만히 있어도 내가 원하는 상품을 집앞까지 갖다주는 세상이 됐다.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 9900원으로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다. 독서 이력에 맞춰 책도 추천해준다. 밀리의 서재 화면 갈무리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 9900원으로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다. 독서 이력에 맞춰 책도 추천해준다. 밀리의 서재 화면 갈무리
일상에 스며든 구독경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자동차, 식재료, 의류,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독경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스타트업만 해도 300여곳에 이른다.

구독 산업은 글로벌 금융 위기 후인 2010년대 초반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다. 경제 저성장 분위기에서 화장품, 면도날 같은 생활 소모품을 소포장으로 낮은 가격에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큰돈을 들여 소유하는 것보다는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품목도 다양해졌다. 음악, 영상, 전자책은 물론 옷, 화장품, 미술 작품에 이어 자동차까지 구독이 가능해졌다. 구매패턴이나 소비성향을 분석해 추천 상품을 배송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로도 진화하고 있다. 스위스의 금융기관 크레디스위스는 2015년 474조원이었던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6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자동차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네시스의 월간 구독 프로그램 ‘제네시스 스펙트럼’(월 149만원)을 지난달 13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현대차를 교체하며 탈 수 있는 ‘현대 셀렉션’(월 72만원)을 선보였다. 10개월 동안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차 브랜드의 모든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월정액을 내고 원하는 차를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의 리스나 장기 렌털은 계약기간 동안 계약된 차만 이용해야 하는 반면, 차량 구독은 월 단위로 다양한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차에 대한 유지·보수의 책임이 없고 정비나 소모품 관리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베엠베(BMW)도 국내에서 지난해 11월, 베엠베 미니 전체 모델을 대상으로 ‘올 더 타임 미니’를 출시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볼보, 캐딜락, 포르셰 등이 구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자동차 제조 회사가 ‘서비스 회사’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제조한 제품을 파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가 되던 시대가 끝나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카셰어링 서비스가 보편화된 나라에선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에도 구독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스테디’, 애경산업의 ‘플로우’, 중소기업들인 ‘톤 28’과 ‘먼슬리 코스메틱’ 등이 월정액을 내면 화장품을 피부주기별로 매달·계절별로 집으로 배송해준다. 각각의 프로그램이 조금씩 다르지만 소비자의 피부 타입에 기반해 맞춤형 화장품을 보내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비자로서는 화장품 회사가 직접 자신의 피부를 관리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꽃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꾸까’를 비롯해 ‘꽃사가’ ‘데일로즈’ ‘어니스트플라워’ ‘두시’ ‘플로잉3’ 등 소규모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플로리스트가 만든 장식용 꽃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서비스도 늘고 있다. 화병, 꽃바구니 등 업체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하다. 캔들, 디퓨저 등 다른 소품과 결합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완성품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매월 최저 3만9천원에 3개월에 한번씩 미술가의 미술 작품을 배송해주는 ‘오픈갤러리’ 같은 업체도 있다. 이용료가 만만치 않지만 고가의 작품을 직접 사는 것보다는 부담이 적고 주기적으로 작품을 바꿔 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 월정액을 내고 현대차 브랜드의 모든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 월정액을 내고 현대차 브랜드의 모든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구독경제 확산 왜?

소비자의 경제 활동이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기업에게 돈을 내는 ‘상품경제’에서 소비자가 일정 기간 점유권을 갖고 쓴 만큼 기업에 돈을 지급하는 ‘공유경제’로, 나아가 소비자가 회원권을 갖고 쓴 만큼 기업에 돈을 치르는 ‘구독경제’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구독경제가 아주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신문 구독도 구독경제라고 할 수 있다. 월 구독료를 내면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방식, 구독료를 납부한 뒤 정해진 기간 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 기존의 렌털 방식 등이 넓게 보면 모두 구독경제다. 이미 있던 방식이지만 최근 더 확산되고 구독 품목이 다양해지는 이유는 인터넷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했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맞춤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구독경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구독경제의 주요 소비자는 20~30대다. 2030세대가 소유보다는 경험에 더욱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 전환 주기가 빨라지고 짧은 기간 동안 더 많은 것을 경험하는 방향으로 소비패턴이 변하고 있는 것도 구독경제 확산의 한 원인이다. 유행이 빨리 변할수록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도 더욱 어려워지는데, 구독경제는 구독 이력을 기본으로 전문가에게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고르거나 주문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독 이력 데이터를 축적해 시장선호도나 고객들의 소비패턴 등의 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정 기간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저서 <라이프 트렌드 2019 젠더 뉴트럴>에서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 없이 구매와 소비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기업 쪽에서는 월정액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는데다 월정액이 유지되는 한달간은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다. 업체가 큐레이션을 얼마나 잘하는지, 얼마나 서비스의 질이 좋은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한겨레 2019년 1월 26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79967.html?_fr=mt2#csidx1e29dcb3c66d0adaae1e19a925c495f

커버스토리┃강원도
강원도 고성, 찾는 이 적어 한적한 여행지로 최고
왕곡마을엔 남한 유일의 함경도식 한옥 볼 만
아야진항구 인근 해변은 보물 중 보물
파도 소리는 천상에서 들려오는 위로의 목소리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두백산 정상. 정상에 오르면 일대가 자세히 보인다. 사진 김유경 제공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두백산 정상. 정상에 오르면 일대가 자세히 보인다. 사진 김유경 제공
강원도 고성으로 갔다. 베테랑 편집자 경력을 뒤로하고 2017년 8월, 경기도 일산에서 고성으로 떠나왔다. 고성 아야진해변에 터를 잡은 온다프레스 박대우 대표의 이야기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 초 강원도 이주민 인터뷰집 <온다 씨의 강원도>를 펴냈다. 그사이 한가로움이 한없던 고성도 원주민과 이주민, 여행자가 뒤섞여 들썩이는 중이다. 그럼에도 한겨울의 고성은 고요하다. 무작정 떠나고 싶다면 고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자. 고요한 고성 여행을 박대우 대표가 안내한다.

얼마 전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아야진항으로 후배 하나가 다녀갔다. 이전 회사를 그만두고, 다소 무작정 떠나온 듯한 느낌의 여정이었다. 몰고 다니던 차를 놔두고 시외버스를 타고 와서는, 해변 언덕 꼭대기의 민박집을 일주일간 빌려 지내다가 돌아갔다. 그러고는 순전히 걸어서 혹은 버스로만 고성을 여행하고 돌아갔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이 사람마다 제각각이고, 직장인들에게 일주일 시간 내기란 쉽지 않으니 이 같은 여행법을 누구에게나 권할 순 없겠다. 다만 그 방식을 어느 정도 모방하면서 가급적 ‘살아보다가 돌아가는’ 여정을 짜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강원도 영동지방의 모습은 여기 고성에서부터 저 아래 삼척에까지 다를 바 없다. 다만 경제개발 시기 이후에 한두 번은 크게 활황을 거치며 도시의 위용을 그나마 갖춘 도시들과 달리 고성은 그 한적함과 여유자적한 분위기에서 단연 돋보인다. 면적은 서울보다 넓음에도(고성군 665㎢, 서울 605㎢) 그 인구는 서울의 1개 동 인구에도 미치지 못한다면(3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대략 그 황량함이 체감될는지 모르겠다. 그리하여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을 계속 향하다 보면 어느새 왼편으론 설악산과 진부령 능선이, 오른편으론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이 곳에서 자연을 두루 느끼려면 하루는 백두대간 자락에서, 다른 하루는 해변에서 묵는 것이 어떨까.

독특한 건축 형태가 자랑거리인 왕곡마을의 한옥. <한겨레> 자료사진
독특한 건축 형태가 자랑거리인 왕곡마을의 한옥. <한겨레> 자료사진
그 후배는 어느 날 하루를 비워두고 송지호부터 왕곡마을의 두백산 정상까지 걸었다고 한다. 만약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왕곡마을을 찾는다면 터미널 바로 맞은편의 정류장에서 1번이나 1-1번 버스를 타고 ‘왕곡마을’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왕곡마을은 고려 말기에 터를 잡은 함씨들의 집성촌으로, 다른 한옥마을들이 주는 상업적인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옛 모습 그대로의 마을이다.(그러므로 여느 여행지처럼 편의점 하나 있겠지 하며 간식거리 하나 없이 찾아서는 낭패를 겪게 된다. 정말 고택들 외에는 찾을 수 없다) 이 마을에 보존된 한옥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함경도식으로 지어진 것들이다. 함경도식 가옥은 본채에 외양간을 붙여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ㄱ자형이라는 특징이 있다. 바람과 눈을 이겨내기 위해 창문을 작게 냈으며 마루도 없앴다.

독특한 건축 형태가 자랑거리인 왕곡마을의 한옥. 사진 김준연 제공
독특한 건축 형태가 자랑거리인 왕곡마을의 한옥. 사진 김준연 제공
왕곡마을이 위치한 곳은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로, 다섯 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였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그곳에는 다들 ‘아니, 이렇게 예쁜 교회가 있군요’ 감탄하며 들여다보는 오봉교회라는 곳이 있다. 마루에 앉아 듣는 풍경소리가 참 좋으므로 잠시 머물다 가길 권한다. 그렇게 마을을 걷다 보면 어느새 산마루 끝 집까지 닿는다. 거기에서부터 내처 부지런히 걷다 보면 두백산 정상까지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두백산 정상은 날이 좋을 때라면 동해와 설악산, 그리고 마을 바로 앞 호수인 송지호까지, 흔치 않은 풍광을 단번에 얻을 수 있다. 혹시라도 좀 더 드라마틱한 풍경을 바란다면 미시령 가까이 있는 화암사에서부터 신선대까지를 다녀오는 여정을 밟아도 좋다. 신선대 맞은편으론 너무나 유명한 울산바위가 그 위용을 뽐낸다.

왕곡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 오봉교회. 사진 김준연 제공
왕곡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 오봉교회. 사진 김준연 제공
첫날을 위와 같이 육지에서 보냈다면 그다음 날은 온종일 바다 옆을 걸어도 좋겠다. 고성의 아야진해변은 광활한 수평선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오래된 지구의 속살인 화강암에 앉아 그 바위틈을 유영하는 파도를 손으로 슬쩍 만져볼 수 있는 곳이다. 만약에 이른 아침에 들른다면 아야진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데, 그것도 놓칠 수 없는 광경이다. 운이 좋으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해산물을 무척 싼 값에 구할 수 있다.

아야진해변에 도착하면, 해수욕장 곁의 언덕에 자리한 민박집 아무 곳에나 여장을 풀고는 가벼운 차림으로 길을 나서길 권한다. 혹시라도 이 겨울에 서핑 하는 이들을 보고 싶다면 남쪽으로 걸음을 옮겨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을 지나 천진 해변으로 가면 된다. 그렇지 않고 북쪽으로 나아가다 보면 교암과 문암을 거쳐 백도에 닿게 된다. 그곳의 항구는 너무나 작고 깨끗해, 누구에게 선뜻 가보라고 하기도 아깝다.(이 글에서도 썼다 지웠다 했다) 선착장에는 고작 대여섯 척의 배가 한가로이 쉬고 있다. 그 마을을 지날 적마다 그 항구에서는 5분이라도 꼭 앉아 있다 돌아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혹여나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다면 아야진에서 일출을 보길 권한다.

벌써 2년이 지났다. 회사를 그만두고 수도권 생활을 청산하고는 이곳 아야진에 터를 잡은 지가. 당시에 내가 느끼던 조바심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있다. 잘살고 있는 건지 헷갈리는 것은 똑같다. 다만 저곳들을 걸을 때마다 나는 내가 확실히 나아졌음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이 조바심을 느끼는 지인들에게 저 길들을 걸어보라고 권하곤 한다. 차가 있으면 속도를 줄여 다닐 만하다. 이곳은 간혹 내 앞과 뒤로 단 한 대의 차가 없는 때도 있으므로.

박대우(온다프레스 대표)

 

 

강원도 동쪽은 동해, 북쪽은 북한이 접해있는 지역이다. ‘강릉‘과 ‘원주’를 따 만든 이름이다. 설악산 등 산지가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산악도’(山岳道)로 분류한다. 100m이하의 저지대는 강원도 총 면적의 5.6%에 그치고, 그 외는 전부 산지다. 강원도의 최북단 위도는 ‘북위 38도37분’으로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닿아있다. 설악산, 철원, 인제 등 가장 추운 고장을 여럿 포함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은 여름철 국내 휴가지로 가장 인기 높지만, 최근에는 겨울철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겨레 2019년 1월 26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879859.html?_fr=mt3#csidx8a3e7944b9c7ac1ad04182743f6e8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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