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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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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4 호)

 

【 인생 첫 책쓰기 강의를 마치고 나서 】

 

저는 지난 10월 18일부터 12월 6일까지 8주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영등포50플러스 센터에서 ‘인생 첫 책쓰기’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그 기간이 전라북도 남원에서 두 달 살기를 하던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남원에서 서울로 기차를 타고 왔다가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겪어야 했습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아침 일찍 남원을 출발해서 저녁 늦게 남원에 도착하는 일을 다섯 번이나 겪어야 했습니다.

 

제가 ‘인생 첫 책쓰기’ 강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강의할 사람을 찾는다는 공고를 봤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많이 해왔던 ‘인생 후반부에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할까 생각했다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서 이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20여 권의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고, 이전에 ‘내책쓰기 클럽’이라는 모임의 운영자로 활동한 경력도 있어서 이번 강의를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이미 강의안이 다 마련되어 있었기에 강의하기는 더 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 첫 책쓰기“ 강의를 하려면 콘텐츠는 이미 있지만, 구체적인 강의안은 따로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강의 진행을 위해 새로운 강의안을 마련하면서 제 생각을 재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진행되는 강의의 수강생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중장년 내지 노년층입니다.

이 나이대의 수강생들에게는 ‘인생 후반부의 행복’도 필요한 주제이지만, 이 주제와 관련된 강의는 이미 많이 개설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인생 첫 책쓰기’ 강의를 하기로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나이대가 되어 은퇴를 하면 자신의 경력과 인생 이력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라는 생각도 이 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제가 제안한 강의 주제가 채택되고 난 다음에 공식적으로 수강생을 모집하니 정원인 20명이 금방 채워졌습니다.

제가 짐작했던 대로 은퇴 후 자신만의 책을 내보려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책쓰기 과정을 견뎌내면서까지 ‘내 책을 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강의를 진행하면서 서서히 깨달았습니다.

 

책을 내려면 주제를 정하기 위한 준비 과정, 실제 원고를 쓰는 과정, 쓴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사실 이번 ‘인생 첫 책쓰기’ 강의의 내용 자체가 이런 과정을 설명하고 가능하면 실제로 출간기획서라도 간단히 작성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책쓰기에 대한 절박함이 없으면 그 지난한 과정을 견뎌내고 책 출간을 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수강 지원을 받을 때 20명의 정원이 채워지긴 했지만, 강의에 참석했던 최다 인원이 18명이었고, 폐강 하한선인 5명이 겨우 출석한 날도 두 번이나 되었습니다.

제가 강의한 내용이 수강생들의 욕구 수준을 잘 맞추지 못한 영향도 크겠지만, 책쓰기에 절박함을 가진 수강생을 가려내지 못하는 선발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강료로 1만 원을 받고 있으니, 그냥 부담 없이 신청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시중에서는 책을 내려는 희망자들에게 500~1,000만 원의 수강료를 받는 전문 학원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입시 족집게 과외 식으로 1시간에 100만 원 이상의 돈을 받고 책쓰기 개인 지도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고 책쓰기에 도전할 정도면 어려운 난관이 있더라도 견디어낼 가능성이 크겠죠.

 

그래도 제 강의를 통해 두세 명의 수강생들이 출간 기획서를 작성하고 책쓰기에 본격 돌입하게 되었으니 아주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번 강의를 통해 책쓰기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생각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으니 나름 성과를 거둔 셈입니다.

이번 강의안을 원고로 옮겨 책쓰기와 관련된 책쓰기를 해볼까 하는 계획도 가지게 되었으니 그 점도 또 다른 성과로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책쓰기 관련 책과는 별도로 저는 내년 초에 ‘알프스 미봉 트레킹 여행’ 관련 책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이 책의 원고는 이미 출판사에 전달이 되었고, 출간 계약이 체결되었으니 제 손을 이미 떠나 출간할 날만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아울러 현재 영어 자기 계발서 한 권을 번역하고 있는데, 12월까지 번역을 마치고 출판사에 넘기면 내년 상반기에 출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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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귀촌 계획

2023. 12. 7. 06:58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3 호)

 

【 나의 귀촌 계획 】

 

나는 3년 내에 귀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왜 귀촌을 하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많지만, ‘이제 굳이 도시에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적합한 대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었을 때에야 직장이 도시에 있으니까 라든가, 도시에 살아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도시에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게 되니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시골의 고요한 정취를 즐기는 특권을 은퇴한 지금부터는 누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10여 년 전부터 귀촌을 계획하고 준비해왔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단체로 귀촌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어서 귀촌 희망지역에 대한 조사도 하고, 귀촌 관련 책도 쓰면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단체 귀촌을 준비하다보니 일이 너무 벅차고,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추진을 망설이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재취업이 되면서 귀촌 준비 작업이 멈추고 되었다.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다시 은퇴를 하니 더 이상 귀촌을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원의 은봉 지역에 ‘지리산 활력 타운 사업’이 추진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은퇴자들을 위한 78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3년에 중앙 정부에서 사업 공고를 하였고 남원시 등 전국적으로 5개 지자체가 선정되었다.

 

남원에 건설될 타운은 2024년에 사업 계획과 설계를 마치고, 2025년에 건설을 시작해서 2026년에 입주할 예정이다. 아직 타운 조성 계획과 입주 조건 등이 확정되지 않아서 내가 확실히 입주가 가능한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 타운의 입주 예정 시기에 맞춰서 2026년에 나도 귀촌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타운 건설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3년 이내에 귀촌을 하게 되는 셈이다. 3년이라는 기간이 길면 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동안 준비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리 긴 기간이 아니다. 귀촌은 단순히 사는 곳만 시골로 옮기는 게 아니라서 이민을 가는 것과 같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골 마을로 혼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귀촌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은퇴자 타운에 입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귀촌하면서 겪는 문화 충격은 좀 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골 마을에 들어가 익숙하지 않은 시골 공동체 문화에 적응하려고 고군분투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내가 은퇴자 타운을 선호하는 이유가 단순히 귀촌으로 인한 문화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은퇴자 타운에 입주하게 되면 내가 그 동안 구상해왔던 단체 귀촌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78세대가 입주를 하게 되면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단지를 관리하는 일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지리산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서 도시민들에게 필요한 여러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수익도 올리고 무료함도 달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귀촌하면 이미 만들어져 있는 한정된 일자리를 찾아야 하지만, 단체 귀촌을 하게 되면 얼마든지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귀촌을 기다리는 3년 동안 나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준비를 하려고 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준비할 계획이다. 우선 30여 년 전에 따놨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재발급 받았다. 글쎄 귀촌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필요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년에 ‘숲 해설가’와 ‘손해평가사’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숲 해설가는 지리산이 인접한 남원의 특성상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따놓으려는 것이다. 손해평가사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작물의 피해를 평가하는 자격증인데, 시골에서는 꽤 유용한 자격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숲 해설가는 산림청에서 인정한 기관에서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된다. 반면에 손해평가사는 자격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합격률이 1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워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한다.

 

3년 동안 계획하고 있는 또 다른 일은 귀농귀촌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시골 살아보기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남원에서 체험했던 두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서, 다른 곳에서도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려고 한다. 지금은 남원으로 귀촌하려고 생각 중이지만, 살아보기를 통해 다른 지역들을 탐색해 보는 작업도 진행해볼 생각이다. 몇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여의치 않으면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2박 3일 체험 프로그램에라도 많이 참여해보려고 한다. 몇 달 살기 프로그램이 심사를 통해서 입주자를 선발하는 데 비해, 2박 3일 프로그램은 선착순 접수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지만, 함께 귀촌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꼭 함께 귀촌하지 않더라도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움이 되는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도시에 살면서 귀촌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귀촌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별로 없다. 귀촌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만 있지,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는 드문 게 현실이다. 시골로 여행 갔다가 그곳 풍경이 좋아서 귀촌했는데, 그곳에 살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서 귀촌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골로 이민 간다는 생각으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 교환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혹시 그렇게 귀촌 준비를 위한 모임을 갖다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귀촌하게 되면 더욱 더 좋은 일이고 말이다.

 

나는 시골에 사는 것이 좋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귀촌하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은퇴자들의 귀촌이 국가적인 문제도 많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성장을 추구하는 도시는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공간이다. 이제 가진 것을 관리하고 나눠야 하는 은퇴자들은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자들이 도시를 젊은이들에게 물려주고, 고령화되면서 조만간 공동화될 위기에 처한 시골로 내려가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세대 간의 갈등이 저절로 해소되는 셈이니까 말이다. 은퇴자들이 귀촌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문제, 환경 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다. 문제는 은퇴자들이 귀촌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국가 차원에서도 귀농귀촌을 장려하는 좋은 정책들을 많은 시행하고 있다.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귀농귀촌 교육과 시골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귀촌 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데도 말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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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2 호)

 

【 남원에서의 두 달 살기를 끝내고 】

 

귀농귀촌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귀농귀촌이 단순히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도시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처럼 이삿짐만 싸면 될 것이다. 이사할 집을 알아본 다음 그 집을 사거나 세를 얻어서 이사를 하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농귀촌을 하기 위해 시골로 가는 것은 도시에서 도시 내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 이유는 시골과 도시의 삶의 문화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의 삶의 방식은 개인주의이기 때문에 옆에 누가 살고 있든 큰 상관이 없다. 반면에 시골에서의 삶에는 공동체주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시골로 이사 오는 사람이 동네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큰 영향을 끼친다. 즉 이사 오는 사람이 동네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마을 사람들이 그를 배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농귀촌을 위해 시골로 이사하는 것을 단순히 이사한다고 하지 않고 ‘시골로 이민 간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으로 이민을 가기 위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듯이, 귀농귀촌, 즉 시골로 이민을 가기 위해서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외국에 이민을 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그 나라의 언어와 생활 문화를 배워야 하듯이, 귀농귀촌을 하기 전에 귀농귀촌에 필요한 지식과 시골 문화를 배워야 한다. 귀농귀촌에 필요한 지식은 각 지자체의 귀농귀촌지원센터와, <그린대로>라는 인터넷 사이트(https://www.greendaero.go.kr/)를 통해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귀농귀촌에 필요한 사전 지식을 습득했다 하더라도, 도시의 생활 문화에 익숙해 있는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실제 귀농귀촌을 실행하게 되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귀농귀촌을 실행하기 위해 정착할 지역을 선정하고 곧바로 이사를 할 게 아니라, 희망 지역에서 상당 기간 살아보면서 몸으로 실제 시골 문화를 체험해보고, 그 지역이 자신에게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시골에서 실제 살아보면서 시골 생활을 체험해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시골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박 2일 또는 2박 3일 정도의 짧은 일정에서부터 한 달 내지 석 달 정도의 비교적 장기간 체류하는 형태의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물론 1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시골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시골의 빈 집을 지자체에서 수리한 다음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1년 이상 임대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귀농귀촌을 희망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이런 다양한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집을 구입한 다음에 귀농귀촌을 하게 되면, 도시에서와 달리 그 집을 처분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곳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 빠져나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살아보기를 통해 그곳이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한 다음, 그곳에서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을 통해 집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골에 빈집이 많이 있지만, 시골 주민들은 그 빈집을 낯선 사람에게 선뜻 팔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골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동네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선뜻 집을 팔려고 하지 않는 게 당연한 일이지 않겠는가. 시골에서 조건이 좋은 빈집이나 농지는 동네 사람들이 알음알음 서로 팔고 사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조건이 좋은 집이나 농지를 사려면 시골 살아보기를 통해 동네 주민들과 친해지고, 그들에게 자신이 동네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내가 이번에 체험한 남원에서의 두 달 살기 프로그램은 2023년에 3회에 걸쳐 시행되었는데, 나는 마지막 회인 3차에 신청하였다. 3차 프로그램은 9월 18일에 시작하여 11월 17일까지 두 달에 걸쳐 시행되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100여 개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다.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그린대로>의 ‘농촌에서 살아보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린대로> 사이트에는 귀농귀촌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골 살아보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많은 지역 중에서 내가 남원을 선택해서 신청한 이유는 국토교통부에서 추진 중인 ‘은퇴자를 위한 마을’인 ‘지역 활력 타운 사업’에 남원시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5개 지자체가 이 사업에 선정되었는데, 내가 원하는 전라도 지역은 남원시가 유일하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6년 입주를 하게 되는데, 그 전에 남원에서 살아보면서 여기 입주를 신청해야 할지 말지를 결정하려고 남원에서의 두 달 살기를 신청한 것이다. 물론 이번에 두 달 살기를 한 지역은 주천면으로 지역 활력 타운이 세워질 운봉읍과는 좀 떨어져 있긴 하다. 그래도 이번 살아보기를 하는 동안 남원시라는 지역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고, 지역 활력 타운이 세워질 운봉읍 지리산 허브 밸리도 여러 번 방문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남원에서의 두 달 살기는 다양한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남원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 활력 타운에 입주를 하든, 그 이후에 진행될 은퇴자 마을에 입주를 하든, 아니면 다른 지역에 별도로 이사를 하든 새로운 이웃들과 살아가야 한다. 그 새로운 이웃이 농촌 마을 사람들이라면 더 적응하는 데 힘들겠지만, 비록 비슷한 처지의 귀농귀촌한 사람들이더라도 힘든 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이번 두 달 살기를 하면서 하게 되었다. 이번에 두 달 살기를 함께 한 인원은 모두 6명이었다. 나이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3명, 50대 2명, 40대 1명이었다. 여섯 명 모두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지내기는 했지만, 여러 명이다보니 끼리끼리 어울리기도 하고, 가끔 서로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경우도 생겼다.

 

내 입장에서 이번 남원에서의 두 달 살기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앞에서 기술한 대로 두 달 살기를 통해 남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살아가는 어려움에 대해서 느끼는 기회였다는 점 외에 가장 큰 성공은 아내가 시골에 사는 것에 대해 호의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전에도 아내는 시골에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얘기는 했지만, 두려움을 갖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남원에서 두 달 살기를 하는 동안 아내가 시골 살이에 자신감을 더 갖게 되었다. 사실 귀농귀촌 할 때 가장 큰 장애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부부가 동시에 귀농귀촌을 원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들은 귀농귀촌을 선호하는 반면에 여자들은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아내가 이번 남원에서의 두 달 살기를 통해 귀농귀촌 하는 것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큰 수확이 어디 있겠는가.

 

서울에 근거지를 그대로 두고 남원에서 두 달 동안 살아가려니 어려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인도네시아에 발령을 받으면서 차를 처분했었기 때문에, 남원에서의 살림살이를 위한 도구들을 남원으로 옮기는 데 애를 좀 먹었다. 당연히 두 달 살기가 끝나고 남원에서 서울로 살림 도구들을 옮기는 데도 애를 먹었다. 그 외에도 두 달 살기 시작하는 날자가 두 번이나 미뤄지고, 한 달 살기인줄 알았는데, 두 달 살기가 되면서 미리 계획했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 한 예로 미리 계획되었던 강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덜 타이트한 스케줄 덕분에 강의를 진행하는 데 지장을 받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두 달 살기는 적절한 프로그램 진행으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타이트하게 진행하면서 질리게 하지도 않는 장점이 있어서 좋았다.

 

이처럼 살아보기가 귀농귀촌 하는 데 꼭 필요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정부의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지자체에 따라 실행 여부가 불투명해져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2024년부터는 중앙정부(농림축산식품부) 차원이 아니라, 각 지자체 차원에서 예산을 확보해야 시행할 수 있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끝내면서 들은 얘기로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에서는 자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해서 2024년에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경우에는 귀농귀촌 희망 지역이 전라남도 혹은 전라북도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다른 지역의 시골 살아보기 체험을 신청해볼 계획이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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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1 호)

 

【 책쓰기 제6강-글쓰기 노하우

 

책쓰기를 위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고, 출간기획서를 작성한 다음, 목차를 완성하고 나면 마지막 단계인 원고 쓰기로 책쓰기가 완성된다. 원고 쓰기는 소목차를 하루 한 개 이상씩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소목차를 40개 정도로 정하는게 일반적인데, 이 경우 원고 쓰기에 40일 정도 걸리는 셈이다. 소목차 당 작성하는 원고 길이는 A4 용지 기준으로 2.5쪽 내외이면 좋다. 소목차 별 원고 길이가 너무 길면 책을 읽는 독자가 지루할 수 있고, 너무 짧으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할 때는 크게 세 가지 원칙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원칙은 쉽고 재미있게 쓰는 것이다. 신문기사를 쓸 때 적용하는 원칙이 중학교 2학년이 읽어도 이해가 되는 수준으로 쓰는 것인데, 글쓰기를 할 때도 이 원칙을 준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너무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고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읽어도 이해가 될 정도의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쉽게 글을 쓰기 위해서는 특정한 핵심 독자가 옆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그 독자에게 이야기하듯이 쓰면 된다. 재미있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서술적 문장보다는 사례를 많이 활용하는 게 좋다. 자신이 직접 겪은 사례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다른 사람이나 책에서 읽은 사례를 활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글쓰기의 두 번째 원칙은 맞춤법보다 핵심 메시지 전달에 우선순위를 두고 빨리 써내려가는 것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맞춤법 등 세세한 항목에 신경을 쓰다보면 글쓰기 진도가 나가지 않아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먼저 전체적인 내용을 구상한 다음에 핵심 메시지를 메모 형식으로 소목차 항목에 적어놓고, 그 메모를 활용해서 글쓰기를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소목차에 적어 넣는 메모에는 독서를 하면서 메모했던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독서 메모 외에 신문 기사 또는 다른 소스에서 얻은 자료들도 소목차 메모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이런 자료들을 미리 준비해 놓으면 글을 쓰다가 자료를 찾느라고 헤매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글쓰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글쓰기의 세 번째 원칙은 초고를 빠르게 완성한 다음에 몇 차례 퇴고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초고를 빨리 완성한 다음에 하는 첫 번째 퇴고는 전체적인 메시지 전달이 잘 되었는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맞춤법 등의 세세한 내용은 뒤로 미루고 전체적인 메시지가 잘 배열되었는지, 또 빠진 메시지는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첫 번째 퇴고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내용이다. 두 번째 퇴고는 문장 다듬기와 맞춤법 수정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면 된다. 세 번째 퇴고 이후에는 핵심 메시지 전달과 문장력, 맞춤법 수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진행하면 된다. 퇴고를 많이 할수록 원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몇 차례 퇴고를 거친 원고는 일정 기간 동안 놔뒀다가 다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2주일 이상 숙성 기간(?)을 거친 다음에 다시 퇴고를 해보면 새로운 관점에서 원고를 보게 된다. 수정을 마친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기 전에 주변 지인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게 된다. 다만 원고를 읽은 지인들의 의견을 참고는 하되, 모든 의견을 반영할 필요는 없다. 모든 의견을 다 반영하려다보면 자칫 자신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잃어버리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쓴 글을 읽어보고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생기면 가장 먼저 주술호응이 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주술호응이란 주어와 술어가 서로 호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어는 주어와 술어가 바로 붙어있고, 부사 등 다른 단어들이 앞뒤에 나열되어 있다. 이에 반해 한글은 주어와 술어 사이에 부사 등이 끼어있는 형식이기 때문에 주어와 술어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칫하면 주어와 술어가 서로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문장을 읽어보았을 때 어색한 느낌이 든다면 주어와 술어가 서로 호응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주술호응을 살피기 위해서는 주어와 술어 사이에 있는 단어들을 빼고 주어와 술어만 따로 읽어보면 된다. 주어와 술어가 제대로 호응하기만 해도 문장의 전달력은 문제가 없다.

주어와 술어의 호응뿐만 아니라, 목적어와 서술어의 호응, 논리적 호응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정환의 <책쓰기다>(호이테스북스, 2013년)에 나온 주술호응의 예를 몇 가지 소개해보겠다.

<주어와 술어 호응의 예>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려고 한다.

-->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것이다.

<목적어와 서술어 호응의 예>

글을 잘 쓰려면 신문과 뉴스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 글을 잘 쓰려면 신문을 꼼꼼히 읽고, 뉴스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논리적 호응의 예>

따스한 봄이 오고, 경제적 한파로 얼어붙은 우리의 가슴은 아직도 차갑다.

--> 따스한 봄이 왔으나, 경제적 한파로 얼어붙은 우리의 가슴은 아직도 차갑다.

 

잘 전달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장을 짧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한 문장에 한 개의 메시지를 담는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면 된다. 긴 문장 속에 여러 개의 메시지를 담다보면, 독자가 미처 문장의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글을 쓰는 저자는 머릿속에 문장에 담을 내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글을 처음 대하는 독자는 복잡한 미로를 따라가다가 길을 잃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런 문제는 영어로 된 문장을 번역하다가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영어가 주어와 서술어가 붙어있고, 나머지 문장들은 관계대명사 등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반해, 한글은 주어와 서술어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중간에 긴 문장을 넣다보면 메시지가 뒤죽박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부사와 형용사 사용을 최소화 한다든가, 수동태 문장을 피해야한다든가 하는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부사와 형용사를 남용하게 되면 독자에게 저자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부사와 형용사를 사용해서 저자가 원하는 감정을 전달하는 대신에, 특정 장면이나 내용에 대해 그림이 그려지도록 서술함으로써 독자가 자연스럽게 저자가 원하는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수동태 문장은 한글에는 원래 없었는데, 외국어를 번역하기 시작하면서 도입되었다. 수동태 문장을 사용하게 되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 들게 되는 이유다. 따라서 수동태 문장은 능동태 문장으로 바꿔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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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70 호)

 

【 책쓰기 제5강-책쓰기 전에 독서

 

책쓰기를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주제 선정 후 구체적인 아이디어 구상, 글 솜씨 익히기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나는 책쓰기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연금술사>의 저자 파울로 코엘료도 “작가는 먼저 좋은 독자여야 한다.”고 하면서 책쓰기를 위해서는 독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책쓰기를 위해서 독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맞지만, 반대로 독서를 많이 하다보면 저절로 책쓰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이다. 독서를 하다 보면 주제 선정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도 있고, 책쓰기에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제 선정을 먼저 한 경우에도 관련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책쓰기와 책 읽기는 실과 바늘의 관계라고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자기계발서, 경제경영서 분야의 책을 쓸 때는 그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심지어 관련 분야의 책을 100권 이상 읽으면 책을 한 권 쓸 수 있다는 말까지 있다. 처음에 책을 쓸 생각이 없이 그냥 책을 많이 읽다가 자연스럽게 책을 쓰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김병완 작가는 삼성전자에서 10년 동안 근무 후 퇴직하고 3년 동안 10,000권의 책을 읽었다. 이처럼 많은 책을 읽은 덕분에 10년 동안 100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숫자상으로 보면 앞에서 제시한 100권의 책을 읽으면 1권의 책을 쓸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3년 동안 10,000권의 책을 읽었다면 하루에 10권의 책을 읽은 셈인데, 이처럼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책을 읽는 독서법을 ‘퀀텀 독서법’이라고 하여 관련 책을 출간하고, 이런 독서법에 대한 강연도 하고 있다.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필요한 부분을 메모하는 독서 습관을 가진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그의 ‘퀀텀 독서법’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는 퀀텀 독서법에 대한 책도 여러 권 쓰고, 관련 강연도 많이 하고 있다. 김병완 작가는 3년 동안 100여 권의 책을 쓴 경험을 살려 책쓰기 교실도 운영 중이다.

 

독서가 책쓰기의 전제 조건이라는 사실은 김병완 작가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 작가들에 의해서도 증명된다.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50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고 알려진 다산 정약용도 책을 많이 읽은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조선 시대 선비들이라면 누구나 책을 많이 읽었지만, 정약용의 독서 사랑은 유별났다. 그는 책을 읽을 때 정독을 하면서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물론 정약용이 책을 많이 읽고 쓸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랜 기간의 귀양살이 덕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억울한 귀양살이의 울분을 책 읽기와 책쓰기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한 것만으로도 정약용은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책을 많이 쓰게 된 인물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유명 작가 겸 강연자로 변신한 예로는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과 몇 년 전 작고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을 들 수 있다. 그들은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 둔 후에 책을 읽고 책을 썼고, 이를 통해 강연과 컨설팅을 하면서 자기 인생을 개척해 나갔다. 그들이 자기계발 전문가로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책 읽기였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도 매년 150~200권의 책을 읽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제까지 22권의 책을 썼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책을 안 읽으면 글쓰기를 잘 할 확률이 낮아진다. 시와 소설 등 문학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것에 못지않게 타고난 소질과 특별한 글쓰기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를 쓰기 위해서는 소질이나 특별한 훈련보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어서 차별화된 콘텐츠만 찾아낸다면 글 솜씨가 조금 모자란 것은 출판사의 편집자나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완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를 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련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를 쓰기 위해 독서를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책에 단편적인 주장이 아닌 체계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서다. 책에 담을 내용과 관련된 책들을 읽지 않고 저자의 일방적인 주장만 담는다면 독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런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주장은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얼마든지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체계적인 내용의 전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책을 쓰는 데 있어서 책 읽기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책쓰기 위해 독서를 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열린 자세로 책을 쓰기 위해서다.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와 다른 관점에서 쓰인 책을 읽다보면 자신의 주장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고, 이에 대해 반박할 논리를 찾다보면 더 단단한 주장의 근거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이유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는 데 독서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찾을 수도 있지만, 그 동안 마음속에 불분명한 상태로 떠돌고 있던 콘텐츠가 명확해지는 경우도 있다. 주제를 정한 후 책을 읽다 보면 그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독서가 책쓰기에도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책쓰기를 위해 독서를 하면 독서의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특정한 주제에 대한 책을 골라 읽게 되면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책 읽기에 흥미가 없다면, 주제를 정하지 않은 채 아무 책이나 골라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정한 주제가 담긴 책을 읽게 되면 책의 내용에 더 관심이 가게 되기 때문에 독서의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 책쓰기에 필요한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문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이미 출간된 책은 어휘력과 문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책의 어휘력과 문장력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빠른 시간 안에 어휘력과 문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책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필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냥 베껴 쓰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필사는 상상 이상으로 어휘력과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필사 정도는 아니지만, 책의 내용 중 책쓰기에 도움일 될 만한 문장들을 그대로 파일로 옮겨 적고 있다. 이렇게 옮겨 적으면 나중에 글쓰기를 할 때 인용할 수도 있고, 어휘력과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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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69 호)

 

【 책쓰기 제4강-글쓰기 준비

 

본격적인 원고 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일단 원고 쓰기에 들어가면 한 달 이내에 초고를 마칠 각오로 글쓰기에 전념해야 한다. 초고란 나중에 수정할 것을 전제로 하여 1차적으로 써내려간 원고를 말한다. 초고를 한 달 이내에 완성하기 위해서는 원고 쓰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목 정하기, 자료 공부, 목차 구성 등을 미리 마쳐야 한다. 이런 사전 준비를 철저히 마무리해야만 원고 쓰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고를 쓰다 보면 자료가 더 필요해지거나, 목차를 수정할 필요가 생길 수는 있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 사전 준비를 마칠 필요가 있다.

 

한 달 이내에 초고를 마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초고 쓰기가 한 달이 넘어갈 경우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초고를 완성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거나 목차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채 원고 쓰기를 시작하게 되면 원고 쓰기 진도가 나가지 않게 되고 결국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바빠서 원고 쓰기에 집중할 수 없다든가, 성격상 몰아치기를 싫어한다든가 하는 경우에는 초고 완성에 한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초고 완성을 최대한 빨리 마친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한다. 초고 쓰기를 한 달 내에 마쳐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원고 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앞부분과 뒷부분의 내용의 일관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너무 긴 기간에 걸쳐 원고를 쓰게 되면, 앞부분에서 썼던 내용과 뒷부분에서 썼던 내용이 일치하지 않거나, 앞부분에 이미 썼던 내용을 뒷부분에 반복해서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전 준비의 첫 번째 항목인 제목 정하기에 대해 살펴보자. 제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는다. 제목은 책에 대한 첫 인상으로, 독자들이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50퍼센트 이상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단 제목이 좋아야 독자들이 책을 집어 들고, 책 내용을 살펴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목이 독자의 이목을 끌지 못하면 책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독자에게 다가갈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책 제목이 책 판매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예가 바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이다. 이 책은 원래 2002년 21세기북스 출판사가 <유 엑셀런트(You, Excellent! : 칭찬의 힘)>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는데, 판매 부수가 2만 부였다. 하지만 6개월 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제목을 바꾼 후 판매 부수가 100만 부로 늘어났다. 똑같은 책인데 단순히 제목을 바꿈으로써 판매 부수가 5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책 제목은 출간할 때 출판사가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저자가 책 제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최종적인 판단은 출판사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출판사가 책 판매 부수를 늘리기 위해 독자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책 제목을 정하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출판사가 저자보다 책 제목을 정하는 노하우를 더 많이 가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간되는 책에 표기되는 제목과는 별도로 저자가 원고를 작성하면서 책의 주제를 잘 나타내주는 제목을 가제목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정한 책의 가제목은 저자가 원고를 쓸 때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 역할도 하지만, 나중에 책의 부제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출판사가 정한 책의 제목(본제목)은 독자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하지만, 본제목에 병기되는 부제목은 독자들이 관련 키워드를 사용해 인터넷 검색을 할 때 검색에 탐지될 확률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저자가 정한 책의 가제목이 독자들이 인터넷 검색을 할 때 사용하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다면, 그 가제목을 부제목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독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책 제목을 정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카와카미 테츠야의 <당신의 글에는 결정적 한방이 있는가>(토트, 2017년)에 제시된 제목 정하기 원칙을 소개하겠다. 첫 번째 원칙은 ‘내 얘기처럼 생각하게 만들어라.’이다. 예를 들면 ‘정리의 기술’이라는 평범한 제목보다는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책상 위가 난장판인 당신에게’가 훨씬 더 독자의 이목을 끌어 당긴다. 두 번째 원칙은 ‘강렬한 언어를 사용하라.’이다. 예를 들면 ‘사르르 녹는 감촉이 새로워요!’ 대신에 ‘입에 넣는 순간 바로 녹아버린답니다.’가 더 독자의 이목을 끈다. 세 번째 원칙은 ‘상대방이 ‘왜?’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어라.’이다. 이 원칙의 예로는 ‘상처는 절대 소독하지 마라’, ‘영어공부는 절대로 하지 마라.’ 등을 들 수 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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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68 호)

 

【 책쓰기 제3강-책 출간 프로세스

 

책 출간 프로세스는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 설명 드린 책쓰기 프로세스와 어떻게 다른가? 책쓰기 프로세스가 작가의 입장에서 필요한 과정이라면, 책 출간 프로세스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필요한 과정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책 출간 프로세스는 책쓰기 프로세스인 아이디어 구상>자료 공부>목차>출간기획서>원고 쓰기>출판사 컨택에 이어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 작업하는 출판 계약>원고 마무리>출판사 피드백/퇴고>출판사 편집/디자인>인쇄 및 제본>출간/유통>홍보의 과정을 의미한다. 물론 출판사가 처음부터 책을 기획한 경우에는 책쓰기 프로세스에 출판사가 직접 관여하기도 한다.

 

아이디어 구상 후 곧바로 목차, 출간기획서 작성, 원고 쓰기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자료 공부를 통해 아이디어를 더 다듬고, 목차와 원고 쓰기에 필요한 자료를 보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특히 출간기획서 작성 시 필요한 경쟁도서 분석을 위해서는 자료 공부가 필수적이다. 아이디어 구상을 한 다음에 자료 공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평소에 자료 공부를 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자료 공부는 신문, 방송, 포털 등의 기사와 유튜브, SNS 등을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책 읽기를 통해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평소에 관심 분야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내용들을 메모해두면 책쓰기를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자료 공부를 마친 다음에는 목차 작성을 해야 한다. 목차 작성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자세히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목차 작성을 마무리하고 나면 출간기획서를 작성한다. 출간기획서는 책쓰기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출간기획서는 출판사와 컨택을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책쓰기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데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출간기획서를 원고 쓰기를 마친 다음에 작성하는 것도 좋지만, 원고 쓰기 전에 미리 작성을 해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물론 미리 작성을 한 경우에는 원고 쓰기를 마치고 출판사를 컨택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점검하고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출간기획서는 각 출판사에 따라 요구하는 양식이 다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들로 구성된다: 1. 제목(가제), 2. 기획 의도, 3. 저자 소개, 4. 기존 출판 경쟁 도서 분석, 5. 타깃 독자층(핵심 독자층, 확산 독자층), 6. 목차, 7. 홍보 전략, 8. 샘플 원고, 9. 원고 완성 시기. 제목은 책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 제목이 책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으로 그 영향력이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가 긴 시간을 두고 고민하면서 제목을 나중에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자가 제목을 몇 가지 제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저자가 책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그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 제목을 정할 때는 저자가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기보다는 출판사에 일임하는 게 바람직하다. 출간할 책의 제목은 출판사와 협의해서 나중에 정하더라도 원고를 쓸 때 가제목을 정할 필요가 있다. 제목에 책의 주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책 제목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뒤에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출간기획서의 두 번째 항목인 기획 의도에는 ‘왜 이 책을 쓰려고 마음먹게 되었는지?’, ‘그런 기획 의도를 살리기 위한 책의 방향을 어떻게 잡았고, 책의 개략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하면 된다. 기획 의도는 나중에 책을 쓸 때 프롤로그(들어가며 또는 머리말)에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그 다음 항목인 저자 소개는 중요한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 소개는 단순히 저자의 약력, 경력 등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저자가 이 책을 쓸 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소개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력서에 쓰듯이 단순히 출생지, 학력, 경력 등을 단순 나열해서는 안 되고, 책의 주제와 관련된 저자의 경력과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작성하여야 한다.

 

기존 출판 경쟁 도서 분석은 출판사 설득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저자가 책쓰기 방향을 잡는 데도 필요하다. 기존 출판 경쟁 도서를 읽으면서 쓰고자 하는 책을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 내용이 책쓰기에 직접적으로 참고가 되기도 한다. 책 내용뿐만 아니라, 경쟁 도서 중 어떤 책이 많이 팔리고, 어떤 책이 독자들의 반응이 낮은가를 파악하면, 잘 팔리는 책을 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쟁 도서 분석은 많이 할수록 좋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3~4권 정도면 충분하다. 그 이상으로 많으면 출간기획서 분량 자체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경쟁 도서는 독자 반응이 높은 책과 낮은 책, 쓰고자 하는 책과 유사한 책 등을 골고루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깃 독자층은 핵심 독자층과 확산 독자층으로 나누어 설정하는 게 좋다. 이 중에서 특히 핵심 독자층이 중요한데, 핵심 독자층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는 것보다는 좁은 범위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출판사에 책을 살 독자층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핵심 독자층을 넓게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이유는 핵심 독자층을 넓게 잡을 경우 책쓰기의 초점이 흐려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심 독자층은 좁게, 바람직하게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잡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출간기획서의 핵심 독자층으로 ‘은퇴를 앞둔 50대 직장인’을 잡더라도, 머릿속에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53세 내 동생’을 염두에 두면 좋다. 이처럼 머릿속에 특정인을 핵심 독자층으로 설정해두면 글을 쓸 때 훨씬 더 일관성 있고 쉽게 글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핵심 독자층을 너무 좁게 잡았다고 염려된다면, 확산 독자층을 넓게 잡으면 된다.

 

목차는 이미 작성되었다면 바로 넣으면 되고, 나중에 작성이 되면 그때 넣으면 된다. 어차피 출판사에 출간기획서를 보낼 때에는 목차가 완성된 상태에서 보낼 테니까 말이다. 출간기획서에 목차를 넣는 이유는 목차를 살펴봄으로써 책의 내용과 방향을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항목인 홍보는 출판사에서 할 일이기 때문에 저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출간 초기에 어느 정도 판매가 이루어져야, 출판사도 그 책의 판매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책이 나오자마자 저자도 인맥을 총동원해서 초기 홍보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는 마중물 효과와 같다. 즉 지하에 충분한 물이 있더라도 펌프질을 하기 전에 마중물을 부어주어야 그 물을 뽑아 올릴 수 있는 것과 같다.

 

샘플 원고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항목을 골라 최소 세 꼭지 이상을 보내야 한다. 샘플 원고는 출판사에 저자가 어느 정도 글 솜씨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목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물론 원고가 다 작성되었다면 전체 원고를 보내는 것도 좋다. 전체 원고를 보내지 않고, 샘플 원고만 보낸 경우에는 전체 원고를 언제까지 완성할 수 있는지, 즉 원고 완성 시기를 기재하여야 한다. 출판사가 언제 책을 낼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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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67 호)

 

【 책쓰기 제2강-아이디어 구상 】

 

책쓰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 무엇일까? 책쓰기 과정은 주제 정하기>전체적인 구상+자료 공부>목차>출간기획서>본문 쓰기>출판사 선정하기로 나눌 수 있다. 이 과정들 중 가장 핵심적인 과정으로 한 가지만 꼽으라면 ‘주제 정하기’를 꼽을 수 있다.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구상을 마치면 책쓰기의 절반은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한 전체적인 구상을 하는 과정이 바로 ‘아이디어 구상 단계’다. 그만큼 책쓰기를 위한 아이디어 구상이 어렵고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이디어 구상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책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책쓰기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책쓰기를 위한 아이디어 구상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아이디어 구상이 번쩍하는 영감에 의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오랜 숙고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서는 우선 어떤 분야의 책을 쓸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전문 지식 분야인가, 자기계발 분야인가, 경제경영서 내지 인문학 분야인가, 에세이 분야인가, 문학(시 또는 소설) 분야인가를 정해야 한다. 같은 주제라도 분야에 따라 책의 내용과 글의 스타일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문 지식 분야의 책을 쓰는 게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독자가 한정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에세이와 문학, 특히 문학 분야의 책은 독자는 많지만 일반인이 쓰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크다. 특별한 소질을 타고 나거나, 별도의 훈련을 받아야 독자가 원하는 에세이나 소설, 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시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독자들에게 감흥을 줘서 팔릴 수 있을 정도의 시를 쓰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자기계발 분야 내지 경제경영서 내지 인문학 분야의 책을 쓰는 것을 주 대상으로 할 것이다.

 

책쓰기 분야를 정한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책을 쓸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물론 책쓰기 주제를 정한 다음에 분야를 정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 주제와 분야는 순서에 상관없이 정하면 된다. 책쓰기 주제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은 나만의 차별화된 주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나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주제이되, 다른 사람들과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주제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차별화된 주제를 찾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 즉 독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주제를 선택한다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에 누구나 쓸 수 있는 주제에 평범한 내용의 책이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책이 될 수 있으니 이 또한 주의해야 한다. 그러면 어떡하란 말인가. ‘아하, 이게 바로 내가 쓰려고 했던 내용이야. 이 주제를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독자들이 갖게 할 수 있는 주제가 가장 적합한 주제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하면서도 나만의 차별화된 주제를 찾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찾기 위해서는 너무 먼 곳에서 책의 주제를 찾기보다는 주위에서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주위 사람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세상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평소에 잘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더해 나만의 차별화된 주제의 책을 쓰려면 가장 먼저 나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의 관심 사항이 무엇인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고, 그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할 계획이라면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책쓰기 주제를 찾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쌓인 경험으로부터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고, 직접 겪은 생생한 사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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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66 호)

 

【 책쓰기 제1강-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

 

제가 10월 18일부터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인생 첫 책쓰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합니다. 이 강의는 매주 1회 2시간씩 총 8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부터는 이와 관련된 강의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뉴스레터 독자 분들 중에 이번 강의에 참석할 여건은 안 되지만, 책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 동안 책쓰기에 관심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 뉴스레터를 통해 책쓰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 또한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보내 드릴 내용은 <제1강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에 대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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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 중에 책을 출간한 적이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긴 하지만 대략 30만 명 정도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 책을 낸 사람의 비율은 1퍼센트가 채 안 되는 셈이다. 나는 2023년 기준으로 22권의 책을 출간했으니 상당히 많은 책을 출간한 측에 든다고 볼 수 있다. 나한테 왜 그렇게 많은 책을 출간했느냐고 묻는다면, ‘어쩌다보니 그렇게 많은 책을 많이 내게 되었다’고 말해줄 수밖에 없다. 사실 책을 안 쓴 사람은 많지만, 책을 한 권만 쓴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까 책을 처음 한 권 쓰기가 어렵지, 일단 한 권을 쓰고 나면 다음 책을 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나도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다가, 강의에서 다 얘기하지 못한 내용을 책을 통해 얘기하려고 첫 책을 냈다. 첫 책을 내고 나니 자신감이 붙으면서 계속 책을 쓰게 되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 보겠다. 여러분은 책을 출간한 적이 있는가? 없다면 책을 출간할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만약 책을 이미 출간한 적이 있거나, 앞으로 출간할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왜 책을 출간했거나 출간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 내가 22권의 책을 출간했다고 하면 맨 처음 듣는 말이 ‘인세만 해도 상당하겠네요.’이다. 이 말은 곧 책을 쓰려는 가장 큰 동기를 인세, 즉 수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인세 수입을 위해 책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책쓰기를 그만 두는 게 현명한 일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다. 2022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 한 종(권)의 책이 팔린 평균 부수는 1,000권이 채 안 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초판을 2,000권정도 인쇄한다. 저자에게 지불되는 인세는 책 가격의 6~10퍼센트인데, 최대치를 잡아서 10퍼센트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초판 인쇄 시 인세는 15,000원/권 x 2,000권 x 10% = 300만 원이 된다. 물론 이 계산은 최대치를 잡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 인세는 200만 원 남짓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첫 책을 내고 나서 탄력이 붙으면 1년에 몇 권씩 책을 낼 수도 있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인세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년에 한 권의 책을 내기도 어려운 평범한 사람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 권의 책을 내고 200만 원 남짓한 인세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맥이 빠질 것이다. 물론 ‘나는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책을 내면 만 권은 충분히 팔릴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내고 나면 그 기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책을 사주기는커녕 ‘왜 나한테 책을 주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인간관계에 회의가 들 것이다. 실제로 초판이 다 팔리는 책의 비율이 5퍼센트도 안 된다. 첫 책을 내면서 초판이 다 팔릴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은 만용에 가깝다고 보면 틀림없다.

 

나는 22권의 책을 냈지만, 인세로 치면 한 권당 평균 200만 원 정도를 받은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4천만 원 이상의 인세를 받은 셈이지만, 내가 들인 노력에 비하면 그 금액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아니 책을 내기 위해서 들인 시간과 참고 도서 구입 등에 소요된 비용을 생각하면 인세 수입이 터무니없이 낮은 편이다. 최근에는 인세를 보내주는 출판사가 아예 없다. 지금도 몇 권씩 책이 팔리고는 있겠지만, 몇 천 원 내지 몇 만 원의 인세를 받기 위해 출판사에 일일이 확인하는 게 귀찮아서 아예 인세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책을 내고 나서 나타나는 경제적인 이익을 인세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나는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를 출간하고 나서 더 많은 대학으로부터 강의 요청이 받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를 출간하고 나서 불교TV에서 6개월 동안 25회에 걸쳐 ‘21세기 행복한 노후 특강’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책을 내게 되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세 수입보다 더 큰 효과로 작용한다. 내가 불교TV에서 6개월 동안 25회에 걸쳐 ‘21세기 행복한 노후 특강’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행복하게 나이 들기>라는 책을 내면서 ‘행복한 노후’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강의를 할 경우에도 책을 낸 저자와 책을 내지 않은 일반 강사는 처우가 다르다. 책을 내면 불러주는 곳도 많아지지만, 강사료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 물론 베스트셀러를 낸 저자의 경우에는 인세 수입도 크지만, 강사료도 수백만 원 내지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일반 강사의 경우에는 몇 십만 원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책을 내서 받는 인세가 수백만 원에 불과하더라도, 저자가 됨으로써 강의료가 높아지기 때문에 얻게 되는 수입만으로도 책을 내는 경제적 효과는 충분히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책을 내게 되면 사내에서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진다. 예를 들어 인사 관련 부서에 근무하면서 인사 관련 책을 내게 되면 인사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인사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되면 승진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등 위기상황에서도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자신이 맡은 회사 업무와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내게 되면 ‘책을 낼 정도로 업무가 한가한 거냐?’는 질책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 두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새로운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은 경우라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그 분야의 책을 써볼 필요가 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자 한다면, 책을 내는 것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 현재 업무와는 다른 새로운 분야의 업무를 맡아 이직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그 분야 관련 책을 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이직을 원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그 분야에 대한 경력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게 당연하겠지만, 그 분야의 책을 낸 전문가라면 그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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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자는 게 중요하다

2023. 10. 12.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65 호)

 

【 잠 잘 자는 게 중요하다 】

 

‘삼당사락’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세 시간 자면 합격하고, 네 시간 자면 불합격한다는 의미다. 내가 대학 입시를 볼 때 많이 들었던 말이지만, 나는 세 시간, 네 시간이 아니라 하루 여덟 시간씩 자고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아니 오히려 세 시간, 네 시간이 아니라 여덟 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합격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여덟 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잠을 자는 시간을 줄이면 공부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을 때는 공부를 하다가 조느라고 오히려 공부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반면에 잠을 충분히 잤을 때는 머리도 맑고 공부에 집중이 되어 공부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삼당사락’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잠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도 많았고, 현재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잠을 자지 않기 위해 카페인 등 약물의 힘을 빌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과연 잠이 우리 인간에게 불필요한 행위일까? 현대 과학은 잠이 우리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는 점을 깨우쳐주고 있다. 극단적으로 가장 심한 고문 중의 하나가 바로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하게 할 경우 환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계속 잠을 재우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잠을 자지 못할 경우 앞에 기술한 극단적인 현상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잠을 자지 못할 때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으로는 학습 기억력의 감퇴를 들 수 있다. 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에 학습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게 된다. 결국 잠을 자지 못하게 되면 학습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시험 전날 밤샘 벼락치기 공부를 할 경우에 해당 시험을 잘 못 치를 확률이 크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장기적으로 그 때 학습한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기말 시험이나 입학시험을 치를 때 벼락치기 공부한 게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다.

잠이 부족할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로는 인지 능력 발달에 지장을 주고, 행동 장애도 일으키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밤에 잠을 자는 시간이 여섯 시간 이하일 경우에는 몸이 피로를 느끼는 시간이 10~30퍼센트 빨라지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에 만성 수면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 불안감, 조현병, 자살 충동 등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더욱이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은 음주 운전보다 더 위험하다. 음주 운전을 하게 되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 것에 그치지만.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하게 되면 아예 반응 자체가 멈추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느끼고 있겠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 경우 건강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학생들을 단 하루 동안 네 시간만 자도록 했더니 NK세포의 활동이 70퍼센트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NK세포가 암세포 억제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연구결과는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면 면역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서는 으레 낮잠을 자던 이들이 낮잠을 포기할 경우 6년 동안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37퍼센트 높아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잠이 건강에 미치는 경향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서머타임이다. 서머타임은 여름철에 해가 길어지기 때문에 표준시보다 1시간 앞당기는 제도다. 즉 서머타임을 실시하는 국가에서는 서머타임이 실시되는 날에 모든 국민이 갑자기 1시간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서머타임이 실시되면 그 다음 날 심장병 발병률이 24퍼센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반면에 신기하게도 서머타임이 끝나는 날이 되면, 그 다음 날 심장병 발병률이 21퍼센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자는 시간 1시간 차이가 심장병 발병률을 20퍼센트 이상 좌우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1948년부터 13년 동안, 그리고 1987년과 1988년 서머타임을 실시했다가 그만 둔 것은 참으로 다행인 셈이다.

 

이처럼 잠을 8시간 이상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최근에 잠을 자는 시간이 더 줄어들었다. 지난 200년 동안 평균 잠자는 시간이 약 두 시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전등의 발명, 전자 게임의 등장 등 밤에 즐길 거리가 많아진 데 있다. 밤에 즐길 거리가 많아지다 보니 밤늦게까지 깨어있게 되었지만, 아침에 등교하거나 출근해야 할 시간은 정해져 있다 보니 잠 잘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게 된 것이다. 이처럼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잠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지만, 갈수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 패턴이 젊은 세대에게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몸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분비는 원시인의 생활 패턴을 따르고 있다. 즉 밤이 되면 잠을 자고, 낮에는 활동을 하는 것에 맞춰서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런데 잠을 자야 할 밤에 활동을 하고, 깨어있어야 할 낮에 잠을 잔다면 우리 몸은 호르몬과 부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처럼 잠자는 호르몬과 부조화를 이룰 경우 잠자는 시간이 8시간 이상 충분하더라도 건강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잠을 자고 싶지만 잠이 쉽게 들지 못한다는 불평을 하는 현대인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그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블루라이트 부작용을 들 수 있다. 우리는 낮 동안 태양이 보내는 블루라이트를 받고 있다가, 태양이 지면서 블루라이트가 사라지면 뇌에서 잠을 유발하는 멜라토닌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밤에 스마트폰이나 TV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이 제대로 증가하지 않아 잠이 오지 않게 된다. 따라서 저녁에는 블루라이트가 발생하는 스마트폰이나 TV 보는 것을 삼가야 한다.

잠에 들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할 일 들 중의 한 가지다.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밤에 술을 마실 경우 처음에 잠이 드는 것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잠의 질이 떨어져서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수면제나 술은 렘수면을 억제함으로써 렘수면과 비렘수면의 균형을 깨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즉 수면제나 술은 잠자는 시간을 늘려주지만, 잠이 우리에게 주는 이익에는 방해가 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는 의미다. 제대로 건강한 잠을 자기 위해서는 잠자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멀리 하는 것 외에 침실의 환경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면 편안한 침대 쿠션을 마련하고 조용하고 어두운 환경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또한 낮 동안 충분한 활동을 함으로써 몸의 컨디션을 맞추고, 가능한 낮잠을 자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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